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사특성 받고 신화급 헌터가 되었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새글

아사니
작품등록일 :
2024.08.15 16:54
최근연재일 :
2024.09.17 14:36
연재수 :
24 회
조회수 :
4,640
추천수 :
112
글자수 :
134,170

작성
24.09.07 10:13
조회
117
추천
5
글자
12쪽

선택받은 자

DUMMY

어이가 없어서 할 말을 잃었다.

유명만화 속 대사를 내뱉고선 즐거운 듯 웃고 있는 천태호.

그 말이 다시 떠올랐다.


- 각성자는 죄다 미쳤거나 제정신인 척 하는 미친놈들 뿐이다.


음, 역시 본질을 꿰뚫는 명언이야.


아무튼.

나는 지금 이 사람이 하는 말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다.


동료라니. GT길드로 들어오라는 소린가?

그건 아닌데? 분명 조금 전 마진구에게 길드영입은 하지 않겠다고 했잖아.

내가 머뭇거리자 천태호가 말했다.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한 번 보여주는 게 낫지."


그렇게 말하고선 갑자기 시험장 가운데로 걸어가는 천태호.


'보여줘? 뭘?'


어느새 중앙에 자리를 잡은 천태호가 나를 보며 씨익 웃었다.


"잘 봐라. 이게 바로 내가 신에게 받은 힘이다."


그리고선 허리춤으로 손을 가져가더니 검 손잡이를 움켜쥐었다.


스릉─.


곧이어 검집에서 뽑혀나온 검 한 자루.

천태호의 이름 만큼이나 유명한 그의 애병 미스틸테인.

그 검이 시리도록 푸른 빛을 내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천태호가 잠시 눈을 감고 정신을 집중했다.

그러자 검명과 함께 미스틸테인에서 빛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우우우웅─!!!


점점 크기를 더해가며 찬연히 빛나는 성스러운 기운.


"······!"


눈부신 빛에 이러다가 눈이 멀지 않을까 싶은 걱정이 들 때 쯤이었다.

천태호가 눈을 부릅뜨더니 그와 동시에 검을 휘둘렀다.


후─웅─!


거대한 무언가 공기를 가르는 소리가 들려오고.

그 뒤를 이어.


쿠구궁─콰아아앙─!


고막을 찢는듯한 굉음과 함께 시험장 중앙에 거대한 골이 아로새겨졌다.

마치 신화 속 거인이 할퀴고 지나간 것 같은 모습.


"······!!!"


놀란 토끼눈으로 파괴의 현장을 바라보았다.

자신이 벌인 일을 만족스럽다는 듯 흐뭇하게 지켜보던 천태호.

그가 어깨를 젖히며 가슴을 앞으로 쭉 내밀고선 득의양양하게 말했다.


"잘 봤지? 이게 바로 내 고유 속성인 성(聖)속성과 신의 힘을 결합한 스킬, 이름하야 '발두르 참(斬)'이다. "


으응? 뭔 참이요?


"···그거 기술 이름은 본인이 지은 겁니까. 아니면 시스템 자동등록입니까."

"당연히 내가 지었지. 멋지지 않나?"


아, 멋있지. 멋있었는데.

기술 쓰기 전 이펙트랑 위력까지는 진짜 끝내줬는데.

근데 기술명이 그 멋짐을 다 까먹었네.


그나저나 발두르라···.

그게 천태호를 선택한 신...아니지, 관리자의 이름인가?

나중에 사도들한테 한 번 물어봐야겠다.


여하튼.


'세긴 뒤지게 세네.'


넓은 시험장 한가운데에 만들어진 거대한 흔적.

아몬의 불도 충분히 강하다 생각했는데 이건 아예 급이 달랐다.

세계최강이라는 호칭이 허울은 아니란 말이군.


머릿속으로 사도들과 천태호가 싸우면 어떻게 될지 상상을 해 보았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아직은 무리.'


쩝, 얼른 강해지던지 해야지.

