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사특성 받고 신화급 헌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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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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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5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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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1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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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웃제의

DUMMY

후드득-후드득-


사방으로 솟아올랐던 더미 파편들이 방호벽에 부딪힌 후 바닥으로 떨어졌다.


"······."

"······."


내 옆에 있던 심사팀 직원이 입을 떡 벌린 채 굳었다.

하지만 놀란 건 나도 마찬가지.


크기는 작아도 위력은 충분할거라는 아몬의 말.

촛불사이즈 화염구가 세다고 해도 뭐 얼마냐 세겠냐는 마음으로 던졌는데.


'미친, 이 정도라고는 얘기 안 했잖아?'


어? 잠깐만.

어젯밤에 아몬이 손위에 만들었던 화염구가 떠올랐다.

푸른 불꽃에 둘러 쌓여있던 야구공만한 사이즈의 그것···.


'이게 이 정도인데 그만한 게 터지면 어떻게 되는거지?'


갑자기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크흠, 흠. 스킬 자, 잘 봤습니다."


스피커로 흘러나오는 송진우 과장의 목소리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흠흠, E급 심사용 더미라서 강도가 약한거니까 감안······"


말을 하다말고 말끝을 흐리는 송진우 과장.

아마 저런 더미 하나 가지고 우쭐해 하지 말라는 의도로 말하고 싶었던 것 같은데 산산조각 난 더미를 보니 뒷말이 차마 나오지 않는 것 같았다.


"···아무튼 스킬위력은 이 정도면 됐고, 그런데 주강훈 헌터. 이게 화염구가 맞습니까?"

"···네 맞습니다."


조금(?) 다르긴 했지만 같은 계열이니까 뭐 맞다고 해도 되겠지.

사용자가 맞다는데 지가 뭐 어쩔거야.


"일단 알겠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면접에서 하도록 하죠."


승급심사의 마지막 단계인 면접.

면접장으로 이동하는 중에 송진우 과장에게 물었다.


"면접은 어떤식으로 진행되나요?"

"말만 면접이지 승급 축하 인사라 보면 됩니다. 승급 자격이 안되면 면접까지 갈 일도 없거든요."


아아, 그래서 내가 예전에 등급심사 받고나서 면접을 못 봤었구나? 등외급이라서?


일반인에겐 너는 헌터라서 협회에서 챙겨주잖아? 라는 말을 듣고, 헌터들 사이에선 등외급이 무슨 헌터냐는 취급을 받는 사람들.

이쪽에도 저쪽에도 끼지 못하는 각성자.


그게 싫어서 간혹 등외급 판정을 받은 사람 중에는 아예 각성자라는 사실을 숨기고 일반인처럼 사는 사람도 있다고 들었다.


'협회도 챙겨주는 것 같으면서 은근히 무시한단 말이지.'


헌터들 모임이나 행사가 있을 때면 초청장이 뿌려지곤 했는데 등외급 헌터에겐 그런 초대장이 온 적이 없었다.

뭐, 초대가 온다고 해도 갈 사람이 있을까 싶지만 그래도 기분의 문제는 다르니까.


엘리베이터를 타고 도착한 곳은 건물의 40층이었다.

긴 복도를 따라 몇 개의 코너를 돌자 나타난 문 하나.

굳게닫힌 검은색 문 옆에 붙어있는 명패엔 이렇게 쓰여있었다.


『헌터관리팀 팀장 마진구』


"······!?"


잠깐만, 마진구?

놀란 눈으로 송진우 과장을 돌아보자 그가 싱긋 웃으며 말했다.


"들어보셨죠? 철혈이란 별명은?"


들어보다마다.


철혈 마진구.


A급 헌터이자 세계랭킹 21위.

한국의 랭커 6인 중 한 명이었다.

게이트쇼크가 처음 발생하고 마물들이 사람들을 공격하던 때, 누구보다 앞장서서 시민을 보호했던 헌터.

이타적이고 성격 좋기로도 유명했다.


"마진구 헌터가 협회 소속이었어요?"

"그렇게 오래되진 않았습니다. 협회장님이 데려오려고 고생 좀 했다는 소문이 있더라구요. 하하하."


본인 이름 걸고 길드하나 만들면 헌터들이 개떼처럼 아래로 모여들텐데 부귀영화 내비두고 굳이 협회에 들어오다니 왜 그랬을까.


그나저나 마진구라니.

랭커를 실제로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내가 살짝 긴장한 걸 눈치챘는지 송진우 과장이 내 등을 팡팡하고 두드리며 말했다.


"긴장푸시고, 그냥 차 한 잔 한다 생각하세요."

