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공략 천재 키보드워리어 회귀하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새글

김시후
작품등록일 :
2024.08.15 06:35
최근연재일 :
2024.09.17 23:40
연재수 :
31 회
조회수 :
2,685
추천수 :
100
글자수 :
187,171

작성
24.08.28 07:15
조회
130
추천
6
글자
13쪽

삼둥이와 놀이동산에 갔을 뿐인데(1)

DUMMY






아이들의 이름은 조선의 용상에 앉았었던 왕 중 떠오르는 성군들을 본 땄다.


김세종, 김성종, 김정조.


알에서 나온 혁거세 같은 세 남아들.


주평은 알몸인 아이들이 입을 옷을 카이어에게 부탁했고, 카이어는 거리낌 없이 자신의 비늘을 뽑아 주평이 입은 옷 스타일을 토대로 아이들의 옷을 짜냈다.


‘······저거, 100% 전설 템이다.’


순간, 나도 옷을 벗고 부탁하면 하나 짜주려나 싶은 욕망이 일었으나.

주평은 애들 앞에서 추태를 보이진 않았다.


“아이구, 예쁘다. 내 새끼들.”


“바아.” “바?” “아바!”


삼둥이는 아빠 소리를 잘도 했다.

또한, 애석하게도, 아이들은 카이어를 낯설어하는 반면 주평은 벌써 친숙해진 냥 달려와 안겼다.


각인효과.

어쩌면, 시각적인 효과일 테다······.


주평은 카이어의 용안에 씁쓸함이 스쳐지나가는 것을 보았다.


“앞으로 이 아이들은 인간으로서 나이 들고 성장할 것임에, 김주평이여, 세종, 성종, 정조를 염치불구하고 잘 부탁하겠네.”


끄덕-


주평은 애써 태연하게 웃어보였다.

빨리 떠나줘야 카이어도 상실감을 추스를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게 될 테니.


“애들한테 투명화 마법이랑, 경량화 마법, 마력이 새지 않게 하는 마법이랑 피부 겉을 주변 온도로 맞추는 마법 있으면 해주고, 또·········”


주평은 게이트 밖으로 나설 때 아이들이 노출되지 않게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요구했다.


혼자 들어갔다가 넷이 나오면 의심을 사니까.


철저하게.


“······유지 시간은 1시간 정도로 부탁할게.”


“그대가 해제라 하면 해제될 것이다.”


그렇게 도합 예순이 넘는 섬세한 요구사항들이 카이어에 의해 전부 이루어졌다.

주평도 삼둥이의 존재를 모를 판이었다.

다만, 허리춤에 이어진 보이지 않는 세 가닥의 끈으로 아이들의 존재를 느낄 뿐이었다.


‘이 정도면 아무도 모르겠지.’


이제 밖으로 나가도 남들의 시선을 감쪽같이 피할 수 있으리라 판단했다.


“자, 애들아 인사하자.”


주평은 카이어에게 깍듯하게 인사하는 모습을 아이들에게 몸소 보여줬다.

투명화에 주평의 눈에는 보이지 않았으나.

카이어는 곧잘 따라 해내는 아이들의 모습을 눈에 담아낼 수 있었다.


그게 마지막 인사였다.


돌아선 주평의 뒤를 종종걸음으로 따르는 아이들을 떠나보내며.

카이어는 주평에게 의념을 전했다.


(“탑이 솟는 날에, 탑이 솟기 전에, 이곳을 한 번 더 찾아와주게.”)


주평은 손을 들어 오케이 싸인을 보냈다.

그걸 또 따라하는 아이들이 주평을 따라 하나 둘 게이트 밖으로 빠져나갔다.


그리고 홀로 남은 카이어는 모든 드래곤들에게 알렸다.


딱, 오늘 하루만 슬퍼하자고······.


***


주평은 어쩔 수 없이 차영숙을 긴급 호출하여 그녀의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당연히, 그녀 혼자만 오라고 했었다.


“거봐, 처음부터 내가 집에 데려다 준다니까. 집에 맥주 있지? 어우, 한 잔 해야겠다.”


“일단 들어오세요.”


차영숙은 제 집처럼 거실 소파를 차지하고는 리모컨을 집어 티비를 틀었다.

그리고 주평은 “해제”라 말했다.


“뭐라고?”


뜬금없는 소리에 되물으며 티비에서 시선을 돌릴 때 차영숙은 주평과 꼭 닮은 세종, 성종, 정조를 만날 수 있었다.


진짜 붕어빵이었다.


