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공략 천재 키보드워리어 회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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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후
작품등록일 :
2024.08.15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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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4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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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각성자여, 너 자신을 알라

DUMMY






『각성자여, 너 자신을 알라.』


뭇 각성자들에게, 당연하지만 그 당연한 걸 못해서 자주하게 됐던 훈수.

이를 책의 제목으로 출간하기까지 했었다.

세상에 A등급 화염술사라는 작자가 나홀로 장창을 들고 전방에서 처맞고 앉아 있는 영상을 본 것이 이 책을 펴낸 이유라 밑줄 긋고 적시하기도 했다.


새삼, 그런 개념 없는 각성자가 얼마나 많았으면 베스트셀러로 등극했을까.


‘각성하면, 난 그러지 말자고 하며 썼었지.’


주평은 어머니가 차려준 밥상을 비우고 설거지를 하며 이런 저런 생각으로 마음을 차분하게 한 뒤 거실 소파에 앉았다.


이제 각성자로서 자기 자신을 알아가야 한다.


“상태창.”


[이름] : 김주평

[직업] : 키보드워리어(유일)

[등급] : E

[스킬] : [플레이]


“음······.”


등급이 전부가 아니라지만 E 등급이라니······.

순간, 얼이 나간 주평은 양손으로 자신의 뺨따귀를 갈겼다.


쫘악-!!


이윽고, 주평은 유일 직업으로 표기된 키보드워리어로 관심을 돌렸다.


“누적된 인과로 부여된 직업이라······.”


《키보드워리어》 (유일)

인형술사와 《???》이 합성되어 파생된 유일 직업이다. 키보드 장착 시 인성에 문제가 생기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럴싸하네.”


최고관리자에 의해 각성 할 당시 시스템이 일러준 그대로 누적된 인과가 키보드워리어로 적용된 것 같았다.

썩, 마음에 들진 않는데······.

그렇다고 부정하기에는 인과가 맞아떨어진다는 것이 애석하게도 타당했다.


“《???》은 차치하고, 인형술사가 합성되어 파생된 거면 꽤 쓸 만할 지도······. 쩝, 인성 문제는······.”


어휴-


주평은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내적으로는 ‘여기서 도대체 뭘 긍정적으로 생각해?’란 상반되는 마음이 우세했지만······. 각설하고, 일단은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스킬의 상세정보에 작은 기대를 걸어봤다.


《플레이》 (직업스킬)

키보드 장착 시 스킬 지정 대상을 키보드로 플레이 할 수 있다.

① 지정 대상의 종합능력치에 따라 소모하는 코인의 양과 질이 달라진다. ② 한 번 지정된 대상을 다시 지정하게 될 경우 코인을 소모하지 아니한다. ③ 또한, 지정 대상이 자발적으로 플레이의 대상이 되고자하는 경우 코인을 소모하지 아니한다. 이 경우 ② 의 사항이 적용되지 아니한다.

[절대코인] : 1

[특급코인] : 3

[일반코인] : 10


“······이것도 애매하네.”


설명문으로는 도통 감이 잡히질 않는 주평이었다.

세상 거의 모든 직업군에 대해 풍부한 지식을 지녔음에도 이러하니······.


콩닥콩닥.


웬걸? 도리어, 심장이 막 두근거렸다.


“오히려, 좋아.”


주평은 직접 스킬을 사용해보기 위해 키보드를 찾으러 방으로 들어갔다.


샷건용 여분의 새 키보드 박스들로 채워놓은 벽면의 책장.


그 한 가운데 전시된 키보드가 눈에 든다.


여동생이 큰 맘 먹고 ‘엄마 카드로 긁어서’ 선물로 사준 키보드였다.

무려, 거금 40만원을 들인.

그래서 비닐도 뜯지 않고 가끔씩 마음의 평안을 위해 난초 닦듯이 소중하게 닦고 전시용으로 멸망 때까지 남겼던 것.


“그래, 저게 맞지.”


주평은 저 키보드야 말로 키보드워리어로서 첫 스킬 시연에 가장 적합하리라 여기며 집어 들었고.

그 순간 시스템 알림이 떴다.


[대상 키보드를 《키보드워리어의 키보드》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전환하시겠습니까?] (Y/N)


웬 떡인가 싶었다.


