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천재? 아니 음악의 신이 강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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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공
작품등록일 :
2024.08.08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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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9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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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5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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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이다!

DUMMY

이서아의 운전기사 한아현은 조심스럽게 이서아의 눈치를 보았다.


‘이거 괜찮은 건가?’


그녀는 단지 운전 기사일 뿐이었음으로 이서아의 친구에 대해서 왈가왈부 할 수 있는 자격은 없었다.

운전기사가 아닌 이서아의 친한 언니 입장에서 김하람을 본다고 해도 고아에 대해서 딱히 부정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진 않았기에 그냥 그러려니 할 뿐이었다.


그러나 이서아의 부모까지 그렇게 생각할지는 모르겠다.


‘아마 잘생긴 아이한테 홀렸다고 생각하시지 않을까?’


이서아에게 일어나는 일을 모두 보고하라는 명령을 받은 한아현의 입장에서는 고민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보고를 하면 같이 놀지 말라는 말이 떨어질 것 같은데 그렇게 되면 분명 이서아가 자신에게 삐칠 것이 분명했다.


“감사합니다!”


배꼽 인사를 하고 고아원으로 들어가는 것을 확인한 뒤 한아현이 이서아를 바라봤다.


“서아 아가씨, 혹시 사장님께서 이 사실을 알게 되면 화를 내실지도 모릅니다.”

“왜?”

“제가 그렇다는 건 아니고요. 아무래도 고아랑 가깝게 지내는 걸 그리 반기시진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 언니만 비밀로 하면 되는 거 아니야?”

“언제까지고 숨기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이서아가 옅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우리 엄마 아빠 성격은 내가 더 잘 알아. 하람이는 금방 크게 성공할 거니까 상관 없을 거야.”


이서아가 이리 자신하니 한아현은 일단 입을 다물기로 했다.


‘오늘 일은 그냥 없던 걸로 하자.’


이서아의 친구까지 모시는 경우도 흔했으니 속여 넘어가는 건 어렵지 않을 것이다.


* * *


“저기 봐 고아놈들 지나간다.”

“냄새난다. 냄새.”


옆 반 놈들이 나를 향해 중얼 거렸다.


‘어리군.’


욕의 수위가 너무 낮았다.

현대인의 욕은 고대의 것을 한참 뛰어넘는 줄 알았는데 아직 어린애라 그런지 그 수위가 낮아도 너무 낮았다.


“너희 지금 뭐라고 했어?”


이 말은 내가 한 말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예슬이가 한 말도 아니었다.


우리 반의 든든한 반장 한소희양이 해 준 말이다.


그녀의말이 끝나자 마자 우리 반 여자애들이 우르르 몰려가 적들을 처리해 줬으니


“고마워.”


나는 환하게 웃는 것으로 그 보답을 해주었다.


“헤헤, 친구끼리 이 정도는 당연한 거지.”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나는 무한에 가까운 삶을 살아온 환생자였다.

얼굴 이용하는 방법을 몰라서 안 쓰는 게 아니다.


자존심이 상해서 안 쓰는 거지.


“흐음.”


묘하게 예슬이가 붙어 오는 것이 느껴졌다.


“애들말하는 거에 상처 받지 않았지? 예슬이는 냄새 안나.”


조금 위로해 주니 표정이 풀리는 게 보였다.


“운동한 직후 빼고. 제발 운동한 뒤에는 들러 붙지좀 마.”


-퍽!


한 대 맞긴 했지만 아직은 괜찮았다.

내 천선적 맷집을 뚫을 정도로 강하진 않았으니까.

이 정도는 충분히 버티고도 남았다.


“한 명씩 나와서 성적표 받아가렴.”


4교시는 수학시간이었지만 어차피 담임이 모든 수업을 하는 초등학교 특성상 성적표를 언제 나누어주는지는 상관이 없었다.


“김하람.”

“네.”


성적표라고해서 거창한 건 아니다.

성적을 싹다 프린트 한뒤 잘라서 주는 거니까.


‘당연히 올 백.’


초등학교 1학년 수준의 문제는 나를 꺾을 수 없다.

공부 잘하고 성실하고 친절하고 의젓하니 나를 싫어하는 선생님은 확실히 없었다.


“다음 학기에도 이번 처럼만하자?”

“네.”


자리에 앉은 나는 시계를 빤히 쳐다봤다.


‘조금 있으면 점심 시간이네.’


오늘 점심은 돈까스.

놓치면 안되는 메뉴였다.


“이예슬.”


시간이지나 예슬이의 차례.

성적표를 받아온 예슬이의 표정이 별로 좋지 않았다.


“시험 잘 봤어?”

“아니.”


슬쩍 성적표를 훔쳐 보니 예슬이가 위협적으로 주먹을 들었다.


진짜 빡쳤다는 뜻이니까 굳이 말하지 말고 머리로만 생각하기로 하자.


‘평균이 50점이라니...’


이는 예슬이의 머리가 안 좋기 때문은 아니었다.


