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사특성 받고 신화급 헌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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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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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5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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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31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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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고블린 숲 - 3

DUMMY

* * *


고인기는 일주일 전의 기억을 떠올렸다.

고블린 무리의 시체를 처음 발견했던 날.

게이트 탐색을 종료하고 밖으로 나간 후 게이트키퍼 지휘관인 클레이튼과 간부들을 모아놓고 게이트에 출입한 명단을 확인했다.


작성된 명단에는 먼저 이곳을 공략하기로 했던 시마다 공대의 헌터만 있을 뿐.

딱히 이상한 점은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혹시 몰라서 클레이튼과 간부들에게 정신계 스킬이 사용된 흔적이 있는지 확인까지 했지만 역시 특이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진짜 고블린들끼리 싸운 게 맞나?'


발견당시 녀석들의 시체는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였다.

그리고 시체의 상태를 보았을 때 다수의 전투가 아닌 압도적인 힘을 가진 누군가에 의해 일방적으로 살해당한 모습.

만일 고블린끼리 싸운 거라면 보스 또는 그 아래의 네임드급 고블린이 아닌이상 그런 흔적을 남길 수 없었다.


'부하를 그렇게 죽였다고? 왜?'


결국 원인을 찾지 못한 채 찜찜함을 가지고 다시 게이트 수색에 들어갔다.


탐색 5일째 되던 날.


- 찾았습니다, 팀장님.


또 다시 무더기로 발견된 고블린 시체들.

이번엔 날카로운 것에 목이 잘린 고블린 시체 몇 구와 곳곳에 폭발의 흔적이 보였다.

처음 발견했던 현장과는 꽤나 다른 모습이었다.


두번째 현장의 흔적들을 본 고인기는 확신했다.

이건 고블린들끼리 싸운 게 아니다.


'분명 이곳에 다른 누군가 있다.'


수색의 방향을 바꿨다.

보스위치나 게이트 지형파악은 언제라도 할 수 있는 일.

그것보다 당장 이곳에 들어온 녀석을 찾아내는 게 우선이었다.

그렇게 고블린 시체들이 생겨나는 곳을 따라 주변을 샅샅이 뒤지기를 이틀 째.


근처를 수색하던 중 멀리서 들려온 폭발음을 듣고 팀원들을 이끌고 부리나케 달려왔고.

그들을 발견했다.

몰래 이곳으로 숨어든 불청객들을···.


그들과 마주한 고인기는 겉으로 티는 내지 않았지만 지금 적잖이 당황한 상태였다.

고블린 시체에 난 상흔을 봤을 때 범인은 한 명 또는 두 명이 아닐까하고 추측했는데 지금 눈앞에 있는 건 네 명.


빠르게 상대의 면면을 살폈다.


웬 꼬마하나와 여자, 그리고 하얀 얼굴의 마른 남자.

마지막으로 온몸에 고블린의 피를 묻힌 채 멀뚱히 서 있는 한 남자.


'저놈이 그 흔적을 남긴 녀석인가.'


아무래도 저 녀석이 고블린들을 죽이고 다니는 범인인 듯 했다.

고인기가 매서운 눈으로 그들을 훑어보며 물었다.


"네놈들 정체가 뭐냐. 여기서 뭘 하고 있었지?"


* * *


우리를 포위한 채 압박하고 있는 다섯 남자.

전신을 감싼 검은색 옷에 가슴에 새겨진 붉은글자.


사신(死神).


그리고 무리 중 앞으로 나선 남자.

나는 저 사람이 누군지 알고 있었다.

사신길드 소속의 A급헌터 고인기.

닉네임은 어쌔신. 헌터 업계에선 꽤나 유명인이었다.


'저 사람이 왜 여기에···.'


"······아?"


사신길드 녀석들이 이곳에 왜 있지라는 생각을 하다가 불현듯 하나의 기억이 떠올랐다.

지난 주, 협회건물 로비에서 사유성과 마진구가 기싸움을 할 때 사유성이 했던 말.


- 다음 달 오키나와 보스레이드는 내가 공대장이다.


