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천재? 아니 음악의 신이 강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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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공
작품등록일 :
2024.08.08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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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9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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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8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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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공개

DUMMY

곰곰이 생각해 보니 오늘은 평일이었다.

물론 모든 어른들이 그런 건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평일 낮에 집에 있을 확률은 낮았고 다행이 내가 걱정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와아...”


서아 누나의 집에 들어오자 마자 예슬이가 입을 쩌억하고 벌렸다.


모든 곳들이 으리으리하고 넓은 데에다가 굉장히 깨끗하기 때문이다.


“나 같은 게 들어가도 되는 걸까?”

“이상한 소리하지 말고 들어가.”


집이 워낙 크고 방이 많기 때문인지 일반적인 가정에는 없어야 하는 방도 있었다.


‘집에 대채 왜 녹음실이랑 안무방이 있는 거야.’


두 개가 각각 있었기에 새삼스럽게 서아 누나의 재력을 다시 깨달았다.


“다른 건 다 준비됐으니까. 안무만 찍으면 되는 거지?”

“어. 음원 틀어줘.”

“하나, 둘, 셋 넷.”


음원을 트니 어색하게 춤을 추기 시작하는 예슬.


“그렇게 추면 안되지! 더 자신 있게!”


두어 번 다시 노래를 시작하니 마음껏 춤을 시작했다.


“누나 표정 유지.”


이번에는 서아 누나가 문제였다.

도도한 컨셉을 살리라는 실장님의 부탁으로 그녀는 언제나 도도하고 차가운 표정을 짓고 있어야만하는데 자꾸 신나는 표정을 지으려고 하니 문제였다.


“알았어.”


그렇게 약 8번의 NG 끝에 멀쩡한 영상 하나를 얻을 수 있었다.



“고생 많았어.”


나는 사실상 아무것도 한 게 없었기 때문에 서아누나네 기사님께서 준비해 주신 얼음물을 두 분께 대령했다.


“업로드는 누나가 알아서 한다고 했지?”

“그 전에 영상 한 번 보자.”


영상속에는 두 소녀가 앙증맞고 귀여운 춤을 추고 있었다.


다만 오른쪽에 있는 소녀는 노래 자체를 즐기면서 신나게 추고 있었고 다른 한 소녀는 무표정함을 유지한 채 춤을 추고 있었다.


노래와 춤선이 워낙 발랄했기에 얼굴이 굳히고 있다고 해도 분위기가 크게 어색하진 않았다.


오히려 무표정과 춤 사이의 갭이 극대화되어 묘한 끌림이 있었다.


‘이 정도면 우승 하려나?’


잘 모르겠다. 영상의 완성도 자체가 어마어마하게 뛰어난 느낌은 아니었으니까.


다만 노래는 내 힘으로 만들었고 안무역시 같이 고심해서 만들었으니 충분히 가능성은 있을 것이다.


“이제 놀자. 오늘 일은 충분히 했어.”


이메일로 대회 참가 신청을 보낸 서아 누나가 그대로 침대로 다이빙했다.


“서아 언니네 집은 컴퓨터랑 침대가 한 방에 있구나?”

“보통 이렇지 않아?”

“우리는 모르지.”


조금 아슬아슬한 대화였으나 이미 친한 사이라 그런지 서로 딜이 박히거나 하지는 않았다.


“슬슬 배고픈데 점심 먹을까? 내가 사줄게.”

“나가기 귀찮은데.”


우리 예슬씨는 거대한 침대에서 뒹굴뒹굴 거리고 싶은 모양이다.


“배달 시킬 거니까 걱정하지 마.”

“짜장면 먹을 거야?”


서아 누나가 의아한 표정으로 예슬이를 바라보았으나 예슬이의 의문이 어디서 튀어나왔는지 알려면 우리 고아원의 철칙에 대해서 알아야 할 필요가 있었다.


“우리는 배달을 짜장면 밖에 안 시키거든, 피자나 치킨은 다 포장해 와서.”

“아하, 짜장면 먹고 싶으면 짜장면 먹고.”


아무리 부잣집에어도 집에 요리사를 두진 않는 모양.

결국 짜장면으로 합의를 봤는데 당연히 탕수육도 시켰다.


“우리 짜장면 먹을 건데 언니도 같이 먹을 거지?”

“다이어트 중입니다...”


진심으로 아쉬워 하는 표정을 하는 걸 보니 겸양을 떠는 것 같진 않았다.


“나는 짜장면.”

“난 짬뽕.”

“난 짜장면, 곱빼기.”


음식은 맛있었다.

이후 서아 누나 방에서 적당히 놀다가 고아원으로 복귀했다.


* * *


“예슬아!”


아침부터 뭔가 소란스러웠다.


‘무슨 일이지?’


떠나가 버린 승우의 자리를 바라보며 묵념을 취한 후 밖으로 나가니 누나들이 예슬이를 데리고 여러 가지 말을 막 쏟아내고 있었다.


“이거 너 아니야?”

“이런 건 언제 찍었어?”

“기획사로 매주 견학가더니 이제 데뷔하는 거야?”

“한명씩 물어봐!”


