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공략 천재 키보드워리어 회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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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후
작품등록일 :
2024.08.15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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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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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30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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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명장은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1)

DUMMY






봉창구는 친동생인 봉창식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 된 후 접견으로 접촉해온 해외국가 중 일본에 귀화하기를 결정했다고 한다.


예상했었고, 바라던 바였다.


하지만 그가 필요한 지금은 아니다.


봉창구가 이미 일본으로 떠났다면 골치 아팠다.


“그래서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 “너 키보드 잡았니?”


“장관님!!!”


차영숙은 마지못해 답했다.

오늘 자, 13시에 승인이 떨어졌으며, 현재는 일본 측에 인계하기 위해 헬기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이송중이란다.


천만다행이었다.


“기장에게 연락해서 파주에 있는 혜원 보육원으로 머리 돌리라고 지시해주세요.”


- “또 갑자기, 왜?”


주평은 빠르게 상황을 전했다.


“장관님, 실제상황입니다. 미발견 게이트가 열렸습니다. 출몰 몬스터는 회색 피부의 오크입니다. 따라서 파주 쪽 각성자 동원령을 부탁합니다. 또한, 1사단 및 25사단 휘하의 인근부대 병력을 요청합니다. 군사용 드론부터 띄우라고 지시하세요. 재난 문자 잊지 마시고요.”


- “알았다.”


돌연, 진지해진 차영숙의 확답을 받은 주평은 다음 단계로 넘어갔다.


“전화 연결은 유지해주시고요.”


주평은 차영숙과 연결된 폰 통화목록에서 오윤탁의 전화번호를 찾아 기존에 쓰던 개인 스마트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삼둥이가 있는 햄버거 가게로 뛰면서 통화가 연결되기를 기다렸다.


두- 두-


- “······오윤탁 변호사입니다.”


“김주평입니다. 제가 지시한 사항 실행에 잘 옮기고 계십니까?”


- “우욱, 웩. 예, 하고 있습니다······.”


“현재시각 14시11분. 오크가 도망친 시각으로부터 3분 정도 지났습니다. 앞으로 7분 안에 마무리하고 전원 지하실로 대피하라 해주세요. 그리고 보육원 관리자 폰 하나 남기라고 한 것 있죠? 그걸로 보육원생 전화번호를 제 번호로 보내라고 해주세요.”


- “······네, 알겠습니다.”


“지금부터 변호사님은 오크가 도망친 방향을 주시합니다. 만약, 7분 이전에 수상한 낌새가 보이면 곧장 지하실로 전원 대피합니다.”


- “네네.”


“통화는 유지하겠습니다.”


후욱- 후우우.


주평은 달리면서 통화하느라 차오른 숨을 고른 뒤 햄버거 가게 문을 열고 들어갔다.


냠, 냠냠.


삼둥이는 출입구를 마주보는 자리에 나란히 앉아 햄버거 세트를 먹고 있었다.


“아빠!” “어서 와요.” “맛있어!”


“어, 그래. 맛있게 먹고 있어.”


주평은 삼둥이 자리 옆 빈 테이블에 자리했다.

그리고 스마트폰 두 대를 스피커폰으로 전환해두고, 키보드를 꺼냈다.


[《키보드워리어의 키보드》를 장착합니다.]


‘플레이.’


[플레이 대상 리스트]

1. [김목이]

2. [봉창식]

3. [봉창구]


[↓][↓][↵] 타ᄐᆞ닷!


[《봉창구》를 플레이 대상으로 지정합니다.]


주평이 플레이화면을 확인하며 입을 열었다.


“장관님, 봉창구 수갑이랑 발목에 구속 장치 풀어주라고 지시해주세요.”


거침없는 빠른 지시였다.


입은 입대로 놀리고 손으로는 키보드를 조작한다.


눈으로는 봉창구의 능력치와 가능한 행위들을 파악하여 머릿속에 숙지하고, 다시, 전광석화처럼 손을 놀려 단축키를 설정한다.

그리고 전투 시의 가용 가능한 전투방식과 전략을 이미지만으로 시뮬레이션 한다.


당연히 생각은 동시다발로 했다.


멀티태스킹이다.


“변호사님부터 상황 보고 부탁드립니다.”


