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빨 헌터가 탑 공략을 너무 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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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8.14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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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2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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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8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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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한국 헌터 협회

DUMMY

서울에 위치한 대한민국 헌터 협회.

모두가 숨을 죽인 채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떴습니다! 최단 기록 공지!”


4층에 대한 최단 기록 공지가 뜨고 불과 30분 뒤, 7층에 대한 최단 기록 공지가 뜨고야 말았다.

그리고 수십 분 후, 그 뒤를 이어 이번에도 당연하다는 듯이 히든 공략에 대한 공지가 뒤를 이었다.


그 공지에 다시금 회의실은 침묵으로 물들었다.

처음 1층에 대한 최단 기록 공지가 떴을 땐 너무나도 오랜만이라 감격했으나, 이제 이 정도면 슬슬 무서워질 지경이다.


도대체 어떤 놈이 어떤 방식으로 최단 기록을 세운 것이며

또 히든 공략은 무엇이란 말인가.


사실 최단 기록은 언제나 바뀌기 마련이다.

협회에서는 언제 탑의 선택을 받을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탑의 각 층에 대한 정보를 대중에 공개했으니.


그리하여 어느 정도 각 층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는 신규 각성자들은, 옛날보다 더 빠르게 층을 클리어할 수 있는 거였고.


그러나 문제는 저 히든이다.

각 층에 히든이 있다는 말은 지금까지 들어본 적 없었다!


그리하여 박정호 협회장은 헌터들을 풀어 1층부터 다시 차근차근 재공략을 실시했으나, 어느 헌터로부터도 히든을 찾았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


‘어떻게든 찾아서 데려와야 한다.’


어느 나라의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저 정도의 실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어떻게든 데려와야 했다.


박정호 협회장이 유승호 인사 과장에게 물었다.


“유 과장, 최근 각성했다고 신고 들어온 사람들은 전부 조사해 봤나?”

“아직입니다. 최근 각성자 신고가 급증해, 우선 그것부터 처리하려고 합니다.”

“해외 쪽은?”

“아직 아무런 소식 전달받은 것이 없습니다.”

“다행이군.”


바야흐로 탑을 오르는 것이 돈이 되고, 국방력이 되는 시대가 왔다.


탑에 들어가서 자원을 가지고 나오는 헌터들은 곧 자산이요, 국력.

아직 해외 쪽서도 히든 공략과 관련된 별다른 소식이 없다는 건 오히려 희소식이었다.


“그래서? 이번에 신고 들어 온 사람들 중에는 쓸만한 인재들이 있나?”

“그게.. 있긴 하지만, 협회와 계약할 생각은 없다고 한 이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이미 자기들은 기업과 계약을 마쳤다고..”

“제기랄!”


정부의 한정된 예산으로 굴러가는 협회와는 다르게, 막대한 예산으로 운영되는 대기업들.

그들은 어디서 돈이 썩어나는지, 저렇게 싹수가 보이는 헌터가 나타나면 어디선가 냄새를 맡고 획 가로채 갔다.


사실 어떻게 보면 그들 입장에서도 그게 훨씬 이득일 테다.

협회 소속의 헌터들은 전부 공무원으로, 대기업에 비해 낮은 연봉을 받는 건 사실이니까.


그리하여 정부와 기업은 법 하나를 발의하여 극적으로 타협했다.

대충 요약하자면, 기업 소속의 헌터들도 ‘대한민국’ 소속의 헌터이며, 탑에서 얻은 보상 일정 부분을 정부에 납부하는 것.

대신, 정부는 기업이 헌터들을 스카우트하는 것을 합법화했다.


즉, 한국 헌터 협회는 다른 국가의 헌터 협회뿐만 아니라, 기업들과도 경쟁을 하는 상황인 것이다.

그렇다고 이게 한국만 해당하는 얘기냐 하면, 당연히 아니다.

다른 국가들 역시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으니.


그나마 정부에 돈이 좀 있는 미국과 중국은 덜하다곤 하지만.


‘우리 쪽으로 와 주었으면 좋겠는데.’


박정호 협회장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 가능성에 대해 떠올렸다.

저기, 최단시간으로 탑을 공략하고, 히든까지 찾아낸 헌터가 한국 헌터 협회에 들어오는 상상을 말이다.


만약 그가 정말로 한국 헌터 협회에 올 의향이 있다고 한다면, 박정호 협회장은 당장 국회로 찾아가 의원들의 멱살을 잡고 예산을 더 올려 달라고 협박할 자신까지 있었다.


지이이잉-


그때였다.

인사 과장인 유승호의 휴대 전화가 울린 것은.


“먼저 실례하겠습니다.”

“어디 갈 데라도 있나?”

