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빨 헌터가 탑 공략을 너무 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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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4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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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5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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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에 위치한 미국 헌터 협회.

현재 이곳에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협회장님, 시작했습니다.”

“음.”


현재 한국에서 생중계로 진행되고 있는 ‘하급 포션’ 제작에 대한 발표가 진행되는 와중.

온 세상의 주목이 전부 그곳으로 쏠려 있는 가운데, 미국 역시 한국을 주시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저게 말이 되나? 우리 포션보다 더 성능이 좋은 포션을 개발해냈다고?”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이미 다른 국가에서도 미국보다 성능 좋은 포션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가, 전부 역풍을 맞지 않았습니까.”

“그러니까, 이번에도 똑같을 것이다?”“그렇지 않겠습니까? 한국 헌터 협회의 헌터들의 실력은 어느정도 인정하나, 제작 계열 쪽은 그리 발달한 국가가 아니니까요.”


보고를 들은 미국 헌터의 협회장, 데이비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보고가 전부 맞았다.

지금까지 미국의 기술력에 도전한 국가가 어디 한 둘이었는가.

그러나 그러한 수많은 국가들의 도전을 받았음에도, 여전히 미국 헌터 협회의 기술력은 여전히 세계 최고였다.


즉, 이번에도 그러한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상황.

그럼에도 그가 이리 초조함을 느끼고 있는 것은


“백우현이라지? 그 우리 포션에 ‘최하급’이라는 명칭을 붙이고, 자기가 개발한 포션에 ‘하급’이라는 명칭을 붙인 놈이.”

“맞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그를 파악하고 있지 못했지? 그 정도 제작 스킬과 숙련도를 가지고 있는 헌터라면, 이미 정보가가 들어왔어야 했는데?”


백우현.

그의 존재 자체를 미국 헌터 협회가 전혀 몰랐던 까닭이었다.


1층부터 10층까지는 혼자 공략하는 곳이라 파악이 불가능하지만, 11층 이후로 등반하는 헌터들에 대한 정보는 대부분 꿰고 있는 상황.



그럼에도 미국 헌터 협회에는 백우현이라는 헌터에 대한 정보가 일절 존재하지 않았다.


물론, 저 백우현이라는 헌터가 11층을 등반하지 않은 헌터일 수도 있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을 해 보아도, 10층에서 등반을 멈춘 헌터가 그 정도의 제작 스킬과 숙련도를 가지고 있을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우리가 10년이 걸렸는데.’


백우현의 표현을 빌리자면, 미국이 개발한 ‘최하급’ 포션은 20층까지 공략한 제작 계열 스킬을 가진 헌터들이 10년에 걸려 개발한 것.

그런데 11층도 공략하지 못한 애송이 헌터가 그보다 더 좋은 포션을 개발했다는 사실을 믿기 어려웠다.


그렇다면, 단 한 가지의 경우의 수 밖에 없다.


“버리는 패 아니겠습니까. 아직 11층도 못한 애송이 헌터를 정면에 내세워서, 모든 욕을 혼자 먹게 만드는 수작 말입니다.”

“확실히.”


물론 사람들에게 검증도 되지 않은 사람으로 이렇게 발표해도 되는 거 아니냐는 욕은 좀 먹겠지만, 애초에 그들이 노리는 것이 바로 그것.


‘미국보다는 성능이 떨어지지만, 저 정도 값에 성능이면 괜찮지 않나?’

라는 반응을 이끌어 내는 것이 그들의 목적이었으니.


대표적으로 중국이 그러했다.

그들은 미국의 포션을 뛰어넘은 포션을 개발했다고 성대하게 광고를 한 뒤, 거창하게 말아 먹었으니까.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중국의 매출은 늘었다.

각국의 협회와 기업들이 비싼 미국의 포션보다 성능은 떨어지지만, 싼 중국의 포션을 대량 매입하기 시작했으니.


아마 한국도 그런 걸 노리고 있는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하던 찰나


- 여기, 방금 탑 공략을 마치고 이곳으로 온 헌터가 있습니다.


백우현의 포션 검증이 시작됐다.

그에 따라 등장하는 한 사람.


‘아, 저 헌터.’


분명 데이비드도 알고 있는 헌터.

미국과 함께, 현재까지의 최고층인 28층을 공략하고 있는 헌터였기에 모를 수가 없는 인물이었다.


그는 백우현의 신호에 따라 옷을 벗기 시작했다.

그렇게 상의를 완전히 탈의하자, 그의 몸에는 상처가 가득했다.

아무래도 어디서 한바탕 구르고 온 모양.


- 자, 그대로 마시면 됩니다.


백우현이 건넨 포션을 그가 단번에 들이켰다.

그리고, 기적이 일어났다.


“혀.. 협회장님..!”

“보고 있어.”

그의 몸을 가득 메운 상처들이 하나 둘씩 아물기 시작한 것이다.