“바아.” “바?” “아바!”


“자, 인사해야지. 차영숙 이모할머니야.”


세 아이들은 주평을 따라 배꼽인사를 했다.


“검은 눈이 김세종, 푸른 눈이 김성종, 붉은 눈이 김정조에요.”


차영숙은 제 눈을 비비고, 보고, 또 비비고 나서 다시 보더니, 마른세수까지 했다.

두 눈 씻고 보아도 믿을 수 없는 눈치였다.


당연한 반응이었다.


주평은 차영숙을 내버려두고 아이들을 여동생의 방으로 데리고 갔다.

그곳과 이어진 창고에 장난감과 인형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읏쨔-


주평은 창고에서 상자 세 개를 꺼내 덮개를 개봉하며 삼둥이에게 말했다.


“원래, 아빠랑 이모 거였는데, 이제부터는 너희들 거란다.”


삼둥이는 각 1상자를 차지했다.


이내 문을 살짝 열어 놓고 나온 주평은 노트 두 권과 연필 두 자루 그리고 맥주 캔 묶음을 챙겨 차영숙에게로 돌아왔다.


스으으, 딱!

벌컥, 벌컥, 벌컥.


차영숙은 곧장 맥주 한 캔을 따 원샷했다.


주평은 노트를 펼쳐 연필을 고처잡고 글을 썼다.


- 놀라셨죠?


이를 본 차영숙도 눈치껏 노트와 연필을 쥐어들어 손을 놀리기 시작했다.


- 애 엄마는?

- 없어요...ㅎ 아이들 전부 드래곤이에요. 용의 둥지에서... 음, 입양(?)하게 됐어요. 아이들은 제가 아빠인 걸로 알고 있고요. 스스로 드래곤인지는 몰라요. 영숙 이모니까 믿고 다 말하는 거예요.

- 헐...대박...

- 아무튼 출생신고? 그런 걸 좀 했으면 좋겠는데... 방법이 있을까요? 호적에 올려서 친자식처럼 키우려고요.

- 모르겠다... 할 수 있지 않을까?

- 장관님!! 멋집니다!! 사랑합니다!!

- 그보다 주평아... 이모가 우리 용왕님들 한 번씩 안아 봐도 될까? 응?


참 편견 없는 차영숙이었다.


과거에 또래의 아들을 교통사고로 잃었던 차영숙은 세 아이들을 제 자식처럼 안아줬다.


다음 날.


아이들의 출생신고는 큰 문제없이 이뤄졌다.


김세종, 김성종, 김정조, 모두 2019년 11월 4일에 태어난 것으로 처리 됐으며, 김주평의 자(子)로 가족관계증명서에 올랐다.


그리고 대격변이라는 시대적인 배경 속에 부부들이 병원이 아닌 곳에서 아이를 낳고 뒤늦게 출생신고를 하는 사례가 많다는 것을 주평은 알게 됐다.


물론, 삼둥이처럼 몇 년씩이나 늦은 경우는 처음이라고 했다만······.


삼둥이 아빠가 중학교 중퇴 학력에, 잦은 사고로 장애등급 판정을 받은 상태로, 대격변 이후 10년 넘게 집 밖으로 한 번도 안 나간 사정이 뜻밖에도 개연성을 부여했다고 카더라.


“······.”


***


한 침대에서 넷이 부둥켜 자고, 일어나면 넷이 함께 씻고, 함께 밥을 먹고, 놀고, 낮잠 자고, 먹고, 놀고, 또 놀고, 먹고, 씻으면 또 잘 시간이었다.


아이들 물품은 차영숙이 바리바리 싸들고 왔었다.


주평이 생각할 때 필요한 물품들도 총알배송을 자처하는 쇼핑몰을 활용하여 주문했었으니, 물질적으로, 부족함은 없었다.


오직 지식만이 부족했다.


주평은 전문성과 신뢰도가 다소 떨어지는 인터넷 글은 지양하는 쪽으로 결정하고서.

키워드 별로 평점이 높은 책들을 구매했다.


키워드는 [좋은아빠] [싱글 대디] [젊은 아빠] [부자 아빠] [교육하는 아빠] [육아의 법칙] [성장발달] [정서 발달] [육아 백과] [한글 공부] [영재 교육] [·········] 등등.


나아가 유아교육학과에서 다루는 전문서적까지.


주평은 두루두루 다양한 책들을 배송 오는 대로 시간이 날 때마다 섭렵했다.


한 권에 십 분 남짓.