만약, 또 다른 키보드를 손에 쥐어도 같은 알림이 뜰지, 그래서 이보다 성능이 더 좋은 키보드를 전환했을 때 얻는 차별적인 이점이 있을지, 잠시 고민해 봤지만······. 어쩌면 이 기회가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기시감이 들었다.

무엇보다, 여동생의 선물에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게 되는 기회였으니.


“좋아.”


주평의 수락이 떨어지자 키보드 박스가 손을 벗어나 허공으로 떠올랐다.

주홍의 찬란한 빛이 발했고.

이내 포장 박스 상태였던 윤곽이 키보드의 모습으로 빚어지기 시작했다.


[《키보드워리어의 키보드》를 획득합니다.]

[《키보드워리어의 키보드》를 장착합니다.]


《키보드워리어의 키보드》 (유일)

키보드워리어의 권능 《???》으로 내구도가 무한한 성장형 아이템이다.

[등급] : 노말


“오오오!?”


주평은 키보드가 품으로 돌아오자마자 뜬 키보드워리어의 상세정보에 감탄하더니······.

다짜고짜 샷건 3회를 갈겼다.


쾅쾅쾅-!!


씨익?


키보드의 내구도가 무한함이 함박 미소를 지을 정도로 기꺼운 일이었던가.


순간, 흠칫한다.


“······아, 키보드 장착 시 인성에 문제가 생긴다는 게 이거냐?”


어쨌든 간에, 자신이 각성한 키보드워리어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게 되고 있음에 만족하며······.

본래 목적이었던 플레이 스킬을 탐구하기로 한다.


“자 해보자, 플레이!!”


보편적으로 스킬은 시동어인 스킬 명칭을 가볍게 읊조리거나 의지로 떠올려 발동한다.

주평도 알고 있다.

다만, 인성 문제로······. 아니, 첫 출발이니만큼 호기롭게 외쳐봤을 뿐! 스킬은 정상적으로 발현되었다.


[범위 내 플레이 지정 대상을 탐색합니다.]

[모기1] - 일반 코인 ①

[모기2] - 일반 코인 ①

[모기3] - 일반 코인 ①

[모기4] - 일반 코인 ①

······

······

······.


여름이었다.


“미친, 뭔 놈의 모기가 이리 많아!?”


플레이 스킬을 발동하고 보니 머리맡에 자기 몸집에 비해 유난히 큰 이름표를 단 모기들이 눈에 확 들어왔다.


개중 주평은 [모기7]에 눈독 들였다.


“ㅅㄲㅇ 맛있냐?”


주평이 느낄 새도 없이 팔뚝에 앉아 피를 빨아먹고 있는 얌체 같은 놈이었다.

아니, 년인가······.


주평은 요거 잘 걸렸다 싶어 [모기7]을 플레이 지정 대상으로 골랐다.


[일반코인 ①을 지불하여 《모기7》을 플레이 대상으로 지정합니다.]

[《모기7》 플레이를 시작합니다.]

[단축키가 기본으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ESC 키를 눌러 설정을 통해 단축키를 설정할 수 있습니다.]

[《플레이모드》가 활성화됩니다. ESC 키를 눌러 설정을 통해 《플레이화면》 《아이트래킹마우스》 《서라운드스피커》 《방음부스》 《투명테이블》 《투명의자》 등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

······

······.


“좋은데?”


시스템이 일러주는 플레이의 체계는 게임과 거의 동일했다. 심지어 플레이모드가 지원하는 플레이화면은 최적의 인터페이스를 구사하고 있었다.

하여, 첫 시연임에도 스킬 사용 설명서를 이해하는데 거리낌이 없었다.


“방향키로 방향 설정, 스페이스 바 연타로 날고, R은 궁이네?”


[R] : 흡혈/흡혈중단


탁-!


주평이 R 키를 누르자 팔뚝에 빨대 꽂고 있던 [모기7]이 입을 뗐다. 그 모습을 플레이화면에 대폭 확대된 시점으로 보니, 참으로······. 기가 막혔다.


“대박.”


모기7의 상세도 따로 있었다.


