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천재? 아니 음악의 신이 강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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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공
작품등록일 :
2024.08.08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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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9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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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6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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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

DUMMY

“쪼오오오옥.”


힘차게 빨대를 빠니 시원한 초코의향기가 내 몸안을 정화 시켰다.


‘얼마 만에 먹어 보는 단 음료냐.’


고아원에는 콜라나 사이다 같은 음료수는 있었지만 초코 계열 음료수는 없었기 때문에 가끔 급식으로 나오는 초코 우유가 고작이었는데 간만에 진짜로 단 음료를 마시니 무언가가 회복이 되는 기분까지 들었다.


“나도 초콜릿 줘.”

“바꿔서 마셔 볼래?”

“응!”


예슬이가 내 초코라떼를 쪽쪽 빨아 먹는 사이 나는 아줌마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래서 원하는 게 뭔데요?”

“우리 친구 아주 성숙하구나... 이 누나가 원하는 건 말이지.”

“잠시만요.”


확실하게 하고 가야지.


“누나가 아니라 아줌마 아니에요.”

“푸흡!”


내 말에 선생님께서 마시고 있던 커피를 쏟아내셨다.

신기에 가까운 반사신경으로 다른 사람에게 튀진 않았지만 숨을 참고 끄윽 거리면서 웃는 걸 보니 어지간히 웃겼던 모양.


“...뭐?”


그녀의 표정이 울그락 불그락해졌다.

내 나이가 워낙 어려서 그런 거지 20대 후반 정도면 그렇게 나이가 많은 편은 아니다.

이모 정도만 들었어도 정신에 충격이 가해졌을텐데 갑자기 아줌마가 들이닥치니 당황해서 나를 노려보는 것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


“저희 선생님 보다 나이 많으신 거 아니에요? 그러면 아줌마죠.”

“에, 언니처럼 보이는데.”


“예슬이라고 했었나? 언니가 빵이라도 더 시켜 줄까?”


선생님이 휴지를 뽑아 주변을 닦고 다시 자리에 앉으셨다.


“그래 하람아. 내가 아줌마면 너희 선생님도 아저씨니?”

“그런 편이죠.”


우리 선생님은 아저씨 소리에도 멀쩡했다.


“넌 아무런 타격 없나 보다?”

“제가 살짝 노안이라 애들한테 아저씨 소리 많이들었거든요.”


객관적으로 피부가 나쁘다거나 관리가 안되어 있다거나 한 것은 아닌 선생님이었지만 기본적으로 머리가 길었기 때문에 아이들 입장에서는 조금 더 나이 있게 보일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군인이 되면 아저씨 소리는 다 한 번 듣잖아요.”

“아무튼! 난 아줌마가 아니야 누나야!하다 못해 이모라고 불러!”

“알았어요. 실장님.”


나는 그녀가 아까줬던 명함에 있던 명칭을 그대로 읽었다.


“후우, 그래 차라리 실장님이 낫다.”


아줌마 칭호에서 탈출한 그녀가 드디어 정신을 차렸는지 일 이야기를 이어갔다.


“아무튼... 하람아 우리 기획사에 들어올 생각 없니?”

“전혀 없는데요.”


조금의 생각도 없었다.

지금은 너무 이른데다가 어린 나이에 데뷔해봤자 내 실력을 그대로 발휘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익명으로 올릴 수도 있고 내 실력을 드러내 보일 수도 있는 너튜브에서 활동하는 게 훨씬 낫지.’


“그러면 기획사에서 연습생으로 활동하는 건 어떨까? 우리 기획사에는 실력 있는 선생님들이랑 선배들이 아주 많단다. 네 또래 친구들 중에서도 열심히 연습하고 있는 친구들이 있으니까...”


나는 그녀의 말을 가뿐히 무시한 채 초코라떼를 향해 손을 뻗었다.


‘응? 이게 왜 비어 있지?’


나는 한 모금 밖에 안 마셨는데 어느새 비워져 있는 초코라떼.

고개를 돌려서 예슬이를 바라보니 그녀는 내 시선을 철저하게 피하고 있었다.


바닐라 라떼라도 빼앗아 먹기 위해 시선을 돌렸으나 남아있는 것은 빈 컵뿐.


“예슬아?”


실장님께서 뭐라고이야기를 하시는 것 같았지만 지금 나에게 중요한 건 실장님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뚜~ 뚜루...”


내 시선을 피한 채 의미 없는 허밍만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자신의 잘못은 알고 있는 모양.


“으아악! 미안해!”


너무 괘씸해서 볼을 쭈아아악 잡아 당기니 바로 사과가 튀어나왔다.


“다 마신 건 괜찮은데 잘 못한 걸 알았으면 사과를 해야지.”

“우으... 알았어.”


실장님께서 초코 라떼 하나를 더 결제하는 것으로 문제는 해결되었다.


