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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후
작품등록일 :
2024.08.15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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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7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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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에서 주말농장(2)

DUMMY






마마 훌은 본인이 직접 땅을 보여주겠다며 주평과 아이들을 데리고 아랫마을로 향했다.


이동수단은 고급진 사두 마차였다.


말들이 바람을 가르며 120km/h에 달하는 속도로 달리는데도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이 있었다.

마법과 마법의 마법에 의한 현상이었다.


결국, 그게 다 돈이다.


마마 훌은 제 마차를 내주며 주평에게 준 거금을 쭉쭉 빨아먹을 심산이었다.


뭐, 주평이라고 모르겠냐만······.


“다그닥!! 다그닥!!” “달려!!” “가즈아!!!”

“꺄르르르르!! 야~~호~~~!!”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으로 족했다.


가르한의 도심을 벗어나자 아기자기한 키의 노란 꽃들이 들판 가득 끝없이 펼쳐져 있었고, 드문드문 뿌리 내린 거대한 고목에는 목련과의 흰 꽃과 새 잎사귀가 피어있었다.


마차가 족히 세 대는 지날 도로 양옆으로는 아이들의 신장보다 낮게 쌓인 돌담이 있었는데.

이따금씩, 그 뒤에 숨은 작은 새들이 화들짝 놀라 날아올랐다.


짹짹짹짹짹-!!


저편에는 강이 흘렀고 보다 더 먼 곳에는 세가 넓적한 산도 있었다.


딱 힐링하며 주말농장하기 좋은 터전.


마차 안에서 목적지가 눈에 들기 시작한 때는 셋으로 나뉜 갈림길에서 표지판을 무시하고 한 바퀴를 돌아 길 없는 길에 들어선 때부터였다.


“아버지 보셨어요!? 갑자기 마을이 나왔어요.” “이건 너무 환상적이야!!” “나 여기 완전 좋아!!”

“저도 저도 저도 너무 좋아요!!”


씨익.


진법이란 거란다.


【아랫마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올 때 봤던 초원은 그대로인데 그 위로 사람 사는 집들이 터를 잡고 있다.

보이지 않았던 논밭과 너른 호수도 있었다.


나비 쫓아 뛰노는 목줄 풀린 강아지가 한 마리 있는 한적한 시골 풍경.


그곳의 사람들도 있었다.


창밖으로 보이는 사람들의 시선이 죄다 달리는 마차를 따라 이동한다.

일어서거나, 앉은 채, 낚시하다가 말고, 밭을 일구며, 꽃구경을 하는 와중 햇빛을 손 그늘로 가리어, 약주 한 잔 하던 때, 또 불을 지피고 있는 도중.

보았고, 이내 마차의 이동경로로 걸음을 뗐다.


아무튼.


“저기가 아랫마을의 유일하게 남은 터다.”


마마 훌이 가리키는 방향.


그곳에는 제주의 돌담처럼 낮은 담장이 300평 남짓의 땅을 모난 모양으로 아우르고 있었다.


“우리들의 주말농장!” “좋다!” “완전!”

“나도 나도 너~무!!”


아이들이 흥분하며 좋아라할 때였다.


“오늘부터 매달 30만 골드 리프를 내게 지불하면 될 것이야. 돈이 떨어지든 어르신들의 텃세에 나가떨어지든 내 알 바 아니고.”


마마 훌이 투덜댄다.


이때 주평은 세종의 어깨에 손을 살포시 얹은 뒤 이마를 짚고서 마마 훌과의 의념 연결을 요구했다.

시선으로, 마마 훌 몰래 그랬다.


그 상태로, 주평은 다시금 아이들과 같은 풍경을 눈에 담은 채 의념을 전했다.


(“그 입만 열면 구라로구나, 마마 훌.”)

(“·········.”)


마마 훌은 제 본명을 듣게 된 나머지 일순간 벙어리가 되었다.


어찌 알았을까?


또, 작금의 심오하면서도 이질적인 소통 방법은 도대체 뭘까?


(“왜 말이 없는가.”)

(“······당신 정체가 뭐야?”)

(“그것을 네 입으로 묻는 게 맞더냐? 달그림자의 전설도 세월에 떠밀려 한 물 갔구나.”)


창밖을 보는, 저 남자.

분명, 빈틈투성이인데.