속독에 일가견이 있는 게 이렇게 편하다.


공략글 자료 수집 때 스크롤을 쭉 내려도 모든 글자를 스캔하고 이해하는 능력이 빛을 발했다.


책을 읽다 보니 굳이 필요 없는 내용들이 여럿 있었지만, 일일이 거르는 시간보다 읽는 속도가 빨라서, 가리지 않고 머릿속에 박아뒀다.

하지만 쓸 일은 없을 것이다.


왜냐?


아이들이 너무 영특하다.


“너희들은 천재야.”


“맞아.” “난 천재야.” “너도?”


세종, 성종, 정조는 너나 할 것 없이 이틀 만에 한글과 수를 깨우쳤다.

또한, 개별적인 특성들도 개화했다.

세종은 검은 중력장을, 성종은 푸른 물결을, 정조는 붉은 화염을 다뤘다.


덕분에 알게 된 사실이 몇 있는데.


[《김세종》 절대코인 ①]

[《김성종》 절대코인 ①]

[《김정조》 절대코인 ①]


최초에는 특급코인 ⑦이었던 아이들의 《플레이》 코인 소모값이 가파르게 100을 찍고 1절대코인으로 상향됐다.


카이어가 절대코인 ①이었던 것을 고려할 때 절대코인은 단일로써 절대적이라는 공식을 세울 수 있었다.


이는 코인의 상대적 가치를 알 게 되는 엄청난 소득이었다.


즉, 100특코 ≤ 1절코!!


또한, 대상의 잠재력을 안 다면!?

주평으로 하여금 미리 풀로 매수해야 할 필요성을 깨닫게 해줬다.


한편, 차영숙이 특급코인 ㉗이었던 것까지 헤아려 볼 때 삼둥이가 현재 보유한 능력이 얼마나 대단할지 감히 상상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주문했었다.


이동식 마력측정 장치를!!


“아빠가 먼저 보여줄 테니까 세종, 성종, 정조 순서대로 따라하는 거야, 알았지?”


[측정결과] : 《325C》(E-)


“어때 쉽지?”


“네.” “완전.” “내가 먼저 할래!!”


정조가 먼저 하겠단다.


주평이 구태여 나눠주지는 않았지만 세종과 성종은 이름이 부여된 순으로 정조를 막내로 여기고 있었기에······.


“그래라.” “해봐.” “아빠 그래도 되지?”


끄덕;;


정조가 좋아라하며 장치에 손을 올렸다.


[측정결과] : 《37,013C》(SS)


이내 표기된 숫자를 본 정조가 울상을 짓더니 세상 다 잃은 아이처럼 울어댔다.


“힝, 흐아앙!!”


주평은 아이가 우는 걸 처음 봤다.


당혹스러웠다.


SS등급이 나온 것도 황당한데······.


정조야, 어째서냐?

넌 어찌된 이유로 우는 것이더냐?


주평이 스스로에게 묻고 이유를 파악하려고 할 때 성종까지 느닷없이 울음보를 터트렸다.

정조에 이어 마력 측정을 한 직후였다.


[측정결과] : 《39,679C》(SS)


“흐아아아악!!”


주평이 넌 왜 또 하며 이도저도 못하고 있을 때.


“아빠? 나는 잘 할 수 있어요.”


세종이, 본인 기준, 우는 동생들 들으라고 자신감을 내비치며.

이동식 마력측정 장치 위에 손을 얹었다.


[측정결과] : 《44,207C》(SSS)


SSS등급!?


이론적으로 SS등급은 19,927코어 이상 그리고 SSS등급은 41,113코어 이상을 기준했다.


그러니까.


어마어마한 희소식이다.


그런데 넌 또 왜 울지도 못 하고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는 것이냐, 세종아!!


훌쩍, 훌쩍······.


“······아버지.”


“갑자기?”


“······소자가 44,207C라니요. 첫째가 둘째 셋째보다 못하니 아버지의 상심이 어찌나 클지······.”


훌쩍, 크흡!


주평은 심쿵했다.


아니, 아니, 아니, 아차 싶었다.


동시에 어떤 책에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라던 당부가 불현 듯 떠올랐다.

또한, 아들은 아빠를 닮고 싶어 한다는 내용까지.


삼둥이의 우상!!!


주평은 마력측정 결과 값이 낮게나오는 것이 좋은 것이라고 삼둥이가 오해했을 지도 모른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그래, 동심이었다.


이에 대하여 생각을 해보니?


