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사특성 받고 신화급 헌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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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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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5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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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2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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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고 튼튼한 우산

DUMMY

"······!"


아몬 이 녀석이 지금 뭐라고 한 거야?

뭐?니 애비···?

어이없는 표정으로 아몬을 쳐다보자 나와 눈이 마주친 녀석은 어깨를 으쓱하고선 별 일 아니라는 듯 말했다.


"아, 그런 거 아닙니다. 이 녀석이 중력관련 스킬을 쓰길래 해본 말이니까 오해는 마시기로."

"······?"


그게 뭔 소리지? 그거랑 이거랑 무슨 상관인데.

내가 의문스러운 눈으로 고개를 갸우뚱거리자 네르갈이 킥킥 웃으며 말했다.


"아몬형님 다른 별명이 중력의 아버지거든요. 중력을 이용한 스킬 대부분은 형님 기술에서 파생 된 거라 보시면 되죠."


청염의 군주에 이어 중력의 아버지···.


"그···혹시 다른 별명이 더 있어?"


내 질문에 이번에도 아몬이 아닌 네르갈이 먼저 대답했다.


"아몬형님이 한창 활동할 때 별명이 아마···."

"입 다물어라."


아몬이 다급하게 네르갈의 입을 막으려 했지만 네르갈이 한 발 빨랐다.


"정열의 파괴자였죠?"


응? 뭔 파괴자? 내가 잘 못 들었나?


"정열적으로 불꽃놀이 하듯 적 진영을 박살내던 그 모습. 크으, 그러니까 힐데누님이 반했지."

"닥쳐!!!"


화륵─!


"으억!!"


날아든 불꽃을 피하며 네르갈이 바닥을 굴렀다.


"크흡···! 저, 정열···."

"제가 지은 거 아니니까 웃지마십쇼!


아몬이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나에게 소리쳤다.

그리고 나는 보았다.

어느새 상대를 때려눕힌 힐데가 망치를 바닥에 세워놓고 팔짱을 낀 채 아몬을 보며 흐뭇하게 웃고 있는 모습을···.


마치 소형 운석이라도 떨어진 듯 움푹꺼진 구덩이.

고인기는 그 안에서 눈을 까 뒤집고 입에 거품을 문 채 기절해 있었다.


이제 사신길드 녀석들 중 정신을 차리고 건 아몬이 상대하던 놈 하나 뿐.

녀석은 바닥에 주저앉아 공포에 질린 눈으로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쪽이 먼저 덤빈거니까 원망하진 말고, 살려는 드릴테니까 기절한 놈들 깨워서 데리고 가슈."


살려준다는 내 말에 놈은 대답없이 고개만 위아래로 끄덕였다.

폼나게 등을 돌리며 사도들에게 말했다.


"가자. 얘들아."

"예, 형님!"


아니, 대답을 그렇게 하면 내가 조폭두목 같잖아. 네르갈 이 자식아···.


* * *


사도들을 소환해제하고 집으로 돌아와 곰곰히 생각을 해보았다.


고인기에게 나도 헌터라는 말은 괜히 한 것 같았다.

대화로 풀어보려고 꺼낸 말인데 마무리가 영 좋지않게 끝났다.

쉽게 찾지는 못하겠지만 내가 헌터라는 걸 안 이상 언젠가는 나를 찾아낼 터.


'난감하게 됐는데, 어떻게 하지? 그냥 죽일 걸 그랬나?'


아니지, 그래도 죽이는 건 좀···.

사신길드 놈들이 건방지고 재수없기로 유명하긴 하지만 그래도 나쁜 짓을 하고 다니는 놈들은 아니었다.

본인들 잘난 맛에 상대방을 무시하는 경향이 강할 뿐.


사신은 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길드.

혹시나 놈들이 내 신상을 요구하면 내가 할 수 있는 게 딱히 없었다.

나를 보호해 줄 더 큰 힘이 있다면 모를까···.


"······!"


그러다가 문득 떠오른 생각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래, 까짓거 없으면 만들면 되지.

핸드폰을 들어 전화를 걸었다.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 관자재보살-♬

(내게 강 같은 평화 넘치네 할렐루야-♬)


반야심경 뒤에 배경음으로 깔린 찬송가.


'으음, 이 사람도 겉만 멀쩡해 보이지 특이하긴 해.'


잠시 후, 음악소리가 멈추며 누군가 전화를 받았다.


"예, 송진우입니다."

"과장님 안녕하세요. 주강훈입니다."

"아, 주강훈 헌터! 반갑습니다. 마음 정하셨나 보죠?"

"네, 지금 찾아가면 뵐 수 있을까요?"

"물론이죠. 40층 헌터관리팀으로 오면 됩니다. 로비에는 제가 미리 말해놓죠."

"알겠습니다. 조금 있다 뵙겠습니다."


