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지 않고 귀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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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때림
작품등록일 :
2024.08.13 12:26
최근연재일 :
2024.09.09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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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2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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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귀농 시작!

DUMMY

덩그러니.



주인 없는 길드장실에 혼자 남았다.

지금 이 상황이 이해되지 않았다.


분명 이야기가 잘 진행되는 듯 했다.

자존감을 건드리지 않고, 은연 중의 비교! 그 비교는 소율에 대한 비교가 아닌,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비해 해줄 수 있는 게 부족하다.

고로 나는 너에 비해 부족하다! 그런 시그널을 보냈고, 김소율은 그것을 받았다.


확실했다.

그러나 지금 이 상황에 걸맞는 전문가가 필요하다.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그 전문가는 바로.


유일무이 랭커에게 전화를 걸었다.


김소율의 동생, 김재현.


띠리리.

신호가 가기 무섭게 전화를 받았다.


“네, 형님.”


“재현아, 바쁘냐?.”


“전화 받을 정도는 됩니다.”


휴대폰 너머로 숫한 폭발음이 들려왔다.


“아니, 지금 사냥 중인거 같은데, 괜찮아?”


“아, 지금 잠깐 용돈 벌이 중이라, 통화 괜찮습니다. 무슨 일이세요?”


그렇다면 망설이지 않고.

재현에게 방금까지 있던 일을 다 말해줬다.


헤어지자는 선포, 거기에 은퇴 발언.

그리고 김소율과의 대화까지.


잠깐의 침묵.

순간의 침묵이 영원처럼 길게 느껴졌다.


“제발, 무슨 말이라도 해주지 않을래?”


“형님.”


“응.”


“크큭, 늘 보던 김소율인데요?”


그게 무슨 말이니? 재현재현아?



“아니, 형님 봐봐요. 이 인간이 쓰잘데기 없이 자존감 높죠?”


“그렇지?”


자존감 하나만큼은 S급이지.


“그러면서도, 냉철할 때는 냉철해요. 최근에야 이상한 애들 만나고 있어서 회까닥 했지만.”


아, 그랬다. 착각하고 있었다.

결혼 전의 그녀와 결혼 후의 그녀.


재현이 말한 이상한 애들.

재현이 정도는 되야 그들을 보고 그렇게 말할 수 있었다.


바로 소위 5대 길드로 불리는 길드 사람들 일부가 모여만든 모임을 보고, 재현은 이상한 애들이라고 불렀다.


“형 덕분에, 정신 차린 거 같은데요?”


그랬다. 결혼 후의 그녀라면 예상대로


“그래, 동현 씨가 그렇게 여긴다니, 알아서 다행이네.”


정도의 반응이 나올만큼.


회까닥한 상태였겠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트러플 과자의 0.00001% 함량 정도?


그렇기에 정신을 차릴 수 있었던 것이었다.


근데.

이거 좋은 거 맞나?


“재현아, 이거 헤어진 거 맞긴 하지?”


“모르죠, 저야?”


“······.”


“······.”


“그럼 이만.”


“아니, 재현······.”


* * *



전화를 끊은재현은 모처럼 기분이 좋았다.

가까운 두 사람이 정신을 차린 것 같아서.


‘사실은 김소율이 문제였던 거지만.’


그렇게 생각하면서 손은 멈추질 않았다.


권총형 마도구.

이터너티(eternity)


총구에 마나를 압축.

그리고 격발을 반복했다.


수많은 몬스터들이 터져나갔다.


‘김소율을 어떻게 해야 하나 싶었는데, 다행이네.’


그렇게 반복적인 행동 속에 재현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천상계.’


모임명 천상계.

5대 길드 후계자와 S급, 혹은 성장가능성 있는 루키들만 모일 수 있는 모임.


김재현의 눈에는 5대 길드에 ‘속한 것’이 자랑인 애들일 뿐이었지만.


문제는 그 놈의 5대 길드라는 타이틀이었다.


겉멋에 빠져서 본질은 못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김소율도 마찬가지였지.’


그들은 김재현에게 맴돌았다. S급 랭커니까.

그들은 길드에 영입하려고. 최소한 모임에는 가입하도록.

하지만, 김재현은 신경도 쓰지 않았다.

그랬더니, 그들은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부모님과 누나.

이상한 바람을 넣기 시작했다.


부모님들은 흥청망청 돈을 쓰기 시작했고, 재현의 이름을 가져다가 사업을 벌이기 일 수.

소율도 그들과 만나며, 달라졌다.

그들이 하는 모든 것들은 소율을 따라해야 했고, 가져야만 했다.


‘그때 진짜 때리고 싶었는데, 누나라 때릴 수도 없고.’


그러다가 갑자기 강철 길드에 가입하겠다고 했다.

B급 힐러는 보통은 5대 길드 지원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알아보니.


‘겉맛만 들어가지고.’


밑바닥부터 시작한다는 천상계 모임의 말에 빠져서 그랬던 거였다.


문제는 천상계 이들은 자신들의 하위 길드에 왕 노릇을 했던 것이고, 소율은 온전히 밑바닥부터 시작하는 거였다.

물론, 강철 길드도 중견 길드이니, 밑바닥은 아니었지만.


아무튼 그렇게 만나게 된 게 김동현이었다.



‘생각난 김에, 형님한테 가볼까.’



그렇게 얼마나 있었을까.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김재현 헌터님! 이제 그 정도면 될 거 같습니다!”