재밌는 구경거리였기에 적당히 거리를 두고 예슬이를 지켜 보고 있으니 하나 하나 반박하는모습이 꽤 귀여웠다.


“나 맞아! 찍은건 저 번주 월요일! 데뷔 안 해, 나는 연습생들처럼 열심히 연습하지도 않는 걸.”

“근데 옆에 있는 이 친구는 누구야? 진짜 귀엽더라.”

“친한 언니야.”


한참을 대답해 주던 예슬이가 나를 발견한 뒤 상당히 따가운 눈빛으로 나를 노려봤다.


‘더 있으면 들키겠군.’


다른 누나들이 관심 가지기 전에 그대로 빠져나왔다.


어차피 영상에 내가 나오는 부분은 한 군데도 없으니 누나들도 나와 영상의 연결점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오늘 아침은~ 된장찌개.’


뭔가 밍밍한 학교 된장찌개와는 다르게 고아원의 된장찌개는 아주 구수하고 맛있다.


“김하람!”


자리에 앉아서 밥을 먹기 시작하니 예슬이가 내 앞으로 다가와 앉았다.


“왜?”

“나를 버리고 도망쳐?”

“밥은 먹어야지. 그리고 누나들이 그렇게 몰려 드는데 내가 어떻게 도와주니? 너도 가서 밥이나 가져와.”

“흥.”


고아원은 하루 종일 예슬이 이야기로 시끌했다.


‘딸래미가 유튜브에 나온 거니 이 정도 반응은 이해할만 하지.’


처음에는 딱 그 정도로 생각했는데 인터넷을 뒤져보니 파장이 결코 작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SH엔터테이먼트 배 UCC대회에 출현한 두 천사의 정체는?]


가장 위에 뜬 기사를 검색해 보니 칭찬으로 가득차 있었다.

댓글 마저도 말이다.


-그냥 애들이 너무 귀여움.

-왼쪽애는 뭔가 무심하게 하는 것 같으면서도 춰야할 건 다 춤, 무표정으로 일관하는 데 왜 이렇게 귀엽나?

-근데 노래 왤케 좋아. 자작곡인 것 같은데 노래만 들어도 좋은데.

-애들 실력이 좋네. 연습생들인가?


기사를 조금 더 검색해 보니 이번 대회 우승작이라는 기사를 찾아볼 수 있었다.


‘눈치 안 보였나?’


물론 회사 도움 받은 거 하나 없지만 그래도 자기 소속사의 연습생을 우승으로 만드는 건 언론의 눈치가 보일 수 밖에 없다.


결국 연습생 띄워주기 아니냐는 소리가 나올테니까.


아니나 다를까 내가 생각했던 댓글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애들 잘못은 아닌 것 같은데 노래도 그렇고 안무도 그렇고 누가 만들어준 것 같은 느낌이 너무 들지 않아?

-ㅇㅇ 안무는 몰라도 노래는 애들 수준이 아닌데, 자기 기획사 연습생이라고 이렇게 밀어줘도 됨?


대세라고 하기에는 그 수가 현저히 부족한 댓글들이었으나 SH엔터테이먼트는 즉시 대처했다.


-안녕하세요. 원장님, 예슬이랑 하람이 데리고 인터뷰를 좀 하려고 하는데요. 네 걱정마세요. 애들 이미지 안 망가지게 확실하게 할 테니까요. 믿어주세요.


실장님이 나와 예슬이를 데리고 그대로 회사로 달려가셨다.


“이건 또 언제 준비해 놓은거에요?”

“항상 준비되어 있지.”


순식간에 예슬이와 서아를 가운데에 두고 영상을 찍을 수 있는 준비가 완료되었는데 시작 전에 그녀들에게 대본이 주어졌다.


“대본이라고 해도 처음 인사말이랑 질문들 밖에 없으니까 거짓 없이 진심으로 대답하면 돼.”

“네.”


카메라에는 잡히지 않는 뒤편에서 이를 구경하고 있으니 이만한 꿀잼이 없었다.


“안녕하세요. 이서아라고 합니다.”

“이예슬이라고 해요.”


가벼운 인사 이후 바로 질문이시작되었다.


“첫번째 질문입니다. UCC대회에서 우승을 하셨는데 소감한 번 들을 수 있을까요?”

“많은 관심과 사랑 가져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나마 이런 쪽에 경험이 있는 서아 누나가 대화를 주도해 나갔다.


“이예슬양 소감도 들어볼 수 있을까요?”


나는 분명히 봤다. 예슬이가 나를 똑바로 노려 보는 모습을.


“저는 우승의 영광을 UCC만드는 데 도움을 준 친구한테 넘기고 싶어요. 혼자서 노래도 다 만들고 안무를 짜는 데도 가장 큰 도움을 친구거든요.”


실장님이 나를 슥 바라봤다.


“그래요? 친구는 UCC에 안 나오던데 무슨 이유가 있었나요?”

“영상에 담기기 싫어하는 친구거든요. 그리고 남자아이라서 여자애들 사이에 끼기 싫어해서 그런 걸 수도 있을 거에요.”

“그 친구 혹시 지금 어딨나요?”

