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사특성 받고 신화급 헌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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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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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5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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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5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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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협회

DUMMY

* * *


대한민국 헌터협회 건물의 최상층인 75층.


『협회장실』 이라는 명패가 붙어있는 문 앞에 한 사내가 서 있었다.

말총머리를 한 거구의 남자.

그가 심호흡을 크게 한 번 하고선 문을 두드렸다.


똑똑.


"마진구입니다. 들어가겠습니다."


마진구가 이름을 밝히고 문을 열었다.


안으로 들어서자 보인 것은 사무실 가운데에 놓인 기다란 회의용 탁자와 창가에 놓인 고급스러운 책상.

그리고 책상 옆에 서서 창 밖을 내다보고 있는 한 남자의 등이 보였다.


철컥-


마진구가 들어와서 문을 닫자 그가 몸을 돌렸다.


"음, 어서오게."


살짝 미소를 띄고 마진구에게 인사를 건네는 노신사.

하얗게 센 머리에 멋드러진 수염을 가진 그는 머리색과 얼굴의 주름이 아니었다면 노인이라 보기 힘들 정도로 건장해 보였다.


헌터협회 협회장.

강신휘.


책상 위에 놓인 명패가 창밖으로 들어오는 햇살에 반사되어 반짝였다.


강신휘 그 역시 각성자였고, 세계랭킹에 들진 못했지만 엄연히 A급에 자리하고 있는 최상급 헌터였다.


지금은 나이도 있고 협회장 일이 바빠 일선에서 직접 뛰지는 못하지만 대한민국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인정받고 존경받는 인물.

왜냐하면 헌터협회가 창설되고 지금의 모습으로 자리잡을 수 있게 된 과정에 그의 역할이 컸기 때문이다.


테이블을 가운데에 두고 두 사람이 마주 앉았다.

비서가 내온 차를 한모금 마신 뒤 강신휘가 먼저 입을 떼었다.


"어제 헌터관리팀에 재밌는 일이 있었더구만?"


재밌는 일···.

그가 하는 말의 뜻을 마진구도 알고 있었다.


"승급심사 말씀이시군요."

"그래. 그 친구 이름이 뭐라고?"

"주강훈입니다."


등외급 최초로 승급에 성공한 헌터.

강신휘도 어제 있었던 승급심사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자네가 면접을 봤다면서?"

"···예."

"어땠나?"


마진구가 잠시 생각을 하는 듯 뜸을 들였고, 그런 그를 강신휘가 재밌다는 듯 바라보았다.

이윽고 마진구가 입을 열었다.


"깡이 좋더군요."

"······그게 단가?"


어이없다는 얼굴로 강신휘가 되물었다.


"깡도 있고, 고집도 좀 세 보였습니다."

"······."


둘 사이에 잠시 침묵이 흘렀다.

마진구를 빤히 쳐다보던 강신휘가 말했다.


"···자네 혹시 삐졌나?"


움찔-


마진구의 몸이 눈에 띌 정도로 한 차례 들썩였다.

강신휘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거, 덩치는 곰 같으면서 밴댕이 소갈머리를 하고 말이야. 왜 그러나? 애도 아니고."

"크흠···."


마진구가 시선을 회피하며 헛기침을 했다.

강신휘가 한숨을 한 번 내쉬었다.

마진구가 왜 저러는지 이미 짐작하는 바가 있었다.


"사유성과 레이드에 대한 이야기는 조금 있다가 해주겠네. 지금은 주강훈, 그 친구 이야기나 마저 하게나."

"흠흠···예. 알겠습니다."


마진구가 자세를 고쳐 앉자, 강신휘는 테이블에 놓인 리모컨을 들어 버튼을 눌렀다.


파앗-


벽에 걸린 TV가 켜지고 그곳에 띄워져 있는 화면.

승급심사장을 찍고 있던 CCTV화면이었다.


"자네도 봤지?"

"예. 봤습니다."


강신휘가 리모컨의 재생버튼을 눌렀다.


팔을 뻗는 강훈의 모습과 천천히 날아가는 자그마한 푸른 불꽃.

이어서 굉음과 함께 폭발하는 심사용 더미.

시종일관 미소를 띠고 있던 강신휘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


"심사평가서엔 스킬이 그냥 화염구라고만 쓰여 있던데."

"본인이 화염구라 했습니다."

"···그래, 백번 양보해서 그건 그렇다 쳐도 마력총량이 40이라면서. 그 마력으로 저 위력이 말이 된다고 보나?"


처음 영상을 보고 나서 마진구 역시 눈을 의심했다.


강신휘의 말대로 마력 테스트에서 측정 된 주강훈의 마력은 40.

보통 그 정도의 마력으로 사용한 화염구라면 약한 폭발과 함께 더미를 그을리는 정도에서 그쳐야 했다.


하지만 주강훈이 사용한 스킬은 최소치로 잡아도 D급 이상의 파괴력.

