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천재? 아니 음악의 신이 강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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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공
작품등록일 :
2024.08.08 20:41
최근연재일 :
2024.08.29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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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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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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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9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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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고급 돈까스

DUMMY

“오! 얼굴 천재 왔네.”

“아니 그렇게 부르지 말라니까요?”


실장님이 나를 바라보며 킬킬 대셨다.

처음에는 분명 미친 얼굴 음악 천재 같은 걸로 불렸던 것 같은데 어느순간부터 여론이 얼굴 천재로 돌아서더니 이제는 얼굴 천재라는 별명이 완전히 자리잡았다.


“일부러 마지막에 넣었죠?”

“일부러긴 한데 네 얼굴 때문이 아니라 그만큼 의미 있는 말이었으니까 마지막에 넣은 거지.”


계속 가수로 활동하는 것도 아니고 한 번 얼굴을 비추고 만 것이니 시간이 지나면 금세 사그라 들 것이다.


‘이 타이밍에 갑자기 다른 음악활동을 한다던가 하지만 않으면 돼.’


가만히 아무것도 안하고 있으면 지금은 나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는 대중들도 금세 사그러 들 것이다.


“이건 진짜 궁금해서 물어보는 건데 하람이 너는 왜 안 췄어?”

“여자애들 둘이서만 추는 게 낫지 남자애가 꼭 끼어야 해요?”

“그건 아닌데, 너까지 끼었으면 더 즐거운 추억이지 않았을까 싶어서 하는 이야기지.”

“같이 노래 만든 것만으로도 충분해요.”


나름 어린 시절의 즐거운 추억을 만들고 영상물로도 만들었으니 이정도면 충분히 즐거운 이벤트라고 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물어봐도 될까?”

“네, 대신 이번이 진짜 마지막이에요.”

“예슬이가 노래를 잘 못 부른다는 소문을 들었었는데 영상에서는 되게 잘 부르더라고, 어떻게 된 거야?”


“사실 제가 부른 거에요.”

“좋아 이제 이해했어. 가서 네 할 일 하렴.”


내 할 일이라고 해서 그렇게 대단한 게 있진 않다.

평소처럼 작업실에서 노래나 만들뿐.


‘역시 악몽은 인기가 쉽게 죽었네.’


완성도 자체는 크게 뒤떨어지지 않았지만 노래 자체가 공포심을 자극하다 보니 개시한 지 몇주만에 반응이 크게 떨어졌다.


‘새 노래를 올릴까?’


지금까지 반년 주기로 영상을 올렸으나 앞으로도 계속 같은 주기로 영상을 올리라는 법은 없다.


‘그래도 가오가 있지.’


나는 욕심을 꾹 참아 내렸다.

곡이 있다고 막 올려 버리면 관심을 받지 못하고 사그라 드는 노래가 생길 수 밖에 없다.


‘회사일이나 하자.’


적당히 노래를 만들어서 실장님께 건내드리면 그 중 특히 좋은 노래들을 골라서 다른 가수분들의 앨범에 넣어 주신다.

첫 곡은 가수분의 자존심 때문에 아직 발매되지 못했지만 다른 몇 곡은 이미 계약돼서 녹음까지 진행중이었다.


‘노래에 감정을 싣는 것에 대해서는 개연성이 필요하지만 노래를 잘 만드는 거에는 개연성이 필요 없지.’


신 나는 노래든 사랑 노래든 병맛이든 만드는 데에는 개연성이 필요 없다.

다만 어린 아이가 먼저 산 어른이 후배에게 들려 주는 감성을 따라서 부르는 게 이상할 뿐.



적당히라는 표현을 쓰긴 했으나 대충 만드는 건 아니었기 때문에 금세 쓸만한 노래들이 만들어졌다.


‘아예 아이돌용 노래도 만들어볼까?’


한 번도 시도해 본 적 없는 장르였다.

나는 우상이었던 적은 있으나 아이돌이었던 적은 없음으로 당연히 만들어 본 적이 없었다.


‘실장님한테 안 드려도 습작으로 가지고 있을 수 있으니까.’


이것 저것 건드려보면서 노래를 만들고 있으니 누군가가 작업실의 문을 두드렸다.


“누구세요?”


문을 열고 나가자 보이는 건 선생님이었다.

이제는 선생님이 아니니까 뮤지션 한현호씨라고 해야 하나?


“선생님!”

“그래 선생님이다.”

“되게 오랜만에 뵙네요. 지금까지 어디서 뭐하고 계셨어요?”

“공연했지.”


신곡을 내자 마자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공연을 하셨다는 모양인데 얼굴에 피로가 가득 담겨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근데 여기는 왠일이에요?”

“누님이랑 볼 일 있어서 왔는데 하람이 네가 여기 있다고 하길래 얼굴이라도 한번 보고가려고 왔지. 잘 지내?”

“전 엄청 잘 지내죠. 안에 들어와서 이야기하실래요?”

“아니, 금방 가야 돼서... 맞다. 영상 잘 봤다. 얼굴 천재씨.”


아니 왜 당신 까지 그렇게 부르는데.


