EX급 채집으로 탑 아닌, 산 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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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옹
작품등록일 :
2024.08.01 00:14
최근연재일 :
2024.09.15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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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1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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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후배가 생겼다옹

DUMMY


아버지 이학수는 담담한 얼굴로 창고 도둑을 잡았다고 말했다.

무슨 동물이더냐고 되물으려던 찰나,

아버지 어깨 너머로 손가락만 연갈색의 무언가가 불쑥 올라왔다.


“에게? 요 녀석이 그 많은 약초들을 다 먹은 거예요?”


까맣고 반질반질한 구슬 같은 눈이 로운과 마주쳤다.

로운이 빤히 쳐다보자 녀석은 아버지 어깨 너머로 숨었다.


“멧밭쥐란다.”


꼬물이들이 코를 킁킁거리며 멧밭쥐를 발견하자 눈이 반짝거렸다.

수랑이가 야옹하고 울자 멧밭쥐가 머리를 반쯤 내밀며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로운은 멧밭쥐가 꼬물이들을 무서워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반가워하는 기색이라 놀랐다.

아무리 신수래도 고양이와 쥐가 아니었던가?


멧밭쥐는 아버지 어깨를 넘어 가슴팍 옷깃에 매달려서 꼬물이들을 내려다 보았다.

마치 ‘너희들 여기서 뭐 하니?’ ‘엄마는 어디 갔니?’라고 묻는 것만 같았다.


“아버지, 이 멧밭쥐 다 자란 거예요?”


직감적으로 아기 쥐는 아닌 것 같아서 물어보았다.


“멧밭쥐는 이 정도 크기가 성체란다.”


“이제 어떻게 하시려고요. 너무 작아서 구멍이 안 보였나 봐요? 이 녀석 도대체 어디로 들어 온 거예요?”


로운이 묻자 이학수는 체념하듯 한숨을 쉬며 답했다.


“구멍은 없단다. 이 녀석한테 구멍 같은 건 필요 없거든.”


“네?”


아버지 이학수가 그렇게 말하며 멧밭쥐를 바구니로 덮었다.

그러자 멧밭쥐는 찍! 소리를 내더니 바구니를 아무렇지도 않게 통과해 버렸다.


“찌찍!”


멧밭쥐가 이학수를 올려다보며 왜 러냐는 듯 ‘찍찍’ 거렸다.


“이럴 수가··· 물체를 그냥 통과하네요.”


이게 상식적으로 가능하단 말인가.

투명 마법이라면 이해가 간다만, 물체를 통과하는 건 도무지 원리를 이해할 수 없었다.


“뭐, 신수들은 각성자들을 훨씬 뛰어넘는 능력들을 가지고 있으니까. 별별 능력이 다 있겠지.”


아버지는 별로 놀라지 않은 듯 무던하게 말했다.


“이나 저나 이놈, 녹마산으로 갈 생각이 없나 봐. 계속 나한테 붙어 있지 뭐냐. 네가 좀 돌봐 줘.”


이학수는 멧밭쥐를 로운에게 내밀었다.

아버지 손등에 얌전히 앉아서 코를 내미는 멧밭쥐의 모습이 너무 앙증맞아 보였다.


그때, 루빅스 공방 메시지가 떠올랐다.


[루빅스 공방 지원 신청을 받았습니다.]

[직원을 고용하시겠습니까?]


‘하? 어떻게 만난 지 몇 분 만에 지원하냐.’


이거 거절하면 어떻게 되는 건가.

하지만, 뭐 이대로 아버지 어깨 위에서 지내다간 다칠지도 모를 일이었다.

로운이 고용을 수락하자 녀석의 능력이 떠올랐다.


[멧밭 쥐가 ‘루빅스 공방’ 직원이 되었습니다.]


[이름을 지어 주세요.]


로운은 이름을 잠시 고민했다.

콩알만 하니까 콩쥐라고 부를까.

아, 남자 녀석 인가?

그래도 귀여우니까 그냥 콩쥐로 하자.


[직원의 능력을 분석합니다.]


❮콩쥐❯


▷신력 : D등급

▷특성 : 공간


㊀ 축지법 1단계

: 20센티 내 거리를 압축하여 단숨에 이동할 수 있다.


