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사특성 받고 신화급 헌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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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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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5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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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1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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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추어리

DUMMY

* * *


한 남자가 서 있었다.


"···후우."


긴 한숨을 내쉬며 흘러내린 머리를 쓸어넘기는 남자.

그 사이로 드러난 얼굴은 마치 명인이 조각이라도 한 것 같은 눈부신 미남자의 모습.


남자가 피로감 가득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끝났나."


그의 앞엔 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한 거대한 틈새 수십 개가 일렁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주변으로 산처럼 쌓여있는 시체들과 거대한 마물의 사체들.


이제 이곳에 살아있는 존재라고는 없었다.

남자가 공허한 눈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은 폐허를 바라보며 남자는 과거를 회상했다.


어느 날 세상에 열린 틈새.

그곳에서 쏟아져 나온 마물.


『각성하셨습니다.』


알 수 없는 메시지와 함께 그에게 주어진 힘.


남자는 용사가 되었다.


싸우고 또 싸우고.

죽이고 또 죽이고.

수천 수만 번의 전투.


하지만 결국.

세상은 멸망했다.


오직 그만 살아남은 채로.


무엇 때문에 싸운건지 이제 기억도 나지 않는다.


처음엔 지키기 위해 싸웠다.

그 다음엔 복수를 위해 싸웠다.

그리고 마지막엔 그냥 싸웠다.


그저 적이 눈앞에 있으니까, 아직 싸울 힘이 남아 있으니까.

이젠 지켜야 할 사람도, 복수의 대상도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다.


"······."


말 없이 서 있는 남자의 머릿속에 끊임없이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나를 받아들여라.」

「아니, 내가 너의 주인이다.」

「내 권속이 되어라.」

「너는 내 것이다.」


남자가 말했다.


"X까 싯팔. 다 꺼져!"


그리고 떠오른 메시지.


『모든 관리자의 선택을 거절했습니다. 히든 특성 불사(不死)를 부여합니다.』


남자는 그렇게 불사왕이 되었다.


* * *


아몬이 말했다.


"예? 그게 무슨 말입니까?"


무슨 뜻인지 이해를 못한 얼굴.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혹시 불사왕은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존재가 아닐까 싶은 생각.


시스템 안에서 만났던 불사왕.

그는 그곳에서도 자아를 잃지 않았다.

관리자들조차 간섭할 수 없다는 시스템.

그는 어떻게 시스템 안에서 그렇게 존재 할 수 있는걸까.


시스템이 그에게만 그런 공간과 능력을 허락했거나.

아니면 불사왕 본인이 시스템의 일부이거나.

둘 중 하나가 아니라면 납득하기 어려운 일.


아몬이 아랫턱을 매만지며 묘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흐음, 그렇군요. 그렇게 생각 할 수도 있겠네요."


아, 맞다. 잊고 있었다.

이 녀석들 내 생각을 읽을 수 있었지?


"일단 그 생각은 틀렸다고 해두죠."


아몬이 단호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는 분명 실제로 존재했던 각성자였습니다. 다른 각성자들하고는 달랐지만요."

"다른 각성자와 달랐다고?"


아몬이 뒷통수를 벅벅 긁으며 말했다.


"흠, 이건 이시스가 설명 하는 게 낫겠네요. 이시스?"


아몬의 부름에 이시스가 앞으로 나섰다.

그래, 설명하면 이시스지.

이시스가 한숨을 포옥하고 한 번 내쉬곤 입을 열었다.


"조금 전에 들으셨다시피 불사(不死)는 특성인 동시에 일종의 권능이예요."


이시스가 불사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그리고 그것은 관리자들 중 누구도 가지지 못한 힘."

"···어? 관리자가 가지지 못했다고?"


시스템을 만들 때 넣은 관리자들의 권능조각들.

불사도 그 중 하나가 아니라는 말인가?


"네. 불사는 시스템이 새롭게 창조해낸 유일한 권능이예요."

"······."


뭐, 그렇다고 해도.

관리자는 어차피 죽지도 않고 늙지도 않잖아?

그렇다면 굳이 필요 없는 힘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이시스가 한심하다는 눈으로 나를 보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관리자라고 죽지 않는 게 아니예요. 시스템이 왜 만들어졌는지 잊으셨나요."

"······!"


아아, 그랬지.

관리자들이 권능을 남발하며 상대의 차원을 박살내고 서로 싸우던 혼돈의 시기.

당시에 소멸당한 관리자들이 제법 많다고 했었다.

해석하자면 자연사는 하지 않지만 다른 관리자에 의해 타살은 가능하다는 뜻.


그런 그들이 공멸을 피하고자 만들어 낸 것이 시스템.

관리자 역시 소멸에 대한 두려움은 있었다는 반증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이시스 말에 나는 흠칫하고 놀랐다.


"불사는 그런 소멸조차 초월하게 만들죠."

"···뭐?"


