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사특성 받고 신화급 헌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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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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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5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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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30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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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고블린 숲 - 2

DUMMY

* * *


아몬이 했던 말을 이해하는데 걸린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형님! 뒤! 뒤!"

"나도 알아!"


머리를 숙여 뒷통수로 날아드는 도끼를 피했다.

일단 머리가 쪼개지는 건 면하긴 했는데.


콰직-!


"크윽!!!"


어느 새 옆에서 달려든 다른 고블린 한 마리가 내 허벅지에 도끼를 박아넣었다.


"에헤이, 그걸 못 피하시네."


허공에서 들려오는 네르갈의 목소리.


"닥쳐!!!"


악을 쓰며 팔을 휘둘렀다.


빠악-!


"케엑!"


다리를 공격했던 고블린이 팔꿈치에 안면을 얻어맞고 코에서 피를 뿜으며 날아갔다.

손으로 허벅지에 박힌 도끼를 잡아 뽑았다.


도끼가 뽑히며 상처에서 피가 왈칵하고 솟구쳐 올랐다.

다리가 끊어질 듯한 통증이 몰려왔지만 그런 걸 신경 쓸 겨를도 없이 뽑아낸 도끼를 휘둘렀다.


"퀘액! 끄르륵!"


뒤에서 나를 노렸던 녀석의 목에 도끼를 박아넣고 동시에 아몬의 불을 소환했다.


화륵─!


가슴 앞에 나타난 두 개의 푸른 불꽃.

허공에서 감탄한 듯한 네르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 두 개? 벌써?"


손을 휘둘러 불꽃을 날려보냈다.

처음 시전했을 때 거북이보다 느리게 날아갔던 아몬의 불.

지금은 그때와 비교 할 수 없을 정도도 빠르게 허공을 가로질렀다.

각기 다른 방향으로 날아간 두 개의 불꽃이 고블린 무리 사이에 떨어졌고.


쾅-! 콰앙-!


두 번의 폭발과 함께 몇 마리의 고블린이 사지가 분리됐다.


"후욱-후욱-"


턱 끝까지 차오른 숨을 몰아쉬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남은 고블린은 셋.

주위엔 이미 20여마리의 고블린 시체가 사방에 흩어져 있었다.


"크, 크륵···!"


주춤거리며 두려운 듯 나를 쳐다보던 고블린들이 갑자기 몸을 돌려 달아나기 시작했다.


"···어?"


쫒아가려 했지만 다리에서 느껴지는 통증 때문에 포기하고 녀석들의 등만 바라보고 있던 그 때.


"어허, 안 되지. 오는 건 마음대로 왔어도 가는 건 그렇게 안 된다고."


투명화를 풀며 모습을 드러낸 네르갈.

네르갈의 신형이 순간 흐릿해진다 싶더니 어느새 도망가던 고블린들의 앞에 모습을 나타냈다.


"캬아악!!"


소리를 지르며 자신들의 앞을 가로막은 네르갈을 향해 도끼를 치켜든 고블린 세 마리.

하지만 녀석들이 생에 마지막으로 목격한 장면은 머리없이 앞으로 달려나가는 몸뚱아리 뿐이었다.

공중에 둥실하고 떠오른 세 개의 머리가 땅으로 툭툭 떨어졌다.


'언제 벤 거야. 보이지도 않네.'


얼마나 빠른 속도로 베었는지 피조차 묻지 않은 네르갈의 단검.

이곳에 온 뒤로 몇 번 보긴했지만 다시 봐도 적응이 안 되는 속도였다.


네르갈이 단검을 갈무리하며 내 쪽으로 걸어왔다.


"휘유-고생하셨슴다. 일단 치료하면서 조금 쉬시죠."


이어서 나무 위에서 싸움을 지켜보고 있던 이시스가 나에게 다가오더니 손을 뻗었다.


"이번엔 상처가 좀 커요. 이렇게 다칠거면 차라리 죽고 부활해서 다시 오는 게 낫다니까요?"

