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공략 천재 키보드워리어 회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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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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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5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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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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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4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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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1)

DUMMY







《플레이》 스킬을 사용하는데 꼭 키보드워리어의 키보드를 장착해야 하는 것은 아니었다.


일반 키보드도 가능했다.


또한, 숫자판 키보드와 방향키 키보드마저도 가능했다.


전체 기능을 다 활용하기엔 제약이 있었지만······.


【↑】

【←】【↓】【→】 딸깍! 딸깍!


[《박용석》 일반코인 【1】]

[《최태한》 일반코인 【1】]

[《이미자》 일반코인 【1】]

[《박지현》 일반코인 【1】]

[·········.]

[·········.]


장례식장 바깥에 조성된 공원 벤치에 홀로 앉아, 멍하니, 방향키를 만지작거리며, 눈앞을 스쳐가는 사람들을 스쳐가는 그대로 바라본다.


‘[《최민아》 일반코인 【7】].’


주평은 오로지 최민아만이 떠올랐다.


탑의 71층 공략시점부터 1대1 맞춤형 공략을 요구해왔고, 계속 거절했는데도, 열 번 찍어 안 넘어 가는 나무 없다고······.


보이스톡 및 채팅과 공략메일 그리고 피드백만 한다는 조건으로.

옜다, 매월 10억을 달라고 했었는데······.

1년 치를 입금하고서 ‘나중에 딴 소리하기 없습니다.’라고 톡을 남겼던 최민아.


‘뭐, 뽕은 다 뽑아갔지······.’


결국, 최종장에서 유일하게 자신의 공략을 믿고 따라줬던 존재.


가장 강력한 그리고 충성도 높았던.


퀸, Queen.


“······후우.”


현재는 일반코인 【7】따리.


그녀가 주혜 학교 조교였던 것과 옆집 할머니의 손녀였다는 것을 몰랐듯.

회귀 전에는 과거사를 나눈 적이 없었기에······.


무튼, 현재는 E등급 각성자로 추정.


아마 그녀는 탑이 솟은 후 개방되는 시스템들의 수혜자이거나.

미친 노력파이거나.

혹은, 자신의 공략으로 늦게나마 빠르게 성장했을 것이다.


“그 잠재력에 내 노하우가 만난다?”


탐이 났다.


훗날 절대코인 값이 될 테니까.


“에효······.”


타다ᄃᆞ다다다다ᄃᆞᄃᆞ다닷-!!!


주평은 방향키 키보드를 왼손바닥 위에 놓고, 등을 굽혀 얼굴을 들이민 채 눈앞에 두어, 오른손 검지로 사정없이 눌러댔다.


그렇게라도 참아야 하느니라.


‘주평아, 상중이시다.’


때가 때이니 만큼.


타다다다다다다닫다다다닫다닷-!!


주평은 도덕적인 인간으로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구매충동(?)을 짓누르려는 것이었다.


견물생심!!


최민아를 안 보면 괜찮을까 해서 밖으로 나왔는데도, 젠장, 그게 잘 안 된다.


“어서 갖고 싶다······.”


타다다다ᄃᆞ다다다다닷-!!


그렇게 다시 시작되는 욕망의 손짓.


그때 한참을 울 것 같아서 두고 온 아이들이 찾아와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제 아빠를 올려다봤다.


“아버지?” “뭐해?” “응?”

“어, 그게, 아무것도 아니야······.”


주평은 서둘러 손에 쥔 걸 주머니에 챙기며 딴청을 부렸다.

그런데 왜일까.


“저는 찬성이요.” “저도.” “나도.”

“엥? 무엇을······.”


뭘 알고서 찬성한다는 말일까?


주평은 최민아를 처음 딱 마주했을 때 연결되어 있던 의념으로 자신의 노골적인 욕망을 삼둥이들이 읽었으리라고 판단했다.


‘그렇게 구슬피 울던 상황에 쓸데없이 섬세하게 그런 것까지 읽니······.’


······했는데, 아니었다.


“소자는 아버지께서 부인을 맞이하는 것에 찬성한다는 말입니다.” “난 좋아.” “완전 좋아.”

“그거 아니야.”

“저희들을 배려해서입니까?” “괜찮아.” “나도.”

“아니래도······.”

