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지 않고 귀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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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때림
작품등록일 :
2024.08.13 12:26
최근연재일 :
2024.09.09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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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5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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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엘리사를 위하여

DUMMY

동현은 황급히 집을 나섰다.

우물은 멀지 않은 거리에 있었다. 하지만, 엘리사의 상태가 어떤지 정확하게 몰랐기에, 빠르게 움직일 필요가 있었다.


‘······ 우물이 과연 그대로 일지······.’


내심 걱정이 되었다.

부모님과 있을 적에는 우물은 많은 양의 물은 아니더라도 일정량의 물은 항상 차올랐다.

그러나 문제는.


‘그게 오래 전의 이야기라는 거지.’


클래식한 우물.

바가지로 물을 퍼올리는 방식이었다.

옛날 방식의 우물은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을 수 밖에 없었다.

당연히 지금 우물에 물이 있는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

일단은, 있든 없든 가야했다.


‘아니면, 산을 올라서 약수터라도 가야겠지.’


시간이 걸리더라도.



그렇게 생각하며, 몸을 날렸다.


어?

가벼웠다.


이전의 신체와 비교했을 때.

몸이 깃털처럼 가벼웠다.


항상 무거운 짐을 어깨에 지고 있던 느낌.


그것을 벗어던진 순간.

한 차원 다른 행동력을 가지게 되었다.


지금처럼.


일반 성인 남성의 달리기 보폭은 약 1.4m.

헌터라면, 약 2m 정도로 늘어난다.

물론, 신체강화계열의 경우 천차만별이다.

단단함과 속도, 파워까지.


‘그렇다면 나는?’


뛰면서 바닥을 살폈다.

평소에 비해서 확실히 더 넓은 보폭과 속도.

대략 2.5m 정도 되는 듯보였다.


‘신체강화계열이 아닌데 이 정도라니.’


이것도 마음을 먹은 상태가 아니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그 이상으로 달릴 수 있을 것 같았다.

새삼 엘리사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순식간에 뒷산 입구 쪽의 우물에 도달했다.

우물은 걱정대로 마른 상태였다.

꾸준한 사용을 했다면 모르겠지만, 당연하게도 마른 상태.


‘산으로 가야겠네.’


어차피 성장한 신체능력이라면, 단번에 올라갔다 올 수 있을 것이었다.




‘얼른 갔다고자.’


마음을 먹은 즉시, 움직였다.


산초입.


산초입에 들어선 순간.

이질적인 무언가.

가만히 서서 감각을 되세겼다.


마나환경이 더 좋아졌다.

이는 단순하게 자연환경이 좋아져서 마나가 풍부하다라는 것이 아니었다.


몬스터의 존재.


몬스터는 환경을 게이트 내부와 유사하게 만든다.

몬스터의 본능.

물론, 상위급으로 갈수록 자의적으로 그러한 환경을 만들 수도 있다고 하는데, 아직 만난 적은 없다.



몬스터 고유의 마나는 게이트 내부의 마나.

즉, 지구의 마나와의 결이 맞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마나가 융화되면서 환경이 변화되는 것이었다.


지금처럼.


멈춰서서 주위를 둘러봤다.

산의 환경이 크게 변화한 것은 없었다.

단지, 좀더 풍성한 환경?


‘짐승형 몬스터인가.’


짐승형 몬스터.


곤충형 몬스터가 있듯, 짐승형 몬스터 또한 유사한 타입의 몬스터였다.


마나를 받아들이고, 더 큰 크기와 야성을 지닌 개체.

야수를 사냥하는 것은 사냥꾼.


일단은 수풀 속으로 몸을 숨겼다.

신체능력이 아무리 좋아졌다고 한들, 정면승부는 멍청한 짓이었다.


‘물론, 압도적인 무력이 있다면 모르지만.’


짐승형 몬스터들은 태어날 때부터 사냥꾼이었다.

그렇기에 헌터도 그들을 잡기 위해선, 사냥꾼이 되어야 했다.

그런 면에서 비각성자 헌터가 각성자 헌터보다 뛰어났다.


짐승형 몬스터에 한해서.


각성자가 되었지만, 비각성자 헌터의 경험은 여전히 남아있었다.


거기에 링크라는 능력은 명확하지 않았다.

한계가 어디까지인지도, 능력치도.

공격용이 아니라는 것은 확실했다.


‘아니, 그건 아직 모르는 건가?’

이제야 떠올린 것이지만.

집에서 시바에게 곤충이라는 이미지를 넣어주었을 때, 악의를 품었다면?



‘그렇다면, 공격용으로도 사용이 되지 않을까?’


일단은, 나중에 생각해볼 만한 문제였다.


‘지금은 눈앞에 닥친 문제부터 처리해야 하자.’


어떤 몬스터일지는 모르지만, 짐승형 몬스터.


수풀을 헤치면서 나무 사이사이를 움직였다.