《모기7》

이름 : (부여 가능)

종족 : 파리목 모기과(암컷)

특징 : 성충이 된지 21일 되었다. 성격은 양반이다. 해충으로 분류된다. O형을 선호하며 편식을 하는 편이다. 배가 덜 부른 상태이다. 흡혈로 단백질을 공급하면 알을 낳을 수 있다. 주특기로는 [흡혈][이산화탄소감지][스텔스] 등이 있다.


“네가 나보다 상태창이 구체적일 건 또 뭐냐? 에휴, 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고······.”


타다닥-!


[김목이]


“옜다, 이름도 가져가라.”


[《모기7》에게 이름 《김목이》를 부여합니다.]


살다 살다 모기에 이름을 붙일 날이 올 줄이야.

시스템이 가능하다고 해서 한 것뿐이지만 나름 재미있고 참신한 경험이었다. 게임 캐릭터 생성과 비슷하면서도 뭔가 다르게 받아드려지는 것은 아무래도 현실이기 때문이리라.


“가자, 김목이!”


주평이 본격적으로 김목이 컨트롤에 나섰다.

[Space bar] 연타 간격을 조절해보며 날갯짓에 의한 비행 감도를 확인하는 것이 첫 단추였다.


타- 타닷-!!


손끝으로 느껴지는 타건 감각에 따라 적축과 갈축 사이를 오가는 묵직한 청명함이 울렸다. 역시, 비싼 게 좋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만족감은 썩 오래가지 않았다.


“너 왜 이리 못 날아?”


김목이를 날리기 위해서는 매우 빠르게 스페이스바를 연타해야했다.


타타타ᄐᆞ타ᄐᆞ타닷-!!


손톱 아래가 뜨거워지고 타건 음이 빨래판에 나무 몽둥이 그을 때 나는 소음처럼 들릴 수준이 되어야 김목이의 비행이 컨트롤됐다.


‘개 힘드네. 와, 저 몰골 보소······.’


맞은편 거울에 비치는 모습······. 안간힘을 쓰며 전완근과 얼굴에 핏대를 세운 꼴은 본인이 보기에도 매우 우스꽝스러웠지만······.

겨우 잡은 감을 놓칠 성싶더냐.


“후우.”


주평은 신들린 손가락 컨트롤로 김목이를 호버링시킬 수 있었다.

즉, 제자리 비행!!

이때의 타건 템포보다 빠르면 상승하고 느리면 하강이 성립되는 순간이었다.


“일단, 키보드는 무음으로. 어디보자······.”


주평이 ESC 키를 눌러 들어간 환경설정에서 키보드를 무음 모드로 전환하자 귓가가 청정지역이 된 것처럼 조용해졌다.


“좋았으, 다음!”


이내 주평이 귓바퀴 방향을 사선으로 틀자 귓가에 웬 마성의 소리가 울렸다.


위에에에엥-!!


김목이의 날갯짓이었다.


주평은 김목이의 스텔스 기능의 성능을 파악할 심산이었다.


“스텔스는, [W].” (딸깍)


(위에에에엥)


단축키를 누르자 김목이의 날개에 소음기라도 장착된 냥, 스텔스의 묵음처리는 아주 완벽했다.


이로써 주평은 다음 수순으로 넘어갔다.


“정찰 가즈아!”


게이트에서든 탑에서든 정찰은 생존과 클리어에 직결되는 요소로써 매우 중요한 임무이며 중요도가 높은 만큼 수반되는 위험도 크다.


일반코인 한 개의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는 현재로써······.

김목이는 매우 중요한 자원인 바.


앞으로 넌 준위다.


“나 작전사령관 김주평 대령이 당부한다. 김목이 준위, 작전 도중 전사하는 일이 없게 각별히 주의하도록. 특히, 네 천적과 에프킬······. 나 왜 이럼? 인성에 진짜······. 크흠.”


모쪼록, 무운을 빌며.


리듬감을 위해 키보드 음소거를 해제하고, 출격!


타다다다닷-!!


김목이가 무더위에 열어둔 창을 향해 날아올랐다.

곧이어 방충망이라는 철옹성 같은 장막이 있었으나. 김목이 준위에게 지시를 내리는 지휘관 주평은 방충망의 허술한 부분을 파악하고 있었다.


“방충망 하단의 배수 구멍을 통과한다.”