우산을 쓰기로 했다.

사신길드라는 비로부터 나를 보호해 줄 마진구라는 크고 튼튼한 우산을.

.

.

.

[헌터협회]


"후우···."


로비로 들어서며 심호흡을 했다.


'이게 맞나?'


이곳으로 오면서 몇 번을 다시 생각했지만 이것보다 나은 방법이 지금으로선 떠오르지 않았다.


일주일 전 보았던 사유성과 마진구의 만남.

서로를 잡아먹을 듯 으르렁거리고 약 올리던 모습.

모르긴 몰라도 둘은 분명 앙숙같아 보였다.


나를 보고 키워줄테니 자기 밑으로 들어오라던 마진구.

그의 밑에 있으면 적어도 사유성의 요구에 따라 내 신상을 그쪽으로 넘기진 않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싫어하는 놈이 뭘 해달라고 하면 일단 무조건 싫다고 하고 보는 게 사람의 심리니까.


대신 협회에서 조사받는 건 어느정도 각오 해야겠지만···.


안내데스크에서 출입증을 받은 후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기다리고 있을때였다.


"어? 강훈헌터님?"


나를 부르는 목소리.

누구지, 여기서 나를 알아 볼 사람이 없는데?

뒤를 돌아보자 익숙한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현수씨?"


지원팀 장현수가 손을 흔들며 내게 걸어오고 있었다.

아 맞다, 장현수도 협회 직원이었지.


"강훈헌터님이 여긴 웬일이예요?"


나를 만난 게 반가운지 웃음을 짓고 있는 장현수.

그를 보며 인사를 건넸다.


"아, 볼 일이 좀 있어서요. 잘 지내셨죠?"

"하핫, 저야 뭐 맨날 똑같죠. 그렇지 않아도 강훈헌터님한테 할 말이 있었는데 마침 잘 만났네요."

"······?"


장현수가 나한테 할 말이 뭐가 있지?

고개를 갸웃하는 나를 보고 장현수가 말했다.


"그, 일전에 말씀하신 거 있잖습니까."


일전에 말한거라. 내가 무슨말을 했지?


"사냥팀이 실수해서 수거반이 다치면 처벌 가능하냐고 했던거요."

"······!"


아! 생각났다. 아무 생각없이 지나가며 스치듯 했던 말이라 까먹고 있었다.


"제가 협회 내규를 다 뒤져봤거든요?"

"···예?"


그걸 또 찾아봤다고? 굳이?

그냥 무시해도 될 말인데 기억하고 있다가 찾아보고 알려주기까지.

이 친구도 참 독특한 친구였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고마운 마음도 들었다.


"찾아보니까 처벌규정까지는 없는데 보상은 가능하더라고요? 치료비야 협회에서 내주는 거고 그 외에 사냥팀에 합의금도 청구 가능하답니다."

"아, 그래요?"

"네. 저도 궁금한 건 못 참는 성격이라 그거 듣고 찾아봤죠. 하핫!"

"괜히 저 때문에 고생하셨네요. 아무튼 정보 감사합니다. 수거반 동료들한테도 알려줘야 겠네요."

"별 말씀을, 서로 돕고사는 지원팀과 수거반 아닙니까. 흐흐"


합의금 청구가 가능하다니 그런 규정이 또 있었구만.

하지만 또 한편으론 처벌은 못한다는 걸 보니 사냥팀이 갑은 갑이구나 싶었다.


사실 당시엔 내 목을 물게 한 거대개미를 살려놓은 사신길드놈을 잡아서 족치고 싶었지만···.

어찌보면 그것 덕분에 특성을 얻고 사도들을 만난셈이라 그 마음도 살짝 옅어져 있었다.

그리고 당사자는 아니지만 사신길드 헌터들을 이미 조져놓기도 했고 말이지.


띵-!


장현수와 이야기를 하는 사이 도착한 엘리베이터.

가볍게 고개를 숙여 장현수에게 인사를 하고 엘리베이터로 올랐다.


"신경써줘서 고맙습니다. 다음에 또 뵙죠."

"예에, 들어가십쇼~"


엘리베이터 문 사이로 손을 흔들고 있는 장현수의 모습이 보였다.

하여튼 성격하난 참 좋은 친구였다.


* * *


닫히는 문사이로 사라진 강훈의 모습.

그를 보며 장현수가 중얼거렸다.


"흠, 강훈헌터님 좀 변한 거 같은데?"

.

.

.


40층에 도착해 복도를 따라 도착한 곳.


[헌터관리팀]


문 옆에 붙어있는 카드인식기에 출입증을 갖다대자 문이 열렸다.

안으로 들어서자 보인 내부는 여느 사무실과 별 다를 바 없는 평범한 모습이었다.

고개를 돌리다가 입구 가까이에 앉아있던 여직원과 눈이 마주쳤다.

