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세계의 초월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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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4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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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화

DUMMY

탈레스는 얼이 빠진 채 그냥 지켜보았다.

마찬가지로 포효에 겁을 먹고 엎어졌던 2왕자의 부대는 싸우는 족족 썰려 나갔다.

그냥 보기에도 북서쪽 방면의 2왕자 군대는 전부 경장갑, 아니 장갑도 아니다.

거의 옷이고 그나마 나은 부대가 사슬과 가죽 갑옷이었다.


반면 리자드맨들은 중무장하고 있었다.

탈레스가 보기엔 기괴하기 짝이 없었다.

두발로 딛고 선 도마뱀들이 칼과 방패, 창, 도끼 등을 들고 갑옷까지 껴입었으니까.


“와. 진짜 판타지 같네.”


탈레스는 입을 다물지 못한 채 감탄했다.

인간 크기부터 고릴라 정도의 크기까지, 상당히 다양한 리자드맨이 있었는데 이 중에서도 처음에 포효한 놈, 그놈은 정말로 눈에 띄었다.


놈이 탄 거대 도마뱀이 꼬리를 휘두를 때마다 사람이 여럿 날아다녔고, 입으론 둘, 셋씩 씹어먹었으니까.

그 위에 탄 놈은 크고 긴 칼을 들고 있었는데, 뛰어내렸다 올라탔다 반복하면서 여럿을 썰었다.

무슨 종이 베듯, 사람을 가볍게 해치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콰콰쾅 - !


그때였다.

지축을 흔드는 소리와 함께 린벡 언덕 위에서 여러 발의 화염구가 날아들었다.

남과 동쪽이 아닌 이 북과 서쪽 방면으로.


탈레스는 헬리오스 대포라 불리는 게 왜 쓰기 어렵다고 하는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린벡에서 쏘아진 화염구는 손에 모래를 쥐고 뿌린 것처럼 퍼져서, 거리도 일정하지 않게 날아갔다.

불덩어리 구체 하나하나가 모두 작은 건물만 했고.

그리고 그 하나가 터질 때 엄청난 폭발과 불길이 치솟으며 리자드맨 수십이 하늘로 치솟았다.


‘미쳤네. 저거 2개 있으면 막을 수 있단 게 허언이 아니었네.’


탈레스는 진심으로 감탄했다.

단 한 번 발사했을 뿐인데, 터져나가고 죽은 리자드맨의 수가 수백은 될 것 같았으니까.

다만 재장전에 시간이 걸리는 지, 다음 발사는 없었고 대신 제논의 말이 크게 들려왔다.


“탈레스! 당장 전장에 진입해서 리자드맨을 죽이게! 2왕자와는 임시 동맹일세!”


갑작스러운 작전 변경에도 탈레스는 신속히 임무를 수행했다.

그는 호흡을 한 번 가다듬고는 리자드맨의 한가운데로 발돋움했다.


쿠 – 아 – 앙 - !


거대한 충돌음과 함께 대지에서 떨어져 나온 젖은 흙이 하늘 높이 퍼졌다.

일대가 뿌옇게 뒤덮였고 탈레스가 떨어진 자리는 바닥이 꺼졌다.

그리고 하나의 인영이 날아올랐고.


“이 도마뱀 새끼들아! 한 판 뜨자!”


뛰어오른 탈레스는 공중에서 스크롤을 찢었다.

차가운 빛이 새어 나오더니 일대에 퍼져나갔다.


쩌 – 쩌 – 쩍.


탈레스를 중심으로 새하얀 기운이 퍼져나가며 닿은 모든 걸 얼렸다.

도마뱀이 피부에 머금은 수분조차도.


“죽이네. 근데 얼음 바닥에서 난 어떻게 싸우라고?”


탈레스는 감탄과 함께 미끄러지며 말했다.

바닥은 미끌미끌했고, 그나마 스톤 스킨의 돌가루가 도움이 되긴 했지만, 강하게 바닥을 딛고 나갈 정도는 되지 못했다.


