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사특성 받고 신화급 헌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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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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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5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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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9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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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과 불사왕

DUMMY

* * *


[오키나와 모토부]


맨손으로 마른세수를 한 뒤 클레이튼 대령이 힘 없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이런 일이 발생하게 돼서 유감입니다."


클레이튼의 사과에 그와 마주보고 앉은 한 남자가 차가운 얼굴로 답했다.


"게이트 출입명단은 틀림없다. 이거요?"

"···그렇습니다. 몇 번을 확인했지만 틀림 없습니다."

"간부들 중에 정신계 스킬에 당한 이도 없고?"

"물론입니다."


두사람 모두 존대는 하고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나이가 더 많아 보이는 클레이튼이 오히려 앞의 젊은 남자에게 예의를 차리는 모습.


삼일 전, 게이트 탐색을 들어갔던 사신길드의 선발대가 부상을 입은 채 밖으로 나왔다.

게이트 토벌에서 선발대가 부상을 입는 경우는 종종 있는 일이니 뭐가 대수냐 싶겠냐만.

문제는 그 부상이 마물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것.


그 일로 부대가 발칵 뒤집혔다.


첫 탐색 후, 게이트에 다녀 온 고인기가 이상한 점이 있다며 출입명부를 확인하고 혹시 모른다며 간부들을 대상으로 정신계스킬 흔적을 감정까지 했을 때.


-이게 무슨 짓이오! 우리를 믿지 못하는 겁니까!


역정을 내며 고인기에게 소리쳤던 클레이튼.

그의 말대로 이상한 점은 발견되지 않았고 고인기는 클레이튼에게 고개숙여 사과를 했다.


- 혹시나하는 마음에 했던 일이니 마음 상했다면 사과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일주일 후, 고인기와 그의 팀원들이 부상을 입고 게이트 밖으로 나왔다.

게이트 내에 있던 침입자에 의해서···.

그 때문에 침입자는 없다고 호언장담했던 클레이튼의 입장이 난감해졌다.


클레이튼이 마른침을 꿀꺽 삼키며 눈앞의 남자를 쳐다보았다.

도무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표정을 읽을 수 없는 남자.

그가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누가 문제였는지는 조사해보면 나오겠지. 일단 기다리시오."

"······알겠소."


그의 말에 클레이튼은 알겠다는 대답밖에 할 수 없었다.


어제 이곳에 도착한 남자.

사신(死神) 사유성.


게이트키퍼 지휘관인 클레이튼 대령의 계급도 낮은편은 아니었지만 그래봤자 군인일 뿐.

S급 헌터는 어지간한 국가의 정상들도 함부로 대할 수 없는 존재들.

그런 사유성은 클레이튼이 상대하기엔 너무 거물이었다.


사유성은 지금 기분이 좋지 않았다.

지금쯤이면 게이트 내부탐색이 끝나고 공대원들과 보스레이드 계획을 짜고 있을 시간.

하지만 예상치 못하게 선발대가 습격 당하면서 토벌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


'대체 어떤 놈들이지···?'


고인기의 말에 의하면 습격자는 4명.

아이하나와 여자하나 그리고 남자 둘.

처음엔 고인기의 말을 듣고 헛웃음이 나왔다.

아이와 여자라니.

고작 그런 녀석들에게······.


사실 따지고 보면 고인기와 그 부하들이 강훈과 사도들을 먼저 공격한 것이지만 그는 그 사실을 숨겼다.

아마 먼저 공격하도고 역으로 당했다는 것을 알면 사유성에게 질책 당할 것이 분명했으니까.


사유성이 건물밖으로 나서자 앞에 도열하고 있는 공대원들의 모습이 보였다.

오와 열을 맞춰 질서정연하게 사유성을 기다리고 있는 그의 길드원들.


수십 명이 모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뿜어내는 기운은 마치 하나와 같았고 그 기세는 거대한 칼날처럼 넘실거리며 주변을 짓누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그들을 보며 게이트키퍼 부대원들이 질린 듯한 얼굴로 말했다.


"···사신이란 이름이 왜 붙었는지 알겠네."

"그러게, 먼저 온 고인기하고는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군."

"거기는 전투 쪽 전문은 아니라던데? 저쪽이 진짜배기들이고."


그들의 수근거림이 사신 길드원들의 귀에 분명히 들렸을 터임에도 그들은 표정하나 변하지 않고 부동자세로 앞만 보고 서 있었다.


사유성이 그들의 앞에 섰다.


"계획을 변경하겠다. 전원 게이트에 돌입해서 보스부터 찾는다."


원래대로면 선발대가 조사를 마치고 보스의 위치까지 파악해야 했지만 이미 틀어져 버린 계획.