‘.. 진짜였어..?’


현재까지의 포션은 그저 상처 한 부위에 붓는 것으로 단시간에 아무는 정도.

그런데 저건 뭐란 말인가.

그냥 마셨을 뿐인데, 온몸의 상처가 전부 아물기 시작한 거 아닌가.


- 기력 회복에 대한 성능은 증명할 길이 없군요. 궁금하시다면 구매하셔서 확인해 보십시오.


사실 기력 회복 따윈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그저 마시는 것만으로도 전신의 상처를 회복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미국이 개발한 포션의 성능을 뛰어넘었다는 것을 증명했으니.


“저 포션, 공수해왔나?”

“.. 예. 혹시 몰라서 한국 헌터 협회에 문의해 둔 참입니다. 저 시연이 끝나면 바로 보내주겠다고 합니다.”

“성능 분석은?”“가능은 하지만, 꽤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겁니다.”

“젠장!”


안 그래도 최근, 누군가가 10층까지 히든을 공략해 버려서 미국 헌터의 최면이 말이 아니었는데, 오늘 또 한 번 구겨지게 생긴 그들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여전히 모르고 있었다.

미국 헌터의 최면을 구긴 두 헌터가, 사실은 같은 헌터라는 것을 말이다.



* * *



“고생하셨습니다! 지금 저기 보이십니까? 직원들이 바빠서 죽을라합니다!”


하급 포션 발표 방송을 끝낸 뒤의 협회.

인사과장인 유승호가 가리킨 쪽을 바라보니, 수많은 직원들이 분주히 뛰어다니는 게 눈에 들어왔다.


“네네! 한국 헌터 협회입니다. 아, 하급 포션이요? 드릴 순 있지만, 잘 아시다시피, 이게 핫한 물건이라서요.. 네네.”

“백우현 헌터에 대한 정보는 기밀입니다. 네? 아는 거라도 알려달라고요? 협회장님꼐 연결해드리겠습니다.”

“아, 포션에 대한 광고요? 광고 문의는 SNS 계정으로 정중히 문의 부탁드립니다!”


사람들이 땀을 뻘뻘 흘리며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가운데, 유승호 인사과장만이 웃으면서 소리치고 있었다.


“하하하하하하하! 빨리들 움직이란 말이야!”


오랜만에 물이 들어와서 선장은 신났지만, 직원들은 죽을 맛.

괜시리 미안해졌지만, 이게 다 우리 모두를 위한 일임을 알아줬으면 한다.

돈은 내가 벌지만.


“이제 계획 있으십니까?”


유승호가 내게 물었다.


“아, 예. 이제 슬슬 11층 공략을 하려고 합니다.”

“그러시군요! 11층부터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공략한다는 거 알고 계시죠?”

“물론입니다.”“그래서 말입니다만, 아무래도 혼자는 좀 위험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협회에서는 기본적으로 팀을 꾸려서 공략하는 편입니다.”

“저도 팀을 꾸렸으면 좋겠다는 말씀이시군요.”

“맞습니다. 마침, 저희 협회에 11층을 공략해야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유지환이 어딘가에 손짓하자, 내 주변에서 경계를 서던 유세라 헌터가 불려왔다.


“아, 유세라 헌터님이시군요.”

“맞습니다. 이미 안면도 텄겠다, 같이 공략하는 게 어떻습니까?”


나쁘지 않은 제안이었다.

11층부터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헌터들도 만날 수 있는 곳.

혹시나 하는 경우를 대비해서 아는 사람이랑 같이 가면 좋지 않겠는가.


그러나 나는 그렇다 치더라도, 저쪽의 의견도 중요했다.


“유세라 헌터님은 어떻습니까?”

“저도 좋아요.”


여전히 과묵한 사람.

뭐, 그래도 그녀 역시 나와 공략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은 없는 모양.


“기본적으로 팀은 3명에서 5명 정도로 꾸립니다. 두 분에다가 다른 사람을 더 찾아서..”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내가 유승호의 말을 끊곤 이어서 말했다.


“한 명. 저랑 같이 등반할 사람이 있거든요.”


백예나.

나와 유세라에, 내 딸이면 충분하다.


“아, 그러십니까? 협회 소속의 헌터입니까?”

“아닙니다. 어디에도 소속되어 있지 않습니다.”

“아, 그러면 이참에 그분도 협회와 계약하는 것도..”

“괜찮습니다. 어차피 제가 없으면 탑에 들어가지도 못하는지라..”


이는 예나의 능력을 시험하면서 알게 된 사실.

탑에서 내게 하도 지적받던 예나가 삐져서 먼저 집에 가겠다고 귀환 스킬을 사용했으나, 발동하지 않았다.

그 반대의 경우에도 마찬가지.


“사연이 있는 것 같으니 더 묻지는 않겠습니다. 우선, 일정을 조율해야 하니, 두 분이 연락처를 교환하는 게 좋을 것 같군요.”


