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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대통령도 예상 못했겠지.

DUMMY

도진이 대통령의 제안을 거절한 이후, 그에 대한 보복이 시작된 것은 청와대에 다녀온 지 사흘이 채 지나기도 전이었다.


[권도진, 국부 유출의 주범? 해외자본 유치로 토종기술 팔아넘겨]

[상온초전도체, 결국 미국 기업 손에··· 권도진의 ‘배신’]

[은하컴퍼니, 새만금 특혜 받고도 해외자본 유치? ‘양다리’ 의혹]


“재밌네.”


주요 일간지 1면에 자신의 사진과 함께 실린 헤드라인들을 살피던 도진은 피식 웃었다.

하지만, 입가의 웃음과 달리 그의 눈은 웃고있지 않았다.


“주요일간지, 그 중에서도 집권당 쪽 언론에서 특히 심하게 비난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인터넷 여론도 여기에 휩쓸리는 중이고요. 이건······.”

“길들여 보겠단 거지, 애국심을 이용해서 말야.”


꽤나 유효한 전략임에는 확실했다.

안 그래도 최근 들어 횡령이나 기술유출 등의 범죄가 잦은 판국에, 한국의 위상을 바꿀 정도의 기술이 다른 나라에 넘어갈지도 모른다는 선동은 그 어느때보다도 잘 먹혀들테니 말이다.

특히나, 실제로 미국의 일론 머스크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도진이라면 더더욱 말이다.

작게는 새만금 사업에, 크게는 은하컴퍼니와 도진의 신변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을 정도의 사안인 것은 분명했다.

하지만.


“그게 정말로 통할 거라고 생각했다는 걸 대단하다고 해야할지, 멍청하다고 해야할지. 정말로 자기한테 주도권이 있다고 생각한 건가?”


도진의 머릿속에 든 감정은, 분노보다는 황당함에 가까웠다.

청와대에서 나설 때 대통령의 태도, 그리고 누가봐도 정부의 압력이 가해진 게 분명한 이 기사들까지.

도진을 분명하게 자신의 아래로 보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혹시 몰라서 회계적으로 문제될 부분은 미리 정리해뒀어요. 세무조사가 들어와도 먼지 하나 안 나올 정도로요.”

“뭐···거기까진 안 가도 될 거 같긴 하지만, 잘 했어.”

“일단은 저희 쪽에서도 반격을 진행해야 할 거 같아요. 이대로 가다간 여론이 완전히 돌아설거고, 그렇게되면 인도자님께서 정말 곤란한 상황에 처할지도 몰라요. 물론 신체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겠지만, 사업에는 꽤 문제가 될 테니까요.”


꽤나 걱정되는지, 설명을 이어나가는 아리아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그에 반해, 도진의 표정은 담담했다.


“반격, 해야지.”

“일단은 여론전부터 들어가죠. 예전에 만났던 기자들에게 보도자료를 돌린 다음······.”

“아니.”


아리아가 내놓는 계획에 도진은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 저 쪽 의도대로 움직이는 거나 마찬가지야. 그건 곤란하지.”


단순히 상대의 공세를 막고 반박만 하는 것은 주도권을 계속 상대에게 쥐어주는 꼴이다.

그보다는, 한 발짝 더 나아가 상대가 대응할 수 없는 방식으로 공격할 필요가 있었다.

마치, ‘스타로드’에서 처럼 말이다.


“그러면······.”

“아까 말한대로 기자들한테 연락은 돌려 놔. 하지만, 보도자료 내용은 좀 달라야겠지.”

“어떻게요?”

“기자회견을 열 거라고 해. 시간은 가급적 빠른 편이 좋겠어.”

“정면돌파할 생각이시군요.”

“한 대 맞았으면 우리도 한 대 때려줘야 하지 않겠어?”


고개를 끄덕인 도진의 눈은, 이미 승리를 직감한 듯 반짝이고 있었다.


***


“이건 악수입니다! 지금이라도 재고해주십시오!”


미래발전당 3선 국회의원 김수철의 목소리는 분노에 차 있었다.

그가 선 곳이 청와대고, 이 곳에서 목소리를 높인 것이 오늘로 세 번째라는 사실 따위는 그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건, 눈 앞의 남자가 자신의 지역구에 똥을 뿌릴지도 모른다는 사실이었다.

문제는 하나였다.


“이 사안은 군안시의 발전과도 직결되는 일이란 거, 대통령님께서도 잘 아시지 않습니까?”


자신의 국회의원 생명을 시한부로 만든 남자는, 다름아닌 이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란 사실 말이다.


“지방의 균형발전, 중요하지요. 저도 압니다. 제 공약 기억 안 나십니까?”

