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원 통로 개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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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백
작품등록일 :
2024.08.10 06:53
최근연재일 :
2024.09.01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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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6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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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람의 유산

DUMMY

정우람의 유산


조태백은 간만에 이철민과의 술자리를 만들었다.


사흘 뒤면 KR1HHL에서의 근무를 마치는 이철민을 배웅하는 술자리였다.


“솔직히 말해서, 네가 부럽기도 하다만, 그나마 이렇게 여기서 무사히 나갈 수 있다는 게 너무 좋다.”

이철민의 진심이었다.


“무엇보다도 무사한 게 제일 좋은 게 아니겠습니까?”

“그래. 맞다. 마시자.”

조태백의 말에 이철민이 맞장구를 치며 막걸리 잔을 들었다.


“그르릉. 그르릉.”

“태백아. 종민이도 마시고 싶은 모양이다.”

두 사람이 잔을 마주치는 걸 본 연종민이 자신도 마시고 싶다는 듯 그르릉거렸다.


“그래. 기분이다. 종민아. 딱 한 잔만 먹어라.”

조태백은 막걸리 잔을 연종민의 벌린 입에 기울였다.


“이거 봐라. 종민이가 맛있어 하는 거 같지 않냐?”

“하하. 그러게요. 기분이 좋아 보이네요.”

연종민이 웃는 듯 입을 벌리자 조태백과 이철민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술잔을 몇 번 부딪힌 후에, 이철민이 호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내가 진짜로 많이 고민했는데, 이걸 너한테 주고 가야 할 것 같다.”


“그게 뭐예요?”

“은행 대여 금고 열쇠라더라.”

이철민은 열쇠를 조태백에게 내밀었다.


넘겨받은 열쇠를 이리저리 돌려보며 조태백이 물었다.

“웬 열쇠입니까?”


“정우람 대장이 내게 맡겨놓은 거다.”


조태백은 자기도 모르게 목소리를 높였다.

“정우람 대장이요?”


“그래. 그날 정우람 대장이 내게 맡겼다.”

“그날에요?”

이철민의 말에 조태백은 뒷골이 서늘해지는 걸 느꼈다.


“그런데, 왜 이걸 형한테 맡긴 건데요?”

이철민에게 묻긴 하지만, 조태백도 어떻게 된 일인지 알 것만 같았다.


정우람은 어쩌면 끝이 될 수도 있다고 느꼈다.

그리고, 정말로 중요한 걸 누군가에라도 맡겨놓아야 했는데, 그 누군가가 이철민이었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그냥 이철민이 가장 가까운 곳에 있었고, 그나마 믿을만하다고 생각해서였다.


“대여 금고에 뭐가 들어있는지는 알려주지 않았다.”

뭐가 들어있는지를 아느냐는 조태백의 질문에 이철민은 모른다는 대답을 했다.


“그런데, 이걸 왜 나한테 주는 겁니까?”

“그 장면을 봤는데, 내가 이걸 가질 배짱이 있겠냐?”


엑스트라 휴먼씩이나 되는 정우람도 죽임을 당했다.

공식적으로는 몬스터가 죽인 것이지만, 실제로는 사람들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는 걸 너무나도 잘 알기에 무섭지 않을 수 없었다.


“정우람 대장에게 뭔가를 받아서 가지고 있는 걸 들키게 되는 게 아닐까 걱정 많이 했다.”


실은, 정우람의 죽음을 조사한다며 드나들던 상부의 사람들에게 넘겨버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이었던 이철민이었다.

몇 번이나 호주머니에서 뺐다 넣었다 하다가도 억울하게 죽은 정우람을 생각해서 그러지 못했다.


“그래도, 네가 개척대 대장으로 와서 내가 그동안은 크게 걱정을 안 하고 지낼 수 있었다.”

“이 안에 뭔가 어마어마한 게 들었을 수도 있잖아요.”

죽음을 예상한 정우람이 마지막에 남긴 물건이었다.

뭔가 대단한 게 있을 거라고 예상하기에 충분했다.


“아이고. 됐다. 내가 100번도 더 생각했는데,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 너라면 혹시 감당할 수 있을까 해서 너한테 맡기는 거다. 너도 부담되면 그냥 어디에 버려버리고 그냥 잊어라.”


“알겠습니다. 일단, 내가 당분간은 가지고 있을게요. 좀 더 고민해 보겠습니다.”

조태백으로서도 조심스러운 물건이었다.

쉽게 판단하기에는 그 열쇠가 가진 무게가 너무 무거워 보였다.


“그나저나, 여기서 나가시면 뭐 하실 거예요?”

“글쎄다. 할 줄 아는 게 노가다밖에 없으니,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래도, 형님은 임금 받은 거 그대로 은행에 들어있다고 안 했어요? 그걸로 자그마한 카페라도 해 보시지 그래요.”

“그냥 개인택시라도 사서 운전이나 하는 게 어떨까 생각 중이다.”

특별한 계획을 세우지 못한 이철민이었다.


“형님. 그럼 내 회사에서 일 해보실래요?”

“니 회사?”

