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공략 천재 키보드워리어 회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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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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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5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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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5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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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첫사랑이었다

DUMMY






새벽 3시 이전부터 대기하던, 100여명.

이후에는 30분 단위로 50, 90, 150, 300명가량씩 대기자가 증가했다.


면접은 수월했다.


자기소개서에는 누구나 결단과 행동력 혹은 실행력이라는 단어를 쓸 수 있지만.

그것을 직접적으로 해내 보이는 것은 재능이다.


물론, 내면을 들여다봤을 때 알 수 있는 예외도 있었다.


이 새벽에 부모가 강제로 보냈다는 등.


집 앞이라 땡잡았다는 등.

재밌을 것 같아서라는 등.


임하는 태도와 자세의 문제 등.


거를 사람들은 다 걸렀다.

X자를 그려서.


그리고 확정적으로 뽑을 사람은, 별표.


다른 면접관들의 의견에 붙이려는 면접자들은 O를 표기했다.


“네, 다음 면접자들 모실게요.”


아침 9시.

하얀 밤을 지새웠다.


이때까지 주평은 79명을 직접 뽑았다.


그 중에는 김소희, 천호재 소령, 파주 봉사단 로스쿨 졸업예정자 전원(D등급 각성자 외 4명)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 외에는 다수의 전문직 종사자들이 있었고 대부분이 일반인들이었다.


지극히 평범한 외국인도 있었다.


또한, 경력이 단절된 가정주부, 싱글맘, 임산부.

갱생한 전직 조폭, 노가다꾼, 사회초년생, 경력이 없는 백수 등도 있었다.


유독 눈에 띄는 것은 전 국가대표와 프로였다.


종목으로 치면 레슬링, 사격, 배구, 복싱, 양궁, 육상, 체조, 태권도, 펜싱, 야구, 씨름 등등.


그들은 전부 커리어 중에 각성한 각성자였다.


제2의 인생을 원한다고 했다.


스포츠계는 각성자들을 퇴출하는 것으로, 스포츠의 공정성을 유지하고, 인간의 역사와 전통성을 기리며, 인간의 정체성을 유지하겠다는 취지를 줄곧 일관해왔었다.

아주, 그럴싸한 궤변이었다.

결국에는 각성자와 일반인을 분리하여 한 쪽을 배척하는 것이었으니까.


뭐, 주평으로서는 나쁘지 않았다.


각성 등급과 내용?

그런 것은 부가적인 문제였다.


그들이 어릴 적부터 다져낸 끈기, 인내, 노력, 위계, 승부욕, 집중력, 판단력, 동체시력 등.

주평은 그들의 종합적인 능력을 높이 샀다.


결국, 운동선수들은 면접을 본 기준으로 90% 가까이 합격했다.


“여기서 마무리 하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나머지 인원들은 제가 O표시한 면접자 중에서 뽑아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남은 41명 내외는 다른 면접관들이 상의해서 합격자를 선정하게 될 것이다.

주평에게 O를 받은 251명 중에서 선별될 것이니.


경쟁률은 6.12:1이다.


그리고 거기서 더 늘진 않을 테다.


“아직 5만 명 넘는 지원자가 있고 그 중에 2천 명 정도가 대기 중입니다.”


2차관이 민원을 걱정하는 듯 인간적으로 타당한 말을 꺼내온다.


하지만 실책이다.


“오호, 2차관님이 기다리는 면접자들이 있었군요.”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주평은 다 알고 있다는 듯 2차관을 같잖게 바라보며 2차관으로부터 읽어 들인 정보들을 나열했다.


“조카 되시는 방우현, 고등학교 동창의 딸 조미현, 또 이장철 국회의원의 아드님도 있네요. 네, 뇌물수수하셨고요. 집에 금색 거북이가 참 많으시네요. 더 하실 말씀 없으시면 가보겠습니다.”


주평은 뜻밖의 범죄자를 지목해내는 것을 끝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봉 씨 형제와 달리 2차관은 증거도 있었다.


그런데 뭐지?


1차관, 넌 또 왜 다행이라 여기는 것이냐.


“하아······.”


이내 주평은 옆자리에 앉은 차영숙의 귓가에 속삭이는 척 대놓고 말했다.