곳곳에 짐승형 몬스터의 악취가 느껴졌다.

짐승형 몬스터의 악취는 여느 야생동물보다 더욱더 진한 향취를 내뿜었다.


짐승형 몬스터 학자는 이걸 보고 이렇게 이야기했다.


[본디 짐승들은 영역 동물이다. 그렇다면, 짐승형 몬스터도 그렇지 아니하겠는가. 더군다나 일반적인 동물 그 이상인 몬스터들 사이에서, 영역을 유지하려면, 더욱더 강한 채취를 풍겨야하기에, 채취가 강해졌다.]


동현도 그 사실을 인정했다.


‘그렇지 않으면, 그 몬스터들이 어떻게 자연 상태에서 살아남겠어.’


나무를 헤치면서 나가던 순간.

등골이 찌릿했다.


‘근처에 있다.’


엘리사로 인해서 더욱 향상된 감각.

그 감각은 본능을 한층더 날카롭게 만들었다.


근처에 있다는 것은, 그 흔적 또한 남아있을 것이라는 것.


눈을 날카롭게 빛냈다.

이곳저곳을 살펴보던 중.

부서진 나뭇가지.

그리고 가장 중요한 변의 흔적까지.


사람에게는 건강의 상태를 유추할 수 있는 지표가 되어준다.

그렇다면? 몬스터의 것도 마찬가지였다.


‘바로 그 크기를 판별할 수 있게 해준다.’


대형견 시베리안 허스키의 것. 500원짜리와 비슷한 크기 정도.


‘이 녀석은 더 크군.’


대략적으로 말보다는 적은 사이즈.

대형에 이르지는 않는 사이즈였다.


보통 대형 몬스터의 크기는 코끼리 정도는 되야지 대형 몬스터로 취급한다.

물론, 코끼리보다 큰 몬스터도 당연히 존재했다.

최소한의 사이즈가 코끼리라는 것.


추가적인 정보로는.


‘한 마리군.’


집단 행동을 하는 개체였다면, 한 무더기가 곳곳에 있었을 것이었다.

그뿐 아니라, 양 자체도 많지 않았다.

색상이 어둡고, 이질적인 풀 등이 보였다.


‘민가는 꽤나 떨어진 곳, 그렇다면 분명 굶주린 상태.’



“할 만 하다.”


그 어떤 순간보다. 컨디션이 최고조에 달했다.

헌터 생활을 하면서도 이런 상태는 없었다.


그에 반해서, 상대는 굶주린 상태에다가 혼자.


“그래도 간단한 도구는 필요하지.”


주위를 둘러보니, 돌덩이가 하나 있었다.

반쯤 변이된 돌.


변화를 일으키는 건, 동, 식물 뿐 아니라, 무생물도 변화를 일으켰다.


본래는 화강암이었을 돌은 검게 변색된 모습이었다.

변이는 어떤 방식으로든 발생할 수 있었다.


본래의 특색을 더 강하게 만들거나, 혹은 특색을 없애버리고, 새로운 특색을 가지거나.


“단단하군.”


물론, 이 상태로 사냥에 쓸 수는 없었다.

마나로 조형하는 것.


더욱더 단단해진 것은 결국 마나 때문.

그렇기에 변이된 물질에는 마나를 통해 어느 정도의 물질적인 변형이 가능했다.


둥그런 타원형의 돌덩이 한쪽을 최대한 날카롭게 벼렸다.


‘급하게 하느라, 내구성은 형편없겠지만 말이지.’


어차피 사냥은 단 한 번의 기회 뿐.


이제 사냥에 나설 차례였다.


마나를 순환시키며 움직였다.

대기중의 마나와 순환시키면서 인기척과 마나의 흔적을 줄여나갔다.


눈으로는 사방을 훑었다.

마주치는 경우도 배제해서는 안 되었다.


거기에 바람의 흐름을 확인해야 했다.

언제나 진행방향이 아닌, 반대 바람이 부는 순간에만 이동해야 했다.


그리고 이 지금 이 순간.


‘냄새다.’


냄새가 났다.

짐승형 몬스터 특유의 악취가.



바람이 불어왔다.


바로 옆의 나무에 올라갔다.

이제는 기다림의 시간.


상대는 움직이고 있었고, 동현의 존재를 모르고 있었다.

그에 반해.


동현은 준비된 사냥꾼이었다.


이제 동현에게 들리는 것은 두근거리는 심장소리.

그리고 희미하게 들리는 수풀소리였다.


수풀소리는 조금씩 가까워졌다.

심장소리가 점차 커져갔고, 긴장은 한층 더 고조되었다.


이마를 타고 흐르는 땀방울은 더 이상 동현에게 느껴지지 않았다.


바로 코앞.

수풀 사이로 짐승형 몬스터가 정체를 드러냈다.


‘하운드군.’


화산지대에서 사는 헬하운드에 비해 격하된 존재.

