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천재? 아니 음악의 신이 강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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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공
작품등록일 :
2024.08.08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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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4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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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이 터졌다

DUMMY

그 무엇도 없는 무의 공간 속 한 남자가 앉아있었다.

그의 손에는 기타와 비슷하게 생긴 악기 하나가 들려 있었다.


-띵

-띵

-띵


남자는 아무런 감정 없이 기타 줄을 튕겼다.

그가 손을 튕길 때 마다 기타에서는 평이한 소리가들렸다.

남자는 손의 각도를 미세하게 조정하며 기타줄을 튕겼다.

마치 기타에서 날 수 있는 모든 소리를 다 알아내려는 것처럼 말이다.


수십일, 어쩌면 수십년에 이르는 긴 시간이흘렀다.

남자는 노인이 되었고 여전히 기타를 튕기고 있었다.


‘이번엔 수확이 있군.’


사람의 감정을 자극할 수 있는 음율을 하나 더 찾아냈다.

그는 만족하고 죽음을 받아들였다.


* * *


“하람아 아침이 무슨 일 있었어? 얼굴이 되게 아파 보이는데?”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악몽을 꿔서 그래.”


한참 전에 있었던 일을 꿈으로 꿔버렸다.


‘이 기억은 진짜 죽을 때 까지 갈 것 같은데.’


음악쪽 스텟은 하나도 찍지 않았으나 나는 음악을 잘 하고 싶었다.

여러 세계를 걸쳐 열심히 연습한 덕분에 나는 어느 세계에서 환생하든 정상을 찍을 수 있는 수준의 실력을 얻었지만 나는 한 단계 더 나아가고 싶었다.


‘어차피 음악이라는 것은 소리라는 과학 현상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 아닌가.’


감정이 담겨져 있는 목소리도 결국 특정한 주파수를 가진 소리일 뿐.

그 말인 즉슨 목으로 낼 수 있는 모든 소리를 완벽하게 알아 낸다면 얼마든지 감정을 담을 수 있다는 것.

때문에 나는 인생을 갈아 넣어 가면서 소리의 조합을 찾아나갔다.

죽을 때 까지 먹을 수 있는 식량과 적당한 악기를 구하는 즉시 동굴같은 곳에 숨어 들어 수많은 소리들을 탐구했다.


‘멍청한 생각이었지.’


이론적으로 불가능한 발상은 아니었다.

실제로 나는 수 없이 많은 소리들을 어떻게 내야 하는 지 알고 있었고 작정하고 머리를 쓰면 이를 구현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내가 감안하지 못한 것은 나 또한 인간이라는 사실이었다.


수 없이 많은 음을 낼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으면 뭐하나 연주에 이를 즉각적으로 반영하려면 인간의 뇌로 감당이 안되는 연산이 필요한데.


괜히 인공적으로 알아낸 감정을 담는 것 보다 실제로 내 과거에 있었던 일들을 담아서 표현하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이었다.


이를 깨달은 이후 부터는 모든 소리를 다 알아내겠다는 멍청한 짓을 하지 않았지만 수백번의 환생으로 쌓인 경험은 나름 자산이 되어서 원하는 소리를 그대로 구현하는데에는 도움을 많이 받았다.


“악몽? 헉! 그거 무서운 거아니야?”

“아니야. 별로 안 무서워.”

“악몽에 당하면 의식을 잃고 영원한 잠에 빠져들잖아. 혹시 하람이가 아닌 거 아니지?”


어제 악몽이라는 빌런이 나오는 애니메이션을 보더니 악몽에 대해서 잘못 알게 된 모양이었다.


“예슬아. 악몽은 그냥 나쁜 꿈을 말하는 거야.”

“나쁜 꿈?”

“어, 악할악에 꿈 몽자를 써서 악몽. 악한 꿈, 나쁜 꿈이라는 뜻이야.”

“우와! 하람이 대단해! 천재야... 근데 누구한테 배운거야?”


예슬이는 가끔 놀라울 정도로 정곡을 찌를 때가 있었다.


“인터넷으로 배웠지.”


대충 대답해 준 뒤 자리에 앉아 교과서를 폈다.


‘악몽이라...’


괜찮은 소재를 얻었다.


‘간만에 창작욕이 생긴 단 말이지.’


예전에 써 놓은 곡을 수정해서 다시 올리는 것도 물론 의미 있는 일이었지만 곡을 써서 노래를 만드는 것 만큼은 아니었다.


‘소재는 충분해.’


수많은 과거를 뒤돌아 보면 악몽에 관한 기억은 셀 수도 없이 많았다.

몽마라 불리는 마물들에게 당했을 때가 아니더라도 신경적인 문제로 악몽을 꾼 적이 있으니까.


