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지 않고 귀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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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때림
작품등록일 :
2024.08.13 12:26
최근연재일 :
2024.09.09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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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7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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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출된 루미에라, 그리고 뒤늦게 깨달은 파급력

DUMMY

김비서님을 처음 뵈었을 때만 해도.

존재감이 전무하다시피했다.


한데, 지금 보이는 모습은 그 당시의 모습이 생각나지 않았다.

물론, 존재감이 없으니 당연한 말이겠지만.


루미에라들을 귀여워하는 그 모습!

솔직히 루미에라들이 귀엽긴 했다.


약 5cm 정도 되는 엄지손가락만한 크기.

1대1대1 비율의 몸매!

저런 귀여움을 보고 그냥 지나가는 사람은 없으리라. 있다면 피해야할 사람이 분명했다.


아니지.


“지금 뭐 하는 짓에요!”


이 상황을 그대로 넘겨서는 안 되었다.

지금 이 광경은 무단집입이었다.

그것도 주인이 집에 없는 틈을 타 무단침입!


“제가 읍내 가는 팀을 타서 집에 들어오시다뇨! 그것도 사성 길드의 이사시라는 분이!”


톡톡.


응? 발가락에 무슨 느낌이 났다.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

루미에라였다.

그것도 보던 녀석이 아니라, 새로운 녀석.


“안녕하십니까! 저는 새로온 에일라라고 합니다.”


“어. 안녕? 근데 어떻게······.”


루미에라는 게이트와 우리 집 작은 화분에서 살고 있었다.

게이트는 넓은 공간, 작은 공간 따지지 않고 천차만별이었다.

루미에라의 게이트는 격리된 공간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새로운 루미에라가?


“게이트가 새로 열였습니다!”


실바였다.


“원래 저희가 있던 게이트가 아니라, 다른 곳에 있던 게이트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알아차리고 저희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민준이랑 김비서랑 친구먹었습니다.”


한마디로, 이상현상을 감지한 루미에라들이 확인차 나왔고, 그리고 루미에라들을 발견한 이민준이었다는 것.


상황이 정리되자, 그제야 이민준의 모습이 눈에 보였다.


팔짱을 낀 채,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고개는 빳빳히 세운 채로.


‘자, 한번 말을 좀 해보시죠.’


눈으로 말하고 있었다.

이럴 때는 피하는 게 신상에 이로웠다.


“얘들아, 내가 뭐 사왔는지 봐라~”

“어떤 거 사오셨습니까.”


루미에라들이 순식간에 다가왔다.

이대로 화제는 바뀌면 되는 것!


머릿속에서 이제 흑역사는 지우면 되는······.


“이게 뭡니까?”


“포충망! 제초기! 등등!”


당당하게 가슴을 폈다.

이 정도면 루미에라들도 좋아하겠지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속닥속닥.

자기들끼리 고개를 모으고 속삭였다.


“음······. 엘설트 같은 건 없나본데요?”

“이러면 차라리 이민준한테로 가는 게 어떨까요?”

“게이트는 어쩌구요?”

“우리가 있는 곳이 게이트지 않을까?”

“그게 무슨 말이십니까!”


저기, 얘들아. 다 듣고 있거든?


눈치를 주니, 그제야 눈치를 보는 모습이었다.


“와. 와. 정말 대단해요.”

“정.말.로.요!”


영혼하나 없이 말하는 루미에라들이었다.

명백하게 관심없는 모습이엇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내가 집주인인데.


“뭔지는 알고 말하는 거니?”


“그게 뭔데요?”


해맑게 웃으며 대답하는 실바였다.

나는 속으로 눈물을 삼켰다.


“애들한테 다 들었어. 그 과일 애네가 키웠다면서?”

민준이 다가와서 말했다.


“······ 네.”


애써 시선을 피했다.


“당당하던 모습은 어디갔어? 김비서 방금 뭐라고 했더라?”

“네, 방금 [제가 읍내 가는 팀을 타서 집에 들어오시다뇨! 그것도 사성 길드의 이사시라는 분이!] 라고 했습니다.”


목소리도 흉내내며 말하는 김비서님이셨다.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김비서님까지 그러시다니.

