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지 않고 귀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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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때림
작품등록일 :
2024.08.13 12:26
최근연재일 :
2024.09.09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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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1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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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토마토 거꾸로 해도 토마토

DUMMY

배하은은 김소율에게 자격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 사실은 모임의 대다수가 알고 있었다. 물론, 일종의 장난인 줄 알고 있었다.

그 잘난 배하은이 김소율에게 자격지심이라니?

그러나 그 누구도 그 사실을 언급하지 않았다.

천상계 모임 혹은 개인에 손익에 저해되지만 않는다면 그 어떤 것도 문제 삼지 않았다.


개인적인 관심은 별개.

그 배하은과 김소율에 관심을 가지는 이가 있었다.

특히, 배하은에 관심 있던 것이었지만.


스타 길드의 간부.

길드장의 동생, 이민준.

배하은에게 호감을 가진 이였다.


“하은이가 김소율을 찾아갔다고?”


“네, 그렇습니다.”


의자에 누울 듯 기댄 이민준이 팬대를 돌리며 말했다.


“그래서? 아무일도 없었고?”


“네, 그냥 돌아갔다고 합니다.”


이민준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배하은이 평소에 하는 짓을 보면 무엇을 해도 이상하지 않았다.

김소율의 부모에게 접근해서, 악의적으로 투자제의를 하거나, 부동산 관련해서 부채질하기 일 수 였다.

당연히 막대한 손해를 입고서, 한 사람에게 달려가는 것이었다.

바로 김소율.

이미 김재현은 그런 부모들을 포기한지 오래였고.


그런데 아무 일도 없다라?


“김소율은 김재현이랑 갑자기 훈련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곳에 가서 아무것도 않고? 돌아왔다? 말이 안 되지. 그 배하은이?”


이민준이 가진 배하은의 이미지와는 상반된 행동.

이민준이 가진 배하은의 이미지는 그 누구보다 당당한 여자였다.

그런데 김소율만 연관되면 소극적인 여자가 되었다.

설마.


“그 배하은이 김소율에게 하던 짓이 장난질이 아니라, 정마롤 자격지심을 가지고 있던 건가?”


생각해보면, 그러했다.

자신이야, 배하은이라는 사람을 관심을 가지고 보니까 알 수 있던 사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 사실에 대해서 알 턱이 없었다.

이런 모습을 안 보여주니까.


그렇다면, 배하은이라는 여자보다 김소율이라는 여자가 더 궁금해졌다.


“흐흠, 김소율에 대해서 조사해둔 것 있나?”


“네, 여기 있습니다.”


비서는 서류를 꺼내주었다.


대략적인 내용은 이미 알고 있었다.

바로 뒤로 넘겼다.

최근 일.


김동현이 김소율과 헤어짐.

그리고 김동현이 은퇴를 함.

강철길드 탈퇴.

귀농.


“이거 언제야? 헤어진 거?”


“2주 전으로 추측됩니다. 그 뒤로 두 사람이 만난 적은 없습니다.”


“김동현은 갑자기 귀농을 선택했다? 왜?”


비서는 머뭇거렸다.


“그건 저도 잘······.”


이민준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비록 강철 길드가 중견길드라고 하더라도, 무시못할 길드였다.

나름 저력을 지닌 길드.

특히나 팀업이 좋은 길드였기에 여러모로 호평이 자자했다.


그런 길드를 탈퇴하고, 귀농을 선택하기란 쉽지 않았다.

아니, 열이면 열. 귀농은 생각도 안 할것이 분명했다.


두 눈을 감은 채 고민하던 이민준의 눈이 뜨였다.


“김동현이 어딨다고? 거기로 가지.”


“지금 말씀이십니까?”


“그래, 지금 당장.”


자신이 관심가지던 여자가 관심있어하던 여자의 남자가 헤어지고 귀농을 했다.

흥미로웠다.


지루한 길드에서 벗어나기 좋은 소재였다.


‘날 재밌게 해줘. 김동현.’



* * *


아.

편하다.


묘목을 심는 게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한 번도 농사를 지어보지 못한 나로서는.


