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빨 헌터가 탑 공략을 너무 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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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4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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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3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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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는 망상

DUMMY

[등반자, 백우현. 탑 2층에 입장합니다.]


1층이 아닌 2층.

1층은 예나와 그녀의 어머니가 목숨을 잃은 곳이기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2층으로 정한 것이다.


‘안 오나?’


그러나 이곳에 입장한 사람은 나뿐.

아무래도 예나는 강제로 끌려오지 않는 모양이었다.


뭐, 이것으로 예나가 소환수가 아니라는 것이 밝혀졌다.

1층부터 10층까지는 혼자 클리어해야 하는 구역.

소환수가 아닌 사람이 동시에 입장하는 건 불가능했으니까.


‘그럼, 예나는 혼자 2층으로 간 건가?’


아마 그럴 것이다.

지금쯤이면 분명 고블린과 조우했을 터.


‘조금 걱정되는데..’


물론 현자의 모든 지식을 이어받은 만큼 고블린 따위에게 지거나 하지 않을 테지만, 그럼에도 걱정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래도 혹시나 만약의 경우를 대비하여 ‘어느 현자의 시계태엽’을 주었으니, 여차하면 알아서 잘 탈출할 것이다.


그렇게 고블린들을 빠르게 잡고 예나를 기다리려고 하던 찰나


[칭호, ‘현자의 의지를 이어받은 자’가 발동됩니다!]

[대상을 탐색합니다.]

[대상 확인. 칭호, ‘현자의 의지를 이어받은 자’에 따라, ‘현자의 의지’, ‘백예나’를 탑에 입장시킵니다!]


‘뭐야..!’


갑자기 발동된 칭호.

그에 따라 내 앞에 밝은 빛이 뿜어져 나오더니


“대부님?”


예나가 그곳에 서 있었다.


뭐지.

나랑 같이 못 오는 거 아니었나?


“네가 왜 여깄어?”

“그건 제가 묻고 싶은 말인걸요. 탑은 혼자서 공략하는 거라고 하지 않으셨나요?”

“그랬지..”


1층부터 10층까지는 다른 사람과 함께 공략하는 것이 아닌, 혼자서 공략해야 하는 구구간.

그럼에도 나와 예나는 둘이서 이곳에 왔다.


‘소환수는 아닌 것 같은데..’


확실한 건 예나는 소환수가 아니라는 거다.

내가 예나를 강제로 소환한 것도 아니며, 소환 스킬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니까.


‘칭호.’


분명 예나가 소환될 때, 내 칭호 중 하나가 발동됐다.


“예나야, 너 혹시 칭호라는 거 있니?”

“칭호요? 잠시만요.”


그렇게 말한 예나는 잠시 허공을 노려보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상태창을 확인하는 모양.


‘나도 확인할 수 있나?’


[타인의 상태창은 열람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실패였다.

예나의 상태창을 보려는 순간, 저러한 알림음이 들렸으니까.


다행히 저 알림은 내게만 들린 듯했다.

예나는 여전히 눈치채지 못한 채, 허공을 노려보고 있었으니.


“아, 있어요. ‘어느 현자의 의지..?’ 라는데요?”


역시나.

예나의 칭호는 ‘의지’.

그리고 내 칭호는 ‘의지를 이어받은 자’.


내가 녀석을 이어받은 만큼, 칭호가 한 데 묶여 이런 상황이 발생한 건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좋은 거 아닌가요? 어린 딸을 혼자 탑에 보내지 않을 수 있어서?”

“뭐, 그렇지.”


그 말은 원래 내가 혼자 속으로 해야하는 거 아닌가?

뭐, 녀석의 말처럼 예나를 혼자 두지 보내지 않아도 된다는 건 분명 위안거리였다.


“그건 그거고, 이제 슬슬 뭐 좀 해 보지 않겠니?”


나는 검을 휘두르는 것으로 고블린을 밀어내며 말했다.

예나가 한참 상태창을 확인하는 동안, 나 혼자서 고블린들을 상대하고 있었으니.


