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원 통로 개척자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조태백
작품등록일 :
2024.08.10 06:53
최근연재일 :
2024.09.01 10:05
연재수 :
22 회
조회수 :
1,604
추천수 :
61
글자수 :
121,756

작성
24.08.24 12:35
조회
56
추천
3
글자
12쪽

첫 임지(任地) 그리고 첫 사냥

DUMMY

첫 임지(任地) 그리고 첫 사냥


“창도그룹하고는 절대로 계약 안 합니다.”

조태백은 창도그룹과는 계약할 의사가 전혀 없었다.

엑스트라 휴먼 계약을 대리하는 작은아버지 조길영에게 제시한 절대적인 조건이었다.


회사의 회의실에 모인 식구들은 조길영으로부터 계약과 관련된 이야기를 들었다.

“연봉은 600억 원이고, 성과급은 별도입니다. 그리고, 덕분에 우리 회사도 KH그룹에 협력업체로 등록했습니다.”

“와우. 대단하구나.”


조길영은 자신의 DT 업계 인맥을 총동원했다.

아니, 업계의 모든 인맥이 앞다투어 조길영과 다리를 놓으려 했었다.


항상 업계의 변방에 머물러 있던, 조길영으로서는 처음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는 호사를 누렸다.

조길영은 최선을 다해 괜찮은 조건의 계약을 체결했다.


“그런데, 태백이 차원 내성은 도대체 얼마인 거냐?”


조태백의 구체적인 차원 내성을 아는 사람은 조태백과 조길영뿐이었다.

큰아버지 조대영에게도 알려주지 않았다.

그게 아쉬웠던지 조대영이 조길영에게 물었다.


“그건 알려고 하지 마십시오. 나도 계약을 대리하지 않았다면 절대로 알려고 하지 않았을 겁니다.”


엑스트라 휴먼의 차원 내성은 극비 중의 극비 사항이었다.

아무리 엑스트라 휴먼이 차원 통로에서는 절대자나 다름없다 하더라도 절대로 죽지 않는 건 아니라는 것 또한 사실이기 때문이었다.


조길영은 조대영이나 다른 사람들이 기분 나빠하지 않도록 신중하게 설명했다.

“차원 통로에서는 몬스터만 위험한 게 아니거든요. 엑스트라 휴먼에게는 어쩌면 사람이 더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이 정보가 안 좋은 의도를 가진 사람들에게 들어가게 되면, 태백이를 위험에 빠트릴 수도 있습니다.”


조길영의 말이 마치자마자 조태백의 아버지 조용상도 조길영을 거들었다.

“형. 기분 나빠하지 마십시오. 나도 태백이 차원 내성이 얼마인지 모릅니다.”


조용상까지 나서자, 조대영으로서도 납득하지 않을 수 없었다.

“뭐. 그렇다면야 굳이 나도 알 필요는 없겠지.”


회사의 재무 이사를 맡고 있는 막내고모부가 회의실에 모인 목적을 상기시켰다.

“자. 그럼 이제 유상 증자 건과 관련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태백이가 출자하는 100억 원은 오전에 회사 계좌로 입금되었습니다. 이제 우리 회사의 최대 주주는 51%의 지분을 가진 태백이 입니다.”

막내고모부가 바뀌게 되는 지분 구조를 설명했다.


이어서, 대표이사인 큰아버지 조대영이 조태백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설명했다.

“80억 원은 시설 확장하는 데에 사용하고, 20억 원은 원재료 구매 등의 운영 경비로 사용할 예정이다. 태백아. 너도 동의하지?”


회의가 마칠 때쯤에 조길영이 새로운 제안을 했다.

“아. 그리고 회사 이름을 바꾸면 어떨까요?”


“태백이만 괜찮다고 하면, ‘태백 차원 개발’로 이름을 바꾸면 좋겠습니다.”

엑스트라 휴먼, 조태백의 이름이 갖는 가치를 마지막까지 뽑아내겠다는 의도였다.


“제 이름을 팔아서라도 회사에 도움이 된다면야 저는 상관없습니다. 이젠 제 회사잖아요.”

조태백은 자기 회사라는 걸 강조했다.


큰아버지 조대영의 얼굴에 당혹감이 스쳤다.


