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칼립스, 항공 요새로 꿀 빱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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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살별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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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4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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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6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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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조용 작업대

DUMMY

구닥다리 기체라 무전기는 없다.

목소리를 전달할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수신호밖에 방법이 없기에 손짓하자 그걸 본 프레드가 우측으로 크게 선회했고 우경현은 폭격 고도를 계속 유지했다.


이번 폭격의 고도는 꽤 높았다.

폭격수인 양차일의 실력이 일취월장했거든.

울릉도까지 오는 중에 사냥을 나가진 못했으나 물 위에 부유물을 띄워놓고 수없이 많은 양의 폭탄을 투하하며 연습을 거듭했다.


한번 출격할 때마다.

16발의 폭탄이 적재되어 있다.

세 차례 출격 가능하니 양차일에게는 매일 마흔여덟 번의 폭격 조준기를 사용해 볼 기회가 있었는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상당히 정확해졌다.


‘역시 반복 숙달이 최고야.’


선회하며 그런 생각을 하는 사이.

우경현이 타고 있는 O/400의 아랫배가 열렸고,

잠시 뒤에 적재된 모든 폭탄이 줄지어서 지상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쿠쿠쿵, 쿠쿠쿠쿠쿵!


폭탄이 터질 때마다.

포머스 맨의 사지가 찢겨졌다.

심지어 몇 마리는 아예 하늘을 날고 있었다.

콘크리트 바닥이 움푹 팰 정도의 위력이라 생명체가 버텨낼 수 없었다.


역시 화력은 중폭격기라니까.

연달아 폭탄이 터지며 후끈한 열기가 비행기 근처까지 밀려오는 느낌이 들었다.

그와 동시에 프레드와 나도 급강하하며 기총 사격에 들어갔다.


폭격 때문에 생겨난 먼지가 상당했지만,

시야를 완전히 가릴 정도로 심하진 않았다.

우리가 조준하는 지점이 폭격 위치와 완전히 같은 것도 아니었다.


그보다 조금 벗어난 지점.

즉사는 피했지만, 빈사 상태인 괴물.

쓰러져서 꿈틀거리고 있는 포머스 맨의 숨통을 확실하게 끊어버리려던 우리의 작전은 생각보다 효과가 좋았다.


[포머스 맨, 완벽한 처리! (10pt)]

[포머스 맨, 치명적 타격! (9pt)]

[포머스 맨, 완벽한 처리! (10pt)]

[포머스 맨, 심각한 타격! (8pt)]


강릉에서는 경상 위주였는데,

오늘은 대부분이 치명적이었다.

완벽하게 처리되어 포인트가 온전하게 들어오는 것도 제법 많았다.


프레드와 내가 빠진 자리는 다시 O/400이 차지했다. 이번에는 다소 낮게 날으며 기관총을 쏘기 시작했는데 250발씩의 총알이 쏟아져 내렸다.

그 뒤를 따라 나 역시 카멜에 장착되어 있던 폭탄 두 방을 마저 투하하며 첫 번째 습격은 끝났다.


모든 무장을 다 쓰는데.

걸린 시간은 고작 5분 남짓.

기수를 올려 바다 방향으로 선회하자 우경현과 프레드가 따라와 편대를 이뤘고 우리는 약속대로 크게 한 바퀴 돌아서 요새로 향했다.


두 번째 타격까지 별다른 일이 없었다.

포머스 맨은 탑을 지키기 위해 몸을 아끼지 않았고 도망갈 생각도 전혀 없어 보였다.

괴물들이 몸으로 덮고 있어서 폭격에서도 탑은 아직 건재했다.


문제는 세 번째 출격에서 생겼다.

두 차례 폭격에서 상당히 큰 효과를 봤다.

당연히 이번에도 꿀 빨고 돌아갈 거라 생각했는데 강하하기 전에 뭔가가 날아올랐다.


검붉은색의 거대한 나방이었다.

몸통은 털 같은 것이 가득했는데 전체적으로 상당히 기분 나쁜 외형을 가지고 있었다.

하긴 괴물 중에 인간의 미적 기준에 걸맞은 수준의 생김새는 전혀 없었다.


심지어 나방 위에 포머스 맨도 타고 있었다.

마치 말을 타고 돌진하는 기병처럼 우리를 향해 날아왔으나 크게 위협이 되지는 않았다.