- “방금 전화번호 목록 발송했답니다. 그 외에 특이사항 없습니다.”


- “재난 문자 발효 완료. 최초 신고 후 출동한 파주지청 각성자 1개 조, 혜원 보육원까지 2km. 군용 정찰 드론 20기 7분, 봉창식 탑승 헬기 12분 내 현장 도착 예정. 인근부대 3개 대대 병력 투입 후 포위망 및 진지구축까지 30분 예상. 아직까지 각성자 동원령에 응한 각성자는 없음. 이상.”


각성자 동원령에 응한 각성자가 없다는 부분은 매우 뼈아픈 실태였으나.

전방지역인 것을 감안해야 했다.

어차피 응해온 각성자가 있더라도 인근지역이 아니라면 늦는다.


포기한다.


“파주지청에서 투입된 각성자 1개 조 구성원 브리핑 부탁드립니다.”


- “B등급 조장 박성태, 휘하 C등급 조민기, 김지혁, 박지희, 넷, 호명 순으로, 1-0-2-1조합.”


1-0-2-1 조합.

[탱커]-[딜러]-[원거리딜러]-[보조] 틀에 호명 순 대로 해당 인원수를 넣어 파악하는 조합 형식.


이때 탱커가 조장임과 더불어 B등급 각성자인 점을 고려한다면.


현 상황에 적합한 조합이다.


하지만.


- “잠깐만요, 출동한 각성자들 차량이 보입니다. 그런데······”


“말씀하세요. 변호사님.”


- ······차량이 반파됐습니다. 갑자기 바위가 차량을······. 오우거입니다!! 오우거 한 마리에 회색 오크 다섯 마리가 나타났습니다. 차에서 내린 두 사람이 대치합니다.


- “상황보고. 기 출동 각성자 중 조민기 및 김지혁 전투불능. 박성태 조장과 박지희 조원은 퇴각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 지원요청 중. 1-0-0-1조합. 3~4분 정도가 한계라고·········”


쾅쾅- 쾅쾅쾅-!!


상황에 몰입한 주평은 삼둥이가 옆 자리에 있다는 것도 잊은 채 샷건을 쳤다.

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많은 공공장소에서······.


왜 그랬을까.


힉, 히익, 히끅!


“아버지······” “괜찮아?” “훌쩍.”


햄버거 가게 내 모든 이목이 눈살을 찌푸린 채로 주평에게 쏠린 가운데······. 성종과 정조가 주평이 앉은 자리의 양옆으로 다가와 주평을 껴안았다.


좌우의 아이들을 내려다 본 주평은 지그시 눈을 감았다.


‘침착해라. 침착하자, 김주평.’


그가 다시 눈을 떴을 때 키보드 옆에는 사이다 한 잔이 놓여있었다.

그것은 세종의 것이었다.


“목 좀 축이세요.” “맞아.” “시원해.”


“······고맙다.”


벌컥, 벌컥벌컥.


주평은 제자리에서 일어나 잔에 가득한 사이다를 한 번에 비웠다.

그리고 좌중에 외쳤다.


“죄송합니다!! 현재 파주에 위치한 아동 보육시설에 몬스터들이 출현했습니다. 시민 여러분들의 협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이내 주평은 삼둥이를 돌봐주던 놀이동산 직원에게 부탁했다.


“핸드폰 번호 좀 알려주시겠습니까?”


“네네, 010-XXXX-XXXX이고요. 김소희요.”


주평은 보육원 측에서 보내온 전화번호 목록을 김소희의 번호로 전달했다.

도합, 총 41개의 전화번호였다.


“가게에서 종이와 펜을 빌려 여기 계신 분들께 번호 하나씩 전달해주세요. 부탁드리겠습니다.”


“넵! 알겠습니다.”


김소희는 상황의 시급함을 인지하고 결의를 다지며 바로 행동에 나섰다.


이에 주평은 다시 한 번 외쳤다.


“제가 여러분들께 신호를 하면 전달 받으신 핸드폰 번호로 계속해서 전화를 걸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부탁드리겠습니다!!”


본래는 차영숙 측에 부탁하려했던 것이었으나.

이 자리에서 시민들의 협조를 받는 것이 더 빠르다는 것을 알았기에······.


주평은 좌중에 허리를 굽혔다.