“예. 제가 ‘태백 차원 개발’이라는 회사의 1대 주주거든요. 형님이 원하시면 회사에 얘기해 놓겠습니다.”

“그래도 되겠냐?”

이철민의 조태백의 제안이 고마웠다.


“그럼요. 형님이 차원 통로에서 일한 경험이 회사에 분명히 도움이 될 겁니다.”

그렇게 이철민은 조태백의 회사에 취직하기로 했다.


창도그룹 회장실.


정환국회장은 그동안 조사했던 정우람의 재산에 대해서 아버지 정종철 왕회장에게 보고했다.

“차원 통로로 들어가면서 싹 다 정리해서 현금으로 바꿨다는 것까지는 확인했습니다.”


“현금이 어디로 갔는지는 아직 모르고?”

“예. 2조 원 가까이 되는 돈이니 현금으로 갖고 있을 리는 없고, 은행이나 아니면 투자회사 쪽에 맡겨놓은 게 아닐까 생각 중입니다.”


“그런 거라면 금방 찾을 수 있는 거 아니야?”

“우람이가 자기 이름으로 맡긴 거라면 쉽게 찾을 수 있을 텐데, 아무래도 자기 이름으로는 맡긴 것 같진 않습니다.”


정환국은 정우람을 처리할 때만 해도 이렇게 복잡해질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몬스터와 싸우다 죽은 걸로 처리하고, 상속받으면 되는 간단한 일이라 생각했었다.

정우람에게는 부모도 형제도 없었다.

따라서 법정 상속 순위에 따라 정우람의 4촌 이내 방계 혈족 자격으로 상속을 받을 계획이었다.


“뭐. 그 돈이 없다고 크게 문제될 건 없다만, 누가 알면 우스운 꼴이 될까 걱정이다.”

2조 원이 엄청나게 큰돈인 건 맞다.

그렇다 하더라도, 창도그룹이라는 큰 그릇에 비하면 그리 큰 돈이 아닌 것도 사실이었다.


재계에 소문이 날까 더 염려가 되는 정종철 왕회장이었다.


“그게 큰 문제가 되겠습니까?”

“정 회장아. 이 문제가 그리 간단한 건 아니다. 우람이가 우리에게서 재산을 숨겼다는 걸로 네 정통성까지도 문제 삼을 수가 있다.”


정종철 왕회장의 형 부부, 그러니까 정우람의 부모의 죽음에 정종철이 연루되어 있다는 음모설이 20여 년이 지난 아직도 나오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 정우람에게서 단 한 푼도 상속받지 못했다는 게 알려지기라도 하면, 음모설에 힘이 실릴 게 뻔했다.


“그때, 그냥 딱 잡아뗄 걸 그랬네요.”

“그러게 말이다. 내가 너무 모질지 못해서 그랬다. 그냥 잡아뗐어야 했는데 말이다.”


정우람이 미성년자일 때는, 정종철이 법정 후견인 자격으로 정우람이 상속받은 재산을 관리했다.

당시에 재산을 빼돌리려는 생각을 안 한 건 아니었다.

그렇지만, 음모설이 너무 넓게 퍼져서 주위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때, 그 일을 후회하는 정종철과 정환국이었다.


그 뒤에도 정종철은 정우람의 재산을 꿀꺽할 생각을 버리지 않았다.

그러다가 차원 통로가 이슈가 되면서 그럴듯한 계획을 세웠다.


“우람이 차원 내성이 그렇게나 높게 나올지 몰랐잖아요.”


정종철은 정우람을 충동해 차원 통로 개척에 투자하게 했다.

그러고는, 차원 통로에 수시로 데려 다니면서 적당한 사고를 일으킬 생각이었다.


그런데, 차원 내성 검사에서 정우람의 차원 내성이 5,000을 넘겨버린 게 문제였다.

정우람을 차원 통로에서 자연스럽게 처리한다는 계획을 실행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


그래서 다음에 세운 계획은 엑스트라 휴먼 만들기 프로젝트에 참가시키는 거였다.


“지독하게 운이 좋은 놈이었지.”

돈을 주고 섭외한 과학자들을 통해 거짓 정보로 설득하며, 1년을 넘게 어르고 달래서 겨우 프로젝트에 참가하게 했었다.


그런데, 거기서도 50%의 확률을 뚫고 엑스트라 휴먼으로 각성을 해버렸다.


“아마도, 그때 바로 준비했던 거 같습니다.”

엑스트라 휴먼으로 각성하면서 정우람은 변했다.

유약한 성품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은 결정을 했었는지, 자신을 위하는 척했던 정종철이 얼마나 나쁜 사람인지 깨달았다.


정우람은 차원 통로로 들어가기 전에, 정종철과 정환국 모르게 모든 재산을 현금화시켰었다.


“일단은 1조 원 정도 상속받은 걸로 발표해라.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렇게 질질 끌어서 좋을 게 없을 것 같다.”


정종철은 안면도의 차원 통로 KR1EKD에 거의 모든 걸 걸고 있었다.