나방이라 그런지 속도가 너무 느렸고 높이 나는 것도 불가능해 보였다.


등에 올라탄 괴물이 창을 던졌지만,

기체에 닿는 것은 불가능한 거리였다.

지금 괴물이 하는 행동은 마치 탱크 앞에서 돌팔매질 하고 있는 것과 흡사했다.


‘이건 우리가 처리해야겠지.’


무전이 안 되니 너무 불편했다.

다행히 프레드가 내 의도를 알아챘다.

각자 다른 방향으로 찢어져서 나방을 향해 기총을 쐈고 그러는 사이에도 우경현의 O/400은 마지막 폭격을 진행했다.


두드드! 두드드드!


나방의 비행은 회전익과 흡사했다.

제자리에서 나는 것이 상당히 능숙했는데,

내 입장에서 보면 허공에 떠 있는 과녁판이나 다를 바가 없기에 손쉬운 상대였다.


[포머스 모스, 심각한 타격! (13pt)]

[포머스 나이트, 완벽한 처리! (15pt)]


한 차례 끊어 쏠 때마다.

포머스 모스라는 나방이 떨어졌고,

거기에 타고 있던 포머스 나이트는 낙사했다.

확실히 지금까지 겪었던 보통의 포머스 맨보다 포인트는 많이 주는 것 같았다.


퍼엉!


나방에게 타격을 주는 순간.

날개에서 가루 같은 것이 터졌다.

딱 봐도 몸에 좋지 않아 보였기에 급격하게 기수를 돌렸는데 선회하면서 내려다보니 눈처럼 떨어지는 가루를 맞은 포머스 맨이 돌처럼 굳었다.


“이건 또 뭐야?”


석화시키는 독 같아 보였다.

심지어 가루가 바람을 타고 흐른 탓일까.

생각보다 많은 포머스 맨이 돌처럼 굳진 않았으나 현저하게 움직임이 둔해졌다.


힐끔 프레드가 있는 곳을 봤더니,

녀석도 이 장면을 본 건지 나방을 잡고 난 이후에 급격하게 상승하며 어떻게든 독 가루를 피하려고 애쓰는 게 보였다.


그로서 한 가지 확실해졌다.

이제 하늘은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

나방처럼 생긴 포머스 모스 몇 마리는 크게 위협적이지 않으나 개떼처럼 몰려온다면 요새가 위험해질 수 있다.


그리고 더 강한 괴물도 있을 수 있다.

나중에 막 드래곤 같은 거대한 괴물이 나타나서 싹 다 쓸어버리고 그러는 거는 아니겠지.

상상만 해도 등골이 서늘해지는 느낌이었다.


잠시 그런 생각을 하는 사이.

마지막 폭격이 시작되었고 나도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남아 있는 모든 총알을 쏟아냈다.

처음 정찰했을 때의 사동항을 떠올리면 괴물들의 숫자가 꽤 많이 줄긴 했다.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대충 1/3 정도는 정리한 것 같았다.

한편으로는 그렇게 때려잡았는데 아직도 2/3가 남았다니 징글징글한 느낌이었다.


‘사흘로는 턱도 없을 것 같은데?’


처음 세웠던 목표는 동쪽 지역 정리였다.

항구 세 곳만 청소해 놓아도 울릉도의 괴물들 7할 이상은 잡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떠나기 전에 그 정도는 해주고 싶었는데 너무 낙관적으로 본 것 같았다.


그런 생각을 하는 사이.

우경현과 프레드가 내 뒤에 붙었다.

각자 가진 화력을 모두 다 쏟아부었으니 이제 다시 요새로 돌아갈 시간이었다.


바다로 우회해서 돌아오자.

다들 이번 출격에 대해서 여러 의견을 내놨다.

아무리 죽여도 줄어들지 않는 괴물의 숫자와 처음 보는 나방 형태의 괴물을 봤기에 경각심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날 수 있는 괴물이 떼거리로 나타나면 요새도 안전한 게 아냐.”

“확실히 밤은 물론이고 낮에도 경계해야 해.”

“너무 걱정할 필요 없지 않나. 딱 봐도 높이 날지는 못하더라.”

“맞아. 속도도 느리고 껍질이 단단했던 것도 아니라 프레드와 대장이 쉽게 잡아냈잖아. 그렇게 어려워 보이진 않았어.”


아··· 여기서 말하는 대장은 나다.