마마 훌은 제 섣부른 행동이 죽음을 불러올 것을 감각적으로 느꼈다.


지금은 비위를 맞춘다.

그리고 저 남자의 정보는 추후에 아주 낱낱이 파헤치리라 다짐하는 한편.


뭣 모른 채로 모든 생각을 들킨다.


순간, 주평이 마마 훌에게로 고개를 돌리며 미소를 지었다.


씨익.


“저는 아이들과 함께 주말농장을 차리러온 흔하디흔한 아빠 중 하나일 뿐입니다.”

“······.”

“땅이 마음에 드니 대금은 원하시는 대로 지불해 드리지요.”


***


아랫마을에 대한 정보는 선발대가 탑의 60층 중반을 넘나들 때 얻을 수 있었다.

등반자들에 의한 것은 아니었고.

어느 날, 탑의 79층에 위치한 유스타스 제국 황실의 대사절단이 선발대를 건너뛰고, 줄곧, 탑을 한 층 씩 내려오는 대이동을 했을 때 알았다.


- “······뭐냐?”


대사절단의 목적지는 아랫마을.


목적은 칙서 전달.


그 수신자는 아랫마을의 주민 일동이었다.


[《카란 다스》 절대코인 【1】]

[《아가레스》 절대코인 【1】]

[《아듄 둠》 절대코인 【1】]

[《린 다르크》 절대코인 【1】]

[《밀리아 달트》 절대코인 【1】]

[《아이반 에클라톤》 절대코인 【1】]

[《이피아 프라우리온》 절대코인 【1】]


7인의 영웅이자, 개국공신.


그들 중 셋은 칙서를 받고 아랫마을을 떠나 탑을 올랐었다.

나머지 넷은 아랫마을에 남았었고.

그 넷 중 하나인 아듄 둠은 최민아에게 창술의 극의를 가르쳐준 스승이 되었었다.


칙서의 내용은 주평도 몰랐다.


다만, 칙서를 보낸이가 만 9세에 즉위한 어린 황제라는 점과 칙서 자체를 작성한 존재가 아랫마을 주민들의 오랜 친우이자 전우였던 선황제라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

이 또한 아듄 둠이 최민아에게 알려준 것을 전해 들어 알았을 뿐이었다.


아직은 먼 미래다.


절대코인 값의 아랫마을 주민들이 모두 이곳에서 삶을 영위하고 있고······. 현재는, 낮은 울타리 밖에서 뜻밖의 외지인들을 동물원 원숭이 보듯 모여서 구경 중에 있었다.


그래, 구경들 해라.


너희들의 제자 될 사람들이니.


“집부터 지어볼까?”

“아버지, 기와집으로 지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소자가 도면을 준비했으니 어렵지 않을 것이라 봅니다.” “난 내 아지트 지을 거야!!” “나는 훈련장!!”

“저는 물놀이할 수영장이요!!”

“······그래, 다 하자!”


주말에나 와서 쉴 작은 움막 하나 짓고 텃밭이나 일구면서 영웅 7인방과 가까워지는 게 목적이었는데 스케일이 대폭 커져버린다.


뭐, 다 좋다.

아이들이 원하니.


주평은 손가락으로 이마를 짚고 아이들 모두를 한 번씩 겨냥하며 의념 커뮤니티의 형성을 요구했다.


그렇게 주말농장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세종은 공유 의념에 제가 그리는 기와집의 입체도면을 띄웠고, 성종은 기와집 뒷마당 모퉁이에 인디언들이 살 법한 텐트와 그 일대에 제 영역을 표시하는 문양을 새겼으며, 정조는 우측 공터를 훈련장으로 하여 별도의 벽을 세웠다.

아일라는 앞마당 통째를 수영장으로 사용할 계획인 것 같은데······.

삼둥이들이 나서서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렇게 완성된 설계에 주평이 아이들과 텃밭으로 일굴 공간은······.

집터 돌담에 그늘진 자투리땅뿐이었다.


하지만 뭐 어떠랴?


땅이야 더 얻으면 그만이다.


(“기와집부터 가자.”)

(“네!!”) x4


세종은 공간 삼키기로 터를 고르게 닦았고 공간 가두리에 있는 파주의 산에서 나무를 공급했다.