이제 1년 이내로 그 끝을 보게 될 건데, 이런 시점에 구설수에 오르고 싶지 않았다.


“그럼, 상속세가 5,000억 원 가까이 나올 텐데요.”

“어쩔 수 없다. 그 정도는 감수해야 된다. 그리고 조사는 더 계속해라. 그냥 통째로 딴 놈 입에 털어 넣어 줄 수는 없지 않겠냐.”


시간이 꽤 지났기 때문에, 언론에서 정우람의 상속 건을 파기 시작했다는 구체적인 정보가 있었다.

게다가, 국세청에서도 상속세를 어떻게 할 건지 물어오고 있어 사실대로 말할 수도, 그렇다고 이런 식으로 질질 끌 수도 없었다.


“예. 알겠습니다.”

정환국으로서는 적지 않은 액수가 부담이 되지만, 아버지의 말을 거역할 수는 없었다.


천안의 KR1HHL을 KH그룹에 넘기며 받은 현금이 있어 현금 유동성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 거라 생각했다.


“엑스트라 휴먼이 좋네.”

조태백은 지구의 공기를 맘껏 마시고 있었다.


인부일 때에는 지구로 한 번 나오려면 여러모로 불편했다.

그런데, 이젠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나올 수 있었다.


“서울로 가시죠.”

조태백이 지구로 나온다는 말에, 태백차원개발에서는 기사 딸린 차를 보내왔다.


“회사로 가세요. 난 여기서 일 좀 보고 가겠습니다.”

조태백은 은행 앞에서 기사를 회사로 돌려보내고 은행으로 들어갔다.


“뭐야. 이거 강원도에도 들려야 하나?”

은행 대여 금고 안에는 10만 달러의 현금과 한 개의 USB, 그리고 강원도 어느 곳의 주소가 적힌 종이가 있었다.


“오늘은 시간이 도저히 안 되겠는데. 어쩌지?”

오늘 중에 차원 통로로 돌아가야 하는 조태백이었다.

아직은 완전히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에 있는 KR1HHL이었다.

컴배터들로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몬스터가 등장할 가능성은 항상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도저히 안되겠다.”

일정을 조정해볼까 생각도 했지만, 불안감을 완전히 떨쳐내지 못하는 조태백이었다.


“조 대장. 어서 와. 빨리 가자.”

조태백은 태백차원개발로 가다가 택시를 천안으로 돌려야 했다.

발을 동동 구르며 조태백이 오기만을 애타게 기다리던 최수광 소장이 조태백을 진공 튜브 열차로 이끌었다.


“엑스트라 라지 클래스가 확실하답니까?”

최소장을 따라 진공 튜브 열차로 향하며 조태백이 물었다.


엑스트라 라지(XL) 클래스는 7단계 중 4단계이고, 마나젬의 색이 황백색이라 옐로우화이트 급으로 분류되는 몬스터였다.


“나도 그렇다고 들었다. 공현덕 부대장이 잘 대처해서 아무런 피해 없이 전진기지로 후퇴는 했다는데, 만에 하나 전진기지까지 들이닥칠까 걱정하고 있다.”


지난 번의 더블 엑스트라 라지(XXL)의 아래 등급으로, 조태백 정도의 차원내성을 가진 엑스트라 휴먼이라면 일대일로 어렵지 않게 처리할 수 있는 수준의 몬스터였다.

그렇지만, 현재 KR1HHL에 있는 컴배터들과 서쳐들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었다.


임시 개통이라 정상 속도의 4분의 1인 시속 1,000킬로로 운행하던 진공 튜브 열차가 정상 속도의 절반까지 속도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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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정우람의 유산 : TWO 24.08.31 44 2 13쪽
20 정보공개 24.08.30 45 1 15쪽
19 계약 24.08.29 47 3 13쪽
18 또 한 번의 브레인 버스팅 24.08.28 50 3 11쪽
17 엑스트라 라지(XL) 클래스 몬스터 24.08.27 56 2 12쪽
» 정우람의 유산 24.08.26 53 2 11쪽
15 연종민 24.08.25 54 3 12쪽
14 첫 임지(任地) 그리고 첫 사냥 24.08.24 56 3 12쪽
13 장하다. 조태백. 24.08.23 63 2 12쪽
12 브레인 버스팅(Brain Bursting) 24.08.22 73 3 13쪽
11 몬스터 사냥 +2 24.08.21 71 4 13쪽
10 더블 엑스트라 라지(XXL) 클래스 몬스터 24.08.20 77 2 12쪽
9 마나스톤 24.08.19 72 4 11쪽
8 서브 휴먼(Sub-Human) 24.08.18 70 1 12쪽
7 서쳐(Searcher) 24.08.16 79 2 13쪽
6 KR1HHL(KR4,926) 24.08.15 82 2 14쪽
5 차원통로 개척회사 공제회 24.08.14 88 4 15쪽
4 다시 차원통로 24.08.12 92 3 13쪽
3 9억원 24.08.11 98 4 14쪽
2 일당 백만원 24.08.10 118 3 12쪽
1 프롤로그 : 차원 통로 개척 24.08.10 146 4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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