‘곡상이 바로 떠오르는데.’


문제는 작곡을 한다고 바로 곡을 올릴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


‘올려치기가 너무심해.’


마신은 고작 두 곡만으로 상당한 유명세를 얻었다.

전사들의 노래는 애초에 여러 명의 목소리를 내서 만든 규모 있는 노래니 조금 올려쳐도 이해할 수 있었는데 그대여, 나에게 사랑을 같은 노래는 혼자서 부르는 사랑 노래인데 왜 이렇게 관심이 많이 끌렸는지 모르겠다.


‘이 뜨거운 분위기를 한 번 식혀야 해.’


안 그래도 어제 채널에 게시글을 쓸 수 있는 기능이 활성화 되어 글을 하나 올려놨다.

너무 무겁지 않은 어투로 질문을 마음껏 달아 달라고 했으니 이에 대해 답변하면서 과할 정도로 올려쳐져 있는 분위기를 잠재울 생각이었다.


‘그래도 지금은 수업이나 들어야 하는 신새지.’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을 집중해서 듣는 것은 고문에 준하는 행위였기 때문에 수학이나 과학같은 건 전부다 한 귀로 듣고 흘렸다.


그나마 국어나 역사 같은 과목은 배우는 의미가 있었는데 그의 첫 번째 삶이라고 해도 이미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나 버려서 기억 속에서 완전히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특히 역사의 경우는 나름의 스토리가 담겨 있어서 더 재밌었다.


‘그나마 1학년은 수업이 빨리 끝나서 다행이야.’


수업을 모두 끝내고 방과후 교실로 향하니 선생님이 활짝 웃으면서 과자 봉지 하나를 까는 게 보였다.


“하람이 왔니? 과자 먹을래?”


평소보다 훨씬 더 사근사근한 어투.

나에게 바라는 것이 있는 티를 팍팍 내고 있었다.


“그런 거 주셔도 노래는 안 불러 드려요.”

“에이 그냥 주는 거지. 선생님은 그런 거 원하지 않아요.”

“그러면 뭘 원하시는데요?”

“그런 거 아니라니까.”


아니긴 개뿔.

갑자기 과자를 가지고 와서 조공하는데 어색하지 않을 수가 있나?


“그러면 과자만 먹고 입 싹 닦아도 되죠?”

“맞아. 과자를 먹으면 입을 닦아야해.”


그런 의미로 한 말이 아니란다 예슬아.


“어려운 말을 많이 알고 있구나, 과자 맛있게 먹고 선생님의 제안 한 번만 들어 주겠니?”

“들어가 오케이의 듣는 거에요 리슨의 듣는 거에요?”


“오케이?리슨?”


예슬이가 혼란에 빠졌다.


“당연히 리슨이지.”

“그러면 괜찮죠.”


손을 뻗어 과자를 집어 먹으니 짭조름하고 달달한 맛이 내 입안을 가득 채웠다.

하나 더 꺼내서 예슬이의 입안에 넣어 주니 혼란이풀렸다.


‘효과 확실하군.’


“방과후 끝나면 알려줄게.”

“네.”


이미 선생님께 실력을 어느 정도 드러낸 상황이라서 더 이상 수업 중에 실력을 전부 숨길 필요는 없었다.

물론 그렇다고 모든 실력을 다 드러낸 것은 아니었고 그냥 딱 보여줬던 만큼만 기타를 쳤다.


“와아! 하람이 멋있다!”


예슬이의 열렬한 환호를 받으며 오늘 수업도 마무리 됐다.


“그래서 원하시는 게 뭐에요?”


다른 아이들은 모두 집으로 돌아가고 예슬이만 문 앞에서 나를 기다리는 이 긴장되는 순간 속에서 선생님은 아주 사근한 표정으로 입을 여셨다.


“저번에 말했던 사람 있지? 선생님이 아는 사람 중에서 기획사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고.”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긴 했다.

별 관심 없지만.


“필요 없다니까요.”

“하람이는 필요 없어 하는 것 같지만 그 쪽에서 하람이를 필요로 하는 것 같더라고 저번에 하람이의 기타 연주를 그쪽에서 크게 마음에 들어하는 것 같아.”

“제가 친건 기타지 목소리가 아닌데요. 노래도 안들었는데 기획사에서 연락이 온다고요?”


“기타를 잘 치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능력이 있는 거고... 무엇보다 하람이는 잘 생겼잖아.”


내가 잘 생긴 건 팩트긴 했다.

포인트를 그렇게 투자했는데 못 생겼으면 사기지.

다만 지금은 어린 나이니 잘생겼다기 보다는 귀여움에 가까웠고 이 나잇대는 귀여움이 기본스킬로 달려 있어서 귀여움이 그렇게 까지 강력한 무기는 아니었다.