사도들이 고블린 숲에서 사신길드원들 때려잡는 거 보고 '우리, 생각보다 더 강할지도?' 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천태호가 보여준 기술을 보니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였다.


철컥─


천태호가 검을 검집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내 앞으로 다가와서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게이트 쇼크 2페이즈가 시작되고 얼마 후였다."


2페이즈 시작 때라면 대략 2년전 쯤인가.


"갑자기 머릿속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처음엔 환청이라 생각했지. 마물과 싸우다가 내가 미쳐버린 건 아닌가 싶었거든."


천하의 천태호도 그런 생각을 하긴 하는구나.

헌터들 중 제법 많은수가 정신적 문제를 호소한다.

낯선 환경에서 마물들과 목숨을 걸고 싸우다보니 아무래도 그럴수밖에···.


"무시하려고 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목소리가 점점 뚜렸해 지더군. 그 목소리가 내게 한 말이 뭔지 아나?"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뭐라고 했는데요?"

"나를 받아들여라."

"······."


관리자 녀석들···멘트가 진부하구만.


"그리고 그런 식으로 목소리를 들은 사람은 나 하나가 아니었다."


하나가 아니라고?

관리자의 선택을 받은 각성자들이 더 있다고?

천태호가 내 눈을 보고 말했다.


"너도 그 목소리를 들었을테지."


대뜸 착각당했다. 신의 목소리를 들은 각성자로.


잘은 모르겠지만 선택을 받은 각성자들끼리는 서로 알아 볼 수 있나 본데···.

나와 천태호가 서로에게 느꼈던 동질감.

아마 그 느낌으로 서로를 알아보는 게 아닐까.


하지만 느낌으로만 '아, 저 녀석도 선택 받았구나.' 라고 생각할 뿐.

정확하게 어떤 관리자의 선택을 받은 건지는 구분이 불가능 한 것 같았다.

그러니까 천태호가 이런 오해를 하고 있는 거겠지.


'···그건 그나마 다행이네.'


불사왕은 관리자들과 싸웠던 숙적.

내가 불사왕의 계승자라는 걸 관리자들이 눈치챈다면 문제가 생길 수도 있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그런 낌새는 보이지 않았다.

시스템의 안배 덕분인지 아니면 불사왕이 시스템에 무슨 짓을 해 놓은 건지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일단은 얘기를 더 들어 볼까.


"그럼 조금 전에 말한 그 동료들이라는 게?"


천태호 외에도 관리자의 선택받은 각성자들.

그들은 누구고 몇 명이나 되는 걸까.


"현재 인원은 5명, 네가 합류한다면 6명이 되겠군."

"······!"


생각보다 많은 인원에 살짝 놀랐다.

5명이라니.

관리자들이 권속으로 선발하는 각성자는 각 차원이나 시대에서 손에 꼽힐 정도의 강자들이라고 했는데?

천태호야 두말할 것도 없지만 나머지 네 명은 대체 누구지?

이어지는 천태호의 말.


"전부 S급 헌터들이다."


으음, 역시나군.


"······."


어? 잠깐만, 그런 사람들 사이에 나를 넣겠다고?


"저기, 그, 다른 동료라는 분들이 동의할까요?"

"아 괜찮아, 괜찮아. 내가 말해둘게."


아니, 내가 안 괜찮은데?

옆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던 강신휘가 떨떠름한 얼굴의 나를 보더니 안심하라는 듯 말했다.


"걱정말게. 저 팀의 가입 조건은 강함의 정도가 아니니까."


강신휘도 천태호가 말한 저 모임의 존재를 알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것도 꽤나 자세히.


천태호가 말했다.


"신의 선택을 받은 각성자들의 모임. 통칭 어스가드(Earth Guard). 그게 이 단체의 이름이다."

"···그 이름도 직접 지으신겁니까?"

"당연히 내가 지었지. 어때?"


아니, 그 동료라는 사람들이 저런 이름을 동의했다고?

그냥 지구방위대잖아. 무슨 후뢰쉬맨이야?

