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원 통로 개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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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백
작품등록일 :
2024.08.10 06:53
최근연재일 :
2024.09.01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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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0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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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엑스트라 라지(XXL) 클래스 몬스터

DUMMY

더블 엑스트라 라지(XXL) 클래스 몬스터


조태백이 임시 서쳐 일에 종사한 지 두 달이 흐른 어느 날.


하는 일 없이 빈둥거리던 조장 박덕수가 조태백과 최정국을 향해 소리쳤다.

“야! 철수한다.”


“조장님. 무슨 일입니까?”


박덕수는 짜증을 내며 조태백을 재촉했다.

“몰라. 지금 빨리 들어오라잖아. 저것들이나 얼른 모아.”


부웅~. 부웅~. 부웅~.

조태백이 차에 달린 외부 스피커를 통해 서브 휴먼들에게 모이라는 신호를 보냈다.


전진기지로 돌아온 조태백의 눈에 보이는 전진기지는 평소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경비팀 일부를 제외하고는 모두들 현장에 나가 있어야 할 시간에, 개척대는 물론이고 일반 인부들까지 모두 돌아와 있었다.


“컴배터 중에 여러 명이 죽고, 대장도 크게 다쳤다는데.”

서브 휴먼들을 숙소에 데려다 주러 간 길에, 경비팀의 김인수에게 들은 첫 말이 사고의 결과였다.


“왜요?”

차원 통로 내에서는 절대자에 버금가는 능력을 가진 게 엑스트라 휴먼이었다.

그런 엑스트라 휴먼, 정우람이 중상을 입었다는 뜻밖의 말에 반사적으로 반문이 튀어나왔지만, 조태백도 답은 알고 있었다.


‘도대체 얼마나 센 몬스터를 만난 거야?’


“더블 클래스가 나타났다 던대.”

“벌써요? 그건 더 있다가 나와야 되는 거 아니에요?”


몬스터를 연구한 학자들은 몬스터의 등급은 최소한 일곱 개의 등급으로 나뉜다고 발표하였다.

몬스터의 몸 속에서 발견되는 마나젬(mana-gem)의 색깔을 기준으로 구분한 것이었는데, 최하급이 레드급이고, 최고 등급이 블루급이었다.


학자들이 마나젬의 색깔로 몬스터의 급을 구분했다면, 엑스트라 휴먼이나 컴배터들은 자신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부르고 있었다.


레드급 – 스몰(S) 클래스,

오렌지급 – 미디엄(M) 클래스,

옐로우급 – 라지(L) 클래스,

옐로우화이트급 - 엑스트라 라지(XL) 클래스,

화이트급 - 더블 엑스트라 라지(XXL) 클래스(‘더블 클래스’),

블루화이트급 - 트리플 엑스트라 라지(XXXL) 클래스(‘트리플 클래스’)

그리고 블루급 - 쿼드로플 엑스트라 라지(XXXXL) 클래스(‘쿼드로플 클래스’)이었다.


현재까지 발견된 최고 등급의 몬스터는 트리플 클래스 즉, 블루화이트급이었다.


쿼드로플 클래스인 블루급이 발견된 적은 없었다.

그렇지만, 마나젬의 색깔이 표면 온도에 따른 별의 색깔과 일치한다는 걸 감안한다면, 당연히 블루급은 있을 거라는 게 과학자들의 주장이었다.


종합적인 검토를 통해서, KR1HHL에서는 7단계 중 5단계인 화이트급(XXL: 더블 엑스트라 라지 클래스) 몬스터가 최고 등급일 거라 생각하고 모든 작전을 진행했었다.


최고 등급의 몬스터는 통로의 맨 끝에서나 나타나야 정상이었다.

그런데, 아직도 최소 1년은 남은 시점에 ‘더블 클래스’가 나타났다는 건 예상을 벗어나도 엄청나게 벗어난 일이었다.

더블 클래스 몬스터의 등장으로 KR1HHL(KR4,926)은 초비상 상태가 되었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한 대요?”

“위에다 보고하고 지시가 내려올 때까지, 일단은 전진기지를 지키고 있어야 된다더라.”

“이곳도 위험해지는 거 아니에요?”

“그럴 수도 있지. 가만히 있는 사자의 코털을 건드려 놓았으니 말이야.”


자기 영역을 지키고 있던 더블 클래스 몬스터의 성질만 돋운 꼴이었다.

몬스터가 자기 영역을 벗어나 공격해 오는 최악의 경우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그러게요. 걱정이네요. 그럼 당분간은 마나스톤 채취는 안 하겠네요?”

“그거야 나는 모르지. 그나저나 컴배터들 분위기가 너무 안 좋으니까 조심해라. 잘못하다간 몬스터가 아니라 사람한테 당할 수도 있다.”

“알았어요. 분위기 풀릴 때까지 그냥 숙소에나 있어야겠네요.”


조태백은 김인수와 대화를 마치고, 반납하고 남은 마나스톤들이 들어 있는 배낭을 고쳐 매고 숙소로 돌아갔다.


KR1HHL(KR 4,926) 의무실.