‘공부를 안하니까 이 모양이지.’


수업 시간에만 집중해도 70점은 나왔을텐데 예슬이는 수업 시간에도 집중을 잘 안한다.

엄청난 딴짓을 하는 건 아니고 늘 다른 생각을 하는 것이 눈에 보이는 수준.


아마도 기타생각을 하지 않을까 싶으나 그녀에게 독심술을 쓸 수는 없으니 그냥 그렇구나 하고 넘어가야 겠지.


“하람이 너는 시험 잘 봤지?”


시험지를 내미니 예슬이의 표정이 참 볼만했다.


“넌 어떻게 공부를 그렇게 잘하는 거야?”

“수업시간에만 똑바로 집중하고 교과서 좀 보면 되던데?”


조금 크게 말했기 때문일까?

날카로운 시선들이 나에게 꽂히는 게 느껴졌다.


과장하나 안 보태고 당장 나를 죽일 듯한 시선들이었다.


‘성적 높은 걸로 질투할 거면 애초에 공부를 열심히 하던가.’


공부도 열심히 안하고 질투하는 건 이상하잖아.


‘이렇게 말하면 맞아 죽겠지?’


무엇보다도 예슬이가 옆에 있으니 죽음을 자초하진 말도록 하자.


“다음 주 부터는 여름 방학이니까. 다들 다치지 않게 조심하고.”


알림장을 벌서 쓰고 가정통신문까지 나우어 주시는 것을 보아하니...


“오늘 종례는 따로 없고 점심 먹고 바로 가면 돼.”


일찍 끝나는 날인 모양이다.


‘나이스!’


후딱 알림장을 적고 돈까스를 먹었다.


그저 돼지 고기를 튀긴 음식에 불과한데 왜 이렇게 맛있는 지 모르겠다.

물론 제대로 조리한 산해진미가 급식 돈까스 보단 맛있다.


‘하지만 제대로 조리한 돈까스가 제일 맛있지.’


완벽한 취향 저격이다.


“돈까스가 그렇게 좋아?”

“응.”

“나보다?”

“비교 대상을 그렇게 잡으면 안될 것 같은데, 예슬이는 못 먹잖아.”


“평생 돈까스 안 먹기 대 평생 나 안 보기. 어느거 선택할거야?”


물어 볼 것도 없다.


“당연히 평생 돈까스 안 먹기지. 예슬이 뿐만 아니라 내 친구들 전부 나한테는 소중한 인연이야. 고작 음식 때문에 포기할 가치는 없어.”


더 이야기하면 돈까스가 식을까봐 바로 입에 집어 넣어 아작! 하고 씹어 먹으니 예슬이가 고개를 푹 숙였다.



“혹시 돈까스 안 먹을 거면 나 줘.”


물론 그럴 일은 없었다.



* * *


“오늘 수업이 마지막이겠구나.”


선생님은 방과후 교사셨으니 다음학기에도 계실거라는 확신이 없었다.


“2학기에는 안 계세요?”


다른 친구 한명이 섭섭한 표정으로 물으니 선생님께서 무거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셨다.


“미안하다. 하반기 부터는 일정이 많아서.”


반년 간 정이 많이 들었기 때문일까?

숙연한 분위기가 찾아왔다.


“나중에 기타쪽으로 계속 나갈 거면 선생님한테 연락해.”

“알았어요...”

“그리고 울지 말고.”


마지막 수업이라 그런지 연습은 거의 하지 않았다.


“와! 피자!”

“와! 치킨!”


마지막이라고 피자랑 치킨을 잔뜩 사 주셨는데 덕분에 오랜만에 치킨 피자를 먹을 수 있었다.


다만 선생님께서 한 가지 실수를 하신 것이 있는데 우리가 어린애들이고, 심지어 점심까지 먹었다는 걸 고려하지 않으셔서 꽤 많이 남았다는 것이다.


“너희들 안 먹을 거면 내가 다 먹는다?”


먹성하면 알아 주는 편인 예슬이가 덤벼들어도 한참 남았으니 어쩔 수 없이 옆 방과후 애들이랑 같이 나눠 먹는 수 밖에 없었다.


“하람이 기타 반년 동안 기타 잘 배웠어?”


문제는 옆 반 방과후 선생님의 우리 반 담임 선생님이셨다는 것이다.


“네, 잘 배웠죠.”

“하람이 기타 진짜 잘쳐요!”


쓸 데 없는 말을 얹어 놓는 친구들의 모습에 담임선생님 뿐만 아니라 수학반 친구들 까지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한곡조 뽑아줄 수 있니?”

“기타만 치는 거면요.”


실장님 앞에서는 노래를 부르지만 이는 비밀이 지켜질거라는 보장이 있기 때문이다.


‘애들 입단속을 어떻게 해?’


의자에 앉은 뒤 기타를 올려 두었다.


-둥둥


가볍게 음향 체크를 한 뒤 아이들이 모두 알면서도 유명한 노래를 연주했다.