"근데 원래 면접을 이렇게 보나요?"

"아뇨, 보통 B급 이상만 여기로 오는데 주강훈 헌터가 특이한 케이스기도 하고 팀장님도 직접 보고 싶다고 하셔서요. 원래라면 부장급하고 인사하고 끝입니다."


흠, 위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있긴 한가보네.


똑똑-


노크를 하자 안에서 묵직한 중저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들어와."


문을 열기위해 문고리를 잡은 송진우 과장이 왠일인지 바로 문을 열지않고 손잡이를 잡은 채 내 쪽을 돌아보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선 하는 말이.


"아, 소문은 너무 믿지 않으시는 게 좋습니다."

"······?"


갑자기 무슨 소리지? 소문을 믿지 말라니.

어리둥절한 표정의 나를 뒤로하고 그가 문을 열며 말했다,


"송진우입니다. 들어가겠습니다."


송진우 과장의 뒤를따라 안으로 들어가자 보인 내부의 모습은.


"흡···! 쿨럭! 쿨럭!"


뿌연 연기로 가득 찬 방 안.

불이라도 난건가!? 빨리 대피를 해야···.


"주강훈 헌터 데리고 왔습니다."


반면 아무렇지 않은 듯, 태연하게 말하는 송진우 과장.

그런데 목소리가 뭔가 물속에서 말하는 듯 먹먹하게 들렸다.

옆을 돌아보니 어느샌가 산소통이 달린 마스크를 쓰고 있는 송진우 과장이 보였다.


'뭐야. 언제 썼지?'


문을 열기 직전까지도 맨 얼굴이었는데?

치사하게 지 혼자만?


"환기시스템 잘 돼 있으니까 담배 피울 땐 키라고 말씀 드렸잖습니까."


송진우가 문 옆의 버튼을 누르며 말했다.


슈아아아--!


천장에 달린 구멍에서 바람소리가 들리면서 순식간에 빨려 들어가는 연기.

사라지는 연기 사이로 한 남자의 모습이 보였다.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우람한 근육질의 말총머리 남자.

그는 서류를 넘기면서 입에 문 시가를 뻑뻑 빨아대며 담배연기를 연신 뿜어내고 있었다.


"내 방에서 내가 피운다는데 뭐."

"······."


마진구의 대답에 송진우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마스크를 벗고 나에게 말했다.


"인사하시죠. 마진구 팀장님입니다."

"안녕하세요. 주강훈입니다."


마진구가 나를 흘끗 한 번 보고서는 자리에서 일어나 나에게로 걸어왔다.


'미친, 개크네."


마진구는 우람한 근육도 근육이지만 키 역시 2미터가 넘는 장신.

그의 앞에 마주서니 마치 아이가 된 느낌이었다.

그가 내게 손을 내밀며 말했다.


"마진구다."


그의 손을 맞잡았다.

크기며 두께며 내 손의 두 배는 됨직한 사이즈.

일반인이라도 이 정도 체구면 E급은 그냥 때려잡을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마진구의 위압감은 상당했다.


"너, 어떻게 된 거지?"


갑작스레 날아든 마진구의 질문.


"···예?"


나를 보는 마진구의 눈빛이 날카롭게 빛났다.


"등외급이 어떻게 스킬과 특성을 얻은거지?"

"······."


성격 좋기로 유명한 헌터 마진구.

직접 만나보니.


'뭐야, 깡패야?'


처음보는 사이인데 반말에다가 고압적인 행동과 말투로 겁을 주기까지.

소문은 믿을 게 못 된다.

입구에서 송진우 과장이 했던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나저나 지금 이 인간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건지 이해를 할 수 없었다.

대답이 없는 나를 보며 마진구가 눈을 부라리며 말했다.


"새로운 스킬과 특성은 보스가 드랍하는 코어에서만 얻을 수 있다. 등외급인 네 녀석이 그걸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없을텐데 어떻게 된 거지?"


보스한테서만 새로운 스킬과 특성을 얻을 수 있다고?

전혀 몰랐던 사실이었다.

어쩐지, 보스레이드 뛰는 헌터들이 남들보다 빨리 강해지는 이유가 있었네.

그런데 이걸 뭐라고 변명을 해야하지?


"···지인한테 받았···"

"거짓말 하지마라."


안 통하네.

마진구가 으르렁 거리듯 낮은 목소리로 내 말을 잘랐다.


"코어는 철저하게 외부 반출이 금지되어 있다. 랭킹 1위 천태호라 해도 함부도 빼낼 수 없는 물건이지. 너는 지금 거짓말을 하고 있다."