"······."


이게 말이야 방구야.

사람 목숨을 이렇게 가볍게 생각해도 되는거야?

그나마 상식이 통한다고 생각했던 이시스.

하지만 그녀 역시 겪어보니 힐데보다 나을 뿐 살짝 돌아있는 건 마찬가지였다.


이시스의 손에서 솟아난 빛이 다리를 감쌌다.

통증이 사라지며 순식간에 아물기 시작하는 상처.


'협회나 길드에서 이거 보면 환장하고 달려들겠네.'


회복스킬은 굉장히 귀한 스킬이었다.

헌터들 중 치유계열 헌터는 극소수만이 존재했고 그들은 거액의 연봉을 받으며 귀족같은 대접을 받고 있었다.

그도 그럴것이 레이드에 치유계열 헌터가 있고없고에 따라 공대원의 생존율 자체가 달라졌으니까.


때문에 대형길드에서는 그들을 서로 데려가려고 항상 경쟁중이었고 치유계열 헌터들의 콧대 역시 하늘을 찌를 듯 높아져 있었다.

하지만 그들 중 누구도 지금 이시스가 나에게 사용하고 있는 것처럼 극적인 효과를 보이는 스킬을 가진 이는 없었다.


대부분이 지혈이나 작은 상처치유 또는 중독과 상태이상 회복에 그칠 뿐.

이렇게 피부가 쩍-하고 갈라져서 피가 콸콸 쏟아지는 상처까지 완벽하게 치유하는 이시스의 스킬은 어찌보면 기적처럼 보일 정도였다.


오늘로 고블린 숲을 드나들며 훈련을 한 지 5일 째.


이제 조금씩 스킬을 사용하는 것에 익숙해지고 있었다.

아몬의 불도 집중하면 최대 4개까지 분리 할 수 있었고, 발사속도 역시 실전에서 써먹을 수 있을 정도로 제법 빨라졌다.

아직 형태 변환까지는 무리지만 이것만으로도 큰 발전.


그리고 이시스의 눈과 힐데의 투지는 근접전투에서 큰 효과를 발휘했다.

증가한 근력과 발달된 오감은 고블린과 다대일의 전투에서도 밀리지 않게 해주었고 어지간한 공격은 맞아도 버틸 수 있는 맷집도 함께 주었다.

주변을 둘러보던 네르갈이 한마디 했다.


"그나저나 형님도 대단한데요? 벌써 이 정도까지."


훈련 첫 날, 고작 고블린 다섯마리를 상대하고 리타이어 됐었다.

하지만 5일이 지난 지금은 수십마리를 상대하고도 밀리지 않고 오히려 녀석들이 도망가게 만들었다.


실전에서 구르는 게 실력향상에 가장 좋다는 아몬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지금 측정하면 등급이 어떻게 나올까?'


현재 공식적인 내 헌터등급은 E급.

지금 다시 측정하면 최소한 C급은 나오지 않을까 싶지만 당분간은 승급심사를 받을 계획이 없었다.

가뜩이나 수상하다고 의심받는 마당에 한달도 되지 않아서 추가 승급심사를 받는다?

헌터 감찰팀에 잡혀가서 조사나 받지 않으면 다행이었다.


"그냥 길드나 들어갈까···."


현재 보스 레이드를 들어가는 헌터들 중 최하 등급은 C급.

하지만 서포터 역할을 하는 헌터나 C급이지, 전투헌터는 B급 이상이 아니면 레이드에 데려가지도 않았다.

지금처럼 E급인 상태로 길드에 들어가면 그건 또 그것대로 심부름이나 하는 별 영양가 없는 임무만 할 게 뻔한 일.

당장은 길드가입도 그다지 좋은 선택은 아닌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취를 정하기로 마진구와 약속한 날짜가 이제 일주일밖에 남지 않았다.