㊁ 투과(透過) 1단계

: 10센티 내의 두께의 사물이나 벽을 통과할 수 있다.


㊂ 아공간 볼주머니 1단계

: 볼주머니에 물건을 넣으면 가로세로 10센티 부피만큼 자신이 지정한 장소에 저장할 수 있다.


“야옹-!”

“미오오옹-!”


수랑이와 솔이가 후배가 생겨서 기쁜지 야옹거리자 멧밭쥐가 꼬물이들에게 관심을 보였다.


‘맞다. 기여도가 있었지.’


로운은 녹마산 지킴이 미션으로 기여도 2를 얻은 것을 떠올렸다. 직원 버프를 창을 열어 차폐 레벨 2개를 올렸다.


[직원의 특혜]


▷기본 버프 : 차폐 Lv. 4

- 소비 마력 : 10

- 지속시간 : 40초


「추가 옵션 가능 목록」

- 마나 회복(하급 마나 물약)

- 체력 회복(하급 체력 물약)

- 해독(하급 해독제)

- 속성 마법(미지정)


* 지정된 해독력 및 회복 물약 효과 +30% 증가, 물약 소모 50% 감소


마력에 비해 지속시간이 좀 더 늘어났다.

그리고 옵션 목록에 속성 마법이 추가되었다.


‘보호막에 속성 마법을 입힐 수 있단 건가?’


속성 마법을 물약으로 만드는 경우는 드물지는 않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임시방편 용이었다.

예를 가루나 물약을 던져 일시적으로 불꽃이나 자극적인 연기를 일으키곤 했는데, 그건 마법이라기보단 화학적 술책이었고, 주로 도망치기 위한 호신용으로 쓰였다.


의아해하는 로운에게 루빅스 공방은 메시지를 즉시 보여주었다.


[제조 가능한 하급 속성 마법]


[마이너 스파크]

[라이트 플라이]

[아쿠아 버블]


로운은 마이너스파크 레시피를 살펴보았다.


[재료가 부족합니다.]


- 전기 추출물 5mL

- 정화수 10mL

- 은약초 또는 실버 라임 2뿌리


‘오, 이것만 있으면 만들 수 있단 거네.’


로운은 눈을 반짝이며 당장 녹마산에 올라가 약초들을 캐오고 싶었다.

미션부터 완수하고 나면 바로 만들어 봐야겠다.


이어서 다운그레이드 레시피를 체크했다.


- 은엽 추출물 30mL

- 셀레스톤 가루 10g

- 정제수 10mL

- 마나 중화제 5mL


셀레스톤은 이미 가지고 있으니 가루로 만들기만 하면 되고, 마나 중화제는 아버지가 한 병 주신 게 있었다.

마나 중화제 다음으로 까다로운 재료는 추출물을 얻어야 하는 은엽초였지만 로운에겐 쉬운 일이었다.


하지만, 은엽초를 채집하러 가야만 했다.


‘어디서 구매할 수 있다면 좋을 텐데.’


녹마산 중간 지점에서만 자라는 약초라 사는 게 나을 것 같았지만, 연금술사 협회에 신청하면 받는 데 며칠은 걸릴 것이다.


독술사와의 약속 시간이 다가오는 걸 확인한 로운은 나갈 채비를 했다.


**


한편, 녹마산 종합 병원은 급격히 줄어든 마독 환자들로 한시름 놓고 있었다.


며칠 전, 병원 직원들이 광장에서 무료로 나눠줬다던 꽃을 들고 나타난 이후로 물결처럼 밀려오던 환자들이 뚝 끊긴 것이다.


이제는 치유사의 큐어 마법만으로도 충분히 치료할 수 있는, 증상이 미미한 환자들도 나타나지 않았다.

마을에 마독 환자들이 사라진 것이다.

하지만, 안심하기엔 이르다.

녹마산 마을은 마독의 위험에 언제나 노출되어 있으니까.


치유사는 오랜만에 좀 쉴 수 있으려나 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미등록 술사를 찾으라던 병원장의 말에 그녀의 하루는 여전히 바삐 돌아갔다.