살상력으로만 본다면 C급으로 분류해도 될 정도였다.


강신휘가 말했다.


"마력과 스킬을 어떻게 얻었다고 하던가?"


그의 물음에 마진구가 난감한 표정으로 뒷통수를 긁적였다.


"그냥 생겼다고 하더군요. 이유없이."

"······."


그럴리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의 강신휘.

그런 그를보며 마진구가 말을 이었다.


"시스템이 갑자기 줬다고 했습니다."

"이미 각성을 한 각성자에게 시스템이 스킬과 마력을 다시 부여했단 말인가."


전례가 없던 일.

본인은 그렇게 말했지만 협회의 입장에선 그 말을 곧이 곧대로 믿을 수 없었다.

다른 방식으로 스킬과 마력을 얻었을 가능성을 배제 할 수 없었기 때문.


강신휘의 얼굴이 심각해졌다.


"생추어리와 접점은 없어 보이던가."


생추어리(Sanctuary).


그 이름을 들은 마진구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잠시 침묵이 흐른 뒤, 마진구가 대답했다.


"그런 것 같지는 않아 보였습니다."

"흐음···. 그렇단 말이지."


강신휘가 턱수염을 매만지며 예전 기억을 떠올렸다.


.

.

.


5년 전.


게이트와 시스템이 처음 나타나고 마물이 등장했을 때 세계는 대혼란에 빠졌다.


그런 시기에 나타난 집단이 있었다.

일명 각성자 연합이라 불리던 단체.

그들이 내세운 대전제는 단 하나.


『인류를 위협으로부터 보호한다.』


그들이 말하는 위협이라는 건 비단 게이트와 마물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었다.

혼란을 기회삼아 갈등을 조장하고 싸움을 부추겨 자신들의 이익만 추구하는 이들.


연합은 그런 사람들에게 행동을 멈출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사람들이 말하는 소위 가진 자들.

그들은 연합의 말을 무시했다.

너희들이 무슨 권한으로 우리에게 이래라저래라 하냐면서.


그리고······그 사건이 일어났다.


사람들을 혹세무민하던 종교 지도자들.

갈등을 양분삼아 무기와 장비를 팔고 뒤에 숨어 자신들의 배만 불리는 악덕 기업인.

인류의 위기보다도 자신의 권력 유지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정치인들.


그들이 한 날, 한 시에 살해 당했다.

세계는 경악했으며 동시에 두려움에 떨었다.

인류를 위한다는 미명 아래 행해진 살인.


일을 벌인 각성자들은 스스로를 「생추어리(Sanctuary」라 불렀으며 자신들이 인류를 보호하겠다 선언했다.


사건 발생 후, 연합 내에서도 분열이 일어났다.


각성자는 선택을 받은 신인류이며 위에 군림하고 지배해야 한다 주장하는 강경파, 반대로 인류를 보호하고 상생해야 한다 주장하는 온건파.


두 파벌은 한동안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팽팽하게 맞섰지만 세계 정부들이 온건파의 편에 서면서 무게추가 기울었고 결국 싸움은 온건파의 승리로 끝났다.


그리고 당시 온건파를 이끌던 수장이 바로 강신휘.

온건파에 속한 각성자들과 각국 정부는 힘을 모아 연합을 재편했고 그렇게 탄생한 것이 지금의 헌터협회였다.


당시 싸움에서 패한 강경파.

그들 중 성향이 옅은 각성자들 일부는 재편된 헌터협회로 전향했지만 극단적인 성향의 각성자 상당수는 생추어리에 남았고 그들은 세상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하지만 그들은 눈에 보이지 않을 뿐 음지에서 여전히 활동하며 협회의 일을 계속 방해하는 중이었다.

세간에 알려지진 않았지만 최근엔 2페이즈 보스레이드에 난입해서 코어를 탈취하는 사건까지 있었으니까···.


.

.

.


강신휘가 고개를 흔들어 상념을 털어냈다.

그의 앞에 여전히 굳은 얼굴을 하고 있는 마진구가 눈에 들어왔다.


당시 마진구는 온건파의 선봉에서 전투를 치뤘고 생추어리에 의해 많은 동료를 잃었다.

생추어리라는 이름만 들어도 치를 떠는 인물.

그가 바로 마진구였다.


"거, 얼굴 좀 풀게. 안 그래도 범죄상인데 인상까지 쓰면 어쩌나."


강신휘가 짐짓 너스레를 떨며 말했다.

그의 말에 마진구가 민망한 듯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저도 모르게 그만."

"뭐 죄송까지. 그나저나 놈들하고는 관련이 없다 이 말이지?"


만의 하나라는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순 없지만 마진구가 판단하기에 적어도 주강훈과 생추어리는 관련이 없어보였다.

놈들이 귀하디 귀한 코어를 등외급 헌터에게 사용했을 가능성은 없을테니까···.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그래도 혹시 몰라서 일단 제 팀에 배정해서 지켜 볼 생각입니다."