“저깄네요.”


예슬이가 나를 똑바로 가르키자 카메라맨 아저씨가 나를 담았다.


“저도 무슨 말 해야 해요?”


어차피 편집될 분량이니 별 생각 없이 말을 이어갔다.


“노래는 제가 만들었는데요. 애들이 정말 노력 열심히 했어요. 진짜 저희 셋이서 만든 노래니까 회사지원 받아서 만든 거 아니냐는 소리는 삼가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꾸벅하고 인사하니 카메라가 돌아갔다.



“다음 질문입니다. 연습 중 가장 어려웠던 게 뭐였나요?”

“딱히 없던 것 같아요. 노래에 귀여움을 가듬 담아 부르는 게 조금 어려웠어요.”

“거짓말, 춤 추다가 웃음 못 참아서 계속 터졌으면서.”


방송사고가 나도 편집하면 되는 일이니 꽤 편한 분위기에서 촬영이 이어졌다.


‘재밌네.’


방송을 뒤에서 구경하고 있는게 이렇게 재밌을 줄은 몰랐다.

열 개 정도의 질문이 끝나자 실장님이 나를 바라보셨다.


“하람아 영상 파일 아직 남아있니?”

“있긴하죠.”

“혹시 NG영상 같은 거 있으면 조금 넘겨 줄 수 있어?”

“네, 이메일로 보내면 되죠?”


* * *



이후 SH엔터테이먼트에서 공식적으로 운영하는 유튜브에 편집된 영상이 올라갔다.


“안녕하세요. 이서아라고 합니다.”

“이예슬이라고 해요.”


편집을 어떻게 한 건지 몰라도 후반부에 나올 질문에 자연스럽게 처음에 배치됐다.


“저는 SH엔터테이먼트 소속 연습생인데 예슬이는 아니에요.”

“그리고 회사 도움 없이 저희 스스로 만들었어요!”


당당하게 어깨를 피며 말하는 예슬이의 모습에 같이 영상을 보고 있던 형 누나들의 함성이 터져나왔다.


“부끄러우니까 소리 지르지마!”


역시 자신의 모습을 영상으로 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인 모양이었다.


“인터뷰 잘하네.”

“예슬이 멋있다.”


예슬이의 얼굴은 점점 더 붉어지고 이제 공식적인 인터뷰 내용은 모두 끝났다.


‘나 나오는 장면은 편집됐나 보네.’


하긴 그리 재밌는 장면도 아니었다.


-히히!

-아니 누나, 웃으면 어떡해.

-미안미안.


마지막에 NG몇개가 나오는데 이 정도는 실장님이 보기에도 이미지 훼손이 덜 할거라 여기신 모양이다.


근데 영상이 꽤 많이 남아있는데.


-그 친구 혹시 지금 어딨나요?

-저깄네요.


카메라가 돌아가니 내 모습이 나왔다.


-노래는 제가 만들었는데요. 애들이 정말 노력 열심히 했어요. 진짜 저희 셋이서 만든 노래니까 회사지원 받아서 만든 거 아니냐는 소리는 삼가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별 거 없는 장면인데 왜 굳이 마지막에 넣었을까.


나는 댓글을 본 뒤에야 실장님의 의도를 이해했다.


-꺄아아! 마지막에 나온 애 누구임?

-일단 마지막에 나온 귀여운 친구를 데뷔시켜야 했는데요?

-왜 셋이서 안 부름?


그야 말로 댓글창이 폭발해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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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19회차가 수정되었습니다(업로드 실수) 24.08.25 60 0 -
23 고급 돈까스 24.08.29 60 2 11쪽
» 얼굴 공개 24.08.28 73 3 11쪽
21 예슬이는 노래를 못한다 24.08.27 82 3 11쪽
20 미션이 너무 어렵다 24.08.26 93 3 10쪽
19 방학이다! +4 24.08.25 110 2 11쪽
18 내 싸인을 왜 네가 받아가요? +1 24.08.24 110 3 11쪽
17 네가 걔구나? +1 24.08.24 122 3 11쪽
16 감정을 담는 법 +1 24.08.23 133 3 9쪽
15 예슬이는 천사다 +1 24.08.22 129 4 11쪽
14 얘도 천재였다 +1 24.08.20 131 3 11쪽
13 사별의 경험 24.08.19 138 3 11쪽
12 작곡가? 나쁘지 않은데? 24.08.18 147 3 11쪽
11 견학! 24.08.17 152 2 10쪽
10 핸드폰! 24.08.16 160 3 11쪽
9 누나가 아니라 아줌마 아니에요? 24.08.15 170 3 11쪽
8 인터넷이 터졌다 24.08.14 174 3 11쪽
7 튀어나올 송곳 24.08.13 186 3 12쪽
6 첫 공연 24.08.12 189 3 12쪽
5 그대여, 나에게 사랑을 24.08.11 210 3 13쪽
4 한 소절만이에요 +1 24.08.10 220 5 12쪽
3 방과후 기타 교실 24.08.09 237 3 11쪽
2 전사들의 노래 24.08.08 261 3 12쪽
1 음악의 신, 강림 +1 24.08.08 322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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