“그러면 하람아 견학이라도 한 번 와 보는 건 어떨까? 직접 보면 다른 생각이 들 지도 모르짆아.”


‘나쁘지...않나?’


찾아가서 나쁠 건 없다.

내가 눈코 뜰 세 없이 바쁜 사람이라면 이동과정에서 소모되는 시간이라는 손해가 있었지만 고작 8살 짜리 어린 아이가 그 정도로 바쁠 일은 없었다.


‘견학을 갔을 때의 이득을 판단해 보자.’


안 가는 것 보다 낫긴 할 것이다.

각자의 장소에서 노력하는 사람들을 보면 리프레쉬도 될 것이고 원장님께 음악에 대한 관심을 조금 더 표현할 수 있으며 다양한 사람에게 마신에 대한 평가를 물어볼 수 있었다.


‘한 번 쯤 가볼까?’


“견학와주면 누나가 맛있는 식사도 사줄게, 그리고 우리 기획사에 이쁜 누나들 엄청 많아.”


미인계는 나한테 쓸 모가 없다.


‘내가 지금까지 만나 본 여자가 몇 명인데.’


세계 제일미는 물론이고 세계의 긴 역사 속에서 가장 아름 다운 여성과도 연애를 해 본적이 있는데 아무리 현대의 화장이 좋다고 해도 평범한 아이돌이 그들을 뛰어넘을 것 같진 않았다.


“예쁜 언니들이요?”


예슬이가 나를 흘겨 봤다.


“어, 그리고 잘생긴 오빠들도 엄청 많아.”


다시 한 번 나를 바라보는 예슬이.


“잘생긴 오빠는 별로 필요 없을 것 같은데...”

“좋아요. 견학 한 번 가볼게요. 대신 밥 엄청 맛있는 걸로 사주셔야 해요.”

“물론이지.”


협상은 극적으로 타결되었다.


“저... 저도 데려가 주세요!”

“물론이지.”


자연스럽게 예슬이도 같이 합류하게 되었다.


‘그런데 원장님이 허락해 주시려나?’


우리가 조폭 집단에 놀러 가는 것도 아니고 분명히 이해해 주실 거다.


* * *


악몽.

나쁜 꿈, 무서운 꿈에 대한 통칭.

내 길고 긴 삶속에서 악몽이란 잊을만 하면 찾아와서 내 정신에 가벼운 노크를 하는 존재였다.


정신적으로 충분한 성장을 이룩한 이후에도 악몽을 간혹 꾸었더 걸 생각하면 악몽은 정신세계와 상관 없이 찾아오는 불청객과 같았다.


‘그렇다고 아무런 의미가 없는 건 아니지만.’


지금부터 작곡할 곡은 악몽의 불길함 부분을 극대화할 곡이었기에 일부로 좋은 기억들은 배제했다.


‘몽마한테 당한 일도 아예 빼는 게 좋겠지.’


현대에는 몽마 같은 존재가 없으니까 괜히 넣어 봤자 공감만 방해할 것이다.


‘문제는 역시 악기가 없다는 거.’


기타 하나만으로는 내 모든 곡을 다 담을 수 없었다.

리코더 하나가 더 있긴 하지만 그걸로도 조금 아쉬웠다.


‘이걸 지금 작곡한다고 해도 바로 올리는 게 맞나?’


실력이 더 올라갈 일도 없고 곡에 맞는 환경이 올 때 까지 기다릴 이유도 없었지만 악기가 조금만 더 주어지면 더 완벽하게 곡을 만들 자신이 있었다.


‘일단 피아노 정도는 있었으면 좋겠는데...’


머릿속에서 곡상이 떠올랐다.

살랑살랑 거리는 기타 소리와 피아노가 합주를 이루다가 연주가 완전히 가라앉는다 숨소리를 현상화한 소리를...


‘낼 수 있는 악기가 있나?’


머릿속에 구현되어 있는 소리는 거대한 가죽 봉지 같은 걸 살살 흔들어서 내는 것과 비슷했는데 지구에 이런 악기가 있을 지는 의문이었다.


‘지금 당장 만들기는 힘들겠네.’


지구에 있는 악기들로 노래를 만든다고 해도 노래의 분위기에 비해서 쓸 수 있는 악기가 너무 없었다.


‘어쩔 수 없지.’


나는 그저 자리에 앉은 채 머릿속으로 악몽이라는 곡상을 떠올렸다.

가장 큰 영감을 준 것은 역시 나의 13번째 환생.


이전의 실패들로 인해 끔찍하게 죽을 걱정에 삶 전부가 악몽으로 이루어진 끔직한 삶이었다.


‘하지만 결국 이겨냈지.’



악몽은 곡을 두 개를 쓰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느꼈다.

첫 번째는 거대한 악몽 앞에 선 인간의 무력함.

그리고 두 번째는 마침내 악몽을 무찌르고 스스로 당당하게 선 인간.