“할머니께서 아버지가 첫눈에 반하신 것 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맞아.” “그랬어.”


구슬피 울던 상황에 쓸데없이 섬세하게 그런 것까지 읽은 게 아니라.


할머니가 문제였었다.


“할머니께서 말씀하시길 아버지께서 오랜 기간 여인을 멀리하여 아리따운 여성에 내성이 없으시다 하셨습니다.” “잘 할 수 있어요.” “괜찮아.”


주평은 할 말은 많았지만 아무 말도 않았다.


대신, 아이들의 입을 막고자 자판기에서 음료수를 한 캔씩 뽑아주었다.


‘하아······.’


이후 엄마와 주혜는 1시간 정도 더 최민아의 곁에 머물러주는 것으로 심심한 위로를 전하고 나왔다.


“집에 가기 전에 우리 쇼핑이나 할까!!”

“네, 할머니!!” “나도요!!” “좋아좋아!!”


나중에 알고 보니.


다른 고인의 조문을 하러 온 어느 기자가 주평과 삼둥이들을 알아보고, ‘웬걸?’하며, 기자정신을 발휘했었다 카더라······.

기사는 본부의 압박으로 곧장 내렸다는데.

그 압박을 내린 차영숙 장관이라는 작자가 자신의 이름 석 자 쓰인 화환을 보내는 것도 모자라서 전략기획실장 김주평의 것도 보냈단다.


그 덕분이라고 해야 할까.


원래는 말단 조교의 조모상에 오지 않았을 학교 교직원들 대부분과 수많은 학부모들이 주평이 방문한 날의 초저녁부터 하나 둘씩 몰려들었었단다.


“·········.”


***


유럽 서부의 어느 비밀 연구소.


대형스크린 화면 속 파주현장 영상을 유심히 지켜보는 연구소장.

그리고 군인 한 명.

그는 상의를 탈의한 채, 열중쉬어 자세로, 어깨 쇄골 부위까지 비늘로 덮여있는 오른팔을 왼손으로 주무르고 있다.


“하! 저게 대한민국의 최종 병기라고요?”

“그렇습니다.”


연구소장 하인즈가 앉은 의자와 고개를 돌리며 그의 걸작을 노려본다.


“저건 드래곤 성체일겁니다.”

“하지만 확인해본 결과 용의 둥지에서 나온 드래곤 성체는 없었습니다.”

“카일 경, 자세를 낮춰보세요.”


하인즈 박사가 무거운 몸을 일으키며 간이 테이블 위의 서류철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자세를 낮춘 카일의 정수리를 쳤다.


강하지도 빠르지도 않게.

느리고, 약하지만, 기분 나쁘게.


툭. 툭. 툭.


“드래곤의 피를 이식해도 뇌가 썩 좋아지진 않나 보군요. 세상에 용의 둥지가 21개뿐이라는 법이라도 있습니까? 당신이, 네가, 심해에 들어가 봤어!? 활화산 속을 뒤져봤어!?”

“죄송합니다. 생각이 짧았습니다.”

“명심하세요. 이 세상에는 발견된 것보다 발견되지 않은 것이 더 많답니다.”


툭. 툭. 툭. 찰싹.


서류철을 원래 있던 자리로 보지도 않고 던지며.


하인즈 박사는 연구실의 한 면을 차지한 거대한 금고 앞으로 이동했다.


이어서, 1차 비밀번호, 지문, 홍채, 생체리듬, 2차 비밀번호, 그리고 관리자 카드까지 찍고서, 마지막으로 암어를 외웠다.


“Open Sesame. Plz.”


이내 금고문이 희뿌연 냉기를 뿜으며 열린다.


그 내부는 냉장시설이었다.


다양한 색상의 액체로 채워진 실린더가 칸마다 분리되어 보관되어 있다.


【카일】


하인즈는 카일의 이름이 적힌 칸의 패턴 암호를 풀어 실린더 하나를 집었다.

우측에 비치된 전용 주사기 하나까지.


그리고.


“카일 경, 자네는 축복받은 겁니다. 제가 자네를 얼마나 아끼는지 아시지요?”


입에 발린 소리를 하며, 찰칵.


실린더와 주사기를 결합한 하인즈는 카일 앞에 서며 눈동자를 위에서부터 아래로 보내며 내리깔았다.