“장관님은 아랫사람들 관리 안 하세요? 1차관, 저거 성추행범이에요. 그 피해자가 무려 다섯 명이네요. 심지어 미성년자도 있어요.”

“······이런 미친 쉐리들······.”

“저는 저런 인간들이랑은 부끄러워서 일 못해요. 우리 이참에 갈아엎고 맑은 물로 채우죠.”


안녕히 가세요, 여러분이다.


그리하여, 당분간 본부 소속 감사팀은 야근에 시달리게 될 예정이 되었다.


***


낚시는 4차 시기까지 있었다.

초장부터 큰 수확을 거둬드린 이후, 2차, 3차, 4차 때는 각각 한 마리씩을 낚아냈다.


총 일곱 마리.


모두 외래종이었고 동시에 생태계교란종이었다.


더구나, 전부 산지가 달랐다.


공통점이라면, 하이드 작전 영상을 보고 주평이 드래곤일 것이라고 본다는 점.

그리고 드래곤이란 종족을 호구로 본다는 점.


게이트를 떠날 수 없는 보호자로부터 제 새끼를 데리고 가 격리해 놓고서 지상의 최상위 종족을 만만하게 보다니······.


이 또한 미련하기 짝이 없는데.


종족에 대한 애정이 강한 드래곤들의 민족성을 빌미로 주평 또한 손쉽게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었으니.


그 대가는 곧 치르게 되리라.


그 경중?


주평은 그들이 치를 대가의 경중에 대하여서 만큼은 삼둥이들의 의견에 따르기로 했다.


그리하여.


(“세종아, 가서 동생들과 상의해보렴.”)

(“알겠습니다, 아버지.”)


주평이 마련한 삼둥이들의 회담 장소는 청사 인근의 어느 키즈카페였다.


도도도도도-!!


아이들은 장난감 공으로 된 풀장을 헤쳐지나, 그물 사다리를 오르고, 흔들다리를 줄지어 건넜다.

그리고 삼면이 막힌 공간에 자리했다.

그 공간은 한 쪽 면이 볼록한 투명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었다.


‘무엇을 바라든 그렇게 되게 해줄게······.’


주평은 삼둥이가 손을 맞잡고 둘러앉아 눈을 감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 후, 주평은 엄마와 함께 객을 맞았다.


오윤탁 변호사와 그의 아내였다.


“오셨습니까. 이쪽은 제 어머니 되십니다.”

“김난희입니다. 반갑습니다.”

“아, 네. 반갑습니다. 오윤탁 변호사입니다. 그리고 이쪽은 제 아내 이주연입니다.”

“안녕하세요.”


이주연은 휠체어에 앉은 채 인사했다.


그녀는 대격변 이후의 혼란기 때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되었다고 했었다.

주평과는 구면이었다.

이주연 또한 파주 사건 때 혜원 보육원으로 봉사활동을 나온 사람이었으니까.


“먼저, 먼 길 와주셨는데 두 분을 이런 곳에 모시게 되어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오물 작전도 수행했는데요.”

“아, 여보······.”


주평은 먼저 양해를 구한 뒤.


본론으로 들어갔다.


“두 분께 부탁드릴 것이 있습니다. 아니, 의뢰할 것이 있다는 말이 맞겠네요.”

“말씀하시지요.”

“제가 부동산에 투자하려 합니다. 전부 세종에 투자할 거고요. 생각해둔 지역도 있습니다. 오윤탁 변호사님으로부터 들었습니다, 공인중개사이시라고요.”

“아하, 잘 됐네요. 제가 수수료는 제로로 해드리겠습니다.”


지난 토요일.


오윤탁은 감사인사차 주평에게 전화했을 때 주평의 부동산 매입 의사에 대하여 간략하게 들은 바 있었고 제 아내를 중개사로 적극 추천했었다.


지례짐작으로 어떤 부탁을 받을지 정도는 예상했을 것이다.


해서, 공짜를 말했으리라.


하지만.


“투자금액은 1차적으로 2조 5,000억 원 정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네에!?”

“2조 5,000억이요?”


놀랐을 것이다.


수수료를 안 받겠다고 말한 것은 동네 아파트나 조그마한 토지 정도를 염두에 둔 것일 테니.


주평은 놀람을 그들의 몫으로 두고 이어 말했다.