다만 근방에 얼어있는 적을 죽이는 건 쉬웠다.

얼음이라 아플 것 같아 쫄았는데, 너클 낀 탈레스의 주먹이 더 강했다.


퍽퍽 소리와 함께 얼음이 깨지며 리자드맨이 부서져 나갔다.

대략 스무 마리쯤 부셨을까, 얼지 않은 리자드맨 하나가 탈레스에게 달려왔다.


“이 새끼들은 안 미끄러지네?”


탈레스는 발톱으로 얼음을 찍으며 달려오는 리자드맨을 보며 말했다.

이들은 저번에 보았던 개구리 인간과는 비교도 되지 않게 더 강해 보였다.

실제로도 그랬고.


깡 -


금속의 마찰음과 함께 한 리자드맨의 칼과 탈레스가 급히 꺼내든 새 검과 부딪쳤다.

처음에 포효한 놈이었다.


“시발!”


탈레스는 무릎이 굽혀지며 외쳤다.

인간의 두 배는 될 것 같은 덩치의 놈은, 완력이 상당했다.

지금까지 힘으로 밀린 적이 없는 탈레스가 단 한 번 칼끼리 부딪쳤을 뿐인데, 완력을 견디지 못해 한쪽 무릎이 꿇렸으니까.


“넌 뭐야. 그때 뱀새끼랑 동족이냐?”


탈레스는 날이 갈려 부러질 위기에 처한 스파타 모양의 검을 놈에게 내던지며 말했다.

그리곤 주먹을 휘둘렀고.


깡 -


또 금속 마찰음이 울려 퍼졌다.

탈레스의 너클과 도마뱀 새끼의 방패가 부딪치는 소리였다.


이번엔 도마뱀도 놀랐는지, 발을 물렸고 탈레스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는 곧장, 카이우스에게 배웠던 태클을 시행했다.

몸으로 깨지며 배운 그 태클을.

주먹을 먼저 날려서 가드를 위로 들게 만든 뒤, 몸을 숙이며 빠르게 넘어뜨리기.


쿵 -


육중한 충돌음과 함께 도마뱀 새끼가 뒤로 넘어졌다.

탈레스는 팔꿈치를 세워 놈의 머리를 찍음과 동시에 도마뱀의 배로 추정되는 위치로 하체를 놓고 상체는 위로 들었다.


“끝이다. 시벌 새끼야. 내가 로우힐의 오함마였어!”


단 한방.

두 번을 넘기는 경우가 없었던 탈레스의 주먹.

그 강철의 주먹이 도마뱀의 대가리로 향했다.


부 – 웅


파공음과 함께 거대한 꼬리가 날아들었다.

놀란 탈레스는 그 꼬리를 뛰어서 안았고.


“야이, 개새끼들아. 치사하게 협공이냐.”


저기 엎어진 리자드맨이 타고 다니던 거대한 도마뱀이었다.

그 큰 놈은 자기 꼬리도 물려는지, 매달린 탈레스를 향해 입을 벌렸다.


“이 미친 새끼!”


탈레스는 급하게 꼬리를 놓았다.


콰 – 직.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거대 도마뱀의 꼬리가 뜯겨나갔다.

자기의 치악력에 의해.

동시에 바닥에 떨어진 탈레스에게 큰 칼 하나가 날아왔다.


“시발, 하나씩 덤벼.”


탈레스는 엎어지면서도 팔을 들어서 칼날이 얼굴에 떨어지는 걸 막았다.


“흐흐. 오랜만이네. 이 감촉.”


탈레스는 뜯겨나가서 너덜너덜해진 자기 팔을 보며 말했다.

어찌나 세게 쳤는지, 손과 팔꿈치 사이의 피부라고는 다 떨어져 나간 것 같았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신경까지 끊겼는지 손을 쓸 수가 없고 고통은 몰려왔고.


“시발, 발로도 되나?”


탈레스는 혀를 씹고 피를 마신 뒤, 엄지발가락으로 룬문자를 그렸다.