어서 꿇으라는 뜻.


지시에 즉각 따른 카일의 목에 하인즈는 주사기를 가져다 찍었다.


피슉-!


이내 카일의 오른팔을 뒤덮고 있던 비늘이 조각조각 바닥에 떨어졌다. 우수수.

비늘 아래의 속살은 진물로 범벅이었다.


“하나하나 주어다가 실험실에 넘기고 바로 한국으로 떠나세요. 무슨 뜻인지 이해했습니까?”

“예, 하인즈 박사님.”

“아니야. 모르는 것 같아요. 꼭 산 채로 잡아오셔야 합니다. 혹시 압니까? 그것으로 실험해서 당신이 완전한 드래고니안이 될지를 말입니다.”


카일은 묵묵히 비늘을 한 점 한 점 주우며 계속 가스라이팅을 당했다.


“왜 이리 굼뜹니까! 살 의지가 없나요!? 어서 서두르세요. 살아야죠. 미국이나 중국 그리고 러시아 쪽도 움직일 텐데 비늘이나 줍다 빼앗길 겁니까!?”


카일은 고개를 들지 않았다.


하인즈의 얼굴을 보면 목을 비틀어 버릴까봐.


이 순간 그는 자신이 해외파병을 나간 것으로만 알고 있는 딸을 생각했다. 오직 딸만······.


“다녀오겠습니다.”


***


파주 사건 이후.


특수재난관리본부 내 여러 부서에서 전략기획실로 인사이동을 요청하는 인원이 비약적으로 상승했다.

뿐만 아니라, 외부에서도 채용되기를 희망하는 접수가 쇄도했다.


여기서.


차영숙 장관이 내정한 인원을 제외하고도.


뽑을 인원이 대충, 120명.


일요일 초저녁 기준 접수된 55,871건의 지원서만으로 집계된, 경쟁률이 465.59대1이다.


공고된 접수 기간은 일주일이 남았지만······.


그 소식을 접한 주평은 내일 새벽 3시부터 면접을 시작하겠다고 했다.

그때가 저녁 7시였으니······.

당장 8시간 후에 면접을 시작하겠다는 소리였다.


서류 검토는 생략.


장소는 세종정부청사 특수재난관리본부에 마련해달라고 했다.


해서, 저녁 8시 45분.


주평이네 일가족은 며칠 묵을 짐을 싸서 차를 타고 이동 중이었다.


“아들, 서울에서 해도 되는 걸 세종까지 가야할 이유가 따로 있었을까.”

“엄마!! 나도 생각해줘!! 나도 엄마 자식이거든!!”

“맞아요. 겸사겸사, 주혜도 세종에 기숙사로 돌아가야 하고······.”

“그래, 당장 6시간 뒤에 면접은 또 뭘까? 영숙 이모가 엄마한테 전화하더라. 주평이 네가 키보드를 잡았네 마네 하던데.”

“······아.”


영숙 이모는 왜 엄한 소리를 하고 그랬을까.


‘공과 사인데!!’


주평은 차영숙과 통화할 때 키보드를 잡지도 않았거니와 엄마에게 키보드를 잡으면 인성에 문제가 생긴다는 말로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키보드는 제치고 답했다.


“엄마, 제가 공략글만 몇 년차죠?”

“10년?”

“네, 맞아요. 그래서 알아요. 공략글을 읽고 따라하는 사람은 일부에 불과해요. 머리로는 아는데, 상황에 따라 몸이 안 따라주는 걸 수도 있겠지만······. 저는 언제, 어디서든, 어떤 상황이든, 어떻게든, 왜냐고 따지지 않고, 무엇이든 할 사람이 필요해요.”

“면접은 이미 시작됐구나.”

“그렇죠.”


엄마는 제 자식이 언제 이렇게 커보였나 싶었다.


당장 제주도에 출장 가기 전만 해도 이렇지 않았다는 걸 알았기에······. 친구가 일러준 대로 인성에 문제가 생긴 것인가 생각하게 된다.


물론, 좋은 쪽으로 말이다.


그리고.


아직은 때가 덜 무르익어 아들이 무언가 가슴속에 감춰두고 있는 것을 알려줄 준비가 안 된 것 같다는 감이 온다.