“각성 문의가 들어온 사람이 있어서요. 한 번 가 보려고 합니다.”

“유 과장이 직접? 왜?”

“최근 최단 기록과 히든 공략 때문에 시끄럽지 않습니까. 자기가 그 사람이라고, 능력 각성한 것 같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 인력이 부족합니다.”

“경찰은 뭘 하고 있는 거야! 그런 놈들 전부 안 잡아가고!”


아무리 사람들이 공무원들을 월급 루팡이라고 부르며 까내리고 있긴 하지만, 정도가 있는 법이다.

도대체가 무슨 생각으로 거짓말로 사람을 오고 가라 할 수 있단 말인가.


“후우..”


그러나 이내 박정호는 냉정을 되찾곤 말했다.


“고생하게. 사칭이어도 너무 실망하지 말고.”


어쨌든 그들이 주는 세금으로 이 협회가 운영되고 있지 않는가.


“예. 알겠습니다. 능력만 괜찮다면 바로 영입 시도하겠습니다.”

“기업에서 파견 나온 사람들도 갈 거야. 거기서 괜한 분란 만들지 말고.”

“명심하겠습니다.”



* * *



현관문을 연 나를 반기는 것은 협회에서 나온 직원들이었다.


“반갑습니다, 백우현 씨. 한국 헌터 협회의 인사과장, 유승호라고 합니다. 이쪽은 저희 쪽 직원, 한예람입니다.”

“아, 네. 반갑습니다. 백우현이라고 합니다.”


오랜만이었다.

이렇게 우리집에 누군가를 들인 것은.

평소에 친구들도 집에 잘 들이지 않는 성격인지라, 왠지 기분이 묘했다..


“지금부터, 저희가 나누는 대화는 전부 녹음됩니다. 괜찮으십니까?”

“아, 예. 괜찮습니다.”

“그럼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백우현 씨. 능력을 각성하여 탑에 입장한 게 확실합니까?”

“맞습니다. 능력을 각성했고, 탑에 입장하여 공략도 해 봤습니다.”

“실례가 안 된다면, 각성하신 능력을 보여주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그의 말을 들은 나는 그 자리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게, 휴대폰을 켜서 보여줄 수도 없는 노릇이지 않은가.

그리고 딱히 내 능력에 대해 이들에게 알려줄 이유도 없고 말이다.


그리하여, 나는 능력을 보여주는 대신 곁눈질로 책상 쪽을 가리켰다.


“아, 혹시 저거, 회복 포션 맞나요?”


내 곁눈질을 따라, 협회 측에서 박정호를 함께 따라온 한예람이 물었다.


“예. 맞습니다.”


그녀의 물음에 나는 약간의 미소를 띄며 그리 답했다.

내가 던진 미끼를, 그녀가 완벽하게 물었으므로.


“회복 포션 비쌀 텐데.. 이걸 어떻게..”


내 답을 들은 한예람이 조심스레 말을 잇는다.

요점은 간단하다.

저 비싼 포션을, 돈도 많이 없어 보이는 네가 어떻게 얻었냐는 뜻이다.


“제 능력입니다. 제작. 포션, 방어구, 무기 등, 다양한 것들을 제작하는 능력을 각성했습니다.”

“오..!”


내 말을 들은 두 사람의 나를 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탑에서 얻은 재료들을 통해 여러 물건들을 만들 수 있는 제작 스킬.

헌터들 중에서도 그러한 제작 스킬을 가진 이는 드물기에, 저런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포션을 확인해 봐도 되나요?”

“물론입니다.”


포션을 확인해 보고 싶다는 그녀의 말에,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하급 포션을 약간만 컵에 따라 그녀에게 건넸다.


“빛깔은 회복 포션이 맞는데, 뭔가 조금 다른 듯한..”


아무래도 그녀는 포션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듯 했다.

이윽고 손가락으로 그것을 찍어 입에 갖다 대더니


“이.. 이건..”


나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동자가 2배 쯤은 커졌다.


“분명 회복 포션이 맞긴 한데.. 어딘가.. 어딘가 달라요.”

“알아듣게 설명해.”

“그.. 그러니까..”


이윽고 한예람은 나와 유승호의 눈치를 쓱 보더니


“현재까지 미국이 개발한 포션들 보다 상위 호환이에요.”


정확했다.

내가 그녀에게 건넨 포션은 하급 포션.

현재까지 인류가 개발한 최하급 포션의 바로 윗 단계 말이다.


“이걸.. 백우현 씨가 만드셨다고요?”

“예, 맞습니다. 방어구도 만든 게 있는데, 보여드릴까요?”


나는 옷장에서 장인이 만들어준 방어구를 꺼내 그들에게 보여주었다.