성종과 정조는 권능의 조화로 암석을 만들어 세종이 다진 터에 대들보 지지대 및 온돌을 깔았고 주춧돌과 기와 등의 자재 또한 만들었다.


아일라는 노동요를 불렀다.


단순 노동에 드는 힘은 전부 주평이 썼다.


《超근력 53》


그의 초월적인 근력으로 이뤄지는 노동량은 일당백이었다.

땀도 한 방울 나지 않았다.


이때는 트라이핸드에게 ■ 들여다보기를 시전했던 것이 작업에 큰 도움이 됐다.


조립식 건축법?


아, 이거?


《흑가시》(귀속) 【상세】

블랙드래곤 카이어의 역린으로 빚어낸 가시에 타이탄의 힘줄을 감아 손잡이를 만든 니들이다.

[등급] : 전설

[효과] : 공간 베기


주평은 흑가시를 다루어 각기 다른 자재들이 조립될 수 있도록 홈을 내거나 깎아냈다.


휙- 휘리릭-!!


큰 힘이 들어가진 않았다.


흑가시의 효과인 공간 베기 덕에 지나치는 공간 자체를 베어내니 일말의 저항이 없었던 까닭이다.


2시간 즈음 지났을까.


기와집이 제 틀을 갖춘 게 확연해보였다.


뼈대가 완성됐고, 마루도 그럴싸하게 깔려서, 디테일은 차치하고 기와지붕과 벽만 황토로 잘 만들면 될 성 싶은 때였다.


해가 중천에 떠있다.


탑의 1층은 대한민국과 시간 때가 거의 일치하기 때문에 점심임을 알 수 있었다.

뭐, 시스템 시간을 보면 되지만······.

탑 밖과 안의 낮과 밤이 같게 찾아온다는 것은 나름대로의 이점이 있다.


시차 등.


또 이를테면 낭만이랄까.


(“세종아 여기 앞마당이랑 집의 공간을 한 번 뒤집어주겠니?”)

(“네? 아버지, 하지만······.”) (“벌 써 집에 가는 건······.”) (“안 돼요!!”)

(“좀 더 있어도 되는데······.”)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즐기던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가는 줄 알고 투정을 부린다.


그런데 애들아 잘못짚었단다.


(“일을 했으면 밥을 먹어야지.”)


밥 얘기가 나오자마자 삼둥이들 배에서 알람이 동시에 울렸다.


꼬르륵.


점심으로 먹을 음식은 공간 뒤집기 너머에서 배달로 주문하고서.

다시 아랫마을로 돌아왔다.


배달까지 소요 예상되는 40분 동안에는 물놀이를 했다.


어푸푸!! 꺄르르르!!


삼둥이들의 권능으로 원형 풀장을 만들어 물을 채우니 간이수영장이 뚝딱.

40분도 금세 뚝딱이었다.


“자, 맛있는 음식 왔습니다!!”

“와아아!!” x4


아이들이 노는 동안 공간 뒤집기를 넘어갔던 주평이 양손 가득 배달음식을 가지고 돌아왔다.


메뉴는 피자, 치킨, 짜장면, 햄버거 및 음료.


족히, 30인분은 넘을 양이었다.


“세종은 피자. 성종은 치킨. 정조가 짜장면. 아일라가 햄버거. 아빠가 음료. 자, 배달 갑시다.”

“네!!” x4


음식을 많이 시킨 이유는 아랫마을 주민들에게 돌리기 위해서였다.


기와집을 짓는 내내 돌담 너머로 구경하던 이들.


주평은 아이들과 함께 잘 포장된 음식들을 들고 그들에게로 향했다.


“어르신들 이것 좀 드세요.”

“끄응, 젊은 놈이 어른들 뻔히 서있는 거 알고도 서이 시간 넘게 모른 체 하더니······.”

“······고얀 놈이로세.”


아가레스와 밀리아를 필두로 한 마디씩 거들며 아니꼬운 척 하는 원주민들에······.

주평은 비장의 변명을 꺼냈다.


“제가 낯을 좀 가려서요······.”


더불어 비장의 카드도 꺼냈다.


“애들아 인사해야지. 우리 주말농장 이웃 어르신들이야 앞으로 볼 때마다 인사드리렴.”

“안녕하세요!!” x4 (배꼽인사)


아이들은 자기소개도 잊지 않았다.