그리고, 조태백은 즐거운 마음으로 큰아버지 조대영 얼굴의 표정 변화를 즐겼다.


한 달 후.


“안녕하십니까? 오늘부터 개척대 대장을 맡은 조태백입니다.”

한 달 동안의 연수 후, 조태백은 개척대 대장으로서의 임무를 시작했다.


인부들 사이에서 개척대 대장을 맞이하는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조태백! 조태백!”


그런 인부들의 모습은 컴배터와 서쳐들에겐 생소한 모습이었다.

그들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제가 여기로 오게 될지는 몰랐습니다. 이렇게 다시 뵙게 되니 정말 반갑습니다.”

조태백은 KR1HHL(KR4,926)의 개척대 대장으로 임명되었다.


조태백이 여기로 오게 된 건, 창도그룹에서 KR1HHL을 시장에 매물로 내놓으면서 가능해졌다.


창도그룹이 그렇게 한 가장 주된 이유는, 현재 가장 빠른 개척 속도를 보이는 안면도의 KR1EKD(KR2,968)에 그룹의 모든 역량을 쏟아붓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KR1HHL에 예상보다 강력한 몬스터가 등장했다는 점도 고려됐다.


게다가 자신들의 안마당에서 나온 엑스트라 휴먼은 다른 회사에 뺏기고, 한 명 줄어들기만 했으니 KR1HHL에 배치할 엑스트라 휴먼이 마땅찮았다.


창도그룹에서 KR1HHL을 매물로 내놓자 발 빠르게 움직인 건 KH그룹이었다.

그룹에서는 처음부터 조태백을 염두에 두고 인수를 진행했다.


전체 모임을 마치고, 조태백은 개척대와 별도의 모임을 가졌다.


“컴배터 8명, 서쳐 22명. 도합 30명입니다.”

KH그룹이 인수하면서 인부들과 서브 휴먼 등은 그대로였지만, 개척대는 전원이 바뀌었다.

숫자도 평상시의 절반 밑으로 줄어 있었다.


“이곳으로 오시면서 얘기를 들으신 분도 계시겠지만, 얼마 전에 더블 클래스가 나왔었습니다. 그래서 당분간은 현 상황을 유지하는 것에 중점을 두라는 것이 상부의 명령입니다.”


KH그룹에서도 더블 엑스트라 라지(XXL) 클래스 몬스터가 등장한 건 잘 알고 있었다.

최소 트리플 엑스트라 라지 (XXXL) 클래스 몬스터가 예상되기 때문에, 당분간은 다른 대안이 없었다.


트리플 클래스는 그룹 산하의 모든 엑스트라 휴먼을 모으고도 다른 회사에 손을 벌려야만 상대할 수 있는 몬스터였다.

당분간은, 다른 현장들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KR1HHL은 현상을 유지하는 게 목표였다.


“오늘은 편히 쉬시고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임무를 진행하겠습니다. 해산하십시오.”

개척대원들은 조태백에게 경례를 하고 자기들의 숙소로 돌아갔다.


다음 날.


개척대 부대장인 컴배터 공현덕이 조태백에게 말을 걸었다.

“실제 전투는 처음이시죠?”


“예. 연수받으면서 몇 번 가상 현실로 경험은 했지만, 실제로는 처음입니다. 부대장님이 많이 도와주십시오.”


공현덕은 35살에, 운동으로 다져진 근육질의 몸을 가지고 있었다.

이미 3년 간의 컴배터 경험을 가진 베테랑이었다.

회사에서는 나이나 경험 면에서 부족한 조태백을 보좌하도록 일부러 베테랑을 붙여준 것이었다.


“도움은요? 그냥 제가 경험이 좀 더 있으니 대장님을 잘 보좌하겠습니다.”


아무리 나이나 경험 모든 면에서 조태백에 앞선다 하더라도 결국 컴배터에 불과한 공현덕이었다.

엑스트라 휴먼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지는 존재였다.


“지난번의 더블 클래스 이름이 불개미 여왕(fire ant Queen)이라면서요?”

조태백도 KR1HHL에 주로 등장하는 몬스터들이 개미형이라는 건 잘 알고 있었다.