마침 인원도 5명인 게 딱 맞네. 혹시···.


"설마 그 5명이 남자 셋에 여자 둘은 아니겠죠."

"응? 그걸 네가 어떻게 알지?"

"······."


성비는 그럴수도 있다 치자.

그래도 서로 부를 때 빨강, 파랑 뭐 그런 색깔로 부르진 않겠지?


"보안을 위해서 부를 땐 서로 코드명으로 부르고 있다. 내가 바로 어스가드의 리더. 더 레드(Red)다."


아니 진짜. 어쩜 이러지?


"뭐냐, 그 눈빛은?"


앗, 경멸의 감정이 그대로 얼굴로 드러났나 보다.

은근슬쩍 화제를 돌렸다.


"그럼 혹시 협회장님도 어스가드의 멤버인가요?"


강신휘가 웃으며 대답했다.


"나는 선택받은 자는 아니야. 대충 후원자이자 조력자라고 해두지."

"······."


후뢰시맨에도 그런 존재가 있지.

무슨무슨 박사였는데···.


"어, 그러니까 그 지구방위대···아니아니, 어스가드가 하는 일은 뭔가요?"


내 질문에 천태호가 입을 떼려는데 강신휘가 손을 들어 그의 말을 막았다.


"그것에 대한 설명은 내가 하는 게 낫겠네."


뭐지, 무슨 대단한 이야기를 하려고 이렇게 무게를 잡지?


"생추어리에 대해서는 알고 있겠지?"


또 다시 등장한 그 이름.


"네, 뭐 대충은요. 극단주의 파시스트 각성자들 아닙니까."

"크흠, 그 정도면 잘 알고 있구만. 그렇게 표현하는 걸 보니 확실히 그 쪽 첩자는 아니군."


뭐야, 아직도 의심을 하고 있었어?

살짝 기분이 나빠지려 하는데?

그런 내 기분을 아는지 모르는지 강신휘가 하던 말을 계속 이어갔다.


"신의 선택받은 자들은 이쪽에만 있는 게 아니야. 생추어리에도 있지."

"······!"


그의 말에 순간 머리가 띵해졌다.

아, 그렇구나. 거기도 따지고 보면 각성자 연합이었지?


헌터협회니 생추어리니 사상나누고 편가르고 싸우는 건 인간의 기준일 뿐.

신, 그러니까 관리자들이 볼 땐 그딴 건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단지 어떤 녀석이 더 권속으로 삼기 좋은 녀석인가만 볼 뿐.


랭킹이란 것도 협회에 등록되서 양지에 활동하는 헌터들을 기준으로 매긴 것.

그 랭킹 안에 생추어리 녀석들은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

어쩌면 그곳에 천태호같은 녀석이 있을 수도 있다는 말.


'그것까진 생각을 못했네.'


"2페이즈가 열리고 신의 선택을 받은 자들이 나타나면서 생추어리 놈들이 코어를 노리기 시작했네."

"코어? 게이트 코어요? 그걸 왜요?"


내가 반문하자 옆에서 듣고 있던 천태호가 불쑥 끼어들었다.


"게이트 코어를 다른 이름으로 뭐라고 부르는지 아나?"

"······?"


당연히 모르지.


"신의 파편이라 부른다. 그곳엔 아주 미약하지만 신들의 권능이 담겨있지."


······뭐?


"하나하나는 미약하지만 모였을 때 그 힘은 상상을 초월한다. 세상을 뒤집어엎을 정도로 말이다."


아니아니, 잠깐만.

그의 말에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하나 씩 정리를 해보자.


애초에 게이트라는 건 시스템이 창조해낸 공간이었다.

그런데 그 게이트 안에 있는 코어에 신···아니, 관리자의 권능이 담겨있다고?


"······아!?"


순간 번뜩하고 이시스가 했던 말이 뇌리를 스쳐 지나갔다.


애초에 시스템이 만들어진 계기.