불사가 관리자한테도 적용이 된다고?


"관리자를 소멸이라는 유일한 공포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권능."


소멸을 극복할 수 있는 권능이라니···.

관리자들이 군침을 질질 흘렸겠구만.


"당연하게도 관리자들은 그 권능을 탐냈어요. 어떻게든 불사왕에게서 그 힘을 빼앗으려고 했죠."


쪼잔한 새끼들.

관리자씩이나 되어서 한다는 짓은 어째 삼류 건달만도 못하냐.

그리고 이어지는 이시스의 말에 나는 실소를 금치 못했다.


"하지만 아무리 죽이고 또 죽여도 그는 되살아났고 그럴 때 마다 오히려 점점 더 강해졌어요."

"파하하하핫!!!"


신과 같은 권능을 지닌 존재들이 한낱 각성자를 하나를 죽이지 못하는 상황이라니.

놈들도 미치고 팔짝 뛰었겠는데?

이시스도 이야기를 하면서 웃긴지 입가에 미소를 띄고 있었다.


"천 번의 죽음과 천 번의 부활. 어느 순간부터 그는 더 이상 각성자라 부를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죠."


천 번이라···많이도 죽다 살아났구나.


"불사왕은 관리자들과 싸우기 시작했습니다."


죽여도죽여도 되살아나서 악착같이 달려드는 존재.

관리자들에게도 공포스럽지 않았을까.


"그리고 그 천 번의 죽음과 부활의 시간동안 그것을 생생히 목격했던 존재들이 있었어요."


불사왕의 죽음과 부활을 목격한 존재들이라. 혹시?

나를 보며 웃고있는 사도들.

아몬이 이시스의 말을 이어받아 말했다.


"관리자의 권속이었던 수 많은 존재들이 긴 세월동안 불사왕의 죽음과 부활을 목도했습니다."


신이라 믿었던 관리자의 선택을 받아 그들의 권속이 된 존재들.

아마 처음엔 스스로를 신의 사자라 생각했을 터.

하지만 사실 그들은 신 따위가 아니었다.


욕망에 가득차서 상대의 것을 빼앗으려고 하는 아귀들.

자신들이 그런 아귀다툼에 동원된 도구일 뿐이란 걸 깨달았을 때 어떤 기분이었을까.


그리고 그런 그들의 앞에 권속이 되길 거부하고.

죽음과 부활을 반복하며 관리자와 대적하는 존재.

불사왕이란 존재는 그들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아몬이 나를 보고 씨익 웃었다.


"불사왕의 사도는 공식적으로 일곱."


공식적으로?

마치 비공식적으로 더 있단 말로 들리는데.


"사도라는 호칭만 붙지 않았을 뿐, 불사왕을 따르고 추종하는 숨은 권속들을 모두 합치면 적어도 수천 명은 될 겁니다."



* * *


오키나와 모처.


- 사유성이 게이트에 들어갔습니다.

"알았다. 우리도 준비하겠다."


뚜─.


통화연결이 끊기는 소리와 함께 한 남자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리에서 일어선 남자의 이름은 채동수.

각성자 연합, 생추어리의 간부였다.


그리고 이곳저곳에 아무렇게나 퍼질러 앉아 채동수를 바라보고 있는 일단의 무리.

그들은 임무를 위해 이곳에 모인 생추어리의 각성자들이었다.

앉은 이들을 둘러보며 채동수가 말했다.


"사유성이 움직였다."


채동수의 말에 나이가 제법 있어보이는 중년의 남자가 입을 열었다.


"인원과 등급은?"


채동수가 그를 힐끗하고 한 번 쳐다보았다.


'쓰읍, 말이 짧네. 그래도 계급이란게 있는데. 나이만 안 많았어도 확 그냥···.'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내색하지 않고 무표정한 얼굴로 채동수가 말했다.


"사유성 포함 18명이다. A급 3명에 B급 14명."


그의 말에 무리가 떠들썩해졌다.


"생각보다 많지는 않군?"

"그러게? 20명은 넘을 줄 았았는데."

"할 만 하겠는데?"

"사신놈들 피 맛은 다르려나?"


웅성거리는 사람들을 둘러보며 채동수가 생각했다.


'사유성 그림자만 봐도 오줌지릴 새끼들이 입만 살아가지고···.'


이번 건은 인도 뭄바이 게이트와는 급이 달랐다.

뭄바이 게이트 공대장이었던 샤르마는 A급 헌터.


그와 비슷한 수준의 각성자는 생추어리 내에도 많았다.

게다가 뭄바이 게이트는 상대가 방심하기도 했던 상황.

때문에 생각보다 쉽게 샤르마 습격에 성공하고 코어 탈취에 성공했었다.


하지만 이번 목표인 사유성은 S급 헌터.

그것도 세계 8위의 랭커였다.

그리고 뭄바이 사건 이후로 아마 협회놈들의 경계도 심해졌을 터.