원망의 눈초리로 바라봤더니, 눈을 피하시는 모습이었다.


“크흠, 죄송합니다.”


“뭐라고 안 들리는데? 김비서는 들려?”


“저도 잘 안 들리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목소리가 작다보니······.”


옆에서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더니 딱 그 꼴이었다.


“죄송합니다. 일단 안으로 들어오시겠어요?”


그렇게 이민준과 김비서님은 내 집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 * *


차를 내오자마자 말을 꺼내는 민준이었다.


“일단은 우리가 먼저 사과할게. 우선 당황스럽게 만들 생각은 없었다는 것부터. 그리고 루미에라들의 것도 비밀로 할게.”


의아한 눈빛으로 민준을 바라봤다.

재벌 2세.

중견 길드의 퇴직자 정도는 얼마든지 힘으로 다 이룰 수 있는 위치의 사람이었다.


말을 이었다.


“네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보이긴 하는데, 착각이라는 것부터 말해줄게. 나는 네가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야.”


보통 그런 사람 아니라고 많이들 이야기했다.


“아니라고!”


발끈하는 모습을 보면, 대부분 맞던데.


“쓰읍.”


“말씀하시는 중에 죄송한데 제가 조금 말을 붙여도 될까요?”


과열된 분위기에 시의적절하게 치고 들어오는 김비서님이셨다.

김비서님에게 시선이 모였다.


“제가 비서로 일하기 시작한지 거의 20년 가까이 됩니다. 그동안 여러 임원분들과 함께 했습니다. 그런데 이민준 이사님 같으신 분은 거의 없으셨습니다. 대부분 유흥 쪽으로 많으셨죠. 아, 이건 노코멘트입니다. 그와 동시에 기분파셨죠.”


“······.”


“기분 좋으면 자기 기분 좋은 거고, 기분 나쁘면, 절 때리는 건 물론이고, 패는 수준까지 이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버티던 제가 한번은 그만둘 뻔도 했습니다. 그때 구해주신게 도련님이셨죠.”


신뢰담긴 눈으로 민준을 쳐다보니 김비서님이셨고, 민준은 그런 김비서님에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크흠, 참 쑥스럽······.”


“물론, 이민준 이사님도 기분파십니다.”


훈훈한 분위기가 순식간에 바뀌었다.


“아니, 김비서 그게 무슨······.”


“여기에 온 것도 내키셔서 오신 거면서요! 저도 집에 가고 싶어요! 자식들이 얼굴 까먹겠다네요!”


울분을 토하는 김비서님에 민준은 고개를 돌렸다.


“아니, 처음에는 자기도 외박한다고 좋아했으면서······.”


“그거야 하루이틀이죠! 도대체 얼마동안 여기에 있는 건지, 제가 형사라도 된 것 같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아하니, 확실히 좋은 상사인 것은 분명했다.

전자의 상사들은 저런 모습을 보일 수조차 없을테니.

근데 잠복을 한 거였어? 무섭다 무서워.


“그래서 바라시는 게 뭔데요? 그것부터 들어보죠.”


“크흠.”


“······.”


그제야 정신 차리는 두 사람이었다.

진지한 얼굴을 한 민준이었다. 무슨 말을 할지 긴장되었다.

잠시간의 침묵이 흐르고.


“과일 좀 줘.”

“······.”

“기왕이면, 채소도 농사지으면 안 되나? 그것도 궁금한데.”

고개를 돌려, 김비서님을 바라봤다.

내가 들은 게 맞아요?

고개를 끄덕이는 김비서님.


“그래요.”


과일정도야 뭐······.

야채도 어차피 키울 거였고, 상관없었다.


“근데 원래 오신 목적이 뭐였어요?”


아.


그제야 온 이유를 깨달은 민준이었다.


“아, 원래는 온 건 배하은 때문이었어.”


누구요? 배하은?


고개를 갸웃하는 반응에 어리둥절한 모습의 민준이었다.


“배하은 몰라? 자칭 김소율의 베픈데?”


아아.

그제야 기억났다.


“그 머리가 꽃밭이신 분?”