삼둥이의 마력 량이 탈 인간급임에 인간으로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마력 출력량을 조절해야 할 필요성이 있음을 깨달았다.


어찌 이 기본적인 생각을 누락했을까.


주평은 스스로 해이해지지 않고 철두철미한 아빠가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


해서, 난생 처음 거짓말을 하게 된다.


“세종, 성종, 정조야. 아빠는 어~엄청 노력해서 325C까지 줄인 거야. 아빠도 처음에는 153,368C로 나왔었어. 그런데 연습하면 다 된다?”


EX등급 코어 수치를 들먹인 거짓말.


이 세상에서 EX등급은 용의 둥지 게이트에서만 측정되는 수치였다.

고로, 이는 논외의 수치였다.

실질적으로, SS등급, SSS등급조차도 이론적으로만 존재하는 것을 다름 아닌 세종, 성종, 정조가 해낸 것이거늘······.


주평은 연습하면 된다고 했다.


이는 삼둥이와 게이트를 나올 때 카이어가 아이들의 마력 량을 0으로 수렴하도록 조절해주었다고 한 부분에서 따온, 나름 합리적인 가설이었다.


인간은 불가능하나 드래곤은 가능한 샘이리라.


그러니, 해내야 했다.


“너희들이 전부 1,000C 밑으로 줄이면 아빠가 놀이동산에 데려가 줄게.”


주평은 당근 하나를 던졌다.


“놀이동산?” “그게 뭔데?” “좋은 거겠지!!”


아이들의 마력 조절이 그리 쉽게 될 줄은 몰랐던 주평이었다.


[측정결과] : 《14,985C》(S)


정조가 첫 시도 만에 SS등급에서 S등급으로 한 층 내려왔다.

절대적인 수치는 역행이었지만······.

정조에게는 성취감을 크게 안겨주는 비약적인 진보였다.


이에 질세라 성종과 세종이 이어갔다.


아침이었다.


이 기세면 점심이 오기 전에 놀이동산에 가야할 명분이 삼둥이에게 주어질 것만 같았다.

그리고 그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놀이동산!” “가자!” “좋아!”


작가의말

- 감사합니다 -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방구석 공략 천재 키보드워리어 회귀하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1 탑에서 주말농장(2) NEW 8시간 전 3 0 12쪽
30 탑에서 주말농장(1) 24.09.16 11 1 14쪽
29 부디 평온하길 24.09.15 11 1 14쪽
28 마지막 ■ 들여다보기 24.09.14 18 2 13쪽
27 이색 데이트(3) 24.09.13 20 2 15쪽
26 이색 데이트(2) 24.09.12 18 2 13쪽
25 이색 데이트(1) 24.09.11 31 2 14쪽
24 단 둘이 좀 봅시다 24.09.10 29 2 14쪽
23 구출작전(2) 24.09.09 31 2 14쪽
22 구출작전(1) 24.09.08 36 2 12쪽
21 101태극부대 창설 24.09.07 44 3 14쪽
20 2차 면접과 접 24.09.06 48 3 13쪽
19 첫사랑이었다 24.09.05 46 2 13쪽
18 면접(2) 24.09.04 45 3 13쪽
17 면접(1) +1 24.09.04 59 2 13쪽
16 그녀와의 첫 만남 24.09.03 69 3 14쪽
15 길었던 하루의 마무리 24.09.03 65 2 13쪽
14 뜻밖의 인연 24.09.02 72 2 14쪽
13 재량이 낳은 산물 24.09.01 91 3 13쪽
12 명장은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3) 24.08.31 93 4 14쪽
11 명장은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2) 24.08.31 101 4 14쪽
10 명장은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1) 24.08.30 107 4 13쪽
9 삼둥이와 놀이동산에 갔을 뿐인데(2) 24.08.29 112 4 13쪽
» 삼둥이와 놀이동산에 갔을 뿐인데(1) 24.08.28 131 6 13쪽
7 단지, 정찰만 하려했을 뿐인데 아빠가 되었다 +2 24.08.27 139 6 13쪽
6 단지, 정찰만 하려했을 뿐인데(3) 24.08.26 137 4 13쪽
5 단지, 정찰만 하려했을 뿐인데(2) +1 24.08.25 161 6 13쪽
4 단지, 정찰만 하려했을 뿐인데(1) 24.08.25 177 6 12쪽
3 각성자여, 너 자신을 알라 24.08.24 231 7 13쪽
2 방구석 공략 천재 키보드워리어 회귀하다(2) +1 24.08.23 248 5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