엄마의 직감이랄까.


그때가 언제이든 기꺼이 기다려줄 테니 너무 큰 짐을 안고 가진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운전대를 고쳐 잡는다.


그나저나.


“엄마는 아가들 데리고 있으면 되지?”

“아뇨? 엄마도 면접관 해야죠. 엄마가 사람 보는 눈은 저보다 훨씬 좋으시잖아요.”

“그럼 애들은?”

“아이들의 때묻지 않은 순수한 눈이 사람을 가린다고 하더라고요.”

“······.”

“오빠 나는!?”

“주혜, 넌 기숙사로 바로 가.”


실없이 얘기했지만, 실은, 아이들의 의념이 필요했던 주평이었다.


역선택 방지를 위해.


***


세종청사 특수재난관리본부 별관.


이곳은 전략기획실 전용 건물로 내정되어 비워지기로 예정된 곳이다.

건물은 뚝딱 지을 수 없으니.


이사를 준비 중인지라 내부가 어수선하기는 했지만, 어쩌랴?


새벽 2시59분.


면접실에 모든 면접관이 자리했다.


좌에서부터 2차관, 1차관, 차영숙 장관, 김주평, 김난희가 앉았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면접관 셋.

그들은 면접실 구석에서 차영숙이 가지고 온 레고 장난감을 옹기종기 모여 조립하고 있었다.


(“아버지, 1차관이 저희들을 못마땅해 합니다.”) (“마음이 못 생겼어.”) (“푸흡.”)

(“아빠도 느껴진단다.”)

(“2차관은 이 시간에 청사에 나온 게 짜증이 났나 봅니다. 감히, 아버지께······.”) (“어허!”) (“감히!”)

(“애들아? 이제 조용. 아빠 일한다.”)

(“네, 아버지.”) (“네!”) (“네!!”)


삼둥이들의 말대로 면접관조차 이 시간에 나와 면접을 보는 게 불만인데.

면접자들은 과연 어떨까?


3시 정각.


예정된 때가 왔다.


유진태 비서관이 면접실 문을 열며 복도에 대기하고 있는 면접자들을 들였다.


대기번호표 순으로 5명.


그들 중에는 주평과 안면이 있는 놀이공원 직원 김소희 양도 있었다.

그녀가 순위표 1번이었고.


뒤따르는 넷······.


‘아, 아, 안 돼.’


······주평은 그들의 낯을 보자마자 아이들에게 긴박한 의념을 외쳤다.


(“참아!!!!!!!!!!!!!!!!”)


작가의말

-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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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구출작전(2) 24.09.09 31 2 14쪽
22 구출작전(1) 24.09.08 37 2 12쪽
21 101태극부대 창설 24.09.07 44 3 14쪽
20 2차 면접과 접 24.09.06 49 3 13쪽
19 첫사랑이었다 24.09.05 46 2 13쪽
18 면접(2) 24.09.04 45 3 13쪽
» 면접(1) +1 24.09.04 60 2 13쪽
16 그녀와의 첫 만남 24.09.03 69 3 14쪽
15 길었던 하루의 마무리 24.09.03 65 2 13쪽
14 뜻밖의 인연 24.09.02 72 2 14쪽
13 재량이 낳은 산물 24.09.01 91 3 13쪽
12 명장은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3) 24.08.31 94 4 14쪽
11 명장은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2) 24.08.31 102 4 14쪽
10 명장은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1) 24.08.30 108 4 13쪽
9 삼둥이와 놀이동산에 갔을 뿐인데(2) 24.08.29 113 4 13쪽
8 삼둥이와 놀이동산에 갔을 뿐인데(1) 24.08.28 131 6 13쪽
7 단지, 정찰만 하려했을 뿐인데 아빠가 되었다 +2 24.08.27 139 6 13쪽
6 단지, 정찰만 하려했을 뿐인데(3) 24.08.26 138 4 13쪽
5 단지, 정찰만 하려했을 뿐인데(2) +1 24.08.25 161 6 13쪽
4 단지, 정찰만 하려했을 뿐인데(1) 24.08.25 177 6 12쪽
3 각성자여, 너 자신을 알라 24.08.24 231 7 13쪽
2 방구석 공략 천재 키보드워리어 회귀하다(2) +1 24.08.23 248 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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