최수광 소장이 의무실장인 김태원에게 소곤거리는 음성으로 물었다.

“지구로 후송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누워있는 정우람을 의식해 소리를 낮추는 최소장과는 달리 김태원 의무실장은 별개 아니라는 듯 평소의 목소리로 답했다.

“경과를 지켜봐야 확실히 알겠지만, 엑스트라 휴먼이 워낙 회복력이 좋아서 그렇게까지는 안 해도 될 거 같습니다. 한 사흘 누워있으면 아마 털고 일어날 겁니다.”


“정말로 괜찮을까요?”


최소장의 질문에 개척대의 부대장인 컴배터 오영일이 답을 했다.

“최소장님. 그리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겁니다. 우리 컴배터만 해도 저 정도의 상처는 보름이면 털고 일어납니다. 정우람 대장 정도라면 빠르면 사흘, 늦어도 나흘이면 충분할 겁니다.”


의무실장은 최소장의 반복되는 질문에 대꾸할 가치도 없다는 듯 자기 할 일에만 몰두했다.


“그래? 그럼 다행이네. 그나저나 오부대장. 이제 어떻게 해야 해?”


오영일의 답을 듣고서야 최소장은 정우람에 대한 걱정을 덜었다.

최소장과 오영일은 KR1HHL의 개척 초기부터 같이 일해 와서 사적인 자리에서는 호형호제할 정도로 친한 사이였다.


정우람에 대한 걱정에서, 앞으로의 일로 걱정이 옮겨갔다.


“본부에서 대책을 세워 바로 연락을 주겠답니다. 이곳 사정을 알아듣게 설명했으니 곧바로 무슨 대책이 나올 겁니다.”

“내가 몬스터에 대해서는 잘은 모르지만, 그래도 이제까지 먹은 짬밥이 있잖아. 자기 영역을 침범당한 몬스터가 가만히 있지 않을 거라는 거 정도는 알아. 여기 그냥 있어도 되는 거야?”

“당장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겁니다. 몬스터 영역에서 여기까지는 거리가 적지 않습니다. 그리고 몬스터 습성을 봤을 때 몬스터가 온다 하더라도 최소한 일주일은 걸릴 겁니다.”


몬스터는 원을 그리며 점진적으로 자신의 영역을 넓혀 나가는 습성이 있는 걸로 밝혀졌다.

몬스터가 곧바로 직선거리로 이동한다면 전진기지까지는 하루면 도달할 수 있는 거리지만, 추가로 몬스터를 자극하지만 않는다면 당분간은 크게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럼, 그냥 기다리고 있기만 하면 되는 건가?”

“위에서는 구체적인 지시가 내려갈 때까지, 그냥 전원 대기하고 있으랍니다. 아마 이삼일이면 대책이 설 겁니다.”

“알았네. 인부들이 불안해할 거 같으니까, 인부들한테는 자네에게 들은 대로 말해 놓겠네. 나 먼저 가네.”


최소장은 의무실을 나와, 이번 사태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을 인부들에게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인부들의 숙소로 향했다.


대한민국 5대 기업 중 한 곳인 창도(唱導)그룹 회장실.


정종철 왕회장이 장시간의 회의를 마치고 회장실로 들어오는 장남 정환국을 보며 말했다.

“회의하느라고 고생했다.”


“아버님께 걱정 끼쳐드려서 죄송합니다.”

“예상보다 쎈 몬스터가 나타난 게, 어째서 네가 죄송할 일이냐?”

“아닙니다. 분식 회계 건도 그렇고, 제가 많이 부족합니다.”


일 년 전 대한민국은 창도그룹의 대규모 분식 회계 사건으로 시끄러웠다.

분식 회계 규모가 너무 커서 그룹 내 주요 계열사 중 몇 곳은 상장폐지까지 거론될 정도였다.

웬만하면 적당한 선에서 봐줬을 정부조차도 워낙 피해자가 다수라 여론 눈치를 봐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정종철 회장이 책임지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면 사건을 최대한 덮어주겠다는, 정부 측 고위 인사가 제시한 거래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정종철이 일선에서 물러나고, 정환국이 현재 회장을 맡고 있었다.


“됐다. 그나저나 어떻게 처리하기로 했냐?”

“현재 개척 속도가 가장 빠른 안면도에 있는 세 명은 제외하고, 우리 그룹 산하 차원 통로에 소속된 모든 엑스트라 휴먼들을 일단 천안으로 보내기로 했습니다.”


정환국이 말하는 천안이 KR1HHL이었다.


“그래? 그럼, 모두 몇 명이냐?”

“우람이를 빼고, 모두 세 명입니다.”

“그걸로 되겠냐? 안면도 인원을 천안으로 돌리거나 다른 회사에 말해서 좀 빌려와야 하는 거 아니냐?”


“엑스트라 휴먼 뿐만 아니라 컴배터들까지 대거 동원할 예정입니다. 안면도는 절대로 진행 속도를 늦춰서는 안 되는 곳이라 처음부터 인원을 빼는 건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다른 회사들에게 손을 벌리는 것도, 우리나라 최초로 통로 개척을 완수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자존심의 문제라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이 정도면 별문제 없이 급한 불은 끌 수 있을 거라고 기획조정실에서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급한 불?”