주평의 손을 타서 키보드를 매개로 김목이와 이어진 연결고리는 마치 감각신경의 연쇄와 같이 자연스러웠다.

결정적으로 섬세하고 정확한 컨트롤!

그 앞에서 방충망은 해충을 막아야하는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


“와아, 해냈다······.”


세상 밖으로 나온 김목이에 주평은 적지 않은 대리만족을 느꼈다.

비록, 플레이화면으로 보는 세상이었지만······.

시점을 조절하며 뭉게구름 사이로 얼굴을 들이민 둥근 달을 보았고, 김목이를 상공으로 더 날려보네 서울의 아름다운 야경을 구경할 수도 있었다. 그렇게 자기 의지대로 조작하여 실시간으로 보는 풍경은 소소한 해방감을 주었다.


물론, 단점도 있었다.


“······팔은 더럽게 아프지만, 아프니까, 좋은걸? 아니, 이렇게까지 좋을 일 맞아?”


말마따나, 좋지만, 팔이 더럽게 아팠다.

이즈음에서 김목이를 복귀시키고 성공적인 정찰수행의 대가로 헌혈을 좀 해줘야겠다는 별 시답지 않은 생각이 들 정도로 힘에 부치는 순간이 왔다.


갑자기 일이 생겼다.


김목이 시점에서는 기상악화, 돌풍, 어쩌면 난기류일지 모를······.


휘리릭-!!


“어어어!!”


돌연, 거창한 바람소리가 들렸고······.

김목이 준위의 시야가 뱅글뱅글 돌기 시작하더니 주평의 옆집 기와지붕에 거꾸로 불시착했다.


“응답하라 김 준위!!”


타다다다닥-!!


제 아무리 스페이스 바를 두드려도 김목이는 날아오르지 못했다.


여기서 김목이와의 인연을 포기해야 하는가?

아니, 절대로 포기 안 해.


쾅-!


주평은 샷건을 때렸다.


“내 1일코!!” (1일코란, 1일반코인이다.)


타다다ᄃᆞ다ᄃᆞ다타다닷-!!


“날아!! 날으라고!!”


그의 절규와 간절함이 닿아 추락한 김목이를 소생시켰던 것일까.

김목이가 날갯짓을 재개했다.


또한.


[이산화탄소가 감지되었습니다.]


“???”


플레이화면 좌측 하단에 문구가 뜨며 이팩트 효과로 화면이 붉어졌다가 원상복구 되기를 반복했다.

아마, 생체인식감도반응일 터였다.


이때 주평은 잊고 있던 한 가지 기억을 떠올리게 됐다.


“······옆집 독거노인 할머니 지금은 살아계신 건가?”


작가의말

-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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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구출작전(2) 24.09.09 32 2 14쪽
22 구출작전(1) 24.09.08 37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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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2차 면접과 접 24.09.06 49 3 13쪽
19 첫사랑이었다 24.09.05 47 2 13쪽
18 면접(2) 24.09.04 45 3 13쪽
17 면접(1) +1 24.09.04 60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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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길었던 하루의 마무리 24.09.03 65 2 13쪽
14 뜻밖의 인연 24.09.02 72 2 14쪽
13 재량이 낳은 산물 24.09.01 91 3 13쪽
12 명장은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3) 24.08.31 94 4 14쪽
11 명장은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2) 24.08.31 103 4 14쪽
10 명장은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1) 24.08.30 109 4 13쪽
9 삼둥이와 놀이동산에 갔을 뿐인데(2) 24.08.29 113 4 13쪽
8 삼둥이와 놀이동산에 갔을 뿐인데(1) 24.08.28 131 6 13쪽
7 단지, 정찰만 하려했을 뿐인데 아빠가 되었다 +2 24.08.27 139 6 13쪽
6 단지, 정찰만 하려했을 뿐인데(3) 24.08.26 138 4 13쪽
5 단지, 정찰만 하려했을 뿐인데(2) +1 24.08.25 162 6 13쪽
4 단지, 정찰만 하려했을 뿐인데(1) 24.08.25 178 6 12쪽
» 각성자여, 너 자신을 알라 24.08.24 232 7 13쪽
2 방구석 공략 천재 키보드워리어 회귀하다(2) +1 24.08.23 248 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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