같은 날짜, 시간에 탑에 입장하기 위해선 서로 연락을 할 필요가 있었다.

그에 따라 내 휴대폰에 찍힌 유세라의 전화번호.

대학교 이후로 여자의 번호를 받은 건 처음이라 조금 어색했다.


그렇게 두 사람과 작별 인사를 나누고 집으로 돌아가던 찰나, 유승호는 여전히 걱정이 되었는지 다시 한번 물었다.


“정말로 세 분만으로 괜찮으시겠습니까? 두 분은 제가 알고 있어서 괜찮지만, 그 한 분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지라 걱정이 되는군요.”


괜찮다뿐이겠는가.


“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보다 강하니까요.”


아니, 어쩌면 이 지구에서 가장.



* * *


코오-


“...”


그렇게 집에 돌아오니, 지구에서 가장 강한 꼬맹이는 단잠에 빠져있었다.

방금 유승호에게 나보다 강하다고 엄포를 놓고 왔는데, 저 모습을 보니 왠지 뻘쭘해졌다.


그나저나 켜져 있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은 내가 고정한 체널이 아닌 애니메이션 채널이었다.

하긴, 아직 예나에겐 재미없는 발표보다 저게 더 재미있을 나이긴 하지.


“오셨어요..?”


내가 부시럭 거리는 소리가 거슬렸는지, 녀석이 두 눈을 비비며 내게 인사를 건넸다.


“깨워서 미안해. 더 자.”

“우으으응. 어차피 일어나려고 했어요.”

“그러다 키 안 큰다.”

“아직 사춘기 안 와서 괜찮아요.”


.. 저게 아직 사춘기가 안 온거라고?


나는 두렵다.

저 아이가 사춘기를 맞이하면 어떻게 돌변할지 말이다.


“저녁 안 먹었지? 먹고 싶은 거 있어?”


한창 예나가 애니메이션에 빠져있는 가운데, 내가 주방으로 가면서 물었다.

살다살다 뭐 먹을지 고민하는 날이 오다니.

옛날이었으면 배달 앱 켜서 아무거나 시켰을 텐데 말이다.


“치킨, 피자, 떡볶이, 순대, 마라탕, 탕후루도 같이?”

“안돼. 요즘 너무 많이 먹었어.”

“그럴 거면 왜 물어본 거람.”


그랬던 내가, 요리 너튜브를 켜서 요리를 배우고 만들고 있다.

예나가 내게 오고 나서 바뀐 삶이었다.


그렇게 한창 둘이서 먹을 저녁을 만들던 와중


“대부님.”


예나가 나를 부른 건 그때였다.


“응? 불렀어?”

“오늘, 멋있었어요. TV에 나온 거.”


아, 안 본 줄 알았는데.. 봤구나.


아무래도 바뀌고 있는 건 나뿐만이 아닌 듯했다.



* * *



“준비됐어?”

“네. 전 준비 됐어요.”


그렇게 며칠 후, 나와 예나는 11층을 공략하기로 했다.


“잠시만.”


공략하기 전, 유세라에게 문자를 보낸다.

아무래도 11층 공략은 우리나라만 하는 게 아니기에, 협회에서 이미 다른 나라 협회와 시간을 맞춘 것이다.

인원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으니까.


- 저희 지금 탑에 들어가겠습니다.

- 알겠습니다. 탑에서 뵙겠습니다.


협회에서 우리에게 알려준 시간은 12시.

지금은 12시 10분 전이었다.


그러고 보니 예나에게 이걸 얘기 안 해줬네.


“깜빡하고 말 안 했는데, 11층은 한 명 더 우리 쪽에 합류할 거야.”

“누구요?”

“협회 사람. TV에서 못 봤어? 아빠 옆에 있던 양복 입은 여성 분.”

“대모님?”


아니야, 자식아.

아직 결혼도 안 한 아가씨를 유부녀로 만들고 있어.


그렇게 예나와 농담을 주고 받으며 탑 입장 스킬을 발동시켰고


“출발하자.”


마침내, 그토록 미루던 11층에 진입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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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밝고 아름다운 사람 24.08.22 149 5 13쪽
10 딸이 생겼습니다. 24.08.21 166 6 13쪽
9 영원한 세계의 현자와 사랑 24.08.20 156 6 14쪽
8 한국 헌터 협회 소속 헌터 24.08.19 166 6 13쪽
7 한국 헌터 협회 +1 24.08.18 174 6 11쪽
6 어느 현자의 일기장 24.08.17 180 6 13쪽
5 잡종들의 왕 24.08.16 185 6 12쪽
4 히든 공략 24.08.15 194 8 15쪽
3 특별한 상점에서 돈 쓰는 방법 24.08.14 206 8 15쪽
2 특별한 상점에서 돈 버는 법 +1 24.08.14 223 7 13쪽
1 특별한 상점이 생겼다 24.08.14 274 8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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