그것들을 죽이지 않은 건, 예나의 실력을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아, 네. 대부님이 고블린이랑 노는 줄 알았어요.”


거짓말이다.

분명 거짓말이다!

저 똑똑한 녀석이 그런 착각을 할 리가 없다!


“후우..”


잠시 심호흡을 한 예나는 이내 두 눈을 감았다.

이번에도 나를 놀리려는 건가 싶었지만, 그건 아닌 듯했다.


두 눈을 뜬 녀석이 손바닥을 내 쪽으로 펴 보이더니


파바바바바밧- 써걱- 써걱-


순식간에 휘몰아친 바람과 함께, 내가 상대하고 있던 고블린들의 목이 전부 달아났다.


“와...”


그저 찰나의 순간이었다.

예나가 고블린들의 목을 전부 베어버린 것은.


‘이게 현자..?’


분명 예나는 현자의 모든 지식을 가지고 있는 만큼, 저 기술은 현자가 사용했던 기술임이 분명했다.


순간 등골이 오싹해졌다.


만약 그때, 세레나의 영혼을 담지 못한 채 현자와 싸우게 되었다면..?


‘무조건 죽었다.’


저러니 탑 10층의 히든을 지금까지 공략한 사람이 한 명도 없었던 거겠지.


“흠.. 처음이라 그런가? 이런 기술이 아니었는데.”


순식간에 고블린들의 목을 전부 베어버린 예나는 뭔가 불만인 표정으로 그것들을 바라보았다.


“이런 기술이 아니라고?”

“조금 약해요. 술식도 늦었고.”

“그.. 그러니..?”

“좀 더 연습이 필요할 거 같아요.”

“아니야, 지금도 충분해. 이렇게 계속 성장하다 보면..”


그때였다.

옆에 있던 거대한 나무가 우리가 있는 쪽으로 쓰러지기 시작한 것은.


‘이런..!’


그것을 확인하자마자 나는 잽싸게 예나를 안고 옆으로 굴렀다.


쿠구구구구구구궁-


다행히도 나무가 쓰러진 쪽은 우리가 있던 곳에서 조금 떨어진 곳이었다.

그조차도 내가 예나를 안고 옆으로 구른 덕에 아무런 피해도 없었고.


“켁켁-”


다만 나무가 쓰러지면서 일으킨 흙먼지가 내 기관지를 간지럽혔다.

옷도 이미 온통 흙투성이.


그나저나 갑자기 나무가 왜 쓰러진 걸까, 하고 예나를 바라보니


“어때요? 연습이 더 필요할 것 같지 않나요?”


본인이 했다는 걸 당당하게 어필하고 있었다.


“그래, 연습이 필요할 것 같긴하네..”


쿠구구구구구구구구구궁-


그리고, 나무들이 계속해서 쓰러지기 시작했다.

만약 이곳이 지구였고 한국이었다면, 분명 뉴스감이었다.



* * *



한국 헌터 협회.

협회장인 박정호는 유지환 인사과장이 올린 보고서를 읽었다.


“그나저나, 10층 공략이 끝난 지가 벌써 1주일인데 아무런 소식이 없군.”

“예. 아무래도 기록을 세우는데 실패한 듯합니다.”


10층에 대한 최단기록과 히든이 클리어되었다는 소식이 뜬 지 벌써 1주일 째.

그러나 11층에 대한 아무런 소식조차 들려오지 않았다.


하기야, 11층부터는 이제 다른 사람들과 조우할 수도 있는 층수다.

물론 재공략자들과는 조우 불가능.

그리하여 수많은 국가와 기업에서 11층을 공략하는 헌터들과 계약을 맺어 그 정체를 확인하려 했으나, 지금까지 그 누구도 어마어마한 실력을 가진 헌터를 조우하지 못했다고 한다.


‘오히려 좋아.’


박정호는 차를 호록 마시며 그렇게 생각했다.

역시나, 자신의 안목이 맞았다고.


10층까지 최단기록, 그리고 히든까지 클리어했지만 11층부터는 감감무소식.