'···젠장, 여기가 오키나와 게이트였구나!'


개미굴과 연결된 게이트가 여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이렇게 멀리 떨어진 곳까지 연결이 됐다고?

아니, 그것보다도 아직 시간이 며칠 남았는데? 설마 벌써 레이드가 시작된 건가?


혼란스러운 머릿속을 정리하느라 잠시 뜸을 들이는 사이, 고인기가 무기를 뽑아들며 외쳤다.


"뭐하는 놈들이냐고 물었다!"


챙-! 채쟁-! 챙-!


동시에 우리를 포위하고 있던 네 명의 남자들도 각자 무기를 뽑아들며 당장이라도 공격 할 듯이 자세를 낮췄다.


이거 큰 오해를 샀는데? 뭐라고 설명해야 되지?

일단 양손을 들어올려 공격 할 의사가 없다는 표시를 했다.


"어어, 잠시만요? 저흰 싸울 생각 없는데 무기 좀 치워주시죠. 저희 수상한 사람들 아닙니다?"


나름 정중하게 말했지만 그들은 여전히 경계를 풀지않았다.

고인기가 으르렁거리듯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걸 지금 믿으라는 건가? 그 모습을 하고서?"


뭐, 이씨. 우리 모습이 어떻길래?


하늘을 나는 꼬마.

미녀사제.

흡혈귀처럼 창백한 얼굴의 남자.

온몸이 피 범벅인 청년.


"······."


으음, 세 살 짜리 아이가 봐도 '와! 저 사람들 되게 이상해!' 라고 할 만큼 수상해 보이긴 했다.


"쩝, 그러니까 이게 어떻게 된거냐면 말이죠. 어······."


말을 꺼내긴 했는데 뭐라고 해야 할 지 생각이 나질 않았다.

길을 잃었습니다?

여기가 어딘가요. 기억이 안 납니다?

이런 변명을 저놈들이 믿어줄까?


그렇다고 사실은 다른 곳에서 비밀게이트로 넘어왔소.

라고 하면 그건 대놓고 '나는 수상한 놈입니다.'라고 자백하는 것이나 다름 없는 일.


"크흠, 일단은 저도 협회에 등록된 정식헌터니까 무기는 치우고 대화를 좀···."

"헌터라고? 너희 넷 모두? 저런 꼬마까지?"


아니 그건 또 아닌데···거 참.

난감한 얼굴로 머리를 긁적였다.

고인기가 무기를 살짝 아래로 내리며 말했다.


"이유야 어찌됐든 순순히 따라와라. 너희가 어떤 놈들인지는 우리가 판단하겠다."


고인기는 우리를 밖으로 데려가서 조사를 할 모양이었다.

하지만 그건 더 곤란한데.

밖으로 나가서 내 신상을 조회하면 소속과 헌터등급이 드러날 터.


E급, 그것도 등외급에서 승급한지 몇 일 되지도 않은 놈이 타국의 게이트에서 발견된다?

분명 출입국 기록을 조사 할 텐데 당연히 비행기를 탄 기록도 없다.


그리고 이곳은 보스레이드를 고작 몇 일 앞두고 있는 2페이즈 게이트. 누가 뭐래도 의심받기 딱 좋은 상황이었다.

게다가 저 악명높은 사신길드 놈들이 곱게 조사만 한다는 보장도 없고 말이지.


"그냥 못 본 걸로 하고 보내주시면 안될까요?"

"···뭐?"

"저희 진짜 이상한 사람 아닌데···."


고인기가 황당하다는 얼굴로 나를 쳐다보았다.


"판단은 우리가 한다고 했다. 가지 않겠다면 강제로 데려가는 수 밖에."


하아···. 귀찮게 됐네.


'벗어날 수 있을까?'


고인기는 A급 헌터였다.

그리고 나머지 네 명 역시 전투헌터가 맞다면 아마 최소 B급 이상일 터.

고블린들 따위와는 차원이 다른 상대들.


'어쩌지? 사도들 소환해제하고 그냥 싸우다 죽을까.'


흠, 그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인데?