나를 이곳으로 따로 부른 이유가 이거였구만.

등외급 헌터가 갑자기 승급을 하겠다며 오더니 마력이 측정되고 스킬을 사용한다?

저들의 상식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상황이었군.


"······."


아몬이라도 소환해서 보여줘야 하나? 싶은 생각도 했지만···.


[기타스킬 : 사도소환(0/1)] <재사용 대기시간 : 1d 14h>


아몬은 소환 후 6시간쯤 지났을 때 시간이 다 됐다며 소환해제 되어 버렸고, 사도소환 스킬은 재사용 대기시간이 무려 2일 이었다.

그리고 설령 소환이 가능해도 이런 인간들 앞에서 굳이 아몬을 소환하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았다.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대답을 기다리는 마진구를 보니 갑자기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난 잘못한 것도 없는데 마치 죄 지은 것 마냥 추궁하고 압박하는 모습.


"몰라요."

"···뭐?"

"모른다고요. 스킬이 왜 생겼는지."


그냥 갑자기 생긴 걸 뭐 어쩌라고, 나도 이유를 모르는데.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


뭐라고 하려는 마진구의 말을 끊고 내가 먼저 말을 쏟아냈다.


"아니 시부랄. 게이트니 헌터니 시스템이니 하는 건 말이 되고요?"

"지금 무슨소릴···."


아, 좀 있어봐. 내 얘기 아직 안 끝났어, 생각 할수록 열 받네?


"생각을 해보세요. 그것들도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하고 떨어진건데 그런 건 적응하고 살면서 나한테는 이상하다고요? 진짜 모른다고요! 시스템이! 갑자기! 띠링! 하고 저한테 줬다고요! 왜요? 등외급은 이러면 안돼요!?"


"······."

"······."


방 안에 침묵이 흘렀다.

울분에 차서 나도 모르게 속에 있는 걸 우다다 쏟아내긴 했지만.


'시발, 조졌네.'


헌터 세계에서 하위등급이 윗등급에게 개긴다는 건 날 죽여줍쇼 하는 것과 같은 행위.

하물며 등외급인 내가 A급, 그것도 랭커인 마진구에게 개기고 있었다.

잠시 시간이 지나고 마진구가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음, 그것도 그렇군."

"그렇긴 뭐가 그···예···?"

"니 말이 맞다고."


이번엔 내가 당황했다.

화를 안내내?

내 말이 맞다며 수긍해버리는 마진구.


"인간은 이 시스템이라는 걸 아직 다 파악하지 못했으니까. 우리가 모르는 부분도 있을 수 있겠지."

"······."


무서운 얼굴로 나를 추궁하던 마진구는 어느새 사라지고 평범한 얼굴의 마진구가 말했다.


"사과하지. 내가 무례했다."

"······!"


A급 헌터가 등외급 헌터에게 사과라니.

이걸 어디가서 말하면 누가 믿을까.


"아무리 그래도, 욕은 좀 그렇지 않나?"


마진구의 말에 움찔하고 몸을 한 번 떨었다.

아 맞다. 나 욕했지?


"죄, 죄송합니다! 저도 모르게 그만···!"

"그래, 그래도 선은 넘지 말자고."


마진구 이 사람 좋은사람 맞구나.

역시 소문이 맞았어!


"그래도 그냥 넘어갈 순 없다. 이건 특이케이스라서 관찰이 필요해."


아이씨, 좋은사람 취소요.

마진구가 송진우 과장을 보며 물었다.


"결과는 어떻게 나왔나?"

"마력수치도 기준 이상이고 더미테스트도 완파로 통과입니다."

"흠, 일단 승급은 시켜주지."


해냈다.

등외급 최초로 상위등급으로 승급을 내가 해냈다고!

주먹을 불끈 쥐고 소리없는 환호를 지르고 있을 때였다.


"주강훈이라 했지? 너, 내 밑으로 들어와라."


응? 이건 또 무슨 소리지.

마진구의 갑작스런 제안.

이번에는 송진우 과장이 놀란 눈으로 나와 마진구를 번갈아 보았다.


"깡다구 마음에 든다. 내가 키워 줄테니까 내 밑에서 일하는 게 어때? 그리고 옆에 끼고 있어야 이상한 놈인지 아닌지 알기도 쉽고."

"······."


분명 협회 고위직의 스카웃 제의인데 왜 느낌은 조직폭력배 같지?


마진구의 제안을 받아들이면 협회의 지원을 등에 업고 제대로 된 헌터로 성장하는데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터.

매력적인 제안에 잠시 고민을 하긴 했지만······.

이내 마음의 결정을 내렸다.


"싫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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