사령관님이란 호칭은 너무 거창했고,

편하게 형, 동생이라고 하기도 애매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내 명령에 따라 움직여야 하는 사람이 많아질 텐데 그럴 수는 없다며 우창석이 나서서 제각각 부르던 호칭을 대장으로 통합시켰다.


다들 소감을 나누는 동안.

이번 전투에서 얻은 포인트를 정산했다.

다행히 고생했던 만큼 포인트가 꽤 많이 들어왔는데 새롭게 기록을 경신했다.


[Total Point : 13,562 (+7,211)]


한방에 7천 포인트라니!

기대조차 하지 못했던 수준이었다.

강릉에서 획득한 포인트가 꽤 남아 있었기에 나는 곧바로 ‘개조용 작업대’를 설치하기로 했다.


잠시 에어 스트라이크도 고민해 봤지만,

어느 정도의 효과를 보여줄지 의문이었다.

만약 중폭격기보다 더 강력한 효과를 낼 수 있다면 작업대보다 더 유용할 것 같았다.


하지만 원래 계획대로 하기로 했다.

느낌상 기체에 쿨타임이 존재하듯 에어 스트라이크도 자주 쓸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작업대를 어디에 놓을까 잠시 고민한 끝에 3층으로 올라갔다.


솔직히 거기밖에 공간이 없었다.

포인트를 지불하고 설치 버튼을 누르자 곧바로 반투명한 대형 테이블이 눈에 보였다.

그걸 원하는 위치에 놓으면 되는 것 같았기에 한쪽 구석에 내려놨다.


쿠웅!


작업대를 내려놓는 순간.

짧은 효과음은 같은 것이 나왔다.

작업대 앞에 서서 이걸로 뭘 할 수 있는지 살펴봤는데 생각보다 목록이 길었다.


[개조용 작업대]


1. 기체

- 통신 장비 : 500pt

- 폭탄 추가 장착 (20파운드*2) : 1,000pt

- 총알 추가 장착 (한 정당 100발씩) : 1,000pt

- 엔진 개조 (속도 10% 증가) : 2,000pt

- 내구성 복구 (50%) : 2,000pt

- 기체 도색 : 1,000pt


2. 총알 업그레이드 I : 5,000pt

- 장갑 관통탄(AP)

- 트레이서탄

- 소이탄


3. 폭탄 & 미사일 업그레이드 I : 5,000pt

- 폭발력 : 10% 증가

- 조준기 정확도 : 10% 증가

- 폭탄 탑재 수량 : 10% 증가


내가 원하던 게 다 있었다.

포인트만 있으면 총알도 추가 가능했고,

심지어 폭탄의 위력도 더 올릴 수 있게 되었다.

무엇보다 소이탄과 장갑 관통탄을 쓸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기뻤다.


하지만 그게 공짜는 아니다.

기체 개조는 기본적으로 풀려 있지만,

총알과 폭탄의 업그레이드는 별도로 오천 포인트를 내고 해금해야 사용이 가능했다.


‘이 정도면 돈미새가 아니라 포미새라 불러야 하는 거 아닌가?’


작업대를 놓는 게 끝이 아니라.

그 안에서도 포인트를 요구하다니.

왠지 모바일 게임에서 인앱 결제를 강요받는 기분이었다.


“오! 이게 그 작업대야?”


잠시 작업대를 노려보고 있자.

우경현이 옆으로 다가와서 살펴봤다.

항공 정비가 전공이자 기체 개조에 진심인 형이라 개조용 작업대로 어떤 게 가능할지 몰라 기대감이 커 보였다.


그렇다며 고개를 끄덕여준 뒤.

이걸로 할 수 있는 것을 설명해 줬다.

그러자 우경현은 남은 포인트와 개조할 수 있는 것을 놓고 고민하다가 가장 먼저 통신 장비를 권했다.


“오늘 너도 겪어봐서 알겠지만, 변수가 생길 때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게 엄청 답답하더라.”

“그렇기는 하죠. 그런데 느낌상 기체 하나당 500포인트가 필요한 거 같죠?”

“아무래도 그렇겠지.”


그래도 크게 상관은 없었다.

세 대 모두 개조하더라도 1,500포인트다.

작전 중에 기체끼리 소통이 가능하면 아까처럼 눈치를 보며 움직일 필요가 없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요새와 연결은 되지 않을 것 같았다.

