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천재? 아니 음악의 신이 강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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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공
작품등록일 :
2024.08.08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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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9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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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8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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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신, 강림

DUMMY

[이번 생을 무사히 마무리 했습니다.]

[등급 정산 중입니다.]


나는 시큰 둥하게 시스템 창을 내려다 봤다.


'어차피 SSS+겠지.'


이미 수도 없이 보아 왔던 메세지 창이다.

등급정산은 내가 세계에 미친 영향력을 기준으로 평가된다.


첫 몇 번은 S이하의 등급을 맞은 적도 있었지만 여러 개의 인생 경험이 쌓이고 보상 포인트를 재능과 특성에 투자한 이후에는 단 한 번도 S밑으로 내려간 적이 없었다.

근래에는 항상 SSS+를 받고 있었으나 포인트를 받아도 투자할 곳이 없다는 게 문제였다.


[정산 결과:SSS+]

[당신에 의해 세계 전체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갔습니다.]

[보상 포인트를 지급합니다.]


'이번엔 어디에 투자를 해야 하나.'


재능 부분은 이미 한계치에 도달했다.

가장 먼저 올리기 시작했던 외모 부터 시작해 운동신경을 비롯한 육체적 능력에 인지적 능력까지 최고로 찍었다.

포인트를 투자하려면 투자할 순 있지만 백번식 환생 해 가면서 포인트를 투자해도 유의미한 스텟 증가를 이끌 수 없었으니 나는 자연스럽게 특성란으로 시선을 돌렸다.


'어지간한 건 다 샀는데.'


불로장수 부터 시작해서 초건강, 빠른 재생력 등의 생활적 특성 부터 최상급 마나하트, 9개의 고리 등의 판타지적 특성까지 거의 다 구매했다.


'아, 살 거 없다.'


한참을 뒤지고 있는 나에게 [음악]이라고 적혀 있는 카테고리가 눈에 띄었다.

만렙에 달하는 다른 카테고리와는 다르게 전혀 투자되지 않은 카테고리였으나 나는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음악을 싫어해서 그러냐고?


'전혀.'


오히려 반대였다

음악을 좋아하기 때문에 오히려 음악쪽 재능과 특성을 하나도 구매하지 않은 것이다.

내 열정과 노력이 재능빨로 커버되는 건 싫었으니까.


'외모나 더 올려야겠다.'


남은 포인트를 모두 털어 놓으니 또 다시 익숙한 안내창이 보였다.


[다음 세계로의 환생을 준비 중입니다.]

[사용할 수 없는 스텟과 특성이 잠깁니다.]


빠르게 스텟과 특성을 확인해 보니 다음 세계는 마나가 없는 세계인 모양이었다.


'기계 공학 같은 쪽이 활성화 된 걸 보면 기술 발전이 어느 정도 이루어진 세계인가?'


나쁘지 않았다.


'화장실만 수세식이면 좋겠는데.'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이후라면 내가 만들면 그만이었지만 환생 자체를 어린 시점에 하다 보니 적어도 10년은 고통 받아야 했다.


[환생을 시작합니다.]


* * *


수도 없이 반복된 환생 속에는 여러 가지 규칙이 있었다.

그 중 한 가지는 태어난 이후 정확히 6년 반 후에 환생 전의 의식이 깨어난다는 것.

그 과정에서 지금까지 살아왔던 기억에 대한 정보도 이어 받는다.


'이상하다... 왜 기존 몸에 대한 기억이 없지?'


6년 반 동안 식물 인간으로 산 것도 아닐텐데 기억이 하나도 안났다.


'컨텐츠 없다고 욕해서 규칙을 바꿨나?'


"얘들아, 일어나야지."


'언어는 일단 익숙한데.'


자동번역 특성 덕분에 사람말을 못 알아 듣는 경우는 없었으나 아무리 번역이 깔끔하다고 해도 내가 직접 이야기하는 것과는 느낌이 달랐기 때문에 나는 환생한 세계의 언어는 꼭 배워둔다.

익숙한 언어라는 것은 내가 이전에 환생한 적이 있는 세계라는 뜻.


"으으으... 더 자고 싶은데."


일단 이 몸에는 형제가 있는 모양이었다.

근처에서 다른 남자아이의 목소리가 들렸으니까.


"하아아아암."


들렸던 목소리와는 다른 목소리를 가진 소년이 허리를 일으켜 세웠다.


'형제가 좀 많나 보네.'


한 명, 두 명 늘어나다가 마침내 열 명이 넘어섰을 때 나는 이곳이 고아원이라는 것을 알아 차릴 수 있었다.


'고아로 스타트라, 나쁘지 않네.'


영웅서사에 가장 적당한 스타트 아닌가.

초반에 조금 고생하긴 하겠지만 안에 들어있는 것이 닳고 닳은 환생자니 만큼 작정하고 돈을 벌려면 얼마든지 벌 수 있었다.


"하람아 일어나."