정확한 보스의 위치는 몰랐지만 시마다 공대가 조사를 마친 남부 50%와 선발대가 일부나마 조사를 끝낸 북부 몇 곳을 제외하면 남은 지역은 그리 넓지 않다.


보스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지역 어딘가에 있을 터.

본대가 한번에 돌입해서 수색하면 얼마 걸리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사유성은 이곳에 오기 전 강신휘 협회장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


- 조심하게. 생추어리 놈들의 행보가 점점 대담해지고 있네. 감히 자네와 사신길드를 건드릴 간 큰 녀석은 없겠지만 혹시 모를 일이니까.


'···올 테면 오라지. 모조리 목을 잘라 주지.'


생추어리 녀석들이 노리는 것은 게이트 코어.

아마 놈들이 나타난다면 보스레이드가 거의 끝나가는 시점일 터.


사유성은 자신이 있었다.

어떤 녀석들이 나타나더라도 지지 않을 자신이.


아니, 오히려 놈들이 앞에 나타났으면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생추어리 녀석들의 목을 베어 천태호의 앞에 던지고 그 건방진 얼굴이 당황하는 모습이 보고 싶었다.


혹시 고인기 팀을 습격한 녀석들이 생추어리가 아닐까?

잠시 생각하던 사유성이 고개를 가로 저었다.


'아니야. 놈들이었으면 고인기를 죽였겠지.'


고인기의 말에 따르면 놈들 중 한 녀석이 본인이 정식헌터라고 했다.

어떤 이유로 놈들이 게이트 안에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놈들도 만나면 좋겠군.'


상대적으로 전투력이 약하긴 해도 고인기와 그 팀원들은 A급과 B급의 상급헌터들.

대체 어떤 녀석들이길래 부하들이 이렇게 속수무책으로 당했는지도 궁금했다.


공대원들의 뒤로 일렁거리는 오키나와 게이트.

사유성이 손을 돌려 허리 뒤에 차고 있는 검의 손잡이를 잡았다.


웅─.


그의 손길에 화답하듯 사유성의 분신과 같은 무기 '용연(龍淵)'에서 나지막한 검명이 울려퍼졌다.



* * *


일단 협회에 갔던 목적은 달성하긴 했다.

사신길드와 충돌을 피하기 위한 곳으로 선택한 마진구.


하지만 이게 웬 걸.

뜻하지 않게 만난 천태호와 강신휘.

비를 가려줄 우산을 구하러 갔다가 초대형 파라솔을 얻게 되었다.


그들에게서 듣게 된 이야기들.

신들의 선택과 생추어리, 코어에 대한 이야기는 앞으로 내가 어떻게 해야 할 지에 대한 방향도 제시해 주었다.


바로, '생추어리 놈들 코어는 내가 뺏어도 괜찮지 않나?' 라는 목표를 말이지.

아니면 내가 생추어리인 척 하고 코어를 슬쩍?

음, 이건 생각을 조금 해보고···.


그리고 강신휘와 천태호가 내게 했던 부탁···아니지, 의뢰라고 해야 하나.

그 의뢰 역시 내 목표를 이루는데 어쩌면 도움이 되는 일이었다.

일단은 바로 수락하지 않고 생각 할 시간을 달라고 하긴 했지만.


집으로 돌아와 사도들을 소환했다.

오늘 들은 이야기들에 대해 궁금한 것이 많았다.


"발두르요?"


아몬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반문했다.

이시스 역시 놀란 듯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흐음, 발두르라니···아직 그 정도 관리자들이 권속후보들에게 접촉할 시기는 아닌데."


권속후보···.

으음, 얘네에겐 세계최강 천태호도 관리자의 후보 중 하나 일 뿐.

새삼 사도들의 전성기 시절이 궁금해졌다.


네르갈이 내게 물었다.


"직접보니 어떻던가요. 발두르의 선택을 받은 녀석은?"


천태호를 봤던 솔직한 감상이라···.


"엄청 세던데? 기술 하나만 봤을 뿐이지만 압도당했다."


아몬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발두르가 선택 할 정도면 각성자들 중에서 손에 꼽을테니까."


천태호를 선택한 관리자, 꽤나 유명한 놈인가 본데?


"그렇게 대단한 놈이야? 그 발두르라는 녀석."


잠시 침묵이 흘렀다.

이윽고 네르갈이 다른 둘의 눈치를 슬쩍 보더니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이시스 누님 뽑은 관리자가 그놈이예요."

"······!"


뭐? 이시스가 발두르의 권속이었다고?