“금방 사그러 들겠죠.”

“나중에는 가수되려는 거 아니야? 그 때 되면 재발굴되겠지.”

“그 때는 그 때가서 생각해 보면 되죠. 근데 이후에 또 스케쥴이 있어요?”

“대단한 건 아니고 그냥 예능 방송, 망할 누님... 네 입장에선 실장님이지, 그 인간이 일정을 이렇게 타이트 하게 잡아서...”


‘예능이라...’


하긴 가수들이 예능 방송 출현하는 게 하루 이틀도 아니고.


“열심히 하세요.”

“그래. 너도 열심히 해라.”


진짜 시간이 없으셨던 건지 그대로 떠나 버리는 선생님.


‘나온김에 점심이나 먹으러 갈까?’


건물 내에 편의점이 있었기 때문에 가볍게 때우고 작업을 이어나가면 좋을 것 같았다.


‘삼각 김밥~’


하나 정도면 충분히 배를 채울 수 있으니 돈까스 삼각김밥을 사서 전자레인지에 대워 먹었다.


“쟤가 걔지?”


전자레인지 앞에서 김밥이 익기를 기다리고 있으니 누군가가 나를 바라보면서 쑥 덕대고 있는 것이 보였다.


회사 건물 안에 있는 편의점이니 아마SH엔터테이먼트의 직원들일 텐데 일반 직원들 치고는 미모가 대단했다.


‘가수인가?’


-삐빅


삼김을 모두 돌리고 나가려고 하니 아까 나를 보고 쑥덕대던 여성 두 명이 내 앞길을 막았다.


-휙


옆으로 도망가려고 하니 다시 길을 막았다.


-휙!


옆으로 빗겨 지나가려고 하니 또 길을 막았다.


“비켜 주실래요?”

“꼬마야 잠깐 누나들이랑 이야기좀 할까?”

“안돼요 싫어요 하지 마세요.”


아무렇지 않게 읍조리니 눈에 띄게 당황하는 여자들.


“아니 우리들 나쁜 사람 아니야.”

“나쁜 사람은 지나가는 아이의 길을 막지 않아요.”


주변을 둘러 보니 다들 재밌다는 듯 바라보고 있는 걸 보니 이 두 여성은 이미 회사에서도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는 모양이었다.


“진짜 잠깐만 이야기하면 안될까?”

“무슨 얘긴데요? 김밥 식으니까 빨리요.”


일부러 딱딱하게 나가니 상대 쪽에서 서두르는 게 느껴졌다.


“네 이름이 혹시 하람이니?”

“네.”

“서아랑 친구라는 걔?”

“그렇죠. 서아누나가 한 살 더 많긴 하지만요.”

“내 말 맞잖아. 얘 맞다니까?”


“더 할 말 없으면 갈게요.”


“잠시만!”


또 다시 내 앞길을 막으시는 누님들.


“또 왜요?”

“그 노래 진짜 네가 만든거야? 어른들 도움 없이?”

“예.”

“아니 근데 너 우리 모르니 설마?”


알게 무엇인가.

아이돌 노래를 들어 본 적은 있으나 뮤비까지 본 것도 아니고 설령 뮤비를 봤다고 하더라도 얼굴 정도는 금세 까먹을 자신이 있었다.


“누구신데요?”

“자세히 봐봐 진짜 모르겠어?”


얼굴을 코앞까지 들이밀고 말해도 모르는 건 모르는 거다.


“예쁜 거 알겠는데 누군지는 모르겠어요.”

“너 TV잘 안 보는 구나?”

“그래서 본론이 뭔데요?”


이러다가는 삼김이 다 식는단 말이다.

점심을 식은 삼김으로 때울수는 없다.


“혹시 우리도 노래 하나 만들어 줄 수 있어?”

“사례는 할게.”


사례라니, 내가 무슨 어린애인줄 아는가.


‘나도 프로야 임마.’


“자세한 계약 사항은 신세현 실장님에게 말씀해 주세요. 사례가 아니라 정식적인 계약과 계약금이 입금되지 않으면 일을 할 수가 없습니다.”


고작 8살 먹은 어린이가 담을 말은 아니라서 그런지 두 사람 모두 벙쪄 있는 게 보였다.


“이제 비키세요. 저 밥 먹고 일 하러 가야해요.”

“어... 그래, 근데 너는 학교 안 다니니?”

“지금 방학인데요?”


아슬아슬하게 열기를 잃지 않은 삼각김밥을 모두 먹고 작업실로 돌아와 작업을 계속했다.



* * *


-띠리리리


“으으... 여보세요.”

-어, 하람아 나 실장님인데 방금 일어났니?

“네... 새 나라의 어린이는 아직 자고 있을 시간이라서요.”


잠결에 전화를 받으니 목소리가 다 갈라졌다.


-9시 정도면 새 나라의 어린이는 일어나야 할 시간 아닐까?

“새 나라의 어린이가아닌가 보죠.”


정신이 비몽사몽하니 나도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근데 무슨 일로 전화 주셨어요? 오늘은 출근도 안 할 생각이었는데.”