"좋은 생각이네. 특이케이스니까 잘 지켜봐."


강신휘가 이젠 다 식어버린 차를 한입에 털어 넣고서 말했다.


"다음 이야기를 해볼까?"


마진구의 눈이 번뜩였다.

그런 그를 보며 강신휘가 재밌다는 듯 킬킬 웃어보였다.


"그래, 뭐가 궁금한데?"

"사유성 그놈이 왜 오키나와 레이드 공대장입니까?"


단도직입적인 질문.

강신휘가 어깨를 한 번 으쓱하며 대답했다.


"글쎄? 일본에서 먼저 요청 한 일이라서 나한테 따져봐야···."


말끝을 흐리는 강신휘를 보며 마진구가 고개를 갸우뚱했다.


"일본에서요? 일본에도 상급 헌터들이 많지 않습니까. 대체 왜···?"

"원래 오키나와 게이트 공대장이 누구였더라. 시바라? 아닌데? 시...뭐였지?"

"시마다."

"아, 그래 시마다. 걔도 랭커지?"

"19위입니다."


보통 자국에서 발생한 게이트의 경우 해당 국가의 헌터가 공대장이 되어 보스를 잡는 것이 관례.

단독으로 해결이 힘들거나 상성이 좋지 않을 경우 타국 헌터에게 지원을 요청하는 경우가 간혹 있긴 했지만 흔치는 않았다.


오키나와 게이트는 딱히 상성문제도 없고 일본 단독으로 해결하기에도 충분하다는 정보가 있었는데 갑작스럽게 공대장이 변경 된 경우였다.


"시마다가 사유성에게 먼저 연락을 했다더군. 둘이 제법 친분이 있는 모양이야."

"······."


단지 친분이 있다고 레이드 공대장을 대신 해달라 부탁했다고?

마진구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자세한 내막은 모르겠지만 짐작하기로는···."


그렇지, 역시 다른 이유가 있구나.

마진구가 강신휘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지금 공략중인 시즈오카 게이트 보스 토벌이 쉽지 않은 모양이야."


시즈오카 게이트.

일본의 또 다른 A급 헌터. 미야모토가 공대장으로 공략중이었다.

거의 토벌 막바지라 들었는데?


"시즈오카 게이트 보스가 잡힐만하면 기가 막히게 도망을 잘 간다더군."

"······."

"보스 토벌이 안되니까 마물들이 자꾸 외부로 기어나오고 그것 때문에 행정력 낭비가 심한가봐. 더군다나 시즈오카는 도쿄하고 가까워서 위험하기도 하고."

"시마다가 시즈오카 게이트로 가는 겁니까?"

"그래. 그쪽으로 지원가는 것 같네."


마진구가 고개를 끄덕였다.

어느정도 납득이 된 모양.


"일본 협회에서 정식으로 요청이 왔네. 그래서 어제 사유성하고 만났고."

"한국이 얻는 이득은 뭡니까?"


타국의 헌터가 대신 보스레이드를 한다해도 드랍되는 코어는 해당 국가가 소유하기로 협정이 되어 있는 상태.

무상으로 보스만 잡아주는 건 아닐테고···.


"오키나와 게이트 부산물 채굴권 2년."

"······!"

"그리고 채굴된 부산물 운송비도 전액 일본에서 부담."

"···나쁘지 않군요."


나쁘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제법 괜찮은 조건이었다.


"이 정도는 받아야지. 사유성 정도면 하이랭커인데."


사유성을 칭찬하는 말에 마진구의 인상이 구겨졌다.

그리고 그런 그를 보며 강신휘가 물었다.


"그보다 둘은 왜 그렇게 서로를 싫어하는 건가?"


사유성이나 마진구나 상대의 이름만 나오면 질색팔색했다.

아니지, 사유성은 딱히 신경쓰는 것 같지 않은데 마진구 혼자 그러는 걸지도.


"둘이 같은 스승 밑에서 수련한 동문이라고 들었는데?"


마진구의 얼굴이 더욱더 구겨졌다.


"배신자 새끼랑은 동문 안 합니다."


뭔가 많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듯한 마진구의 말.

둘의 사연이 궁금했지만 마진구가 딱히 말하고 싶어하는 눈치가 아니라서 강신휘도 더 캐묻지는 않았다.


할 이야기가 모두 끝났는지 마진구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음, 수고하시게."

"아, 협회장님."


문 밖으로 나서려던 마진구가 뭔가 생각난 듯 등을 돌려 강신휘를 불렀다.


"···응? 왜? 할 말이 남았나?"

"오키나와 게이트가 어디로 연결됩니까?"


그의 질문에 강신휘가 기억을 떠올리는 듯 눈알을 몇 번 굴리고선 이내 입을 열었다.


"뭐라고 했더라? 고블린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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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고블린 숲 - 1 24.08.29 191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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