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공략 천재 키보드워리어 회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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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후
작품등록일 :
2024.08.15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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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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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6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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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단지, 정찰만 하려했을 뿐인데(3)

DUMMY






상세 속 작은 상세인 봉창구의 상세는 봉창식의 상세만큼 상세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봉창식이 확인한 봉창구에 대한 사실만 보여주는 형태 같았다.

하지만 충분했다.


그 동생에 그 형이었다.


아니, 더했다.


봉창구의 만행, 취향, 취미, 성향들은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부류였다.


“강간에 일가족 살인멸구까지, 참나.”


재판에 오르면 최소 무기징역을 받아 마땅한 두 형제였다.


하지만 증거가 없다.


[봉창구는 그의 범죄현장 뒤처리를 항상 봉창식에게 시킨다.]


완벽주의자이자 결벽증을 앓는 봉창식이 증거를 남겨 뒀을까?

아마 없을 테다.

봉창식은 증거를 남기지 않는 특징까지 있었으니까.


쾅쾅-!! 쾅! 쾅! 쾅!!


주평은 샷건을 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방법이 없을까?’


이내 고뇌하게 된다.


이 경우 법의 심판을 내릴 수 없다.

그렇다고 법 우위에 서서 직접 심판한답시고 죽일 생각도 없었다. 회귀 전 어머니가 사망하셨던 탑 27층 대참사의 원흉이 봉창구라는 확증이 있다면 또 모르겠으나, 현재는 아니다.


더욱이, 그런 죽음은 결코 죗값이 아니다.


‘억울하게 죽은 형제로 기억되게 할 수는 없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법의 태두리 안에서 해결해야 함이 백 번 옳다만······.


“어우, 끔찍해.”


주평은 두 흉악범이 세상을 활보하게 둘 마음이 없었다.


방법은 있었다.


“하아.”


봉창구의 머리 위에 이름표.


플레이화면을 통해 바라보는 봉창구를 《플레이》 대상으로 지정하는 것이 가능하단다.

실로 사기적인 기능이었다.

이를테면, 김목이를 적 진영으로 몰래 보내 적의 수장을 플레이 대상으로 지정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뜻이니까.


“정말, 이 방법뿐인가? 생각해라, 김주평!!”


정녕, 모기 한 마리에, 범죄자 하나에, 또 범죄자를 추가해야만 하는가.


“으아아아아-!! 짜증나!! 개 열 받네. 심지어, 2특코야!! 범죄자 새끼가 왜 이리 비싸!!”


달리 답이 없다.

고로, 어쩔 수도 없다.


[특급코인 ②를 지불하여 《봉창구》를 플레이 대상으로 지정합니다.]

[《봉창식》 플레이가 해제됩니다.]

[《봉창구》 플레이를 시작합니다.]


- “왜 이제 왔어.”


플레이가 해제된 봉창식이 쇠창살 반대편에서 반갑게 인사한다.

풀려날 줄 알았나 보다.


그럴 수 있다.


A등급 각성자인 봉창구의 입김이 닿았는지 유치장 철창문을 경찰관이 열어주고 있었으니까.


- “형? 왜 말이 없어?”


“말을 못해서 그렇다. 이 개자식아!!”


타ᄃᆞ닥-! [A](딸깍!)


퍽-!! 쿵-!!


플레이화면 속.

봉창식은 어색하게 실실 웃는 낯으로 봉창구의 귀싸대기를 처맞고 벽으로 날아갔다.

A등급 육체능력 각성자의 완력에 일반인이 당해낼 재간은 없었다. 하물며 시멘트 벽 충돌지점에서부터 사방으로 금이 쫙 그어질 정도였다.


바로, 기절이었다.


“좀 치는데?”


주평의 호평은 키보드 장착 시 인성에 문제가 생기는 특징 때문에 나올 수 있는 대사였다.

그게 아니라면 죽진 않았겠지(?)하며 조금은 미안해했을 지도 몰랐다.


“쩝, 맞아도 싸지 뭐.”


경찰관들이 다급하게 구급차를 호출하고 봉창식의 상태를 파악하는 상황을 지켜보며, 주평은 협탁의 일반전화 수화기를 들어 0번을 눌렀다.

메모로 남겨진 차영숙의 직통 번호였다.


- “응, 주평아. 잘 잤니?”