어차피 개미굴 입구에서 부활 할 테니까 괜찮을지도?

내 시체가 사라지면 이상하게 생각은 하겠지만 쫒아오진 못할테고.


머리를 굴리며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고민하고 있을 때였다.

네르갈이 불쑥 앞으로 나서며 허리에서 단검을 뽑아들고 고인기를 노려보며 말했다.


"이 새끼가 뭐라는거야? 뭐? 강제로 데려가? 형님, 그냥 다 죽여버리시죠."

"······!"


네르갈의 말에 사신길드 녀석들의 눈빛이 변했다.

순식간에 험악해진 분위기.


'아니야, 그거 아니라고.'


네르갈을 말리려고 하는데 옆에서 팔짱을 낀 채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이시스가 눈에 들어왔다.


'넌 사제잖아. 다 죽여버린다는데 그래도 되는거야? 생명의 소중함은?'


고인기가 굳은 얼굴로 무기를 다시 들어올렸다.


"협조하면 곱게 데려가려 했는데 험한 꼴을 자처하는군."


아아. 이제는 돌이킬 수 없다.

네르갈 너 이 새끼, 돌아가면 두고보자.


우리를 포위한 놈들이 기세를 피워올렸다.

금방이라도 전투가 벌어질 듯한 일촉즉발의 상황.


몇몇 녀석들은 우리를 보며 가소롭다는 듯 비릿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하긴, 저놈들이 보기엔 우리가 가소로워 보이겠지.


꼬마와 여리여리한 여자가 끼어있는 이상한 조합의 4명.

그리고 상급 정예헌터 5명의 대결.

객관적으로 봐도 상대가 되지 않는 전력이었다.


하지만.


화륵─!


아몬의 주변으로 떠오른 10여 개의 불꽃.

네르갈은 단검을 빙글빙글 돌리며 즐거운 듯 웃고 있었고.

그리고 이시스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눈을 감은 채···.


'···뭐야, 눈을 왜 감고있지? 설마?'


"이, 이시스?"


떨리는 목소리로 이시스의 이름을 불렀다.

몇 초의 시간이 흐른 뒤 다시 눈을 뜬 이시스는···.


"이건 무슨 상황이지? 다 때려죽이면 되는건가?"


눈에서 뿜어져 나오는 광기.

손을 뻗자 빛과 함께 소환되는 황금망치.

그녀는 더이상 이시스가 아니었다.


이쪽은 너희와 급이 다르다고.


.

.

.


후웅─!


공기을 가르며 휘둘러지는 황금망치.


콰앙─!


"크윽!!!"


양손에 단검을 교차해서 막았음에도 굉음과 함께 몇 미터를 주르륵 밀려나는 부하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사방으로 날아다니는 푸른불꽃.

부하 하나가 불꽃을 피해서 이리저리 몸을 굴리고 있었다.


제일 처음 날아든 불꽃을 흥-하고 코웃음치며 칼로 베어내려 했던 녀석은 폭발과 함께 온몸이 그을린 채 구석에 쓰러진 상태.


"걱정 마. 죽진 않았으니까."


공중에 뜬 상태로 손만 까딱까닥하던 아몬이 고인기에게 말했다.


챙! 채챙챙-! 카앙! 캉!


한쪽에선 네르갈이 다른 녀석을 상대하고 있었다.


"이익!!"


이를 악 물고 혼신의 힘을 다해서 공격하는 사신길드원.

그런 그의 공격을 네르갈은 뒷짐을 진 채 한 손에 든 단검으로 여유롭게 막아내고 있었다.


"이봐, 더 빨리 안돼? 너무 지루한데?"

"이 씻팔!!!"


어디가서 칼싸움으로 밀린 적이 거의 없었던 그는 지금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다.

팀장인 고인기와 대련할 때도 받은 적 없었던 느낌.

마치 벽에다 대고 칼질을 하는 것 같았다.


고인기는 지금 눈앞에서 벌어지는 일을 믿을 수 없었다.


'이럴수가······.'


사신의 정예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었다.