나를 보고 흠칫하고 놀란 그녀가 더듬거리며 말했다.


"어, 어떻게 오셨어요?"

"아, 송진우 과장님 좀 뵈러 왔습니다."

"송 과장님이요? 잠시만요. 과장님! 송 과장님!!!"


사무실이 떠나가라 소리를 지르는 여자.

아니, 보통은 전화나 메신저를 하는 게 일반적이지 않나?

하지만 이들에겐 자주 있는 일인 듯, 그 누구도 고개조차 들지 않고 본인이 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었다.


서너블럭 뒤의 파티션 너머로 머리 하나가 불쑥 솟아올랐다.


"거, 작게 말해도 다 들린다니까. 어? 오셨군요. 주강훈 헌터."


송진우 과장의 말에 일제히 나로 향하는 시선들.

조용하던 사무실 내부가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 주강훈? 저 사람이 그 사람이구나. 등외급에서 승급했다던?

- 최초라면서?

- 나 한번 만나보고 싶었는데, 어떻게 승급했는지 궁금했다고.

- 생각보다 젊어 보이는데. 몇 살이래?


뭐야, 나 꽤나 유명인이잖아.

아무래도 헌터와 관련된 일을 하는 부서다보니 내 승급심사에도 관심들이 많은 모양이었다.

송진우 과장이 내쪽으로 걸어오며 직원들에게 말했다.


"에헤이, 조용히들 하시고 일 보세요. 나중에 물어 볼 기회 있을테니까. 강훈헌터는 이리로 오시고."


송진우 과장이 나를 사무실 한켠에 있는 회의실로 데리고 갔다.


"다들 강훈헌터한테 관심이 많습니다. 하핫."

"그렇군요. 하긴 제가 특이케이스긴 하니까요."


송진우 과장이 믹스커피를 탄 종이컵을 내게 건넸다.


"생각보다 일찍 연락을 주셨네요. 아직 일주일 남았는데."

"예, 뭐. 한 번 결정하면 빨리 행동하는 타입이라."


회의실 테이블을 가운데 두고 송진우 과장과 마주보며 앉았고, 나를 보며 싱긋 웃어보인 송진우 과장이 말했다.


"그래요, 어떻게 결정하셨는지 얘기를 한 번 들어볼까요? 일찍 오신거 보니 대충 짐작은 갑니다만···."


짐작하고 있다니, 그럼 얘기하기 편하지.


"소속 좀 빨리 옮겨 주십시오. 관리팀으로."


* * *


헌터관리팀 과장 송진우.

자타공인 사람 보는 눈 하나는 최고라 평가받는 인물이었다.

그는 지금 겉으로 티는 내지 않았지만 굉장히 놀란 상태였다.


누구든지 몇 분만 대화를 나누고 행동패턴을 보고나면 대략적인 상대방의 성향파악이 가능한 눈썰미를 가진 그.

하지만 지금 눈앞에 앉아있는 주강훈이라는 남자는 어떤 인물인지 도무지 감이 잡히질 않았다.


일주일 전, 등외급 헌터가 승급심사 요청을 했다는 보고에 사무실이 들썩였다.

협회 창설 후 처음 있는 일.

서로 자기가 가겠다는 부하직원들을 뜯어말리고 굳이 직접 내려가서 심사를 봤다.

그리고 심사장에서 그가 사용한 스킬은 놀라움 그 자체.


이어서 마진구와의 대면에서는 욕설을 하면서 대들기까지 했다.

어지간한 헌터들도 주눅이 들어 마진구 앞에서는 감히 눈도 마주치지 못하는데 말이다.


또 누구라도 탐낼만한 마진구의 스카웃제의를 단칼에 거절하기까지.


하지만 마진구는 그가 마음에 들었는지 어거지로 그를 관리팀으로 데려오려고 했고 떨떠름한 얼굴로 2주의 시간을 달라고 했던 주강훈.


그랬던 그가 오늘 오후, 갑자기 만나자고 연락을 하더니 협회로 찾아 왔다.

그리고 지금 그의 앞에 앉아있는 주강훈의 모습은···.


'···동일인이 맞나?'


처음 만났을 당시.

태도와는 별개로 몸에서 느껴지는 기운은 분명 미숙함.

마력과 스킬을 아직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정제되지 않은 초보의 느낌을 물씬 풍겼었다.


하지만 지금 그는 숙련된 헌터들에게서나 느낄법한 날카롭고 거친 기운을 온몸으로 내뿜고 있었다.


정작 본인은 전혀 자각하지 못하고 있는 듯 보였지만.

어쨌든 그때의 주강훈과 지금의 주강훈은 거의 다른 사람이라 봐도 무방할 정도.


'일주일동안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


송진우의 뒷목을 따라 한줄기 식은땀이 주륵 하고 흘러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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