굳이 따지자면, 들개였다.


‘위험도는 들개보다는 배는 위험하지만.’


민가는 거리가 있어, 안전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냥 둘 수는 없었다.

배가 고픈 짐승이기에 언제 이곳을 떠날지 몰랐다.



‘지금 처리한다.’


배고픈 하운드는 터벅터벅 걸어왔다.

일말의 경계도 없는 상태.

그리고 나무 아래를 지나는 지금.


동현은 나무를 박차고 뛰어내렸다.

동현은 순식간에 떨어져내렸다.

손에 든 화강암 찍개는 하운드를 머리를 향했다.

그러나 하운드는 본능적으로 몸을 피했다.


‘얕았다!’


화강암 찍개는 머리가 아닌 목덜미를 훑었다.


“깨갱”


개과 특유의 소리를 내면서 하운드는 나가떨어졌다.

피가 비산하고, 목덜미에서 피가 흘렀지만.

하운드의 눈빛은 여전히 살아있었다.


피가 비산하고, 목에서 비가 흘렀지만.

짐승의 눈은 동현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크르.”


동현은 그런 하운드의 눈을 피하지 않았다.

비록 일격에 죽이지는 못했지만, 화강함 찍개는 제본분을 다했다.


이제는 맨손.


그래도 하운드 또한 치명상에 굶주린 상태였다.


‘······ 후. 쉽지 않네.’


내심 쓴웃음을 지은 동현은 하운드의 눈을 응시했다.


이대로 간다면 분명 과다출혈로 죽을 것이 분명했다.

그렇게 되면 손쉬운 승리가 될 것이었다.


‘물론, 그럴 일은 없겠지만.’


그런 생각을 할 때쯤.


하운드의 으르렁거림이 심해졌다.

동시에 눈빛에 광기가 어렸다.



‘버서커!’


빈사상태에 이를 때에 발생하는 상태이상.


공격성 증가.

속도 증가.


“젠장.”


‘어떻게 하지.’


맨손의 비각성자 헌터라면, 위험한 순간이었다.


링크만이 유일한 해법이었다.


하운드가 달려들었다.

피가 흩뿌려졌다.

제 몸을 생각하지 않은 채 오롯이 상대방을 죽이겠다는 의지.


동현을 몸을 내던졌다.

직후 바로 몸을 세웠다.


잠시라도 눈을 때서는 안 되었다.

때는 순간, 목덜미가 물어뜯길 것이 분명했다.


‘각성하지 않았다면, 죽었겠군.’


링크.

링크.


무엇을 링크를 해야하는가.

지금 당장에 링크를 할 수 있는 대상은 무엇인가.


눈앞의 하운드?

미친놈에게 말이 통할 리는 없었다.


생명체에 링크한다는 것은 패스.


생각하는 와중에도 하운드는 달려들었다.

동현을 죽이려고.


그렇다면? 무생물체에게 링크는?

일일이 확인할 시간은 없었다.


일순 마나를 뿜어냈다.


‘마나를 통해서 확인한다.’


지근거리의 모든 대상에게 닿은 마나.

그리고 마나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다.


‘······ 된다. 전부 링크가 된다.’


그러나 가능하다는 것과 동시에 링크를 할 수는 없었다.

지금 가능한 것은 단 하나의 링크.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단 하나의 무기.


생각을 한 순간.

동현은 하운드에게 달려들었다.

동시에 하운도도 동현에게 달려들었다.

피와 침을 날리면서.


동현은 바닥을 훑었다.

손에 걸린 나뭇가지.

동시에 발현된 링크.


링크를 통해서 연결된 동현은 나뭇가지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가장 익숙하게 느껴지는 화강암의 단단함.

그 단단함의 속성이 나뭇가지에 입혀졌고.


동현은 자신의 향해 이빨을 들이미는 하운드를 피해 몸을 비틀림과 동시에 나뭇가지를 입 안에 들이밀었다.

나뭇가지는 화강암의 단단함을 가지고서 하운드의 머릿통을 퀘뚫었다.

즉사였다.


“하아······. 하아······.”


동현은 가쁜 숨을 내쉬며 하늘을 바라봤다.


“시발, 좆나 힘드네.”


각성자로서의 첫 사냥이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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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이장님 +1 24.08.28 117 4 10쪽
10 기절 24.08.27 122 6 9쪽
» 엘리사를 위하여 24.08.25 141 5 11쪽
8 함께 귀농! 24.08.24 150 4 10쪽
7 나 혼자 귀농? 24.08.23 158 6 9쪽
6 귀농 시작! +2 24.08.22 168 6 8쪽
5 은퇴 (2) 24.08.21 170 6 9쪽
4 은퇴 24.08.20 179 9 9쪽
3 귀농결심 24.08.19 188 8 9쪽
2 1화 결혼 전. 24.08.18 221 8 10쪽
1 프롤로그 24.08.13 220 9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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