“어?”


“푸웁.”


웃음을 터뜨리는 민준과 웃음을 참아내는 김비서 님이셨다.


“아무리 그래도 걔가 그 정도까지는 아니다. 아닌가. 맞나? 김비서가 봤을 때는 어때?”


“일반인이 봤을 때는······. 그런 면이 없잖아 있는 것 같습니다.”


김비서님의 나열이 있었다.

소율과 헤어지게 된 계기인 브라이덜 샤워는 약소했다.

소위말하는 명품 브랜드의 것들은 대부분 한 번 입는 것이 끝이었다.

거의 매일매일을 쇼핑하는 것이 일과였고, 먹는 것조차도 그냥 먹는 법이 없었다.


“그 마나포션이라는 게 제가 아는 마나 포션 맞나요?”


“맞습니다. 그 마나포션. 일반인은 살면서 보기 힘든 그 약. 그걸로 밥을 해먹습니다.”


입이 떡 벌어지는 사치였다.


“음. 확실히 꽃밭이긴 하네. 아무튼 중요한건 그게 아니지. 이제 먹을 자격 있는 거지? 거기에 내가 정리도 해줄게.”


정리? 무슨 정리를 말하는 거지?


“너 설마 아직 모르는 거야?”


“뭘요?”


김비서님이 휴대폰을 건네주셨다.

그곳에는 각성자학교 학생의 대결이었고, 그 속에는 아는 사람의 동생이 있었다.

채이진.

한번도 만난 적은 없지만, 채이건의 자랑에 귀딱지가 앉을 정도로 들은 이.

속성으로 명백한 열세인 상황인데도, 그녀는 이겼다.


그리고 이긴 것은 토마토 때문?

토마토?

설마 내가 준 토마토?


고개를 들어 김비서님을 바라봤다.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김동현님께서 강철 길드에 갔다 오시고 난 다음에 생긴 일입니다.”


“말이 안 돼요. 저랑 이민준 씨는 그대로인데요?”


그때 실바가 말했다.


“당연히 두 사람은 건강하잖아요.”


“그게 무슨 말이야?”


실바에 말에 따르면, 마나는 산소와 같다고 했다.

필수적이지만, 과하게 되면 독이 되는.

그렇기에 항상 정리해주는 것이 필수라고.

그러면 한층 강해질 수 있다고.


근데 재벌 2세인 이민준 씨는 그렇다고 쳐도, 난?


“동현님은 저희가 있잖아요.”


아, 그제야 루미에라가 해준 축복이 기억났다.


“아, 그래서 그랬던 거구나.”


아.


헌터는 모두가 강해지길 바라는 이들.

속성의 상성도 이길 수 있게 만들어주는 열매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모두가 그 열매를 찾을 것이 분명했다.


“이제야 알겠냐?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민준이 히죽거리며 웃고 있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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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해피엔딩 24.09.06 75 4 9쪽
19 토마토를 찾는 사람들 24.09.05 72 5 9쪽
18 새어나간 토마토 24.09.04 74 4 9쪽
17 토마토 효과 24.09.03 87 4 10쪽
16 토마토 구매 희망자 24.09.02 84 4 9쪽
15 토마토 거꾸로 해도 토마토 24.09.01 89 6 9쪽
14 토마토 묘목 24.08.31 96 4 10쪽
13 읍내행 24.08.30 106 7 9쪽
12 귀농이지만, 농사에서 해방? 24.08.29 110 6 9쪽
11 이장님 +1 24.08.28 117 4 10쪽
10 기절 24.08.27 122 6 9쪽
9 엘리사를 위하여 24.08.25 141 5 11쪽
8 함께 귀농! 24.08.24 150 4 10쪽
7 나 혼자 귀농? 24.08.23 158 6 9쪽
6 귀농 시작! +2 24.08.22 168 6 8쪽
5 은퇴 (2) 24.08.21 170 6 9쪽
4 은퇴 24.08.20 179 9 9쪽
3 귀농결심 24.08.19 188 8 9쪽
2 1화 결혼 전. 24.08.18 221 8 10쪽
1 프롤로그 24.08.13 221 9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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