부디, 시민의식이 발휘되길 속으로 빌며······.


다시 자리에 착석한 주평은 테이블의 스마트폰에다 대고 말했다.


“오윤탁 변호사님 대피 하셨습니까?”


- “아니요, 혹시 몰라서 D등급 각성자 제자와 남아 있었습니다. 나머지는 전원 대피했습니다.”


“이제 영상통화로 전환하겠습니다. 소리 볼륨은 0으로 해두시고, 출입구를 통해 바깥이 보이는 각도로 바닥에 세워두세요. 그리고 제자분이랑 지하로 내려가세요. 아, 명심하세요. 어떤 소란에도 소리 지르는 건 안 됩니다.”


- “네, 알겠습니다.”


- “상황보고. 박성태 조장 및 박지희 조원 전투불능. 생명반응 없음. 봉창구 수송 헬기 현장 상공 도착까지 7분.”


“······.”


잠시 숙연해진다.


잃지 않아도 됐을 각성자들을 잃었다.

처음 오크 한 마리가 출몰했다는 신고를 받았을 때 오크가 단체행동을 하는 특성을 고려했다면 보다 많은 인원으로 만반의 준비를 했을 테니까.


공략에 대한 지식 부재가 낳은 죽음이다.


주평도 책임을 통감했다.


‘······젠장.’


오우거란 변수는 변명이 되지 않았다.

지성체의 존재를 파악하면서 오크 외의 몬스터를 이미 고려하고 있었으니까.


‘타이밍이 문제였지만······.’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할 때 각성자들을 보육원 건물에 배치시키는 것이 최선이었던 것 또한 틀림이 없었으니······.


잠시 잊는다.


미안하지만, 애도는 나중으로 미룬다.


“드론은 언제 도착합니까?”


- “1분. 드론 도착까지 58초, 57초·········”


주평은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정녕, 이 자리에 앉은 채 봉창구가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기도하는 수밖에 없는가.


그때까지 오우거와 오크 다섯 마리를 고작 드론으로 잡아 둘 수 있을까?


끝내 그것들이 악취까지 참고 건물 안으로 진입한다면······.


과연, 얼마나 버틸까.


“하아.”


주평이 답답한 마음에 짙은 한숨을 내쉴 때였다.


차영숙 장관의 비서관 유진태가 주평이 있는 햄버거 가게로 군사용 러기드 노트북을 들고 왔다.


“김주평 실장님.”


“유 비서관님이 어떻게, 아, 폰에 GPS군요.”


“네, 맞습니다.”


유진태는 바로 주평의 옆자리를 차지하며 러기드 노트북을 세팅했다.

잠시 후, 메인과 서브로 분할된 화면에 드론으로 촬영되는 실시간 영상들이 채워졌다. 메인 프레임에는 나무 수풀 너머로 혜원 보육원의 것으로 추정되는 건물 지붕이 보였다.


- “드론 도착까지, 30초. 29초. 28초·········”


초 단위가 왜 이리 늦는가.


이미 오윤탁 변호사의 폰과 연결된 영상통화 화면에는 오크 한 마리가 오물 범벅인 건물 외부에서부터 내부로 진입하는 길목에 있었다.


후욱, 후으욱- 퀘엑!


본래, 취익 췩 거리는 콧소리가 배제된 오크의 숨소리와 헛구역질이 스피커폰으로 들려왔다.

후각이 발달한 오크에게는 고역일 텐데······.

입으로 숨을 쉬면서까지 억지로 앞잡이 역할을 하는 오크에게는 선임 오크의 지시가 있었을 것이다.


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오우거와 오크들이 전부 다 오물을 뚫고 진입했다면 답이 없었을 테니까.


오물 작전은 일부 성공적으로 먹힌 것이다.


‘좋아.’


한 마리라면 쫓아 낼 수 있다.


어느덧 오크가 건물 내부로 들어섰지만 제 자리에서 숨을 참느라 주변을 탐색할 의지가 없어 보였으니, 작은 자극이면 충분하리라.


- “······10, 9, 8, 7······”


“11번 드론은 바로 건물 내에 있는 오크 후두부로 날아가 들이박으세요.”


- “······3, 2, 1, 드론 현장 도착 완료.”