내 모든 일은 다 루미에라들이 가져갔다.

수풀이 우거진 밭?

걱정 없었다.

루미에라들이 훠이 훠이.

손짓 몇 번에 다 사라졌다.

그렇게 드러난 밭을 갈아주는 것?

그 또한 루미에라들이 다 해주었다.


잠시 자괴감이 들 뻔했지만, 나는 헌터지. 농부가 아니었다.

약간 선택적으로 사용하는 것 같지만, 이것도 되고 저것도 되니. 거짓말은 아니었다.


그래도 땅을 파는 것은 내가 했다.

크기가 루미에라들이 워낙 작다보니까.


땅을 파는 데 쓴 삽은 어떻게 구한 거냐고?

출처는 이장님.

대가는 하운드 고기.



갑자기 왜 하운드 고기가 나오냐고?


삽을 빌리러 갔을 때.

이장님이 주는 은근한 눈치를 주셨다.


“저기 말이여, 고기는 먹어봤는감?”


고기?

갑자기 무슨 말씀이시지?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을 때.

이장님이 말을 덧붙였다.


“거, 있지 않은감. 자네가 내려왔을 때 잡은 몬스터.”


몬스터?

아, 하운드.


“네, 도축된 거 받아왔죠.”


“맛있제?”


“아, 아직 안 먹었습니다.”


이장님은 화색이 되셨다.

고기에 진심이 모습.


“저, 그, 그럼 마을 사람들이랑 같이 먹으면 안 되겠는가.”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지만, 이장님은 황급히 말을 덧붙였다.


“내가 그냥 달라는 건 아니고, 자네가 농사 짓는다고 했으니까. 내 평생을 농사 지었으니, 뭐든 도와줄 수 있제.”


그런 모습은 나이답지 않게 순수하셨다.

확실히 처음에 만났을 때의 모습도 보이는 듯 했다.


“드릴께요.”


“고맙네. 고마워.”


“단, 삽만 있으면 됩니다.”


“으이? 농사를 삽으로만 어떻게한단겨?”


말없이 미소만 지었다.

루미에라에 대해서는 알려드릴 수는 없었다.


그렇게 삽과 하운드 고기는 교환 성사되었다.


삽으로 땅에 구멍을 내놓으면, 루미에라들이 달려와서 묘목을 자라나라자라나라 해버렸다.


뭐냐고?


띠링. 토마토 묘목이 성장하였습니다!


두둥.


그런 효과음이 들리는 듯했다.

어딘지 모르게 시들시들한 묘목이 생생해졌다!

(묘목상태여도 생생했다.)


잎이 늘어나고, 줄기도 굵어졌다.

크기 또한 커졌다.


순식간에.


이런 성장에는 문제가 없는 지 물어봤다.


그 말을 들은 루미에라들은 고개를 가로지었다.

한숨을 내쉰 것 같은데······. 착각이리라.

(한숨 쉬었다.)



“저희와 함께 하는 겁니다. 교류란 그런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저희의 힘을 나눠주고, 식물은 저희들에게 당신들의 것을 나눠주는 것이죠. 그 결실이 열매이구요.”


말이 끝나자마자 루미에라은 등을 돌렸다.

말을 붙일 새도 없이.


모를 수도 있지······.


거, 참. 식물에 관해서는 냉정한 애들이었다.


아무튼.


순식간에 성장한 토마토 묘목.

아니, 이제는 토마토!

거꾸로 해도 토마토!


핀 꽃에서는 열매가 맺혔다.

아직은 초록빛은 자그마한 열매.

그 자그마한 모습도 잠깐이었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자라나라자라나라.



초록빛의 열매는 점점 커졌고, 색도 붉은 빛을 띠기 시작했다.

초록빛의 열매일 때의 광택과는 차원이 달랐다.

선명하디 선명한 광택.

단단하디 단단한 과육이 육안으로도 느껴졌다.


그렇게 완성된 토마토.

거꾸로 해도 토마토.


“다 됐습니다. 동현님.”


“어, 어.”


새삼 루미에라들이 대단해보였다.

마치 마법사들 같았다.