“이모, 봉창구 A등급 각성자 일반인 살인미수 죄목으로 잡아 넣어주세요. 어제 제가 잡은 범인이 있는 유치장에 있을 거예요. 현행범입니다. CCTV에 다 찍혀 있을 거예요.”


- “갑자기? 그래, 크흠, 주평아? A등급 이상은 수감하기가 힘들어. 바로, 다른 나라로 귀화할 걸?”


“알아요. 액션만 취해주세요. 귀하하게.”


- “일단은 알았다. 그런데 우리 착한 주평아? 너 괜찮은 거 맞지? 목소리에 이 근본 없는 자신감 같은······. 뭐랄까, 너 답지 않게 뻔뻔한?”


“각성 직업효과에요. 키보드 장착하면 이래요.”


- “응, 끊을게······.”


***


『각성자 등급에 따른 마력』


마력의 단위는 코어(Core, C)이다.


[S] : Over 10,000Core

[A] : 5,431≤C<10,000

[B] : 3,259≤C<5,431

[C] : 2,239≤C<3,259

[D] : 1,259≤C<2,239

[E] : 317≤C<1,259

[F] : 0≤C<317


9년 전, 미국의 어느 대학교수가 낸 논문.


이에 따르면 시스템 상태창의 각성자 등급은 마력 총량에 의해 분류됐다.

현재는 인위적으로 ±등급을 추가했을 뿐이다.


예외 사례는 없었다.


이 논문은 각성자의 상태창 공유가 안 되었기에 더욱이 각별한 의미가 있었다.

마력측정 수치는 거짓말을 하지 않으니까.


[측정결과] : 《325C》(E-)


이동식 마력측정 장치로 측정된 주평의 마력 총량은 F등급에 가까운 E등급이었다.


“······제가 E등급이라고 했잖아요.”


“이모는 믿고 있었단다······.”


“이모, 등급이 전부가 아니라니까요······.”


차영숙은 꽤나 어색한 표정이었다.

주평의 플레이화면으로 A등급 각성자인 봉창구가 아무런 저항 없이 특별재난관리본부 각성자 범죄 담당 팀에게 체포된 것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A등급을 컨트롤하는 능력이 고작 E등급 각성자의 스킬이었다니······.


하지만 등급이 전부가 아닌 건 맞으니까.


“하나만 묻자. 너 나한테도 봉창구한테 한 거 할 수 있니?”


주평은 할 수 있다는 얼굴로 어깨를 으쓱였다.


인성 문제로 장착 해제하여 키보드는 수중에 없었지만, 앞서 이미 확인했었다.


[《차영숙》 특급코인 ㉗]

[특급코인이 부족합니다. 절대코인 ①을 소모하여 플레이 대상으로 지정할 수 있습니다.]


‘절대코인을 써야겠지만······.’


주평은 가능하더라도 코인까지 지불해가며 차영숙을 플레이 대상으로 지정할 생각이 없었다.


특급코인 27개.

혹은, 절대코인 1개.


굳이?


《플레이》에는 지정 대상이 자발적으로 플레이의 대상이 되고자하는 경우 코인을 소모하지 아니한다는 기능이 있었다.

언젠가 필요하다면 부탁하면 그만이다.


그런데, 오해를 샀다.


차영숙은 언제든지 주평에 의해 자신이 인형처럼 다뤄질 수도 있다고 받아드렸다.


“어디 전화하세요?”


차영숙은 주평의 물음에 ‘쉿!’ 바람소리를 내며 검지로 조용하라는 신호를 보였다.

그리고 스마트폰을 스피커모드로 전환했다.


【 VIP 】


- “예, 전화 받았습니다.”


“대통령님, 제가 보낸 서류 확인해 보셨습니까?”


- “마침 확인이 끝난 참입니다. 제 대답은 거절입니다. 개인에게 주기에는 너무 큰 권한입니다. 국가기밀도 기밀입니다만. 모든 게이트 출입권에 대한 각성자길드의 반발은 무시할 수가 없지요. 대한민국은 게이트에 대한 재산권이 보장되는 나라입니다.”


“후회하실 텐데요.”


- “저를 설득해보시지요.”


“아주 미국에 가버릴까 봐요.”


- “······이건 협박이지 않습니까.”


“아니요. 아니지요. 미국이 과연 제 조건을 거부할까요? 사람 한 명 국가권력급으로 승인하는 것 즈음은 해줄 것 같은데요.”


- “정말 김주평 군에게 그럴 가치가 있다고 믿으십니까.”


“확신합니다.”