“저는 김세종이라고 합니다.” “나는 김성종.” “난 김정조.” “아일라입니다.”


이 아이들을 보고도 심쿵하지 않을 자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으리라.


“이거 받으세요.” “완전 맛있어요.” “진짜!”

“맞아요. 특히 짜장면이 최고에요!!”


그 고사리 같은 손으로 전해주는 물건을 어찌 안 받으랴.


일단 받고 본다.


또한, 저 순수한 아이들에게는 뭐라 할 수 없으니.


“쩝, 계속 밖에 세워둘 거야?”

“아이고, 허리야······.”


아랫마을 주민들이 주평더러 들으라고 눈칫밥을 준다.


오케이 땡큐였다.


“들어오셔서 드시겠어요?”


주평이 살가운 미소와 함께 정중히 모시겠다는 손짓을 하자.

하나 둘 한 소리씩 거들며 걸음을 옮겼다.


“에구, 어찌 저기서 이런 또랑또랑하고 귀여운 꽃님들을 나왔을꼬.”

“크흠, 지 애미를 닮았겠지.”

“눈깔이 삐었소? 누가 봐도 생긴 건 아빠랑 꼭 닮았구먼.”


주평은 이럴 줄 알고 챙겨온 돗자리들을 펼치며 아이들에게 의념으로 물었다.

아주 즉흥적으로.


(“애들아. 검술, 격술, 창술, 궁술, 암기술, 마법, 정령술 중에 배우고 싶은 것 있니?”)

(“소자, 교양으로 궁술을 익히고 싶습니다!”) (“나는 격술!!”) (“난 암기술!!”)

(“삼촌, 저는 정령술이요!!”)


그렇게 아이들의 앉을 자리 배치도가 완성됐다.


(“세종은 저기 안경 쓴 백발생머리 할아버지, 성종은 도복 입은 할아버지 옆에, 정조는 허리 굽은 곱슬머리 할머니, 그리고 아일라는 눈에 붕대감은 할머니 옆에 앉으렴.”)

(“넵!!”) x4


작가의말

- 감사합니다 -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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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탑에서 주말농장(3) NEW 19시간 전 9 0 13쪽
» 탑에서 주말농장(2) 24.09.17 18 2 12쪽
30 탑에서 주말농장(1) 24.09.16 24 2 14쪽
29 부디 평온하길 24.09.15 19 1 14쪽
28 마지막 ■ 들여다보기 24.09.14 24 2 13쪽
27 이색 데이트(3) 24.09.13 26 2 15쪽
26 이색 데이트(2) 24.09.12 25 2 13쪽
25 이색 데이트(1) 24.09.11 38 2 14쪽
24 단 둘이 좀 봅시다 24.09.10 36 2 14쪽
23 구출작전(2) 24.09.09 38 2 14쪽
22 구출작전(1) 24.09.08 43 2 12쪽
21 101태극부대 창설 24.09.07 51 3 14쪽
20 2차 면접과 접 24.09.06 54 3 13쪽
19 첫사랑이었다 24.09.05 53 2 13쪽
18 면접(2) 24.09.04 50 3 13쪽
17 면접(1) +1 24.09.04 65 2 13쪽
16 그녀와의 첫 만남 24.09.03 76 3 14쪽
15 길었던 하루의 마무리 24.09.03 71 2 13쪽
14 뜻밖의 인연 24.09.02 79 2 14쪽
13 재량이 낳은 산물 24.09.01 98 3 13쪽
12 명장은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3) 24.08.31 101 4 14쪽
11 명장은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2) 24.08.31 109 4 14쪽
10 명장은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1) 24.08.30 114 4 13쪽
9 삼둥이와 놀이동산에 갔을 뿐인데(2) 24.08.29 119 4 13쪽
8 삼둥이와 놀이동산에 갔을 뿐인데(1) 24.08.28 137 6 13쪽
7 단지, 정찰만 하려했을 뿐인데 아빠가 되었다 +2 24.08.27 146 6 13쪽
6 단지, 정찰만 하려했을 뿐인데(3) 24.08.26 145 4 13쪽
5 단지, 정찰만 하려했을 뿐인데(2) +1 24.08.25 169 6 13쪽
4 단지, 정찰만 하려했을 뿐인데(1) 24.08.25 185 6 12쪽
3 각성자여, 너 자신을 알라 24.08.24 247 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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