“예. 일단 지금 나타난 더블 클래스 처리하는 데까지만 집중할 예정입니다. 안면도 쪽 개척이 끝난 이후에나 천안 쪽은 다시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벌써 더블 클래스면 앞에 뭐가 더 있을 지 모르니까요.”


“뭐. 그거야 맞는 말이다. 네가 어련히 알아서 했겠냐? 잘 해결되겠지. 그나저나 그럼, 우람이 문제는 어떻게 처리할 계획이냐?”


KR1HHL의 개척대 대장인 엑스트라 휴먼 정우람은 정종철 회장에게는 조카로, 정환국과는 4촌 형제였다.


“사고가 난 게 차라리 잘됐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기회에 정리할 생각입니다.”

“생각해 둔 방법은 있는 거냐?”

“예. 이번에 천안으로 파견되는 엑스트라 휴먼들에게 손을 쓰게 할 계획입니다. 적당히 알아서 잘 처리할 겁니다.”

“지난번 같은 실수가 있어서는 안 된다. 그 점은 명심해서 처리하도록 해라.”

“예. 걱정하지 마십시오. 지난번에는 보는 눈이 많아서 제대로 손을 못 썼지만, 이번에는 우리 지역입니다. 말끔하게 정리하겠습니다. 그리고, 저도 우람이에게 이 모든 걸 뺏기고 싶진 않으니까요.”

두 사람은 자신들도 모르게 목소리를 낮춰 정우람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그래. 그리고, 지(G) 프로젝트는 제대로 준비되고 있는 거지? 내가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거지?”

G 프로젝트는 창도 그룹이 개발하는 통로 개척을 마친 후의 계획을 말한다.


“그 점도 전혀 염려하실 거 없습니다. 작은아버지와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습니다. 군이 도와주기로 했는데 무슨 문제가 있겠습니까?”


정환국은 육군참모총장 김태종으로부터 첫번째 차원 통로의 개척이 끝난 후 행성 정복을 하는 일에 대한민국 육군 차원에서 도와주기로 약속을 받았다.

김태종은 정종철 회장과 의형제를 맺고 있어, 정환국은 김태종을 작은아버지라 불렀다.


“나도 태종이한테 대통령하고도 얘기 잘 끝났다는 얘기 들었다. 태종이가 도와주는 건 도와주는 거고, 또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들도 적지 않을 테니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해라.”


“예. 안 그래도 작은아버지도, KH그룹이나 보명그룹 쪽 차원 통로 개척 속도가 예상 외로 빠르다는 걸 걱정하고 계셨습니다. 그런 점 때문에라도 안면도 인원은 건드릴 수 없었습니다.”


육군참모총장 김태종과 대통령, 그리고 창도그룹 간에는 우리나라 최초로 차원 통로 개척에 성공한다는 걸 전제로, 행성 정복에 군을 움직이기로 합의가 된 상태였다.


만약, 다른 그룹 쪽에서 먼저 차원 통로 개척을 마친다면, 다른 그룹은 군이 돕지 않으면서 창도그룹만을 도울 수는 없게 된다.

우리나라 최초의 차원 통로 개척 완료라는 명분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창도그룹이었다.


“그렇다면, 안면도에 인원을 더 붙여서 속도를 올려야 되겠구나.”

“예. 그래서 이번에 천안 일만 일단 봉합하고 나면 그 인원을 전부 안면도로 붙일 예정입니다. 현재 예상은 1년이지만, 최대한 당겨서 6개월 안에 마칠 생각입니다.”


창도그룹 회장실의 불은 밤 12시가 되어서야 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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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정보공개 24.08.30 45 1 15쪽
19 계약 24.08.29 48 3 13쪽
18 또 한 번의 브레인 버스팅 24.08.28 51 3 11쪽
17 엑스트라 라지(XL) 클래스 몬스터 24.08.27 56 2 12쪽
16 정우람의 유산 24.08.26 53 2 11쪽
15 연종민 24.08.25 55 3 12쪽
14 첫 임지(任地) 그리고 첫 사냥 24.08.24 56 3 12쪽
13 장하다. 조태백. 24.08.23 63 2 12쪽
12 브레인 버스팅(Brain Bursting) 24.08.22 73 3 13쪽
11 몬스터 사냥 +2 24.08.21 71 4 13쪽
» 더블 엑스트라 라지(XXL) 클래스 몬스터 24.08.20 78 2 12쪽
9 마나스톤 24.08.19 72 4 11쪽
8 서브 휴먼(Sub-Human) 24.08.18 71 1 12쪽
7 서쳐(Searcher) 24.08.16 80 2 13쪽
6 KR1HHL(KR4,926) 24.08.15 83 2 14쪽
5 차원통로 개척회사 공제회 24.08.14 88 4 15쪽
4 다시 차원통로 24.08.12 92 3 13쪽
3 9억원 24.08.11 99 4 14쪽
2 일당 백만원 24.08.10 119 3 12쪽
1 프롤로그 : 차원 통로 개척 24.08.10 147 4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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