협회소속으로 남아서 마진구의 부하가 되느냐 아니면 프리로 나와서 다른 곳으로 가느냐.

곧 결정을 해야했다.


'고민을 좀 해봐야겠구만.'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 있을 때, 이시스가 손에서 빛을 거두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끝났어요. 움직여 보세요."

"아, 고마워."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움직여 보았다.

완벽하게 회복된 다리와 몸 상태.


문득 이시스의 스킬로 서포트 받으면서 사냥하면 1인 레이드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어? 잠깐만. 1인 레이드···?


번뜩하고 뇌리를 스치는 생각.

이곳은 아직 보스토벌이 끝나지 않은 게이트였다.

그렇다는 건 어딘가에 보스가 있다는 말인데···.


지금 이곳에 내가 들어와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만일 혼자서 보스를 잡고 코어까지 얻을 수 있다면?


그리고 말이 혼자지 아몬과 이시스, 네르갈까지 하면 사실상 4인팟이나 다름 없었다.

필요하다면 이시스 대신 힐데를 불러도 되고.

혼자라면 불가능 하겠지만 사도들이 함께 싸워준다면?


'···가능하지 않을까?'


때마침 아몬이 저 멀리서 하늘을 날아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다음에 잡을 고블린 무리의 위치를 확인하고 돌아오는 길.

아몬이 내 앞에 멈추더니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


"이야, 오늘은 더 빨리 잡으셨네요?


공중에 둥둥 떠 있는 게 마치 처음 소환했을 때와 비슷한 모습.

아몬은 이곳에 들어온 뒤로 땅에 발을 붙인 적이 거의 없었다.


이곳에서 사도들과 훈련하며 알게 된 사실이 하나 더 있었다.

사도들도 일종의 권능에 가까운 능력을 하나씩 보유하고 있다는 것.


먼저 아몬의 능력은 중력제어(重力制御).

본인 또는 주변의 중력을 자유자제로 제어하는 능력이었다.


'어쩐지, 자꾸 공중에 떠 다니려고 하더라니.'


그리고 이시스의 능력은 대사제답게 치유(治癒).

이미 상처를 고치면서 그 능력은 여러 차례 확인했고···.


네르갈이 가진 능력은 신속(迅速).

속도로는 그 누구도 네르갈을 따를 수 없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직접 보진 못했지만 힐데의 능력은 파괴(破壞).

말 그대로 다 때려 부순다고······.


다들 자기 시대에서 최강으로 군림했던 존재들.

흐음, 저런 능력 하나쯤은 있어야 관리자의 권속으로 선발된다는 건가.

문득 천태호도 저런 류의 능력이 있을까란 의문이 들었다.


'있지 않을까? 있겠지? 현시대의 최강자인데?'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세요?"


아몬이 부르는 소리에 상념에서 깨어났다.


"아, 별거 아니야. 그것보다 물어볼 게 있는데."

"······?"


내 말에 아몬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쳐다보았다.


"혹시 여기 보스방 위치 찾을 수 있어?"

"예? 보스방이요? 그건 왜···."


내 질문을 되묻던 아몬이 말끝을 흐리더니 뭔가 깨달은 듯 갑자기 손뼉을 짝 하고 쳤다.


"아! 설마 보스레이드 하시려고요?"


역시 눈치는 빠른 녀석이라니까.

아몬을 보고 씨익하고 웃어주자 옆에서 듣고 있던 네르갈이 말했다.


"에엥? 보스레이드를 한다구요? 강훈형님이? 이런 일반 고블린 잡다가도 골골대는데?"


가만히 있던 이시스도 한마디 보탰다.


"불가능."


하지만 아몬의 생각은 다른 듯 했다.


"흐음, 확실히 무리긴 하지만 나쁘진 않네요. 그렇지 않아도 슬슬 훈련강도를 올려볼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혹시나 성공한다면 코어도 얻을 수 있고."


사도들의 반응을 보니 일단 나 혼자서는 절대 힘들다고 보는 듯 했다.


