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지 않고 귀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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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때림
작품등록일 :
2024.08.13 12:26
최근연재일 :
2024.09.09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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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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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8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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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삼촌

DUMMY

대략적인 상황이 이해되었다.

그렇다면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선물은 선물이었을 뿐.

서프라이즈도 이런 서프라이즈는 예상 밖의 일이었다.

당연히 지금과 같은 반응이 발생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집 안에 던져둔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화면을 키자마자 보이는 수많은 부재중 전화.

그 부재중은 길드장님, 아니 삼촌의 것이었다.

문자도 함께 있었다.


- 네가 말한 서프라이즈가 이거니? 전화 좀 받아볼래?

- 장난해? 장난하냐고! 임마!

- 삼촌 말이 우습냐? 제발. 그 과일 뭐냐고!


실시간으로 삼촌의 멘탈이 무너지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전화 걸기가 무서워졌다.

그래도 해야겠지.


띠리.

신호가 채 다 가기도 전에 전화를 받았다.

심호흡을 한 번 내쉬고.

휴.


“여······.”


“야, 이 인마! 너 도대체 생각이 있는 놈이야! 효과가 있으면, 있다고 말했어야 할 거 아니야!”

“으······.”


받자마자 터져나오는 고함소리에 귀를 뗐다.

목소리에 수많은 감정이 담겨있었다. 뭔가 많은 일이 있는 듯했다.

평소라면, 이러쿵저러쿵 많은 이야기를 했겠지만, 지금 상태에서는 정말로 화를 돋을 수 있었다.

물론, 평소처럼 넘어갈 수도 있지만, 내가 생각해도 보통 일이 아니었다.


“죄송합니다. 삼촌, 저도 몰랐어요.”

“야, 너가 농사지었다며!”


여전히 화가 가라앉지 않은 듯했지만, 곧 목소리가 누그러지셨다.

“혹시나 누가 찾아오거나 하지는 않았고? 무사하지?”


삼촌은 날 걱정해주셨다. 시골에 있을 나보다 더 많은 일을 겪으셨을 삼촌. 기자들 혹은 수많은 길드 관계자들에게 시달리셨을지도 모를 그런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안위보다 피도 안 섞인 조카를 걱정해주셨다.

이순간. 감정이 박차올랐다.

뭐라 말을 하고 싶었지만, 차마 아무런 말도 나오지 않았다.

목 끝까지 무언가 올라왔다.


“왜 이렇게 답이 늦어, 얼른 말 좀 해봐.”


눈 앞이 뿌옇게 앞을 가렸다. 고개를 들어 천장을 바라봤다.

천장도 수리해야겠네 등등의 실없는 생각을 이어갔다.

애써 억누르며 입을 열었다.


“······네. 삼촌. 아무 이상 없어요.”


“그래, 그러면 됐다. 내가 상황을 정리하고 연락하마.”


“네? 아니에요. 삼촌. 잠시만요. 그러실 필요 없어요.”


“필요가 없다니?”


나는 스타길드의 이민준과 루미에라의 이야기를 했다.

원래는 루미에라에 대해서는 말을 하지 않을 생각이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

토마토 때문에.

효능과 효과는 단순하게 넘어갈 문제가 아니었다.

비밀을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다지만, 마냥 숨기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었다.

더군다나 삼촌은 남이 아니었고.


“어허, 다행이네. 다행이야. 그렇다고 해도 조심하거라. 우리 길드 데스크 직원, 채이건 동생에게 천상의 길드원이 접근했다고 하더구나. 일단 강철 길드는 철혈 길드장님께서 해주신다고 하니, 스타 길드 이사님께 잘 부탁드린다고 전해다오.”


“네, 삼촌 제 걱정은 안 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그래, 나중에 조용해지면 보자꾸나. 그리고 이민준 이사님게 안부 전해드리고.”


“네, 삼촌. 건강하시고, 이모한테도 안부전해주세요.”

전화가 끊어졌다.

나는 먼곳을 바라봤다. 창가에 밖으로 넓은 밭이 보였다.