그들은 내가 건넨 방어구를 이리저리 만져보더니, 연신 감탄만 내뱉을 뿐이었다.


“이런 방어구.. 들어본 적도 없어요.”

“완전히 다른 방식이야. 지금까지 우리가 제작한 방어구랑은 전혀 달라.”


그렇게 한참동안 내 방어구를 만지던 두 사람은


“백우현 씨. 잠시, 저희 직원과 상의를 하고 와도 되겠습니까?”

“상의 말씀이십니까?”

“아, 예. 원래는 백우현 씨의 각성을 확인하고 바로 계약을 진행하려고 했습니다만, 일반적인 계약으로는 안 될 것 같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렇겠지.

제작 계열 헌터들은 희귀한 만큼, 일반적인 헌터들보다 더 많은 연봉을 줘야 하는데, 내가 선보인 물건들은 그 이상이었으니까.


그렇다고 협회가 나를 영입할 돈은 있는가 하면, 그건 또 아닐 것이다.

그러나 내게 중요한 건 돈이 아니었다.


“그럼, 제가 먼저 조건을 말씀드려도 되겠습니까?”


어차피 필요한 물건들은 전부 ‘이세계 상점’을 이용해서 구매할 수 있다.

거기가 더 싸기도 하고 말이다.

지구에서의 돈은 그저, 먹고 사는데 부족하지 않을 정도면 충분하다.


물론, 많이 준다면야 땡큐고.


“.. 예. 조건들을 말씀해주시면, 참고하여 계약 내용에 반영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우선 제 조건을 말씀드리자면, 탑 등반과 물건 제작 등을 강요하지 않는 것입니다.”


제작 계열 헌터들은 매달 일정 수량의 물건들을 제작해서 납품해야 한다는 계약 조건이 있다고 들은 기억이 있다.

그러나 내 진짜 스킬은 ‘제작’이 아니기에, 그들에게 납품할 수 있는 물건을 만들 수 없었다.


또한 탑 등반 역시 마찬가지.

나는 내가 만족할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준비하는 편이었으므로, 빨리 탑에 오르라고 닦달하는 걸 원치 않는다.


너무 무리한 조건이 아니냐고 물을 수 있지만, 나는 전혀 아쉽지 않다.


협회 소속 헌터들은 H마켓을 이용할 때 수수료를 안 뗀다고 하는데, 그게 조금 아쉬울 뿐.


“.. 연봉과 관련된 부분에서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이 정도 조건을 달았는데, 연봉까지 건드리면 양심이 없는 거지요. 협회 측에서 책정해주시는 대로 받겠습니다.”


요컨대, 알아서 잘 정하라는 뜻이었다.

아까 연봉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하긴 했지만, 높아서 문제 될 것은 없으니 말이다.


“알겠습니다. 우선 협회로 돌아가서 논의 후, 다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 * *



[등반자, 백우현. 탑 8층에 입장합니다.]


협회의 사람들이 떠난 다음 날, 나는 곧바로 탑에 입장했다.


‘여기가..’


8층부터 10층까지 탑의 테마는 실험실.

실험실을 테마로 하고 있는 층수답게, 주변은 온통 책장에 꽂힌 수많은 책들과 실험 기구들로 가득했다.


[임무가 도착했습니다.]


[8층 공략 – 시험]


클리어 조건 : 이계(異界)의 존재 10마리를 제거하십시오.

실패 조건 : 사망 혹은 임무 포기

제한 시간 : 1시간


임무를 받음과 동시에, 책장에 꽂혀 있던 책 사이로부터 검은 액체 같은 것들이 꿈틀거리며 바닥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바닥으로 떨어진 그것들은 점차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고


끼엑- 끄륵?


인간과 흡사한 모습으로 내게 걸어오기 시작했다.

비유하자면, 좀비와 가장 흡사한 모습.


“후우..”


나는 심호흡을 하는 것으로 마음을 다잡았다.

저것들이 좀비든 뭐든 상관없다.


나는 일기장의 진실을 밝힐 테니.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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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Lv.99 붉은기린
    작성일
    24.08.18 12:50
    No. 1

    안녕하세요~오늘 선호작하고 1화부터 여기까지 추천들 하고 잘 보고 가요~건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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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헌터 협회 +1 24.08.18 175 6 11쪽
6 어느 현자의 일기장 24.08.17 181 6 13쪽
5 잡종들의 왕 24.08.16 186 6 12쪽
4 히든 공략 24.08.15 195 8 15쪽
3 특별한 상점에서 돈 쓰는 방법 24.08.14 207 8 15쪽
2 특별한 상점에서 돈 버는 법 +1 24.08.14 223 7 13쪽
1 특별한 상점이 생겼다 24.08.14 275 8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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