스마트패드를 꺼내며.


“지도에 붉은색으로 색칠된 지역을 보시면 진한 부분과 연한부분이 있습니다. 우선은 진한 부분 위주로 매입해주시고요. 매물이 부족한 경우 연한 부분의 매입을 부탁드리겠습니다. 투자금을 다 쓰는 조건입니다. 기한은 20일 이내로요.”


주평은 탑 생성 후 알짜배기가 되는 지역들을 매입할 생각이었다.


아파트, 상가, 건물?

1년이면 월세만으로도 원금 회수가 가능하다.


토지는 시세차익이든 개발이든 수 백 배의 가치를 창출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주평은 만들 것이었다.


하지만 탑 생성을 모르는 부부의 의견은 달랐다.


“전문가의 입장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미 시가가 고점을 찍고 있습니다. 그렇게 큰 투자를 하시는 것은 위험부담이 너무 큽니다.”

“네, 실장님. 아내의 말이 맞습니다. 아무리 핫한 세종시라도 무리수가 아닐지······.”


이에 주평은 이 사람들이라서 전권을 맡길 수 있겠다는 믿음이 생겼다.


“부탁드리겠습니다. 오윤탁 변호사님께서 아내분 곁에서 자문을 해주시면 일이 수월해질 것 같습니다. 꼭 두 분이 맡아주셨으면 합니다.”


주평의 강고한 뜻에.


두 사람은 가만히 차를 마시고 있던 김난희의 눈치를 살폈는데······.

그녀는 찻잔을 내려놓고 생긋 웃으며 반응했다.


“제가 아들이 하고 싶은 건 말리지 않는 주의라서요. 저도 두 분께 잘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저렇게 김난희처럼 자식을 키워야 주평 같은 아들이 나오는 것일까.


윤탁주연 부부는 제 자녀들을 생각해 본다.


이때 주평은 덧붙였다.


“변호사님께서는 제 오크들이 서식할 민간인 통제 구역과 일부 강원지역 수용권 설정에 대한 법률 자문을 추가적으로 부탁드리겠습니다.”


거절할 이유가 없다.


은인의 부탁이고······. 오히려 득이 되면 득이 됐지 실이 되는 건 아니었다.

설령, 앞서 말한 대로 수수료를 받지 않아도.

김주평이라는 존재의 업을 대행하는 사람이라는 타이틀 만으로도 수수료 정도는 메울 수 있었다.


그런데, 저건 뭘까.


주평이 소형 텀블러를 건넨다.


이주연은 영문도 모른 채 건네받은 텀블러의 무게감에 그 내용물을 후각으로 확인해 봤다.


무색무취였다.


“선불로 드리는 수수료입니다. 드셔보세요.”

“······이게 뭔데요?”

“마셔보시면 아시게 될 겁니다.”


《신의 물방울》 (플레이 호환 스킬)

드래곤하트에서 농축되어 분리되어 나온 액체주머니를 혈류를 통해 왼손으로 보낸 뒤 주먹을 쥐어 한 방울을 짜낸다.

해당 액체는 《엘릭서》라고 불리기도 하며 섭취 시 즉각적인 《만병통치》 효과를 누린다.

[보유개수]: 2개

[생성기간]: 1년


성종의 권능.


하지만 성종도 쓸 줄 모르는 권능이라기에.


부랴부랴 키즈카페 화장실에서 《플레이》를 통해 짜낸 한 방울,


【이의 혈 빙공(?) 신의 물방울】


그것과 섞은 그냥 물.


이를 이주연이 약간의 거리낌을 느끼면서도 거절 할 수 없어 꼴깍꼴깍 마실 때.


삼둥이들은 토론을 하고 있었다.


(“이제 마지막 안건이야. 우리들의 태생 동족을 실험체로 사용하는 단체 구성원들에 대한 건이지. 자, 의견을 말해보렴.”)

(“걔네도 가족이 있겠지?”) (“그치?”)

(“나는 개과천선의 기회를 주고 싶다. 물론 자수 후 감옥에서, 평생.”)

(“하지만 거절하면?”) (“죽이자.”)

(“찬성.”) (“찬성.”) (“찬성.”)

(“이번에도 몰표가 나왔으므로 한 명이 반대 의견에 서서 토론을 시작한다. 네 차례다, 정조야.”)