“내가 생각이 짧았어. 그냥 거절하는 건데.”


그녀는 미등록 술사의 해독제를 본다면 별도의 감별 절차가 없이도 단번에 알아볼 수 있었지만, 사람만 보고는 알아내기 어려웠다.

그래서 방명록에 등록된 술사들을 직접 찾아간 그녀는 무례를 무릅쓰고 그들의 공방 안까지 들어가서 물약들을 일일이 확인하는 중이었다.


하지만, 공방을 수색하려는 치유사를 못마땅해하는 시선을 무시하며 물약들을 꼼꼼히 살펴보았음에도, 그녀가 사용했던 해독제 물약은 찾을 수 없었다.

그와 비슷한 물약조차 눈에 띄지 않았다.


‘그래, 이렇게 해서 무슨 수로 찾아? 차라리 포상으로 옥갑을 줄지도 모른다는 소문을 퍼뜨리는 거야.’


치유사는 우연히 병원장이 은밀히 보관하고 있던 옥갑의 존재를 알게 되었지만, 그게 고대 유물인지는 알지 못했다.

그 낡은 옥갑이 병원을 지을 때 나타났다는 사실도.


그 사실을 알았다면 병원장에게 악감정이 있지 않고서야, 죽을 때까지 비밀로 간직해 주었을 것이다.


그녀는 연금술사들을 만날 때마다 은근슬쩍 아티팩트가 담겼을지도 모를 옥갑이 있다는 이야기를 흘렸다.


**


그 시각, 경찰들은 달아난 도박장 주인 딸과 한 청년의 행방을 찾고 있었다.


“확실해! 그놈이 가져갔을 거야!”


도박 관리팀들은 도박장 주인의 딸과 그 청년이 마수 초, 특히 홍련화를 어디론가 빼돌렸을 거라고 추측했다.

증거는 없었지만, 홍련화를 찾는 것에 혈안이 된 형사들은 그들이 원하는 대답을 들을 때까지 고문해서라도 홍련화의 행방을 찾아낼 기세였다.


“어이, 거기 세무사. 그날 돈 건 놈들 리스트 작성해 봐.”


금발 머리 도형사는 바구니에 돈을 거두던 점원에게 방문자 리스트를 작성하도록 지시했다.


점원은 세무 계열 각성자로 일정 조건을 지정하면 돈을 건 사람을 구별할 수 있었다.


“그, 그게 불가능합니다. 제 능력은 상대가 눈앞에 보여야만 구별할 수 있거든요.”


“뭐야 그럼, 돈 떼먹고 도망가도 모른단 말이야?”


“추적꾼들이 잡아 오면 그땐 가능합니다. 거래가 완료될 때까지 머리에 금액이 떠오르거든요. 제가 받아야 할 금액은 빨간색이고, 지급해야 할 숫자는 파란색으로요.”


점원이 자신의 머리 위를 가리키며 설명했다.


“흠, 그래? 그럼 너 어디 도망가지 말고, 우리가 부를 때까지 얌전히 기다리고 있어.”


도형사는 그에게 협조를 요청하는 한편, 주기적으로 연락하라는 말을 남기며 은근한 협박도 잊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허술하지 않았다.

도박장 주인과 세무 계열 각성자에게 감시를 붙였다.


그는 감시를 맡은 형사를 보며 말했다.


“도박장 주인 딸이 찾아오면 잡아 와. 저 세무사 놈이 어디로 가는지도 잘 봐두고.”


“네, 선배님.”


**


점순이는 로운의 집에서 따뜻한 보살핌을 받으며 머물고 있었다.


“네 아버지는 내가 몰래 만나보고 올 테니, 너는 당분간 여기에 머물러라. 혼자 심심하다고 녹마산에 올라가면 안 된다.”


이학수는 점순이에게 제 딸처럼 다정히 말하며 당부했다.

그의 말에 점순이는 무료한 얼굴로 고개만 살짝 끄덕였다.


사실 소녀는 녹마산에 올라가 마수 초 씨앗을 구할 생각이었다.

마기를 조금 풍기면 다른 사람보다 마수들의 공격을 훨씬 덜 받았다.