“저는 아이돌 같은 건 할 생각 없는데요.”


아이돌을 무시하는 건 아니었지만 기본적으로 나랑은 방향성이 많이 달랐다.

아이돌 전원이 내 수준에 맞출 수 있을 리가 없으니 당연히 거절할 생각이었다.


“하람이가 원하면 가수로 데뷔하는 것도 가능한데... 어떻게 한 번만 만나 주면 안될까?”

“싫어요.”


나의 당당한 거절에 선생님이 난처한 표정을 지으셨지만 나는 내 말을 번복할 생각이 없었다.


“저번에도 말했지만 아직 부족해요.”

“기획사에는 나보다 더 대단한 보컬 트레이너 분드도 계실거야. 그분들한테 교육을 받으면 지금보다 노래를 더 잘 부를 지도몰라.”

“싫다니까요.”


감히 누가 나에게 노래를 가르치겠는가.


‘아무런 의미가 없는 일이지.’


나는 단언할 수 있었다.

이 지구상에 나보다 노래를 잘 부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물론 내가 시도해 보지 않은 종류의 노래분야에서라면 나보다 나은 사람이 있을 지도 몰랐다.


그러나 며칠 정도 각잡고 덤비면 나보다 뒤쳐질게 뻔했고 애초에 내가 관심을 가지지 않은 장르라는 것은 내가 좋아하지 않는 장르라는 뜻, 굳이 남한테 배우고 싶지 않았다.


“선생님 얼굴을 봐서라도 한 번만 가 주면 안될까?”

“네. 안돼요.”


거절할 계약 제의를 계속 받고 있을 생각도 없으니 나는 그대로 책가방을 메고 탈출했다.


뒤에서 선생님이 절규하는 소리가들려왔지만 내 알 바는 아니었다.



* * *


‘댓글이 많이 달렸군.’


오늘 아침에 빠르게 채널에 글을 올리고 갔으니 아직 12시간도 지나지 않은 셈인데 댓글창은 벌서 미어 터지고 있었다.


‘답글을 다는 것 보다 질문을 요약해서 새 글을 쓰는 게 낫겠지?’


스크롤을 마구 내리며 질문들을 머리에 박아 넣었다. 속독능력은 이미 최상이었기 때문에 스크롤이 허락하는 최대 속도로 내려도 모든 질문들을 다 읽을 수 있었다.


‘가장 많은 질문은 역시 몇 명단위의 팀이냐는 질문이네.’


이에 대한 답은 한 명이 될 것이다.

그게 사실이니까.


나는 새로운 글을 쓰고 문답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질문에 대한 답입니다. 겹치는 질문 위주로 뽑았습니다.]


1.몇 명 규모의 팀인가요?

답: 혼자입니다. 저 혼자서 모든 것을 다합니다


최대한 가벼운 분위기가 느껴질 수 있게 문답을 작성했다.

일단 마신에 대한 올려치기를 줄이기 위해서 작성하는 문답이었으니까.


2.왜 닉네임이 마신인가요?

답:저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가수보다 노래를 잘하거든요. 가수들이 저를 보면 아마 마신이라고 느낄 겁니다.


3.살면서 몇 명의 여성을 꼬셔봤나요?

답:7823만 9503명 정도 될 겁니다.


문답들을 길게 이어가다 보니 어느새 마지막 질문만 남았다.


10. 노래를 만드는 데 얼마나 걸리셨나요?

답:녹음만 따지면 전사들의 노래는 3시간 정도 걸렸고 그대여, 나에게 사랑을은 3분 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다음날 인터넷이 폭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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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감정을 담는 법 +1 24.08.23 133 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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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얘도 천재였다 +1 24.08.20 131 3 11쪽
13 사별의 경험 24.08.19 138 3 11쪽
12 작곡가? 나쁘지 않은데? 24.08.18 146 3 11쪽
11 견학! 24.08.17 152 2 10쪽
10 핸드폰! 24.08.16 160 3 11쪽
9 누나가 아니라 아줌마 아니에요? 24.08.15 170 3 11쪽
» 인터넷이 터졌다 24.08.14 174 3 11쪽
7 튀어나올 송곳 24.08.13 186 3 12쪽
6 첫 공연 24.08.12 189 3 12쪽
5 그대여, 나에게 사랑을 24.08.11 210 3 13쪽
4 한 소절만이에요 +1 24.08.10 220 5 12쪽
3 방과후 기타 교실 24.08.09 237 3 11쪽
2 전사들의 노래 24.08.08 261 3 12쪽
1 음악의 신, 강림 +1 24.08.08 322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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