‘감정 담지 않게 조심!’


최대한 힘 조절을 하면서 줄을 튕기니 다들 즐거워하는 게 보였다.


-둥둥둥

-디기딩


-짝짝짝짝


“하람이 기타 진짜 잘 친다. 나중에 기타 리스트 될 거야?”

“모르죠.”


옆에서 뜨거운 시선이 느껴지길래 고개를 돌리니 예슬이가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독심술을 쓰지 않아도 무슨 소리를 하고 싶은 지 바로 알아 볼 수 있었다.


“예슬이도 기타 진짜 잘 쳐요. 한 번 쳐볼래?”

“물론이지!”

“기타 치기 전에 손 깨끗이 닦고.”


화장지로 대충 닦을 줄 알았는데 화장실 까지 가서 싹싹 닦아왔다.


“자 시작합니다!”


-둥둥둥!


예슬이가 친 곡은 굉장히 신나는 곡이었다.

애니메이션의 OST중 하나인데 그리 유치하지 않아서 나도 좋아하는 노래 중 하나였다.


-징 지기징.


신나는 얼굴로 기타줄을 튕기는 예슬이의 모습은 정말 멋졌다.

꿈을 향해 달려나가는 어린아이의 모습이 멋있지 않기는 힘든 법.

객관적으로 이전의 내 연주보다 더 나았기 때문에 박수 소리도 훨씬 더 컸다.


‘고맙다 예슬아!’


예슬이는 그렇게 내 방파제 역할을 충분히 해내 주었다.


* * *


“에에, 방학이라고 해서 다들 놀지만 말고...”


교장선생님의 훈화 말씀은 끝이 없었다.


‘방학이라.’


어색한 개념은 아니었다.

판타지의 아카데미에서도 잠시 학업을 쉬고 가문의 일을 하거나 개인의 수양을 쌓는 시기가 필수적으로 있었으니까.



그러나 그런 일이 자주 있진 않았다.

애초에 아카데미는 입학이필수가 아니기 때문에 굳이 아카데미에 들어가 본 적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뭘해야 하지?’


나는 아직 저학년이고 따라서 학교에서 보낸 시간이 길진 않았다.

깨어 있는 시간의 절반 이하로 있었으니 그 시간이 자유가 된다고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다.


‘대신 하루종일 어디 박혀 있을 수 있는 날이 길어진다는 차이가 있으려나?’


나중에 낼 노래를 미리 만들어 두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다들 조심히 집으로 가고 방학 잘 보내세요.”


교장선생님의 말씀이 끝나자 마자 다들 뿔뿔히 흩어졌다.


PC방에 가는 친구도 있을테고 친구들끼리 놀러가는 무리도 있었지만 우리는 아니었다.


“하람아! 예슬아 일로와!”


6학년 형의 주도로 뭉쳐 있던 우리는 그대로 고아원의 봉고차를 타고 복귀했다.


“방학이다 방학!”

“소신발언하나 할게요. 솔직히 방학이 아니어도 쉬고 놀 시간은 많았다고 생각해요.”


괜히 헛 소리 했다가 모두에게 얻어 맞긴 했으나 이것이 행복이 아니겠는가.


‘이게 행복이지.’


내 짧은 행복은 저녁식사가 된장국에 깻잎무침, 콩자반이라는 사실에 깨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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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고급 돈까스 24.08.29 60 2 11쪽
22 얼굴 공개 24.08.28 73 3 11쪽
21 예슬이는 노래를 못한다 24.08.27 83 3 11쪽
20 미션이 너무 어렵다 24.08.26 93 3 10쪽
» 방학이다! +4 24.08.25 111 2 11쪽
18 내 싸인을 왜 네가 받아가요? +1 24.08.24 110 3 11쪽
17 네가 걔구나? +1 24.08.24 123 3 11쪽
16 감정을 담는 법 +1 24.08.23 134 3 9쪽
15 예슬이는 천사다 +1 24.08.22 130 4 11쪽
14 얘도 천재였다 +1 24.08.20 132 3 11쪽
13 사별의 경험 24.08.19 138 3 11쪽
12 작곡가? 나쁘지 않은데? 24.08.18 147 3 11쪽
11 견학! 24.08.17 152 2 10쪽
10 핸드폰! 24.08.16 160 3 11쪽
9 누나가 아니라 아줌마 아니에요? 24.08.15 170 3 11쪽
8 인터넷이 터졌다 24.08.14 174 3 11쪽
7 튀어나올 송곳 24.08.13 186 3 12쪽
6 첫 공연 24.08.12 190 3 12쪽
5 그대여, 나에게 사랑을 24.08.11 210 3 13쪽
4 한 소절만이에요 +1 24.08.10 220 5 12쪽
3 방과후 기타 교실 24.08.09 238 3 11쪽
2 전사들의 노래 24.08.08 261 3 12쪽
1 음악의 신, 강림 +1 24.08.08 323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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