일반 인부일 때는 몬스터의 구체적인 이름들까지는 알 필요가 없었지만,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


“예. 맞습니다. 오늘은 첫 경험이시니, 가볍게 라지 클래스로 시작하시죠.”

라지(L) 클래스는 모두 7개로 구성된 몬스터의 등급 중 스몰(S)과 미디엄(M) 위의 등급이었다.

컴배터 십여 명만으로도 처리할 수 있는 수준의, 낮은 등급이었다.


공현덕은 미리 봐 두었던 라지 클래스의 영역으로 조태백을 이끌었다.


“이름은 모래 개미(sand ant)입니다. 가장 큰 특징은 이름 그대로 모래 속에 숨는 기술입니다. 숨어 있다가 기습하는 것만 조심하시면 특별히 문제 될 건 없을 겁니다. 기본적으로 단단한 외골격을 가지고 있고, 특별한 공격 기술은 없습니다. 강한 턱이 가장 무서운 무기입니다.”


이미 알고 있는 사실임에도, 조태백은 공현덕의 말에 집중했다.


자그마한 모래 언덕 앞에 도달하자 공현덕이 조태백에게 물었다.

“시작하시겠습니까?”


“알겠습니다.”

커다란 도끼를 잡은 조태백의 양손에 힘이 들어갔다.

조태백은 온몸의 신경을 곤두세우며 모래 언덕을 향해 나아갔다.


‘보이잖아.’

모래 개미는 자신의 특성을 이용해, 모래 속에 몸을 숨긴 게 분명했다.

그럼에도, 개미의 모습은 조태백에게 선명하게 보였다.

엑스트라 휴먼으로 각성하며 획득한 탁월한 시각 능력 덕분이었다.


“긴장 풀어라. 태백아.”

이미 가상 훈련을 통해 상위 등급인 엑스트라 라지(XL) 클래스까지는 경험해 본 조태백이었다.

아무리 실제 상황이라 하더라도 쉽게 이기리라는 걸 조태백도 잘 알고 있었다.

첫 실전이라는 압박감을 떨쳐 내려 조태백은 혼잣말을 했다.


기습 공격을 해야 할 모래 개미가 천천히 뒷걸음질 치는 게 조태백에게 보였다.

‘어! 이러면 안 되는데.’


모래 개미가 본능적으로 압도적인 힘의 차이를 느껴서였다.

모래 개미가 먼저 공격하기를 기다리던 조태백은 순간 당황했다.


“에라! 모르겠다.”


공격을 기다리다가는 하세월일 것 같았다.

조태백은 몸을 띄우며 도끼를 머리 위로 들어 올렸다.


“와아!”

구경하던 컴배터들의 입에서 탄성이 흘러나왔다.


조태백이 압도적인 힘으로 단번에 모래 개미의 머리를 깨부수어 버려서였다.


애송이 엑스트라 휴먼이라고 무시하는 마음을 가졌던 컴배터들조차도 조태백의 압도적인 힘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조태백은 몬스터를 보기 위해 다가오는 공현덕에게 너스레를 떨었다.

“에이. 너무 세게 때렸네요.”


“이거. 완전히 박살이 났네요. 마나젬은 괜찮은지 모르겠습니다.”

공현덕은 모래 개미의 몸통을 보고서야 머리가 있던 위치를 짐작할 수 있었다.


조태백은 깨진 머리 잔해 속에 빛나는 페트병 뚜껑 크기의 노란색 물체를 가리켰다.

“저기 보이네요. 마나젬.”


공현덕은 푸른색 피로 범벅인 잔해 속에서 마나젬을 꺼냈다.

“다행히 마나젬은 무사하네요.”


“자. 다들 사체 해체합시다.”

좀 떨어진 곳에서 공현덕의 명령을 기다리던 컴배터들이 몬스터 주변으로 모여들었다.


몬스터의 사체를 본 컴배터들은 모두들 한마디씩 했다.

“아예, 박살을 내놓았구만. 박살을 내놨어.”

“도대체 차원 내성이 얼마나 되는 거야?”

“차원 통로에서 각성했다더니 확실히 다르긴 다르네.”


조태백의 의기양양한 모습에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공현덕이 물었다.

“한 번 더 하시겠습니까?”