그것도 누군지도 모를 정체불명의 녀석들에게.

지금까지 숱한 임무를 수행하면서 단 한번도 겪어본 적 없던 일.


빠득-


어금니를 깨물며 고인기가 시선을 돌렸다.

전투에 참여하지 않고 우두커니 서 있는 남자가 눈에 들어왔다.

정황상 저 녀석이 이 무리의 우두머리.


'저놈만 제압한다면!'


다른 세 명은 각자 전투중이라서 놈은 지금 무방비 상태.

저 녀석만 잡을 수 있다면 상황을 역전 시킬 수 있었다.


"반중력(Anti-Gravity), 가속(accelerate)."


생각이 끝남과 동시에 고인기가 몸을 날렸다.


.

.

.


"크으, 잘 싸운다 우리 편!"


굳이 내가 나설 필요도 없었다.

전투 시작과 동시에 아몬이 날린 불꽃에 맞고 한 놈은 전투불능.


힐데는 예의 그 황금망치를 휘두르며 두더지잡기를 하듯 상대를 두들기고 있었고.

네르갈은 휘파람까지 불며 상대를 가지고 놀고 있었다.


'B급 정도는 쉽게 제압가능 하다는 건가.'


전성기에 비하면 거의 힘을 거의 못쓰는거나 마찬가지라더니 그게 이 정도라고?

사도들의 전투를 보고 있자니 고인기의 말에 고민했던 내 자신이 무색해졌다.


전투에 참여하지 않고 뒤쪽에 빠져있는 고인기가 보였다.

그의 얼굴에도 당황한 표정이 역력했다.


'···괜찮겠지.'


사도들에게 상대를 죽이지는 말라고 했다.

이 싸움은 의도치 않게 오해로 벌어졌고 사신길드와는 혹시 나중에라도 만날 수 있으니 일단 척을 질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싸움은 거의 끝나가고 있었다.


아몬이 상대하던 녀석은 불꽃을 피해 바닥을 구르느라 온몸이 엉망진창이었고 더 이상 움직일 기운도 없는지 죽을 것 같은 표정으로 다리를 후들거리며 겨우 서 있었다.


힐데의 상대는 양팔이 부러졌는지 덜렁거리는 팔을 늘어트린 채 절망적인 표정으로 전의를 상실했고,


퍼억─!


시원스러운 타격음과 함께 네르갈에게 뒷목을 얻어맞은 녀석이 통나무 쓰러지듯 앞으로 풀썩 쓰러졌다.


"쯧쯧, 그러니까 그냥 보내 달라니까 괜히 덤벼···어? 뭐야 어디갔어?"


혀를차며 고인기에게 한마디 하려고 고개를 돌렸는데 놈이 보이질 않았다.


"형님! 위!"

"응? 위?"


네르갈의 외침에 고개를 들었다.

머리위에서 하늘을 날 듯 엄청난 속도로 나에게 쇄도하는 고인기가 눈에 들어왔다.


엇, 이건 못 피하겠는데?

그때였다.


"리버스 그래비티(Reverse Gravity)!"


거의 지척으로 다가온 고인기의 몸이 갑자기 바닥으로 내리꽃혔다.


쿠웅─!


"크억!!!"


개구리처럼 엎드린 자세로 바닥에 붙어 꼼짝도 하지 못하는 고인기.

아몬이 불쾌한 표정으로 중얼거리며 고인기의 앞으로 다가갔다.


"감히 내 앞에서 중력을 건드리다니. 건방진 녀석이구만."


고인기가 엎드린 상태로 고개를 들어 경악한 얼굴로 아몬에게 소리쳤다.


"끄, 끄윽, 네, 네놈 대체 정체가 뭐냐!"


아몬이 엄지와 중지를 맞댄 손을 가슴앞으로 들어올리고선 고인기를 내려다보며 웃었다.

그리고선 하는 말.


"니 애비다. 이 자식아."


따악─!


쿠우우웅─!


아몬의 핑거스냅과 함께 고인기가 엎드린 땅이 뭔가에 짓눌리듯 움푹하고 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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