더욱더 조심해서 움직여야 했다.


이번 임무는 양동작전.

정신계 스킬 각성자를 이용해서 시즈오카 게이트의 키퍼들에게 먼저 흔적을 남겨 협회의 이목이 그곳으로 쏠리게 만든다.


그러면서 상대적으로 경계가 약해진 오키나와 게이트를 노리는 것이 이번 임무.

오키나와 게이트에는 이미 첩자를 심어두었다.

게이트키퍼 사령관의 참모인 제이크 대위.

가족을 인질로 잡힌 그는 생추어리의 지시를 거부하지 못할 것이다.


채동수는 생각했다.


'이번 임무만 성공하면 나도 한단계 더 올라갈 수 있다!'


생추어리의 각성자 등급.

최고등급인 초월자와 다음 등급인 최상급.

그리고 아래로 상,중,하 까지

총 5단계.


채동수의 현재 등급은 최상급각성자였다.

헌터협회의 기준으로 치면 A급에 해당하는 수준.

이것도 상당히 높은 등급이었지만 그는 욕심이 많은 사람이었다.


이번 오키나와 게이트 임무를 성공하면 코어의 힘을 흡수하게 해준다는 약속을 받았다.

채동수는 그 힘만 흡수한다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으리라는 확신이 있었다.

그렇게만 된다면 자신도 신의 선택을 받을지도 모를 일.


채동수는 선택받은 자들의 힘을 본 적이 있다.

말 그대로 상상을 초월하는 인외의 힘.

채동수는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싶었다.


"그 대단하신 초월자께선 언제오시나?"


빈정거리는 말투로 채동수에게 말을 거는 중년의 남자.

처음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던 인간이었다.


"그분이 네놈 친군 줄 아나? 입 조심해라."

"뭐? 노, 놈? 너 이새끼, 다시 한 번 말해 봐."


와락하고 인상을 구기며 흥분하는 중년의 남자를 채동수가 가소롭다는 듯 쳐다보았다.


"다시 말하면? 네까짓 놈이 뭘 어쩌려고?"

"시이벌. 간부면 다야? 나이도 어린놈의 새끼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는 중년의 남자.

그 역시 최상급 각성자로 단순히 놓고보면 채동수와 같은 급이긴 했으나 엄연히 수준차이가 존재했다.

그도 분명 그 사실을 알고 있을테지만 어린 나이의 채동수가 간부랍시고 반말을 하며 지시를 하는것이 고깝게 보였던 모양.


보통은 이렇게 분위기가 험악해지면 말리는 이가 한둘은 나서기 마련이지만···.


"뭐야! 싸움났어?"

"오! 최상급들끼리 한판 붙나?"

"나는 조장한테 건다!"

"아니. 아저씨 뭐 믿고 조장한테 깝친데? 이길 수 있데?"


말릴 생각따윈 전혀 없는 생추어리의 조직원들.

그들에게 이런 일은 그저 재밌는 이벤트일 뿐이었다.


채동수에게 시비를 걸었던 남자가 식은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시발, X됐는데?'


그도 알고 있었다.

채동수와 싸우면 진다는 걸.

하지만 이렇게 보는 눈이 많은 앞에서 나이도 어린 그에게 먼저 고개를 숙이는 건 그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채동수의 손에 번개가 맺혔다.

그의 스킬인 체인 라이트닝의 예비동작.


채동수의 번개는 꽤 유명했다.

과거 각성자 연합이 강경파와 온건파로 나뉘어 싸울 당시 많은 수의 온건파 각성자들이 저 번개에 목숨을 잃었다.

그리고 당시 채동수와 마진구의 라이벌 구도는 양측 모두에게도 꽤나 화제가 됐었다.


중년남자의 등은 이제 흥건하게 젖어 겉으로 봐도 티가 날 정도였다.


'지금이라도 사과할까.'


자존심이 밥 먹여주는 것도 아니고···.

결국 채동수에게 사과하기로 결심을 하고 그가 입을 떼려는 순간.


"뭐야. 재밌는거 하고 있네? 나도 껴 줘."


언제 나타났는지도 모르게 어느샌가 귀신처럼 채동수의 뒤에 서 있는 남자.

해골이 그려진 야구모자를 쓰고 야구방망이를 들고 있는 특이한 모습.


별명, 스컬컬렉터.

생추어리의 초월급 각성자 도널드.


그가 오키나와에 도착했다.

사유성을 잡기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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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고블린 숲 - 1 24.08.29 191 5 12쪽
11 네번째 사도 24.08.28 197 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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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헌터협회 24.08.25 238 5 12쪽
7 세번째 사도 24.08.24 252 4 13쪽
6 두번째 사도 24.08.23 247 4 12쪽
5 비밀게이트 +1 24.08.22 292 4 15쪽
4 스카웃제의 24.08.21 310 6 12쪽
3 승급심사 24.08.20 329 5 13쪽
2 부활 24.08.20 355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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