“뭐. 그러시죠. 이거 생각보다 쉽네요. 좀 아쉽긴 합니다.”

“그럼. 여기 이걸로 피 닦으면서 좀 쉬고 계십시오.”


겉으로는 편안한 체 했지만, 실제 조태백은 극도의 흥분 상태였다.

몸에 묻은 몬스터의 피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 이런. 이게 다 피군요.”

그 때에서야 조태백은 상의 앞부분에 푸른색 피가 묻어 있다는 걸 인식했다.


조태백은 한 번이 아니라, 세 번을 더 사냥하고서야 전진기지로 방향을 잡았다.


길을 걷는 도중에 허리를 숙여 돌멩이를 줍는 조태백의 모습에 한 컴배터가 동료에게 물었다.

“그런데, 대장님. 지금 뭐 하는 거냐?”

“글쎄. 돌멩이를 왜 줍는 거지?”


첫 사냥하러 가는 길에는 긴장감을 완전히 떨쳐내지 못했던 조태백이었다.

자신의 힘을 실전에서 확인하고서야 긴장감을 뗠쳐낼 수 있었다.


마음에 여유가 생기니, 마나스톤을 주울 여유도 생겼다.


조태백의 행동은 공현덕의 눈에도 이상하게 보였다.

“그게 뭡니까?”


“아. 이거요. 부대장님이 보기에는 무엇일 것 같습니까?”

조태백은 환한 미소를 보이며 공현덕의 눈앞에 마나스톤을 흔들었다.


“자. 다들 이리 모여 보세요.”

공현덕이 별다른 답을 못하자 조태백은 재밌는 일이라도 있다는 듯 컴배터들을 모두 모았다.


“어디 가서도 구경하기 힘든 걸 보여드리겠습니다.”

주변에 모인 컴배터들을 보며 조태백은 배낭에서 마나스톤 탐지기를 꺼냈다.


“이게 모두 다 마나스톤입니다. 보시죠.”

조태백이 주운 30여 개의 돌멩이 전부가 탐지기에 반응했다.


“대장님. 이건, 서브 휴먼이 하는 것 아닙니까?”

자신도 모르게 그 말을 한 대원은 얼른 손으로 입을 막았다.


“하하. 괜찮습니다. 제가 서브 휴먼이 될 일은 없을 테니까요.”

조태백의 눈치를 보던 대원은 그제서야 얼음땡에서 풀려났다.


“내가 각성하게 된 비밀이 여기에 있습니다. 하하.”

조태백은 놀란 입을 닫지 못하는 컴배터들을 보며 크게 웃었다.


그런 조태백을 보며 컴배터들은 눈을 반짝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차원 통로 개척자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2 계약 조건 변경 24.09.01 58 4 12쪽
21 정우람의 유산 : TWO 24.08.31 45 2 13쪽
20 정보공개 24.08.30 45 1 15쪽
19 계약 24.08.29 48 3 13쪽
18 또 한 번의 브레인 버스팅 24.08.28 51 3 11쪽
17 엑스트라 라지(XL) 클래스 몬스터 24.08.27 56 2 12쪽
16 정우람의 유산 24.08.26 53 2 11쪽
15 연종민 24.08.25 55 3 12쪽
» 첫 임지(任地) 그리고 첫 사냥 24.08.24 57 3 12쪽
13 장하다. 조태백. 24.08.23 63 2 12쪽
12 브레인 버스팅(Brain Bursting) 24.08.22 74 3 13쪽
11 몬스터 사냥 +2 24.08.21 71 4 13쪽
10 더블 엑스트라 라지(XXL) 클래스 몬스터 24.08.20 78 2 12쪽
9 마나스톤 24.08.19 72 4 11쪽
8 서브 휴먼(Sub-Human) 24.08.18 71 1 12쪽
7 서쳐(Searcher) 24.08.16 80 2 13쪽
6 KR1HHL(KR4,926) 24.08.15 83 2 14쪽
5 차원통로 개척회사 공제회 24.08.14 88 4 15쪽
4 다시 차원통로 24.08.12 92 3 13쪽
3 9억원 24.08.11 99 4 14쪽
2 일당 백만원 24.08.10 119 3 12쪽
1 프롤로그 : 차원 통로 개척 24.08.10 147 4 5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