내가 아는 마법사들은 부수기만 부섰는데.


“대단하다. 너희.”


훗.


실바의 코웃음으로 끝으로 루미에라들은 집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오랜만에 다른 식물이랑 노니까. 좋다.”

“그러니까. 집 안에도 다른 식물 두자고 할까?”

“그거 좋지.”


뭔가 위상이 갑자기 낮아진 듯하지만.

이 정도면 낮아도 됐다.


줄기에 붙어있던 토마토를 하나 땄다.

완전 무농약.

유기농 토마토(feat. 루미에라)


단단한 과육. 그러나 부드럽게 들어가는 감촉이.

이 토마토는 맛있는 토마토임을 증명하는 듯했다.


“자, 그럼 먹어볼까.”


윗옷에 살짝 닦고서 입에 가져갔다.


토마토 표면을 치아가 파고 들어갔다.

과즙이 터져나왔다.

단순한 표현이 아니라, 정말로.


폭발하듯 터져나오는 과즙.

처음에 느껴지는 강렬한 신맛.

그러나 그것은 폭발하는 순간에만 느껴졌고, 바로 달달한 맛이 치고 들어왔다.


처음 느껴진 신맛.

동시에 입안 전체에 침이 터져나왔다.

바로 나온 달달한 맛은 입안 전체를 가득 메웠다.


저절로 치아가 움직였다.

씹고, 씹고.

단단한 과육이 부드럽게 치아를 움직이게 만들었다.


두 눈이 동그래졌다.


“와. 이건 진짜······.”


나만 먹기 아쉬웠다.


한입 베어먹은 자리를 통해서 보이는 토마토 내부는 새빨간 색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었다.


그때였다.


“뭐가 진짜야.”


낯선 이. 둘이 찾아왔다.

여유가 넘치는 남자 한명.

그리고 그 옆에 직장인으로 보이는 남자 한명.


“누구시죠?”


경계심 섞인 눈초리로 쳐다보자, 직장인 남성이 명함을 꺼내 보여주었다.


“스타 길드 이사 이민준?”


그 사성에서 만든 길드?


“네, 맞습니다. 여기 계시는 이민준 이사님은 길드장님의 동생이시군요.”


떨떠름했다.

그래봐야 모르는 사람이었다.


“나 몰라?”


이 무슨 자아도취인지.


아무런 말없이 서있으니, 알아서 말을 이었다.


“내가 좋은 일로는 아니지만, 뉴스로도 나오고 한 사람인데, 날 모른다는 분발해야겠네.”


그 말에 옆에 직장인, 비서로 보이는 사람이 안절부절못했다.

당연히 그 후속처리는 아랫사람의 몫이겠지.

불쌍하구만.


그러면서 여유 넘치는 남자, 이민준은 토마토를 하나 따서 입에 가져갔다.


“아니, 그 잠깐······.”


말릴 세도 없이 토마토를 먹는 이민준이었다.

동시에 번뜩이는 눈.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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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새어나간 토마토 24.09.04 75 4 9쪽
17 토마토 효과 24.09.03 87 4 10쪽
16 토마토 구매 희망자 24.09.02 84 4 9쪽
» 토마토 거꾸로 해도 토마토 24.09.01 90 6 9쪽
14 토마토 묘목 24.08.31 97 4 10쪽
13 읍내행 24.08.30 106 7 9쪽
12 귀농이지만, 농사에서 해방? 24.08.29 110 6 9쪽
11 이장님 +1 24.08.28 117 4 10쪽
10 기절 24.08.27 123 6 9쪽
9 엘리사를 위하여 24.08.25 141 5 11쪽
8 함께 귀농! 24.08.24 151 4 10쪽
7 나 혼자 귀농? 24.08.23 159 6 9쪽
6 귀농 시작! +2 24.08.22 169 6 8쪽
5 은퇴 (2) 24.08.21 170 6 9쪽
4 은퇴 24.08.20 180 9 9쪽
3 귀농결심 24.08.19 189 8 9쪽
2 1화 결혼 전. 24.08.18 221 8 10쪽
1 프롤로그 24.08.13 221 9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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