“그렇게 잘 아시면서 왜······.”

“의원님도 잘 아시지 않습니까.”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수철을 향해, 조현석 대통령은 비릿한 미소를 짓고는 말을 이었다.


“원래, 새싹은 미리 밟아둬야 하는 법입니다. 그 시기를 놓치게 되면 처음에 들일 힘보다 더 많은 힘을 쓸 수 밖에 없고요.”

“대통령님!”

“저야말로 의아하군요. 원래 재계 길들이기는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해왔던 전통 아닙니까? 권도진 그 사람은 재계의 신성, 아니 초신성이 될 게 분명한 존재입니다. 가만히 내버려두면 정부고 뭐고 뵈는 거 없이 날뛸 게 뻔하잖습니까.”

“그러다가 정말로 상온초전도체 기술을 타국에 넘기기라도 하면, 어떻게 하시려고 그러십니까?”


수철의 딴에는 당연한 지적이었다.

상온초전도체 기술이란, 한 나라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21세기에 나타난 현자의 돌을 타국에 빼앗기게 된다면, 국가적으로 얼마나 큰 손해가 될 지는 누가 보더라도 자명했다.

그러나.


“그거야말로 잘 된 일이죠.”

“뭐, 뭐라고?”


생각지도 못한 대통령의 말에 수철은 자신도 모르게 반말을 내뱉었다.

하지만 현석은 여전히 재수없는 웃음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스스로 매를 맞겠다고 선언했으니, 매를 휘두르면 될 일입니다.”

“아니, 매를 휘두른다고 사라진 기술이 돌아오는 건 아니잖습니까?”

“김수철 의원, 우리 솔직해집시다.”


수철의 말을 끊은 현석의 표정은, 조금 전과 달리 차가웠다.


“그게 우리 당과 무슨 상관입니까?”

“뭐요?”

“상온초전도체, 훌륭한 기술이죠. 어쩌면 이 나라를 정말 바꿔놓을지도 모르고 말입니다. 그런데.”


잠시 말을 멈춘 대통령의 입이 열렸다.


“그게, 우리 당의 승리와는 무슨 상관이냔 말입니다.”

“지금 그게 무슨······.”

“권 대표를 내버려두면 잘 해야 뒤치닥거리를 잘 했다는 칭찬 정도나 들을 뿐입니다. 하지만······.”


말을 하다 말고, 현석은 한 쪽 입꼬리를 올렸다.


“한민족이 발전할 기회를 발로 차고 외국에 팔아넘겨버린 민족의 반역자를 단죄하는 건, 전 국민적인 지지를 받게 되겠지요.”

“···설마.”


그제야, 수철은 대통령이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것인지 눈치챌 수 있었다.


“지금 권 대표를 제물로 쓰겠단 겁니까?”

“뭐, 최악의 경우엔 그럴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권 대표가 스스로 굽히고 들어온다면 굳이 그럴 필요는 없겠죠. 권 대표가 우리 당을 지지해준다면 그것 만으로 꽤나 괜찮을 지지율을 얻을 수 있을테니까요. 하지만···보아하니 권 대표는 그럴 생각이 없어보이는군요.”

“···그 제물에, 군안시와 저도 포함된다는 건 알고 하시는 말이리라 믿습니다.”


상온초전도체 바람에 편승해 지역구 내의 지지율을 끌어올린 김수철 의원이었다.

반대로 말하면, 그 바람이 사라지는 순간 하늘에 떠 있던 수철은 곧장 지면으로 추락하게 된다는 것과 같았다.

원래부터 없었던 것보다는 손에 쥐었다 빼앗기는 것을 더 싫어하는 인간의 특성 상, 상온초전도체공장의 유치로 새롭게 생긴 일자리를 빼앗기게 된 군안시민들의 분노는 지역구 국회의원인 수철에게로 향할 게 분명했다.

하지만, 수철이 정말로 분노한 것은 다른 부분이었다.


“물론, 저도 그 과정에서 의원님과 군안시민들의 실망이 클 거란 건 잘 알고 있습니다. 당연히 보상이 있어야겠지요. 특히 당을 위해 희생하신 의원님께는 더더욱 말입니다.”

“보상이 문제가 아니잖습니까! 어떻게, 나라 팔아먹는다는 소리를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그렇게 당당히 하실 수 있는 겁니까?”


상온초전도체.

한국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기적의 기술을 아무렇지 않게 외국에 넘겨버리겠다는 식으로 말하는 대통령이, 그가 분노하는 진짜 이유였다.

3선을 거치면서 닳고 닳은 정치인이 되었다고는 하지만, 최소한의 애국심 정도는 여전히 가슴 속에 품고 있는 수철에게 대통령이 말하는 보상이란 일고의 가치도 없는 것이었다.