“아, 그럼 가도 될까요?”


38선 최전선.

몬스터 저지선.


그곳에서 재현은 일일 용병으로 일하고 있었다.


“물론이죠. 이 정도까지 줄여주셨는데, 나머지는 저희가 해야죠.”


그런 재현에게 말하고 있는 이는 대각성자 화력부대 사단장 차재준이었다.


“정말, 김재현 헌터님 아니었으면, 어떡하나 싶었습니다. 하하.”


“마도구 값은 해야죠.”


“김재현 헌터님 아니라면, 그 녀석은 창고에 박혀있었을 겁니다.”


차재준의 눈이 김재현의 허리춤으로 향했다.

한 자루의 권총.


S급 헌터 김재현 전용 마도구.

권총형 타입.

이터너티(eternity)


그저 압도적인 내구력을 지닌 마도구.

일반적인 헌터가 사용할 시, 일반 권총만도 못한 수준에 지나지 않지만, 김재현의 손에 들리면 달랐다.


각성 능력 압축을 통해서, 그 누구보다 압도적인 화력을 가지게 되었다.


김재현의 압도적인 화력을 통해서, 전선은 소강사태에 이르렀다.


“그럼, 수고하세요.”

“네, 수고하셨습니다. 김재현 헌터님.”


그렇게 전선을 뒤로 한 채.


돟현에게 향하는 재현이었다.




* * *



재현과의 통화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왔다.


짧은 당황이 있었지만, 크게 신경은 쓰이지 않았다.

두고 보겠다는 사람치고 끝까지 본 사람은 없었다.

뭐, 이미 헤어진 마당에.

어쩌겠는가.



‘귀농~ 귀농~ 신나는 귀농~’


전 이 세상의 모든 굴레와 속박을 벗어던지고 제 행복을 찾아 떠날겁니다~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삼촌한테 사직서 제출 완료.

부팀장 자리 넘기기 완료.

헤어짐 ing. 이게 조금 거슬리긴 한다만.


어쨌든 완료.


팀원들한테는 미안하지만, 문자로만 남겼다.


개인사정으로 인해서 사직서를 냈다고.

마음 같아서는 송별회를 하고 싶었는데······.


‘그걸 어떻게 하냐고. 비밀연애를 하고 있던 사람들이 헤어졌는데.’


으으.


상상만 해도 어색하고, 얹힐 것 같은 분위기.


혹시나 알아차리면?

그것도 불상사다.


나름 헌터 업계가 좁은 마당에, 소문이 나면?

물론, 나야 은퇴를 하는 거지만.

미래일은 모르는 거니까.


아무튼 길드도 정리 완료.


남은 건 집인데.

이걸 팔아버리는 것도 방법인데······.


그냥 두자.

알짜배기 땅은 아니지만, 서울에 집을 가지고 있는 게 마음 편하기도 하고, 나중에 생각해서도 좋겠지.


그렇게 생각하니까. 더 이상 여기 있을 필요가 없었다.


이삿짐이라고 해봐야.


“이게 다네.”


계별별 옷들 뿐이었다.


헌터 장비들은 굳이 가져갈 필요가 없으니, 패스했고.

돈 될만한 것도 없었다.

명품은 애초에 관심도 없었고.


가재도구들도 부모님이 남겨주신 펜션에 다 있었다.


그럼 정말로 안녕이다.



* * *


그렇게 동현은 경기도 외곽으로 향했다.

아버지의 1톤 포터를 타고서.


‘원래라면 이 녀석도 팔 생각이었는데.’


시골 사람이 자차가 없는 건 말이 안 됐다.

특히나 각종 짐들을 싣고 나르고 할려면.


‘포터가 제격이지.’



그렇게 얼마간 달렸을까.


차들이 점점 없어지고, 동현의 포터만이 도로를 달리고 있을 때.

멀리서 파아란 지붕의 원목 집이 보였다.


“아빠, 엄마.”


부모님의 유산이었다.


‘그동안 못 찾아봬서 죄송해요.’


동현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부모님을 잃고서, 혼자 남은 동현은 몰입할 게 필요했다.

상실의 고통을, 잊을려면.


그래서 선택한 게, 헌터의 일이었다.


때마침 삼촌이 강철 길드를 설립하기도 했고.


그 뒤로, 일부러 찾지 않았었다.


“이제 함께 할께요.”


더 이상 두 분만 남겨두지 않을께요.



* * *



그랬는데······.


왜 이렇게 된 거지?


내 귀농 생활.

이거 맞아?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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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토마토 거꾸로 해도 토마토 24.09.01 89 6 9쪽
14 토마토 묘목 24.08.31 97 4 10쪽
13 읍내행 24.08.30 106 7 9쪽
12 귀농이지만, 농사에서 해방? 24.08.29 110 6 9쪽
11 이장님 +1 24.08.28 117 4 10쪽
10 기절 24.08.27 123 6 9쪽
9 엘리사를 위하여 24.08.25 141 5 11쪽
8 함께 귀농! 24.08.24 150 4 10쪽
7 나 혼자 귀농? 24.08.23 159 6 9쪽
» 귀농 시작! +2 24.08.22 169 6 8쪽
5 은퇴 (2) 24.08.21 170 6 9쪽
4 은퇴 24.08.20 180 9 9쪽
3 귀농결심 24.08.19 189 8 9쪽
2 1화 결혼 전. 24.08.18 221 8 10쪽
1 프롤로그 24.08.13 221 9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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