그리고 그 밭에서 일하시는 마을 사람들까지. 귀농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길드에서 있을 때만해도 이런 대화도 잘 나누지 못했다.

삼촌은 거의 집무실에 계셨고, 난 게이트에 있었다.

그저 맹목적으로 게이트를 닫고 다녔었다.

부모님에 대한 기억을 잊기 위해서.


“앞으로 연락 잘 드려야겠네.”


그 순간.

말소리가 들려왔다.


“성깔 더러운 줄만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었네.”

“맞습니다. 이런 면이 있으신 줄 처음 알았네요.”

“역시 동현님이십니다!”


지켜보던 민준과 김비서, 루미에라가 차례대로 말했던 것.


“성깔 더러운 줄만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었네.”

그제야 안 것이지만, 지켜보고 있었던 것.

설마 다 보고 있던 거였나.



“······ 가.”


“뭐라고 안 들려.”


“다들 나가!”


다들 궁시렁대면서 나가기 시작했다.


“아니, 갑자기 왜 화를 내고 난리야.”

“원래 사람이 다 그런 법이죠.”


하. 인생.




* * *


세상이 떠들썩 해진 순간.

재현과 소율은 그 상황을 모르고 있었다.

밥 먹는 시간, 자는 시간을 제외한 모든 순간을 훈련에 쏟았다.


현대 과학과 A급 환상계열의 마법사의 도움을 통해서 수많은 환경에서 훈련을 이어갔다.


기본적으로는 도심 속을 배경으로, 혹은 밀림, 바다.

장소를 가리지 않았다. 가끔은 야간의 시간까지 써가며 훈련했다.


재현의 훈련방식 또한 변화했다.

아니, 소율의 성장에 따라 단계를 밟아올라갔다.


최초의 훈련은 전투감각을 익히기 위한 훈련이었면, 지금은 전투 그 자체를 익히는 것으로 바뀌었다.


스포츠로 말하자면 일종의 렐리였다.


상대가 공격하거나 방어를 한다면, 그에 맞춰서 공격과 방어를 이어가는 것.

재현의 공격이 근처에 도달한 순간, 소율은 타격부위를 줄여서 맞는 방어방법을 그와 동시에 지속적인 회복을 통한 피해 감소를 이어갔다.

그렇다고 맞기만 하는 것도 아니었다.

연이은 공격 사이의 잠깐 생기는 딜레이.

그 순간에 소율은 망설이지 않고, 달려들었다.

당연히 재현에게 이길 수는 없었다.

S등급의 헌터와 갓 훈련을 시작한 성기사 헌터의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였으니까.


중요한 것은.


‘팰 수 있을 때 패야지!’


비록 훈련을 도와달라는 말에 재현이 도와주는 것이 고맙긴 했지만.

짜증났다.

게임의 상대가 너무나 잘한다. 실력이 월등했다.

그런 상대가 약올린다면? 상대방의 공격은 나한테 너무 잘 닿는데, 내 공격은 안 닿는다면?

당연히 짜증날 수 밖에 없었다.


“죽어라!”

재현은 당연히 그런 소율의 마음을 알았다.

하지만.


‘무슨 상관? 자기가 훈련시켜달라고 해놓고서.’


“동생한테 그게 무슨 말이야~”


재현은 그런 소율의 공격을 능글맞게 받아쳤다.

위에서 아래로 내려찍는 공격.

당연히 재현의 눈에는 다 보였다.

그만큼의 실력차이와 경험차이가 있었으니까.

일찌감치 피할 수도 있었지만 피하지 않았다.

맞을 듯 말 듯, 닿을 락 말 락한 순간에 피했다.


“잘 좀 해봐. 누우우나~”


소율의 얼굴빛이 붉어져만 갔다.

훈련으로 인한 열기? 아니었다. 오로지 동생 김재현에 대한 분노였다.

이리저리 공격을 이어갔지만, 타격은 하나없었다.

뭔가 새로운 방법이 필요했다.


그리고 동생의 공격을 맞을 때가 떠올랐다.