정말이지 대담하고 빠른 실행력이었다.


자신의 입지를 백분 활용한, 뻔뻔하고, 치졸하고, 얌체 같은 협상이었지만······. 힘 있는 자가 협상 테이블을 주도하는 것은 예로부터 전통과도 같은 역사이지 않았던가.


결국, 대통령은 백기를 들었다.


- “직인 찍었습니다. 일이 이렇게 될 것을 예상하고 유 비서를 대기시킨 것이군요.”


“죄송합니다.”


- “언제 한 번 셋이서 차 한 잔 하시지요. 그럼, 유의미한 결과가 나오길 고대하겠습니다.”


통화가 종료되었다.


눈 부릅뜨고 입 모양을 벙긋거리며 ‘이모 멋지지?’하는 차영숙을 바라보던 주평은 차영숙에게도 숨겨둔 키보드가 있나 싶었다.


“······알긴 하시죠? 그거 협박 맞아요. 그리고 뭔가 오해하신 것 같은데······.”


“칫! 오해는 무슨, 이거나 받아.”


차영숙은 주평에게 스마트폰과 특수재난관리본부 신분증 카드, 그리고 명함을 건넸다.

고작 6시간 남짓에 이렇게까지 준비할 줄이야.


“······이건 좀 멋지네요.”


【특수재난관리본부 김주평】

Co.HIDE


“닉네임은 하이드, 맞지?”


“네, 게임에서요······.”


신분증 카드 전면에는 주평의 사진, QR코드, 소속, 이름, 코드네임이 있었고, 후면에는 장관이 신원을 보증하는 직인과 게이트 출입권 등 대표적인 권한의 내용들이 찍혀있었다.


어안이 벙벙한데, 실감난다.


국가권력급.


대한민국 영토 내 한정이지만 차고 넘쳤다.


“고맙습니다.”


“많이 부려먹을 거야. 거부권 있다고 거부만 하면 이모 뒷목 잡고 쓰러진다?”


“네, 뭐······.”


“자, 대망의 첫 번째 명령이다. 밥 먹으러 가자.”


***


점심은 즉석떡볶이로 채웠다.

분식점을 통으로 대관해서 식사를 하게 됐는데, 사장님은 돈 대신 차영숙 장관의 친필 싸인과 사진을 요구했다.


아주 현명했다.

공략 점수 100점짜리였다.


세크리파이스의 성녀가 방문한 분식점.


이 분식점은 앞으로 입 소문을 타고 널리 알려져 문전성시를 이룰 터였다.

맛도 있었으니까.


“정말 혼자 갈 수 있겠어?”


차창을 내려 묻는 차영숙에 주평은 끄덕였다.

이내 차는 출발했고 주평은 떠나가는 차에 허리 숙여 인사했다.


‘······참, 섬세하시단 말이야.’


주평의 손에는 바이올린 부류의 반듯한 버클식 가방이 쥐어져 있었다.

키보드 케이스 대용이었다.

유 비서관이 낙원상가에서 추린 리스트 중에서 차영숙이 골랐다고 했다.


옷도 새 옷을 준비해주셔서 환복했다.


다 마음에 꼭 들었다.


“······나도 슬슬 가볼까?”


이제 이 길로 들를 곳이 있었다.

단지, 정찰만 하려했을 뿐인데 이왕 나온 김에 할 수 있는 일을 처리할 심산이었다.


목적지는 용의 둥지.


전 세계에 21개 존재하는 용의 둥지 중 하나.


“블랙드래곤 카이어의 레어.”


주평은 압구정 로데오거리 인근에 자리 잡은 용의 둥지에 방문해보기로 했다.

그곳에서 꼭 확인 할 것이 있었기에.


“걸어서 17분 거리네······.”


- 길안내를 시작합니다.


스마트폰 어플로 길안내를 받으며.

주평은 인도 안쪽에 붙어서, 상하좌우를 살피고, 한 걸음씩, 안전하게, 더뎌도 착실하게 이동했다.

신호등에 초록불이 들어도 차가 완전히 정지한 것을 다 확인하고 잽싸게 뛰어 건너는 고도의 전략까지 펼쳐내며······.


기어코, 1.1km 거리를 주파해냈다.


“······내가, 해, 해냈다!!!”


긴 여정이었다.


길안내 시작 후 52분이나 걸렸지만(?)