“그리고, 설사 대통령 말대로 된다 한들 권 대표가 가만히 있을 것 같습니까? 분명 지난 만찬 자리에서의 이야기가 나올거고, 그렇게 되면 여론은 금방 돌아갈겁니다!”

“그래봐야, 증거 하나 없는 개인의 주장일 뿐입니다. 그리고, 여긴 청와대입니다. 잊으셨습니까?”


들어오기 전부터 몸수색 등을 통해 녹음장비 따위를 체크하는 건 기본중의 기본인 이 곳에서, 몇 명만이 나눈 비밀스러운 이야기가 밖으로 새어나간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었다.

조현석 대통령이 이렇게 자신만만해 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결국.


“···아무래도, 대통령과 당과의 인연은 여기까진가봅니다.”


김수철은 결정을 내렸다.


“군안시를 제물로 바치려는 당, 그리고 대통령과는 더 이상 함께하지 않을 겁니다. 그럼.”


탈당을 선언한 다음, 수철은 곧장 몸을 돌려 집무실 문 밖으로 나섰다.

하지만 그 뒷모습을 보고도 현석은 여전히 미소를 짓고 있었다.


“상황판단이 안 되는 모양이군. 4선은 힘들겠어.”


그 말을 끝으로, 현석은 밀린 업무를 마저 처리하기 위해 집무실 책상에 앉았다.

아니, 앉으려했다.


“대통령님.”


비서실장이 들어오기 전까지는 말이다.


“무슨 일인가?”

“권 대표가, 기자회견을 한다고 합니다.”

“기자회견?”

“네. 지금 막 시작했습니다.”


삑! 삐!

그 말과 함께, 비서실장은 집무실 구석에 위치한 대형 TV를 켜고 채널을 돌렸다.

그러자, 화면 위로 마이크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빈 탁자가 나타났다.


“뭐,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들어는 보자고. 어차피 아무도 들어주지 않겠지만 말이지.”


이미 주요 언론들에게 권도진을 압박하라고 언질을 넣어둔 상태였으니, 현석에겐 상대가 무슨 짓을 하건 아무 소용도 없으리라는 확신이 있었다.

현석의 입가에 여유로운 미소가 맺혀있는 것은 그런 이유에서였다.

앞으로의 일이 어떻게 될 지도 모르는 채 말이다.


***


[5,000 영향력 포인트를 지불했습니다.]


기자회견 석상으로 향하던 도진은 눈 앞에 떠오른 메시지를 확인하고는 자신감어린 미소를 지었다.


-이제 인도자님의 목소리나 표정에 조금 더 설득력이 실리게 될 거에요. 딱히 드러나는 건 없겠지만요.

‘드러나면 오히려 문제가 아닐까?’


뒤따라 걷고 있던 아리아의 목소리가 머릿속에 울려퍼지자, 도진은 속으로 대꾸하며 미리 준비된 자리에 앉았다.

분명 썩 좋지 않은 상황이었음에도, 그의 입가에는 자신감 가득한 미소가 깃들어있었다.


툭 툭

곧, 마이크를 손가락으로 쳐서 테스트를 마친 도진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은하 컴퍼니의 대표 권도진입니다.”


찰칵! 찰칵!

그가 자리에 앉기 전부터 터진 플래시를 맞아가며, 그는 말을 이었다.


“갑작스러운 회견에도 이 자리까지 나와주신 기자님들께 감사드리며, 본격적인 회견을 시작하기 전 먼저 들려드릴 게 있습니다.”


말과 함께 도진은 미리 설치되어있던 노트북에 USB를 꽂았다.

그 순간.


-권 대표.

-네.

-가는 게 있다면, 오는 것도 있는 것이 세상의 이치 아니겠습니까?


기자회견장에 배치된 스피커로부터, 두 사람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 목소리를 들은 취재진들의 분위기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이건······.”

“조현석 대통령 목소리잖아?”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두 목소리 중 하나는, 다름아닌 조현석 대통령의 목소리였으니 말이다.

그 것도, 본래라면 결코 녹음될 수 없는 청와대 내에서의 대화였다.


‘아마, 이건 대통령도 예상 못했겠지.’


아리아와 연결된 초양자컴퓨터가 청와대의 내부망을 해킹하고 영빈관을 도청할 수 있다는 사실은, 더더욱 말이다.


작가의말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금일 22시 20분 연재는 예정대로 진행토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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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12 24.08.27 9,314 21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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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 대통령도 예상 못했겠지. +10 24.08.26 9,383 218 12쪽
18 선택하셔야 할 겁니다. +14 24.08.25 9,438 20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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