둘 다 나의 이야기니 순식간에 가사와 악상이 떠올랐다.


‘당장 쓰지 못하는 게 너무 아쉬울 뿐이네.’


머릿속에서 두 개의 곡이 완성되어 갈 쯤에 원장님께서 나를 부르셨다.


“하람아, 원장쌤이 부르던데.”

“부르던데가 아니라 부르시던데겠지.”


‘갑자기 나를 왜 부르시지?’


기획사에 견학을 가는 건 이미 허락을 맡았다.

선생님이랑 실장님이 직접 찾아오셔서 원장님의 허락을 받아냈기 때문에 이제와서 안된다고 하시진 않을 것이다.


‘애초에 엄청 흔쾌히 오케이 하셨지.’


그러니 혼을 내시는 건 아닐 것이다.


-똑똑


“원장선생님, 저 하람이에요.”

“그래. 들어오렴.”


원장선생님은 연기를 참 못하는 사람이었다.

화가 난 것처럼 목소리를 딱딱하게 만들고 계신 것 같은데 별로 화난 것처럼 안 느껴진다.

물론 다른 애들은 잘 속는 걸 보면 내 정신이 어른에 가까워서 그런 걸지도 모른다.


“네.”


그래도 나는 어른이었기 때문에 원장님의 어색한 연기에 속아 넘어가 주기로 했다.


조십스럽게 안으로 들어가니 원장님께서 상당히 엄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셨다.


“하람아 원장선생님이 하람이를 왜 불렀는지 알 것 같니?”

“아니요.”


대충 기 죽은 척 이야기하니 원장선생님이 일단 다가오라고 말씀하셨다.

쪼르르 다가가니 자리에서 일어나시는 원장선생님.


‘연기거리가 다 떨어지셨구나.’


이제 슬슬 연기를 풀고 웃으실 거다.


여기까지는 내가 예상할 수 있었지만 원장선생님이 무엇을 숨기고 있으셨는지 까지는 예상하지 못하고 있었다.


“짜잔~ 선물이란다.”


원장선생님이 내민 것은 작은 사이즈에 화면이 담겨 있는 핸드폰이었다.


“...네?”


나는 진심으로 당황해서 반문했다.


‘몰카 같은 건가?’


스마트폰이 아니라 터치폰이라고 불리는 물건이었지만 막 8살이된 꼬맹이가 받을만한 물건은 아니었다.


“하람이가 다른 아이들에 비해서 일정이 더 많은 편이잖니? 기타선생님이랑 실장님이랑 이야기를 나누려면 하나 있어야 할 것 같아서 샀단다.”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내 손 위에 핸드폰을 내려 놓으시는 원장님의 모습에 나는 눈물이 날뻔했다.


“진짜 고마워요!”

“다른 아이들한테는 어지간하면 보여주지 않는 거다?”

“네!”


내가 핸드폰을 받았다는 걸 알면 분명 자기들도 사달라고 난리를 피울 것이다.

품속에 핸드폰을 넣어 둔 뒤 곧장 내 자리로 돌아갔다.


‘핸드폰이 있으면... 이제 밖에서도 녹음을 할 수 있어.’


그말인 즉슨 이번주 금요일에 견학갈 기획사에서 몰래 무언가를 녹음하고 나올 수도 있다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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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얼굴 공개 24.08.28 72 3 11쪽
21 예슬이는 노래를 못한다 24.08.27 82 3 11쪽
20 미션이 너무 어렵다 24.08.26 93 3 10쪽
19 방학이다! +4 24.08.25 110 2 11쪽
18 내 싸인을 왜 네가 받아가요? +1 24.08.24 110 3 11쪽
17 네가 걔구나? +1 24.08.24 122 3 11쪽
16 감정을 담는 법 +1 24.08.23 133 3 9쪽
15 예슬이는 천사다 +1 24.08.22 129 4 11쪽
14 얘도 천재였다 +1 24.08.20 131 3 11쪽
13 사별의 경험 24.08.19 137 3 11쪽
12 작곡가? 나쁘지 않은데? 24.08.18 146 3 11쪽
11 견학! 24.08.17 151 2 10쪽
» 핸드폰! 24.08.16 160 3 11쪽
9 누나가 아니라 아줌마 아니에요? 24.08.15 170 3 11쪽
8 인터넷이 터졌다 24.08.14 173 3 11쪽
7 튀어나올 송곳 24.08.13 185 3 12쪽
6 첫 공연 24.08.12 189 3 12쪽
5 그대여, 나에게 사랑을 24.08.11 209 3 13쪽
4 한 소절만이에요 +1 24.08.10 219 5 12쪽
3 방과후 기타 교실 24.08.09 237 3 11쪽
2 전사들의 노래 24.08.08 261 3 12쪽
1 음악의 신, 강림 +1 24.08.08 321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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