그런 사람을 찾을 시간과 인력, 비용을 쏟을 바에, 이 세계 최고의 제작 스킬을 가진 사람을 영입한 건 분명 현명한 선택이었다.


물론 여기에도 한 가지 문제가 있었으니


“요즘 쇼핑에 빠졌다지?”

“맞습니다. 전부 어린아이가 쓸 법한 물건들로 사기 시작했습니다.”


백우현.

그가 요즘 어마어마한 쇼핑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포션을 만들 재료를 사는 게 아니라, 유아 용품에.


“조카라도 왔나?”

“아닙니다. 최근 백우현 헌터 집에 방문한 사람은 없습니다.”

“한 명도?”

“예, 저희를 제외하면 단 한 명도.”


그렇다고 조카들이 놀러 온 건가 싶었지만, 전혀 그렇지도 않은 모양.

누군가에게 선물로 주기 위함이라고 하기에도, 그의 인간관계를 아무리 조사해 봤으나 그 대상이 없었다.


‘뭐, 이유가 있겠지.’


박정호 협회장은 그저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그를 이해하기로 했다.

딱히 취미 생활까지 간섭하고 싶지 않았기에.


그리고 그보다 중요한 게 있으니 말이다.


“그러고 보니, 백우현 헌터도 10층 공략에 성공하지 않았나.”

“예, 맞습니다. 다만 최근 행보를 보면, 탑 공략은 조금 미룬 것 같습니다.”

“발표는? 제조법에 대한 특허권 발급만 끝나면 한다고 하지 않았어?”

“예. 이미 일정을 조율했습니다. 곧 발표할 예정입니다.”


포션 제조법에 대한 특허권은 이미 백우현한테 넘어갔고, 이제 남은 것은 발표.

그러나 한국 헌터 협회는 화려하게 자신들의 부활을 세계에 알리고 싶어했고, 제작자인 백우현을 초대해서 방송을 통해 화려하게 발표하고자 했다.


그러나 백우현은 얼굴이 드러나는 것을 원치 않았기에, 얼굴을 가리고 포션만 제조하는 선에서 합의했다.


“방어구는? 방어구 발표도 물어봤나?”

“예, 그러나 거절 당했습니다.”


유지환 인사과장이 안 그래도 방어구 제작법도 물어본 참이었다.

그러나 돌아온 답변은 그럴 수 없다.


이유를 물어보니, 아직 시기가 이르고, 양산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아무래도 저 갑옷에 사연이 있는 것 같아서 더 물어보진 않았고.

여전히 시기가 이르다는 말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이게 어디야.’


포션을 공개하는 것으로 온 세상의 관심이 집중될 것이다.

그런 상황 속에서 방어구도 공개하는 건 아무래도 부담스럽겠지.


“그날이 기다려지는구만.”


온 세상이 한국 헌터 협회로 찾아와서 제작법을 알려달라고 애원하는 그날이 말이다.


“백우현 헌터 관리는 계속하고. 11층 공략하기 전에 연락 달라고 해.”

“이미 전달했습니다. 알겠다더군요.”


11층부터는 다른 헌터들과 조우하여 같이 오르는 층.

이미 협회는 10층을 공략한 수많은 헌터들이 대기하고 있는 참이다.

백우현 헌터가 11층을 공략한다고 하면, 그를 수호할 헌터들이 말이다!


“유세라 헌터는 어찌하시겠습니까? 막 10층 공략을 끝냈는데.”

“아.. 유세라 헌터..”


최근 한국 헌터 협회에서 양성하고 있는 헌터들 중에서 가장 뛰어난 실력을 가진 헌터.


이 헌터는 어찌하는 게 좋을까.

백우현 수호대에 넣어야 하는가, 아니면 그냥 쭉 등반 시켜야 하는가.


그러한 고민은 그리 오래 이어지지 않았다.


“수호대에 편입시켜. 단, 두 사람 좀 연결시켜 보고.”


수호대의 규칙 첫 번째, 백우현 헌터에게 접근하지 말 것.