하급 마수 초 씨앗이라면 혼자서도 구할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하지만, 자신을 돌봐 준 아저씨의 말을 어기고 고집을 부릴 수는 없었다.


냉담해 보이는 소녀의 얼굴에 시무룩한 표정이 서렸다.


‘내 홍련화와 마수 초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경찰들 손에 있겠지?’


애지중지 가꿨던 화원이 경찰들의 손에 훼손되었을 생각을 하니 억울함이 치밀어 올랐다.


“칫, 지들이 뭔데. 남에 걸 함부러 건드려?! 자기들 건 건드리면 감옥에 처넣으면서!”


화가 난 소녀가 주먹을 불끈 쥐며 소리쳤다.


그때, 막 집을 나서려던 로운과 시선이 마주쳤다.

로운이 의아한 얼굴로 바라보자 점순이는 재빨리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마수 초라면 내가 다 흡수해 버렸는데··· 홍련화라도 돌려줄까.’


로운은 홍련화는 흡수하지 않고 보관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하지만, 돌려준다 해도 제대로 키울 곳이 없어 말라 죽고 말 터였다.

그렇다고 약초밭 옆에 마수 초 밭을 만들 수도 없는 일이었다.


홍련화는 양날의 칼과 같았다.

잘 활용한다면 희귀한 약재의 재료로도 쓰이겠지만, 탐욕을 먹고 자라는 만큼 가까이하는 사람에게 반드시 해를 끼친다.


뻐꾹새가 다른 새 둥지에 몰래 알을 낳는 것처럼, 사람의 마음에 탐욕의 씨앗을 뿌려 자라게 했다.


그런 다음 그 욕망이 자신의 전부인 양 집착하게 만드는 것이다.

점순이 아버지가 홍련화에 집착했던 것처럼 말이다.

부풀려진 거짓 욕망을 불러일으킨다.


로운이 바이크 위에 올라타자 꼬물이들이 우르르 달려왔다.


“야옹-!”


“또 따라가려고?”


수랑, 토란, 솔이가 로운의 바짓가랑이를 타고 바이크 위로 올라탔다.


“가면 또 약초 바구니 안에만 있어야 하는데, 그래도 괜찮아?”


꼬물이들이 냥냥 거리며 약초 바구니가 걸린 공방 문 쪽으로 달려갔다.


로운이 바구니를 집어 들자,


“찍-?”


콩쥐가 그 안에 있다.


“우왓! 너무 작아서 안 보이잖아.”


정말 너무 작아서 조심스럽다.

하지만 공방 버프가 있으니 안심이 된다.


로운은 버프 상태를 ON으로 유지했다.

이러면 공격받을 때 자동으로 발동 될 테니 잘못하다 짓눌려 죽는 일은 없을 터였다.


로운은 그렇게 꼬물이들과 콩쥐까지 데리고 시내로 향했다.


얼마 후, 인적이 드문 골목길에 접어든 로운.

루빅스 공방이 평소와는 다르게 빠른 속도로 빙글빙글 돌며 반응했다.

꼬물이들 역시 사냥감을 발견했을 대처럼 꾸릉거리며 눈을 반짝였다.


저 멀리, 커다란 수레에서 짙은 마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로운은 눈을 가늘게 뜨고 그쪽을 응시했다.


‘시체치고는 마기가 너무 강한데.’


음흉한 미소를 띤 얼굴의 독술사가 다가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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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콩쥐가 수상하다 24.09.11 373 12 15쪽
35 의문의 초대장 24.09.10 385 1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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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장난감 공방 24.08.25 547 19 12쪽
21 각성 검사 24.08.24 563 20 14쪽
20 다운그레이드 물약 +1 24.08.23 572 16 14쪽
19 녹마산 중턱에 오르다 +1 24.08.22 576 20 13쪽
» 후배가 생겼다옹 24.08.21 601 19 12쪽
17 이벤트 미션(2) 24.08.20 583 19 14쪽
16 이벤트 미션(1) 24.08.18 628 23 14쪽
15 홍련화(3) 24.08.17 628 21 14쪽
14 홍련화(2) 24.08.16 638 2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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