놀란 눈으로 이시스를 쳐다보다 이시스가 입술을 굳게 다문 채 고개를 끄덕였다.


아몬이 말했다.


"혹시 그 천태호인가 하는 친구가 기술 쓸 때 성스러운 빛이 막 나고 눈부시고 그렇지 않았나요?"


뭐야, 그걸 어떻게 알았지.


"어! 맞아 정확해."


아몬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여전하구만···. 그놈의 강박은."

"······."


아몬의 말에 머릿속을 스쳐가는 한가지 생각.

설마 그쪽 속성 각성자들만 수집하는 녀석인가?

그래서 이시스도?


"그···관리자들도 취향이란 걸 타나?"


내 말에 네르갈이 큭큭하고 웃었다.


"왜 아니겠습니까. 오히려 우리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을걸요. 어떤 녀석들은 수인(獸人)으로만 선택하는 녀석들도 있으니까요."

"수인? 이곳엔 그런 게 없는데?"

"이 차원에 없는거지, 다른 차원에는 별의 별 녀석들이 다 있거든요."


음, 너무 내 기준으로만 생각했나보군.

다른 차원이라고 해봤자 여기랑 비슷한 정도겠거니 생각했는데 수인이라니···.


이시스가 샐쭉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아무튼 발두르는 관리자들 중에서도 꽤나 상위격의 존재. 천태호인가 하는 그 사람도 제법 강한 존재가 되겠군요."


관리자들이라고 다 같은 관리자가 아니다.

적게는 수십에서부터 많게는 수백, 수천의 권속을 거느리는 관리자들.


또 어떤 관리자는 하나의 차원에만 집중하기도 하고 누구는 이 차원, 저 차원 넘나들며 쇼핑하듯 각성자를 수집하기도 한다.

거느린 권속의 수가 바로 관리자의 힘이자 권력.

그런 점에서 발두르는 관리자들 중에서도 상당히 강한 세력을 보유한 편이라고 한다.


그리고 시스템에 개입할 수 없는 관리자들이 미약하게나마 '권능'을 회수하는 방법.

그것은 코어의 힘을 많이 흡수한 각성자를 자신의 권속으로 삼는 것이다.

때문에 관리자들은 강한 각성자를 찾기위해 눈에 불을켜고 차원을 뒤지고 다닌다고 했다.


보통 각성자들이 관리자의 눈에 띌 정도로 힘을 얻는 시기는 틈새 4단계.

그러니까 4페이즈는 되어야 그 정도의 힘을 얻는다고 한다.

지금 이곳처럼 고작 2페이즈에서 관리자들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권속을 선택하는 일은 지금까지 없었던 현상.


"우연처럼 보이는 일도 인과율에 의한 운명의 갈래죠. 다 이유가 있을 겁니다. 시스템은 그런 녀석이니까."

"······!"


힐데를 처음 만났을 때 그녀가 나에게 했던 말.

아몬도 역시 같은 말을 하고 있었다.


"불사특성을 언제까지 숨길 수는 없을 겁니다. 특히, 선택받은 녀석 앞에서 부활하는 모습이라도 보이면 관리자들이 바로 눈치를 챌 겁니다. 불사왕의 계승자가 나타났다고 말이죠."


아몬의 말을 듣고 잠시 머릿속을 정리했다.


불사(不死).

패널티를 오히려 베네핏으로 바꿀 수 있는 말도 안되는 특성.

죽음을 두려워 하지 않는 전투를 할 수 있다는 건 어찌보면 밸런스 파괴용 이레귤러나 다름없었다.


아몬에게 물었다.


"그런데 불사특성이 있으면 관리자도 나를 못 죽이는 거 아니야?"


불사는 말 그대로 죽지 않는 특성.

무한부활이 가능한 나를 관리자들이 어떻게 한다는 걸까.


"봉인 할 겁니다. 아마도."

"···봉인을 한다고?"

"네, 불사는 특성이자 일종의 권능이나 다름 없는 힘. 관리자들은 그 힘을 시스템으로 넣어 봉인하려 할 겁니다. 전대의 불사왕과 마찬가지로···."

"······!"


머릿속에 번개가 내리쳤다.


시스템과 관리자.

최초의 각성자 불사왕.

시스템 속 불사왕의 의식공간과 봉인.


한가지 의문이 생겼다.


"···아몬. 하나만 물어보자."

"······?"


나를 보며 머리위에 물음표를 띄우는 아몬에게 말했다.


"불사왕은 애초에 살아있는 존재가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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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헌터협회 24.08.25 238 5 12쪽
7 세번째 사도 24.08.24 252 4 13쪽
6 두번째 사도 24.08.23 247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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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스카웃제의 24.08.21 310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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