출격 중에 요새에 문제가 생길 경우에 연락이 닿아야 다시 돌아오든 할 텐데 거기까지 바라는 것은 무리 같았다.


“통신 장비를 3대 모두 설치하면 이천 포인트 정도 남는데 모았다가 폭탄이나 총알 업그레이드부터 하는 게 좋을까요?”

“그래야겠지. 총알 갯수 늘리는 것도 기체마다 적용되는 것 같은데 저거 하나씩 하다 보면 끝이 안 보일 것 같으니 전체 적용 받는 업그레이드부터 하자.”


총알이 늘어나면 좋지.

내가 가장 기다리고 있던 것이다.

현재 기총에 들어가는 총알은 250발.

여기서 100발이 늘어난다는 것은 전투력이 40% 증가한다는 거나 마찬가지다.


더구나 각각의 기체마다.

최소 두 정 이상의 기총이 부착되어 있었다.

그걸 고려하면 200발 이상을 더 쏠 수 있다는 거라 조금 욕심나긴 했다.


하지만 우경현의 말이 틀리진 않았다.

개조에 한 번 손대기 시작하면 끝이 없거든.

형이 말한 대로 일단은 덩치가 큰 것들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둘 중에 하나를 고른다면,

나는 당연히 총알 업그레이드였다.

폭탄은 우경현의 기체만 효과를 받는다.

탑재 수량 10%가 늘어도 폭탄 두 개가 세 개로 바뀌는 것도 아니다.


AP탄은 큰 기대가 없었다.

관통력이 너무 좋아도 문제거든.

철갑을 뚫는 용도라 포머스 맨 정도는 너무 깔끔하게 관통돼서 일반 총알에 비해 조직 내부를 휘젓는 효과는 별로 없다.


그렇다고 쓸모가 없진 않다.

언젠가는 일반적인 총알로는 감당이 안 되는 두꺼운 껍질을 가진 괴물도 나오겠지.

그런 순간이 오면 AP탄이 제대로 활약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기대하는 것은 소이탄이다.

백린 같은 연소성 물질이 포함된 총알이라 발사되면 목표물을 태워버리며 화상을 입히거든.

그래서 국제법상 민간인에게 사용이 금지될 정도인데 괴물은 거기 포함되지 않았다.


‘싹 다 불태워버리는 것도 나쁘진··· 그래, 그 방법이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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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그 방법을 쓰면 되겠구나 +17 24.09.17 6,311 26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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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마경(魔境) +16 24.09.13 8,078 290 14쪽
34 매드독 박태영 +15 24.09.12 8,465 302 13쪽
33 다 쓸어와 +7 24.09.11 8,938 297 13쪽
32 쾌섬의 장도 +10 24.09.10 9,107 301 13쪽
31 슬슬 계획을 짜볼까 +8 24.09.09 9,449 279 13쪽
30 저 애는 누구야? +11 24.09.08 9,706 301 13쪽
29 모든 사람을 다 구할 수는 없어 +6 24.09.07 9,623 291 13쪽
28 강철의 기사 +6 24.09.06 9,829 290 14쪽
27 같이 가실 생각 있습니까? +10 24.09.05 9,929 273 13쪽
26 항공 요새 Lv. 2 +10 24.09.04 10,243 274 13쪽
25 에어 스트라이크 +9 24.09.03 10,028 298 13쪽
24 바람의 전령 +12 24.09.02 10,103 285 14쪽
23 포항의 생존 그룹 +5 24.09.01 10,247 282 13쪽
22 이 정도밖에 안 돼? +6 24.08.31 10,261 280 14쪽
21 추적 +7 24.08.30 10,502 290 14쪽
20 포항은 포항인데 +5 24.08.29 10,656 298 13쪽
19 다음 목적지는 포항입니다 +9 24.08.28 10,742 301 14쪽
18 불장난 +5 24.08.27 10,927 298 13쪽
» 개조용 작업대 +11 24.08.26 11,047 303 13쪽
16 우리의 목표는 사동항 +5 24.08.25 11,255 306 13쪽
15 어떻게 여기까지 왔어? +4 24.08.24 11,335 310 13쪽
14 데뷔! O/400 +3 24.08.23 11,596 304 13쪽
13 괴물들의 군대 +4 24.08.22 11,946 294 13쪽
12 줄을 서시오 +6 24.08.21 12,265 30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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