"일어나 있었어."


나는 재 빨리 일어나 이불을 개었다.

몸에 대한 기억이 없어서 지금까지 살아왔던 의식이 어떤 모습을 보여줬는지는 모르겠지만 의젓한 모습은 거의 항상 플러스로 작용했으니 일단 주변 자리 부터 정리했다.


"이불 정리 다했으면 나와서 밥 먹자."


밖에서 들리는 목소리는 상당히 앳됐다.

고아원의 원장이 아니라 아마 같이 고아원에서 생활하는 중고등부 정도의 아이 처럼 들렸다.


"네!"


크게 인사한 뒤 방 밖으로 나가니 거실 같은 공간이 보였다.

그리고 몸에 익은 듯 자연스럽게 현관으로 나가 신발을 신고 외부에 있는 식당으로 향했다.


'기억은 없는 데 머슬 메모리는 남아있다고?'


내가 나온 건물 위쪽에 적혀 있는 '소망 고아원'이라는 글씨를 보고 나는 나를 자연스럽게 움직이게 한 기억의 정체가 머슬 메모리가 아니라 내 잊혀진 기억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하람이가 왠 일로 일찍 나왔을까? 무서운 꿈이라도 꿨니?"


친절하게 생긴 남학생의 물음에 나는 삐그덕 거리며 질문을 던질 수 밖에 없었다.


"형, 혹시 여기 지구의 대한민국이에요?"


방금 막 잠에서 깬 아이가 할 이야기 치고는 대단히 어색한 물음이었지만 남학생은 매우 친절하게 답해주었다.


"무서운 꿈 꿨었나보구나? 당연히 지구의 대한민국이지."


아무래도 나는 첫 번째 세계에 다시 환생한 모양이었다.

그것도 내가 살아갔던 몸으로 말이다.


* * *


"하람아. 왜 거울만 보고 있어? 축구하자 축구."

"미안하다 친구야. 잠시만 사색에 잠길 시간이 필요해."

"왜 갑자기 어려운 말 써?"


남자 아이는 잠시 나를 바라보더니 다른 파티원을 찾아 떠났다.


'내가 맞는 것 같긴 한데.'


기념비 적인 첫번째 삶이라고 해도 모든 게 기억 날리가 없었다.

이름을 기억하고 있는 것 자체가 기적이나 다름 없는 수준.


'그래도 이렇게 잘 생겼던 것 같지는 않았는데.'


어린애는 다 귀엽다고 하지만 그 사이에도 특출나게 귀여운 아이는 있는 법.

지금이야 외모 스텟을 만땅으로 찍어놨으니 아역 배우 저리가라 할 정도로 귀여운 외모를 가지고 있지만 초반 환생회차에는 외모가 그렇게 뛰어나지 않았다.


'이런 외모였던 것 같기도 하고.'


전체적인 이목구비는 비슷한데 그걸 더 귀엽고 잘생기게 상향시킨 외모처럼 느껴졌다.


'그런데도 지금까지는 비슷한 삶을 살아 온 걸 보면 세세한 조정이 있던 건가?'


특히 외모 부분에서 이런 조정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았다.

다른 능력은 내 의식이 각성하는 시점에 주어져도 큰 문제가 없지만 외관은 겉으로 보이는 부분이니 어릴 때 부터 가지고 있을 수 밖에 없는데 이런 외모로도 각성시점에 아역 배우로 활동한다던가 아니면 어딘가의 창관에서 키워진다거나 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하람이 왜 거울만 보고 있어? 아침에 꾼 무서운 꿈 때문에 그래?"

"아니요. 그냥 참 귀여운 외모 같아서요."


나의 말에 남학생이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하, 우리 하람이 자기 귀여운 건 잘 알고 있네."


참고로 지금은 여름 방학 중이었다.

물론 고아원의 고등부는 여름 방학이라도 공부를 하러 바쁜 경우가 많지만 눈 앞의 남 학생은 내신 성적만으로도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을 정도여서 야간 아르바이트만 하고 낮에는 아이들 돌 보는 걸 도와준다는 모양이다.


'가끔 이렇게 선한 사람이 있지.'


나는 절대 따라할 수 없는 선함이었기에 경외감 마저 느껴질 정도였다.


"거울 볼 시간 있으면 형이랑 같이 구구단 공부할까? 내년이면 하람이도 초등학교에 입학할 텐데 그 때가 되면 필요할 거야."


'구구단이라...'


굉장히 오랜만에 듣는 단어였다.


"저 이미 구구단은 다 땠어요."

"진짜? 그러면 시험해 봐도 돼?"

"물론이죠."

"8,9?"

"72요."


"오오."


구구단 좀 외운 게 뭐 대단한 일이라고 남학생의 눈에 인정이 담겼다.


"7,8?"

"56이요."

"... 진짜 다 외웠니?"


그러면 진짜 다 외웠지 가짜로 다 외웠겠나.