그러나 유세라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녀는 어쩌면 차후 한국 헌터 협회를 이끌어갈 수도 있는 인재이니 만큼, 제작 계열에서 세계를 주도할 그와 인연을 만들어 놓으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 * *



세계의 시장은 이제 탑에서 나온 물건들로 돌아간다.

보상으로 얻을 수 있는 마석이 그 대표적이었다.


그러나 마석을 다루는 것은 아주 세밀한 작업이 필요하기에 전문적인 제작 계열 스킬 보유자가 필요했고, 그 분야에서 미국은 언제나 세계 최고였다.


세계 최초로 상처가 빠르게 낫는 포션 개발부터 시작해서, 여러 헌터들을 위한 장비들 제작까지.


그런 미국의 귀에 웬 기괴한 보고 하나가 올라갔다.


[한국에서 미국보다 더 뛰어난 포션을 개발했다.]


그 소식을 접한 대다수의 사람들은 콧웃음을 쳤다.


한국?

물론 그들이 보유하고 있는 헌터들의 전력은 나쁘지 않다.

탑에서도 준수한 활약으로 현재, 최고층인 28층을 함께 공략하고 있는 7개의 국가들 중 하나니까.


그러나 제작계만큼은 아니다.

그들은 현재 자신들이 양산하고 있는 기술들도 따라가기 벅찬 상황.

그런 국가에서 갑자기 자신들의 기술력을 초월한 물건이 나왔다는데 어찌 믿을 수 있을까.


심지어 자신들이 개발한 포션은, 그저 상처에 붓는 것만으로도 몇 시간 안에 아무는 그런 기술력의 집약체다.

이것 자체가 이미 인류의 의료 기술은 20년 이상 앞당겼다고 평가하는데, 그보다 더한 물건이 어찌 나올 수 있을까.


그저 망상.

보고를 들은 그들은 그것이 망상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언제나 인류의 기술력은, 그러한 망상을 현실로 만들어냈다.

말을 타던 시기, 하늘을 나는 것은 망상이었으나 비행기가 개발되었고

편지를 주고 받던 시기, 멀리 있는 사람과 바로바로 대화하는 것은 망상이었으나 휴대폰이 개발된 것처럼.


그리고 며칠 뒤,


[한국 헌터 협회, 미국의 포션을 뛰어넘은 포션 개발의 성공!]

[개발자는 한국 헌터 협회의 백우현. 그는 이 포션에 ‘하급 포션’이라고 이름을 붙여..]

[백우현 박사, ‘미국의 포션은 최하급. 자신이 만든 것 하급. 그 위에도 존재..’]


세계가 뒤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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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보고 싶었던 것 24.09.02 42 1 14쪽
21 멸망한 세계의 구원자 24.09.01 44 2 16쪽
20 종말 아닌 구원 +1 24.08.31 59 3 13쪽
19 구원의 형태 24.08.30 80 2 14쪽
18 외로운 이에 대한 위로 24.08.29 94 3 14쪽
17 날먹도 실력 +1 24.08.28 104 4 12쪽
16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 24.08.27 109 4 13쪽
15 멸망한 세계 24.08.26 109 4 13쪽
14 24.08.25 120 4 12쪽
13 현자가 바랐던 세상 24.08.24 125 3 15쪽
» 세상을 바꾸는 망상 24.08.23 137 5 12쪽
11 밝고 아름다운 사람 24.08.22 149 5 13쪽
10 딸이 생겼습니다. 24.08.21 167 6 13쪽
9 영원한 세계의 현자와 사랑 24.08.20 157 6 14쪽
8 한국 헌터 협회 소속 헌터 24.08.19 166 6 13쪽
7 한국 헌터 협회 +1 24.08.18 174 6 11쪽
6 어느 현자의 일기장 24.08.17 181 6 13쪽
5 잡종들의 왕 24.08.16 186 6 12쪽
4 히든 공략 24.08.15 195 8 15쪽
3 특별한 상점에서 돈 쓰는 방법 24.08.14 206 8 15쪽
2 특별한 상점에서 돈 버는 법 +1 24.08.14 223 7 13쪽
1 특별한 상점이 생겼다 24.08.14 274 8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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