"너희들이 도와주면 잡을 수 있지 않을까?"


나를 쳐다보는 세 쌍의 눈.

잠시 침묵이 흐르고 아몬이 입을 열었다.


"우리가 전성기 때라면 손가락 하나만 까딱해도 가능하겠지만 아시다시피 지금은 우리도 강훈님 능력치에 맞춰서 제약이 걸린 상태잖습니까."


아, 그렇지. 쟤네도 지금 정상적인 상태는 아니었지.

아몬이 바닥에 널부러진 고블린 시체를 가리키며 말했다.


"보스하나만 상대하면 모르겠지만 아마 주변에 부하들이 엄청나게 많을 겁니다. 이런 허접한 녀석들 말고 정예병들로."

"······."


아몬의 말이 맞았다.

괜히 보스 레이드시 공대를 꾸려서 들어가는 게 아니었다.

사실 보스는 A급 이상 전투헌터 서너명만 있어도 상대가 가능했다.

하지만 문제는 보스를 지키는 부하들이 상당히 많다는 것.


그 부하들을 뚫고 보스까지 가려면 꽤 많은 소모전을 거쳐야 했고 그렇게 지친상태로 보스를 맞닥뜨렸다간 자칫 역으로 당하는 수가 있었다.

그렇게 몇 년 간의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정립된 보스레이드의 정석.


「레이드 시, 대(對) 보스전 헌터들은 전력을 온전히 유지한 채 나머지 인원들이 보스를 제외한 주변을 정리한다.」


게이트의 규모와 마물의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레이드 공대는 최소 15인에서 많게는 30인까지 구성.

반면 지금 우리는 다 해봐야 고작 네 명 뿐.


흐음, 괜찮은 아이디어라 생각했는데 어렵겠구나.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나를 보며 아몬이 큭큭 웃으며 말했다.


"아니예요. 정말 괜찮은 생각이라니까요? 성공확률은 희박하지만···. 그리고 무엇보다도 강훈님은 '죽음'이라는 리스크가 없잖습니까. 노리스크, 하이리턴인데 까짓거 해보시죠."


아몬은 보스방으로 일단 갈 생각인 듯 했고, 네르갈과 이시스도 아몬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여긴 너무 넓어서 보스 찾으려면 한참 걸릴···. 응?"

"······!"

"······!"


네르갈이 말을 하다말고 뭔가를 느낀 듯 갑자기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아몬과 이시스 역시 마찬가지로 네르갈과 같은 방향을 쳐다보았다.


"뭐야 갑자기 왜···."


사도들을 보며 왜 그러냐고 입을 여는데 네르갈이 손을 들어 내 말을 잘랐다.


"누가 옵니다."

"······?"


네르갈의 말에 나도 고개를 돌려 그들과 같은 방향을 보았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아무것도 안보이는데?'


고개를 갸우뚱하며 몇 초의 시간이 흘렀을까.


"어?"


정말 누군가 오고 있었다.

나뭇가지 사이를 날듯이 미끄러지며 빠른 속도로 우리에게 접근하는 일단의 무리.


'하나, 둘, 셋···다섯.'


숫자를 세어보니 총 다섯 명.

순식간에 우리에게 접근한 그들이 우리를 포위하듯 에워싸며 땅으로 내려섰다.


"······."

"······."


그들과 우리의 시선이 허공에서 마주치며 잠시 침묵이 흘렀다. 날카로운 눈으로 우리를 노려보는 남자들.

잠시 후, 그들 중 대장으로 보이는 한 남자가 앞으로 나서며 입을 열었다.


"드디어 찾았다. 쥐새끼들."


우리를 쥐새끼라 부른 남자.

그의 가슴에 붉은 자수로 새겨진 사신(死神)이라는 글자가 내 눈에 선명하게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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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스카웃제의 24.08.21 310 6 12쪽
3 승급심사 24.08.20 329 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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