"외우는 게 아니라 계산법을 아니까요. 더 큰 수의 곱셈도 가능해요."


정확히 말하면 열 자리수 단위의 곱셈까지는 거뜬하다.

활성화된 특성 중에는 계산을 자동으로 해주는 특성도 있었으니까.


"어머나..."


잠시 나를 바라보던 남학생은 곧장 원장실로 달려갔다.

나는 고작 7살 난 아이가 구구단을 완벽하게 외우는 것은 절대 평범하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까맣게 잊고 있었고 남학생의 호들갑 때문에 순식간에 소망 고아원 최고의 영재로 등극해 버렸다.


"8,9?"

"72요."

"오오오!"


나를 바라보며 비명을 지르는 중고딩부 아이들을 보니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조용히 있을 걸 하는 후회가 밀려왔다.


"우리 하람이 천재네 천재!"


그래도 뭐. 기분이 썩 나쁘지는 않았다.


* * *


"하람아! 축구하자!"

"오늘은 그냥 가만히 앉아있고 싶어."

"어제도 그랬잖아."

"어제도 가만히앉아있고 싶었나 보지."

"그저께두!"


앞에서 축구를 하자고 조르는 아이에게는 미안하지만 나한테는 아직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다.


"내일 해줄게."

"치이... 꼭이다?"


나도 환생자 짬바가 있었다.

어린 시절에는 애 처럼 지내는 게 가장 좋은 것을 알고 있고 이미 수도 없이 해왔다.

유아 시절 부터 노년까지 수도 없이 반복하다 보면 마인드 셋을 어린이 처럼 맞추는 건 그렇게 어렵지 않게 된다.


그런 내가 나에게 다가오는 아이를 먼저 처 내는 이유는 고민할 거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왜 하필 이 몸이지?'


지구로 다시 환생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허나 하필 이 시간 대, 이 몸으로 환생할 가능성은 지극히 낮았다.


'운명인가?'


수 없이 많은 삶을 살다 보면 운명이라는 것을 믿게 된다.


'이번 생은 어떻게 살아야 하나.'


평소라면 금방 답이 나올 질문이었다.

판타지 세계라면 마법이든 검술이든 천재로 시작해서 대륙에 이름을 날리는 권력자가 되고 현대 근처의 세계라면 기업을 만들 거나 아니면 군인이 되거나 출세할 방법은 세고 셌으니까.


표정까지 찡그리며 고민하고 있자 텔레비전 방쪽에서 음율이 들려왔다.

지금의 나에게는 수준이 상당히 낮은, 허나 그 안에 담긴 마음만은 진심인 노래가 말이다.


'노래라...'


수많은 세계를 살아온 나지만 제대로 된 음악의 길을 걸은 적은 많지 않았다.

가수로 활동할 수 있는 세계가 그리 많지 않았으니까.

바드겸 전사로 활동하던가, 아니면 성직자로서 사람들을 치료하는 노래를 부른다거나 한 부족의 족장으로서 떠나간 친구를 기리는 노래를 부른다거나.


모두 직업적인 노래는 아니었다.


'분명 이때는 꿈이 가수였던 것 같은데.'


고아원의 반대에 중학교 때 가출해서 계속 도전하다가 결국 꿈을 꺽고 일용직을 전전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그 때는 이루지 못했지만 지금은 충분하지.'


나는 이번 생의 목표를 정했다.

내 첫번째 삶에서는 달성하지 못했던 소망을 달성하는 것.

그리고 내 고향을 벗어나지 않고 다 같이 행복하게 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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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미션이 너무 어렵다 24.08.26 93 3 10쪽
19 방학이다! +4 24.08.25 110 2 11쪽
18 내 싸인을 왜 네가 받아가요? +1 24.08.24 110 3 11쪽
17 네가 걔구나? +1 24.08.24 123 3 11쪽
16 감정을 담는 법 +1 24.08.23 134 3 9쪽
15 예슬이는 천사다 +1 24.08.22 130 4 11쪽
14 얘도 천재였다 +1 24.08.20 131 3 11쪽
13 사별의 경험 24.08.19 138 3 11쪽
12 작곡가? 나쁘지 않은데? 24.08.18 147 3 11쪽
11 견학! 24.08.17 152 2 10쪽
10 핸드폰! 24.08.16 160 3 11쪽
9 누나가 아니라 아줌마 아니에요? 24.08.15 170 3 11쪽
8 인터넷이 터졌다 24.08.14 174 3 11쪽
7 튀어나올 송곳 24.08.13 186 3 12쪽
6 첫 공연 24.08.12 189 3 12쪽
5 그대여, 나에게 사랑을 24.08.11 210 3 13쪽
4 한 소절만이에요 +1 24.08.10 220 5 12쪽
3 방과후 기타 교실 24.08.09 238 3 11쪽
2 전사들의 노래 24.08.08 261 3 12쪽
» 음악의 신, 강림 +1 24.08.08 323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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