특유의 압축된 마나.

각성 능력을 통해서 그 누구보다 뛰어난 압축능력.


동생 재현이 압축이라는 능력을 깨달았을 때는 실망을 했었다.

눈에 띄는 변화가 없었다. 단순하게 압축을 더 잘하는 능력.

그게 다 였으니까.


한 사람을 만나고 달라졌다.

김동현.


비각성자이지만, 각성자 못지 않은.

마나를 통한 수많은 활용법.

그것을 재현에게 가르쳐줬다.


그때는 이미 만나고 있던 시점이기도 했다.


아무튼, 재현이 가진 압축은 당연히 뛰어났다.

각성 능력이 없는 사람은 그 정도까지 이르는 것이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그렇지만, 그 정도가 아니어도 상관없지.’


소율은 계속해서 대련용 목검을 휘둘렀다.

그와 동시에 발쪽으로 마나를 압축시키기 시작했다.


재현이 눈빛을 빛냈다.


‘오호, 드디어 깨닫는 건가.’


희미하게 발쪽에 모이는 마나.

중간중간 끊어지고, 중간중간 터져나갔지만, 소율은 포기하지 않았다.


재현이 눈치채지 못한 지금!


그동안 재현의 공격들을 떠올려가면서 압축했다.

능력의 주체는 어디까지나 재현.

그렇다면 재현이 한 압축에도 그 방법이 숨어있을 것이었다.


‘처음에는 잘 못했지.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달라졌어.’


삶에 있어 태도하며, 능력의 활용까지.


‘잠깐, 그게 무슨 마나를 다루는 것과 무슨 상관이 있지?’



아.


순간적으로 머릿속으로 떠오르는 단어가 있었다.


의지.


기술적인 부분은 천차만별이었지만, 결국 최상위권으로 가기 위해서는 단 하나의 것을 생각할 필요가 있었다.


능력을 다루는 데 있어서 얼마나 의지를 가지고 행하는가.


그동안의 소율의 본능적으로 마나를 다루었다.

당연했다.

힐러에서 성기사로 포지션을 바꾼다는 것은 생각으로 되는 것이 아니었으니까. 그렇기에 처음에는 무의식적으로 반응하도록 해야 했다.


그것을 깨달은 지금은 달랐다.


소율의 의지대로.

마나가 압축되기 시작했고, 한계까지 도달했을 때.


‘터뜨린다!’


그 어느 순간보다도 빠른 돌진!


“한대만 맞아라! 개자식아!‘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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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꼬여드는 사람들 24.09.09 48 2 7쪽
» 삼촌 24.09.08 56 2 9쪽
21 노출된 루미에라, 그리고 뒤늦게 깨달은 파급력 24.09.07 65 3 9쪽
20 해피엔딩 24.09.06 76 4 9쪽
19 토마토를 찾는 사람들 24.09.05 72 5 9쪽
18 새어나간 토마토 24.09.04 75 4 9쪽
17 토마토 효과 24.09.03 87 4 10쪽
16 토마토 구매 희망자 24.09.02 84 4 9쪽
15 토마토 거꾸로 해도 토마토 24.09.01 89 6 9쪽
14 토마토 묘목 24.08.31 97 4 10쪽
13 읍내행 24.08.30 106 7 9쪽
12 귀농이지만, 농사에서 해방? 24.08.29 110 6 9쪽
11 이장님 +1 24.08.28 117 4 10쪽
10 기절 24.08.27 123 6 9쪽
9 엘리사를 위하여 24.08.25 141 5 11쪽
8 함께 귀농! 24.08.24 150 4 10쪽
7 나 혼자 귀농? 24.08.23 159 6 9쪽
6 귀농 시작! +2 24.08.22 169 6 8쪽
5 은퇴 (2) 24.08.21 170 6 9쪽
4 은퇴 24.08.20 180 9 9쪽
3 귀농결심 24.08.19 189 8 9쪽
2 1화 결혼 전. 24.08.18 221 8 10쪽
1 프롤로그 24.08.13 221 9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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