이제 드론 한 기를 희생하여 오크에게 건물 밖으로 나갈 달콤한 명분은 던져주면 됐었다.

남은 드론들이 기꺼이 바깥으로 유인해줄 테니까.


그런데.


투두두두두두두두두둣-!!!!!


뭘까? 아니, 왜지······.


어느 누구도 지시하지 않은 사격에 의한 총성이 러기드 노트북과 스마트폰을 통해 메아리치듯이 울려 퍼진다.


찰나였다.


- “사격 중지!! 사격 중지!!”


상황실에서 다급히 명령을 때리는 차영숙의 음성이 전해진다.


이내 총성은 멎었으나.


이미 늦었다.


(“으아아아아!!”) (“꺄아악!!”) (“어엄마아아아!!”)


총성에 놀란 아이들의 비명이 스피커를 통해 작지만 확실하게 들려온다.


순간의 정적이 흘렀다.


이 또한 찰나였다.


“Tlqkf, 드론 사격 재개!! 사격 재개 하세요!! 어서!!”


주평은 다급하게 소리치며 양손으로 키보드를 내리치듯이 짚고 자리에서 번뜩 일어났다.


콰앙-!!


샷건이 아니다.


신호였다.


“모두 전화 걸어주세요!! 어서요!!”


햄버거 가게 안의 사람들이 각자의 스마트폰 다이얼에 미리 찍어둔 번호로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게 된 이후 숨죽인 채 대기하던 사람들이, 발을 동동 구르며, 또 울며, 혹은 제자리를 서성이며, 아이를 토닥이며, 심장을 조이는 긴장감 속에서 전화 연결 음을 들었다.


주평은 선 채로 러기드 노트북과 연결된 드론 화면을 교체해가며 스피커에 귀를 기울였다.

건물 내 분산시켜둔 스마트폰들이 각양각색의 벨소리를 울리기 시작했다.


사격은 그 후에서야 재개됐다.


투두두두두둣-!!!


몇 박자씩이나 느린 작전 수행에 대하여 지휘체계를 문제 삼을 시간은 없었다.


지금은 빌어야 했다.


‘제발 애들아······.’


주평은 총성과 벨소리가 요란하게 오크들의 귓가를 따갑게 하는 지금······.

지하실의 아이들이 진정하기를 간절하게 바랐다.


‘아니, 틀렸어.’


그저 바라지만은 말자.


이렇게 된 거 그렇게 되게 만들어야겠노라.


주평은 영상통화가 걸린 폰의 연결을 끊고 전화번호 목록을 보내준 보육원 관계자의 폰으로 전화를 걸었다.


두- 두-


- “······네, 오윤탁입니다.”


다행히 오윤탁이 해당 전화를 받아 시간이 크게 절약됐다.


오물 작전에 응해준 그라면 이해하리라.


“애들 다 기절시키세요.”


작가의말

-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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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구출작전(1) 24.09.08 37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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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2차 면접과 접 24.09.06 49 3 13쪽
19 첫사랑이었다 24.09.05 47 2 13쪽
18 면접(2) 24.09.04 45 3 13쪽
17 면접(1) +1 24.09.04 60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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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길었던 하루의 마무리 24.09.03 65 2 13쪽
14 뜻밖의 인연 24.09.02 72 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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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명장은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3) 24.08.31 94 4 14쪽
11 명장은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2) 24.08.31 103 4 14쪽
» 명장은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1) 24.08.30 109 4 13쪽
9 삼둥이와 놀이동산에 갔을 뿐인데(2) 24.08.29 113 4 13쪽
8 삼둥이와 놀이동산에 갔을 뿐인데(1) 24.08.28 131 6 13쪽
7 단지, 정찰만 하려했을 뿐인데 아빠가 되었다 +2 24.08.27 139 6 13쪽
6 단지, 정찰만 하려했을 뿐인데(3) 24.08.26 138 4 13쪽
5 단지, 정찰만 하려했을 뿐인데(2) +1 24.08.25 162 6 13쪽
4 단지, 정찰만 하려했을 뿐인데(1) 24.08.25 178 6 12쪽
3 각성자여, 너 자신을 알라 24.08.24 231 7 13쪽
2 방구석 공략 천재 키보드워리어 회귀하다(2) +1 24.08.23 248 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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