관리자들의 경쟁을 오롯이 공정하게 진행하는 심판.

처음 시스템을 만들 때 모든 관리자의 권능을 조금씩 나눠서 시스템에 넣었다고 했었다.


그리고 지금 천태호가 하는 말이 사실이라면···.

시스템이 게이트를 만들면서 코어에 그들에게 받은 권능을 섞어 넣었다는 뜻.


마진구가 내게 했던 말.


- 코어를 통해 스킬이나 마력을 얻을 수 있다.


아아, 그래. 이제 알겠다.

코어의 역할이 그거였구나.

각성자들을 성장시키는 핵심소재.

관리자의 권능이 섞여있는 파편이었군.


그런데 그걸 생추어리 놈들이 노리고 있다고?


강신휘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코어에 담긴 힘. 놈들은 그 힘으로 세상을 지배하려고 하고 있네."


으음, 전형적이고 클리셰적인 악당의 모습이로군.

생추어리는 처음부터 자신들이 신에게 선택받은 존재라 하며 인류위에 군림하려고 했던 녀석들이었다.


그런데 진짜로 신의 목소리를 듣게 되었고 이제는 그들의 힘이 담긴 코어까지 노리고 있단 말이지?

그리고 헌터협회와 이 지구방위대 멤버들께선 그런 생추어리의 행동을 막으려고 하는 중이고?


댁들이 신이라 믿고있는 존재들.

'그건 사실 신이 아닙니다' 라고 말하면 이 사람들이 믿을까?


솔직히 말하면 짜증이 났다.

각성자들은 관리자 놈들의 게임판 위에서 움직이는 말일 뿐.

인류는 그것도 모르고 서로 치고박고 싸우는 중이고.


불사왕과 사도들도 이런 기분이었으려나.

그러니까 자유니 혁명이니 하면서 관리자들과 싸웠겠지?


어쨌건 내가 생추어리와 관련이 있다는 의심은 벗은 것 같다.

그런데 이젠 나도 신의 선택받은 자라고 오해를 당한 상황.


"그럼 저는 앞으로 뭘 어떻게 하면 됩니까?"


내 질문에 천태호와 강신휘가 눈빛을 교환했다.

잠시 침묵이 흐르고.

이윽고 강신휘가 은근한 말투로 내게 말했다.


"자네···거짓말 좀 잘 하는 편인가?"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불사특성 받고 신화급 헌터가 되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제목변경 합니다. 24.09.03 103 0 -
24 습격 NEW +1 12시간 전 44 2 14쪽
23 권능해금 24.09.16 59 3 12쪽
22 코어 24.09.12 75 2 13쪽
21 생추어리 24.09.11 107 4 12쪽
20 시스템과 불사왕 24.09.09 109 3 12쪽
» 선택받은 자 24.09.07 118 5 12쪽
18 너 내 동료가 돼라 24.09.06 122 5 10쪽
17 랭커로 만들어 주마 24.09.04 134 4 12쪽
16 마진구의 테스트 24.09.03 138 5 12쪽
15 크고 튼튼한 우산 24.09.02 151 5 12쪽
14 고블린 숲 - 3 24.08.31 154 5 13쪽
13 고블린 숲 - 2 24.08.30 164 4 13쪽
12 고블린 숲 - 1 24.08.29 191 5 12쪽
11 네번째 사도 24.08.28 197 4 14쪽
10 불사왕의 선물 24.08.27 209 6 12쪽
9 관리자, 게이트, 시스템, 각성자 24.08.26 221 5 11쪽
8 헌터협회 24.08.25 238 5 12쪽
7 세번째 사도 24.08.24 252 4 13쪽
6 두번째 사도 24.08.23 247 4 12쪽
5 비밀게이트 +1 24.08.22 292 4 15쪽
4 스카웃제의 24.08.21 310 6 12쪽
3 승급심사 24.08.20 329 5 13쪽
2 부활 24.08.20 356 7 12쪽
1 등외(等外)급 헌터 24.08.19 422 10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