아이들은 안건을 두고 다수결로 정했다.

이때 찬반이 갈리는 경우 토론을 했고, 몰표의 경우에도 한 명씩 번갈아가며 반대 측 의견을 대변하는 토론을 했다.


지금처럼.


이번엔 정조가 반대에 홀로 선다.


(“고모님의 책 중에 「세계사」에서 히로시마 원폭에 대한 걸 봤어.”)

(“너도?”) (“나도!”)

(“난 우리의 능력이 원자폭탄과 비슷하다고 생각해. 그래서 죄 있는 사람과 죄 없는 사람이 함께 죽을 거야.”)

(“하지만 그 사건은 상대국이 포츠담 선언 때 무조건 항복을 거부해서 발생한 거야.”) (“인정.”)

(“달라. 우리들에게 고통을 준 이들은 든든한 후원자들이 있을 거야. 개과천선과 옥살이는 가망이 없어. 무조건 항복은 없을 거야. 우린 그걸 알면서도 힘을 사용하는 거야.”)

(“나도 인정해. 하지만 아버지께서 조율해주실 거야.”) (“맞아, 아버지라면 가능해.”)

(“맞는데, 아는데, 너무 슬퍼.”)

(“나도.”) (“슬퍼.”)


모든 안건이 그랬듯.


힘겨웠다.


삼둥이는 손을 꼭 맞잡은 채로 흐느끼는 침묵 속에서 눈물을 흘렸다.


그때였다.


“너희 왜 울어?”


웬 여아가 삼둥이에게 물어온다.


(“아무도 이쪽으로 오지 않게 영역 전개를 해뒀는데······.”) (“비밀 회담을 들켰다.”) (“뭐지?”)


삼둥이들이 콧물을 삼키며 실눈을 떴다.


여아는 윗옷 중앙의 캥거루 주머니에서 막대사탕을 꺼내고 있었다.


“세 개 밖에 없네, 힝······.”


사탕 수에 아쉬워하는 여아.


그녀는 자신의 것을 양손에 모아 삼둥이에게 어서 먹으라는 듯 내밀었다.


“울지 마, 산타할아버지가 선물 안 준다? 나만 봤으니까 비밀로 해줄게, 알았지?”


첫사랑이었다.


“나는 한혜린이야.”


찡긋-!


작가의말

-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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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이색 데이트(1) 24.09.11 32 2 14쪽
24 단 둘이 좀 봅시다 24.09.10 30 2 14쪽
23 구출작전(2) 24.09.09 32 2 14쪽
22 구출작전(1) 24.09.08 37 2 12쪽
21 101태극부대 창설 24.09.07 44 3 14쪽
20 2차 면접과 접 24.09.06 49 3 13쪽
» 첫사랑이었다 24.09.05 47 2 13쪽
18 면접(2) 24.09.04 45 3 13쪽
17 면접(1) +1 24.09.04 60 2 13쪽
16 그녀와의 첫 만남 24.09.03 69 3 14쪽
15 길었던 하루의 마무리 24.09.03 65 2 13쪽
14 뜻밖의 인연 24.09.02 72 2 14쪽
13 재량이 낳은 산물 24.09.01 91 3 13쪽
12 명장은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3) 24.08.31 94 4 14쪽
11 명장은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2) 24.08.31 103 4 14쪽
10 명장은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1) 24.08.30 108 4 13쪽
9 삼둥이와 놀이동산에 갔을 뿐인데(2) 24.08.29 113 4 13쪽
8 삼둥이와 놀이동산에 갔을 뿐인데(1) 24.08.28 131 6 13쪽
7 단지, 정찰만 하려했을 뿐인데 아빠가 되었다 +2 24.08.27 139 6 13쪽
6 단지, 정찰만 하려했을 뿐인데(3) 24.08.26 138 4 13쪽
5 단지, 정찰만 하려했을 뿐인데(2) +1 24.08.25 162 6 13쪽
4 단지, 정찰만 하려했을 뿐인데(1) 24.08.25 178 6 12쪽
3 각성자여, 너 자신을 알라 24.08.24 231 7 13쪽
2 방구석 공략 천재 키보드워리어 회귀하다(2) +1 24.08.23 248 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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