비둘기가 날면서 떨군 똥을 피할 수 있었고, 칼치기로 불쑥 튀어나온 오토바이를 피할 수 있었다. 골목에서 담배 피우는 일찐들의 시야를 피했고, 이 빠진 보도블록에 걸리지 않았다. 급하게 횡단보도를 뛰면서 껌을 밟았지만······. 이정도 즈음이야.


뭐, 피치 못한 난관도 있었다.


“도를 아십니까?”


갑자기 앞을 막고 도를 아시냐고 묻는 사람이 다 있다는 걸, 주평은 처음 알았다.


때마침 지나가던 행인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이도저도 못하고 묶여있었을 것이었다.


그는 오윤탁 변호사였다.


‘······통성명도 했고, 명함도 드렸으니까. 나중에 연락 오면 꼭 보답 해야지······.’


후우-


긴장 탓에 땀에 흠뻑 젖은 얼굴을 손등으로 닦아내며 주평은 용의 둥지 게이트를 바라봤다.


콘크리트 벽돌로 1m 정도 높이로 새워진 벽과 가시철조망으로 둘러진 가운데 섭씨 1,600도 이상으로 타오르는 불꽃처럼 보라색을 일렁이는 거대한 균열이 있었다.


그 앞에는 K2소총을 들고 3인1조로 경계근무를 서는 군인들이 있었다.


“이곳은 민간인 출입 불가 지역입니다.”


하사관이 다가오는 주평을 저지했다.

주평은 호주머니에서 특수재난관리본부 신분증을 꺼내 보였다.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좋게 말하면 긴장, 속된말로는 쫄이었다.


‘후우. 군인 멋있는데, 무서워······.’


주평은 방탄모에 반쯤 가려진 하사관의 눈빛이 자신을 엄청 미심쩍어함을 읽었다.

졸지에, 장관님 전화찬스를 꺼내야할지도 모르겠다고 판단하려는데······.


“들어가시죠.”


출입 허가가 떨어졌다.


군인으로서는 의심스럽더라도 특수재난관리본부의 신분증을 지닌 사람을 잡아 세울 수 없었다.

다만, 위에 보고할 뿐.


작가의말

-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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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탑에서 주말농장(2) NEW 8시간 전 3 0 12쪽
30 탑에서 주말농장(1) 24.09.16 11 1 14쪽
29 부디 평온하길 24.09.15 11 1 14쪽
28 마지막 ■ 들여다보기 24.09.14 18 2 13쪽
27 이색 데이트(3) 24.09.13 20 2 15쪽
26 이색 데이트(2) 24.09.12 18 2 13쪽
25 이색 데이트(1) 24.09.11 31 2 14쪽
24 단 둘이 좀 봅시다 24.09.10 30 2 14쪽
23 구출작전(2) 24.09.09 31 2 14쪽
22 구출작전(1) 24.09.08 37 2 12쪽
21 101태극부대 창설 24.09.07 44 3 14쪽
20 2차 면접과 접 24.09.06 49 3 13쪽
19 첫사랑이었다 24.09.05 46 2 13쪽
18 면접(2) 24.09.04 45 3 13쪽
17 면접(1) +1 24.09.04 59 2 13쪽
16 그녀와의 첫 만남 24.09.03 69 3 14쪽
15 길었던 하루의 마무리 24.09.03 65 2 13쪽
14 뜻밖의 인연 24.09.02 72 2 14쪽
13 재량이 낳은 산물 24.09.01 91 3 13쪽
12 명장은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3) 24.08.31 94 4 14쪽
11 명장은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2) 24.08.31 101 4 14쪽
10 명장은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1) 24.08.30 107 4 13쪽
9 삼둥이와 놀이동산에 갔을 뿐인데(2) 24.08.29 112 4 13쪽
8 삼둥이와 놀이동산에 갔을 뿐인데(1) 24.08.28 131 6 13쪽
7 단지, 정찰만 하려했을 뿐인데 아빠가 되었다 +2 24.08.27 139 6 13쪽
» 단지, 정찰만 하려했을 뿐인데(3) 24.08.26 138 4 13쪽
5 단지, 정찰만 하려했을 뿐인데(2) +1 24.08.25 161 6 13쪽
4 단지, 정찰만 하려했을 뿐인데(1) 24.08.25 177 6 12쪽
3 각성자여, 너 자신을 알라 24.08.24 231 7 13쪽
2 방구석 공략 천재 키보드워리어 회귀하다(2) +1 24.08.23 248 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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