예슬이 기타나 좀 가르쳐 주고 하루 종일 뒹굴 거리면서 쉴 생각이었다.


-다름이 아니라 하람이 너한테 의뢰가 들어와서 그것 때문에 연락했지.

“의뢰요?”


의뢰는 무슨 의뢰인가 아직 작곡가로서 제대로 발매된 노래도 없는데.


-어, 환영소녀들 알지? 그 누나들이 하람이를 딱 지목해서 곡 하나 만들어달라고 하던데?


들어본 적은 있는 아이돌 그룹인 것 같다.

그리고 아이돌에 문외한인 내가 들어본 적은 있다는 것은 꽤 유명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제가요?”

-어, UCC를 되게 감명 깊게 봤나봐.

“아무리 그래도 어린이한테 아이돌 노래를 부탁한다고요?”

-노래가 별로 안 좋으면 계약금만 주고 드랍해도 되니까.


잃지 않는 투자라는 건가.


“잠시만요. 저 지금 졸려서 잠시만 정신 좀 차릴게요.”


자리에 앉아 눈을 비비니 어느정도 정신이 차려졌다.


“지금 회사로 갈 테니까 자세한 건 회사에서 얘기해요.”


-데리러갈까?


“괜찮아요. 버스 타고 가면 금방이에요. 밥 먹고 씻고 나가야 하니까 한 시간 정도 걸릴 것 같아요.”


사실 밥은 먹기가 좀 애매하다.

오늘은 늦게 까지 자는 날이라 다들 10시에 일어나서 식사도 그 때에 맞춰서 준비되기 때문이다.


“으어어...”


피로를 이겨내고 양치와 세수를 한 뒤 원장님께 메시지를 남기고 회사로 향했다.


“저 왔어요.”

-금방 데리러 갈게.


이후 실장님을 만나 회의실로 이동했는데 다행히 다른 사람은 없었다.


“갑자기 저한테 왠 아이돌 노래래요?”

“나도 잘 모르겠어. 애들이 엄청 격하게 요청했다는데? 만들 수 있겠어?”

“한 번 했으니까 만드려면 만들 수 있긴 하죠. 근데 발랄한 노래 밖에 못 만들어요.”

“왜?”


왜 라니 그걸 몰라서 묻나.


“8살 짜리 애가 섹시 컨셉 노래를 만들면 사람들이 어떻게 보겠어요.”

“못 만드는 건 아니야?”

“질이 좀 떨어지긴 하겠죠 아무래도.”

“프로토 타입이라도 만들어줄 수 있으면 바로 계약진행할 수 있는 데 어때? 네가 원하면 일단 계약금 들어오고 나서 진행해도 되고.”

“만들어 둔 곡 몇 개 있긴 해요. 작업실에 저장돼 있는데 바로 보내 드릴까요? 지금은 프로토 타입들이라서 원하는 거 있으면 그거 기반으로 작업할게요.”

“오케이.”


어려운 일 처리는 실장님이 다 해주셨으니 나는 그냥 노래만 딸깍 거리면 그만이었다.


“미안하다. 갑자기 불러서 아침은 먹고 나온 거 맞지?”

“편의점에서 라면이라도 먹으려고요.”

“누나가 사줄게. 먹고 싶은 거 있어?”

“돈까스요.”


나는 하나에 3만원이 넘어 가는 고급 돈까스를 그날 처음 먹어봤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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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19회차가 수정되었습니다(업로드 실수) 24.08.25 60 0 -
» 고급 돈까스 24.08.29 61 2 11쪽
22 얼굴 공개 24.08.28 73 3 11쪽
21 예슬이는 노래를 못한다 24.08.27 83 3 11쪽
20 미션이 너무 어렵다 24.08.26 94 3 10쪽
19 방학이다! +4 24.08.25 111 2 11쪽
18 내 싸인을 왜 네가 받아가요? +1 24.08.24 111 3 11쪽
17 네가 걔구나? +1 24.08.24 123 3 11쪽
16 감정을 담는 법 +1 24.08.23 134 3 9쪽
15 예슬이는 천사다 +1 24.08.22 130 4 11쪽
14 얘도 천재였다 +1 24.08.20 132 3 11쪽
13 사별의 경험 24.08.19 138 3 11쪽
12 작곡가? 나쁘지 않은데? 24.08.18 147 3 11쪽
11 견학! 24.08.17 152 2 10쪽
10 핸드폰! 24.08.16 160 3 11쪽
9 누나가 아니라 아줌마 아니에요? 24.08.15 171 3 11쪽
8 인터넷이 터졌다 24.08.14 174 3 11쪽
7 튀어나올 송곳 24.08.13 186 3 12쪽
6 첫 공연 24.08.12 190 3 12쪽
5 그대여, 나에게 사랑을 24.08.11 210 3 13쪽
4 한 소절만이에요 +1 24.08.10 220 5 12쪽
3 방과후 기타 교실 24.08.09 238 3 11쪽
2 전사들의 노래 24.08.08 261 3 12쪽
1 음악의 신, 강림 +1 24.08.08 323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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