ᛒ -


빛이 퍼져나가며 탈레스의 몸을 휘감았다.

리자드맨은 빛에 놀랐는지, 빠르게 뒤로 빠졌고.


“넌 내가 발로해도 이긴다.”


탈레스는 발가락으로도 마법이 써지는 걸 보며 안심하며 말했다.

치유의 기운은 빠르게 퍼져나갔으나 시간이 좀 필요했다.

혈관과 신경이 이어지고 새로운 살이 돋기까진.


하지만 저놈은 시간을 줄 생각이 없어 보였다.

잠시 놀라 빠졌다가 다시 뛰어왔으니까.

탈레스는 다시 한쪽의 발가락을 들어 룬문자를 허공에 새겼다.


ᚱ -


바람이 몸을 휘감았고 활력이 전신에 샘솟았다.

탈레스는 강하게 땅을 박찼다.

놈의 공격을 회피하기 위해.


“어 – 라?”


탈레스는 놀라움에 반사적으로 말을 내뱉었다.

아무리 세게 땅을 박찼다지만, 너무 높이 올랐기에.

완전 하늘을 나는 수준이었다.


‘아, 스톤 스킨이랑 중량 증가가 풀렸었구나. 어쩐지 잘 베이고 몸도 잘 움직이더라.’


그는 자기 능력에 감탄하며 언젠가 영화에서 보았던, 그런 주인공을 흉내 내며 몸을 땅으로 향했다.

오른 주먹을 바닥으로 향했고.


“이것이 나의 극의(極意)다!”


슈퍼맨, 여래신장 등 여러 가지를 놓고 고민하다 드디어 정한 자세와 이름이었다.

두 번째라 그런지 별로 무섭지도 않았고 전신에 활력이 샘솟아 투지도 넘쳐흘렀다.


콰 – 앙 - !


큰 충격음과 함께 얼음이 완전히 박살 났다.

자그마한 돌부터 시작해서 대지를 뒤덮던 일부가 하늘 높이 날았다.


“이것이 로우힐의 오함마니라.”


탈레스는 뼈까지 박살 난 오른팔을 덜렁거리며 일어섰다.

피부가 다 돋아나진 않았지만, 움직임은 가능해진 왼팔로 룬문자를 쓰면서.


ᛒ -


푸른 빛의 글자가 사라지며 청량한 기운이 몸을 휘감았다.

군데군데 금이 가고 부러진 오른팔의 뼈가 천천히 재생되고 있었다.


!


완전히 박살 난 거대한 도마뱀의 뒤에서 포효가 들려왔다.

탈레스는 자기도 모르게 몸을 움츠렸다.

귀를 막으며.


“윽. 저놈 살아있었나.”


탈레스의 의문 섞인 말과 함께 거대 도마뱀의 부서진 시체에서 놈이 솟아올랐다.

핏물을 잔뜩 덮어쓴 채로.


말을 알아들을 순 없었지만, 굉장히 분노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눈은 번들거리며 붉게 빛났고, 눈매는 더 날카로워졌다.


길고 거대한 검날이 날아들었고, 탈레스는 어쩔 수 없이 빠르게 빠졌다.

지금 저걸 막을 수단이 전혀 없었기에.

저 칼이 어떻게 된 건진 몰라도, 굉장히 단단해서 서임식에서 받은, 꽤 좋다는 검도 단 방에 부수고 그 튼튼한 탈레스의 피부도 한 번에 짓이겼으니까.


“에라. 2차전 가자. 나도 기술 있어.”


ᚱ -


탈레스는 그나마 멀쩡한 왼손으로 룬문자를 다시 새겼다.

바람이 몸을 휘감았고, 빨라진 스텝으로 놈의 공격을 회피했다.

그리고 한 번 회피할 때마다 크게 움직여 빠졌고, 보이는 족족 주변의 무기를 주었다.


“이것이 나의 제2식(式), 만천화우(滿天花雨)!”


탈레스는 그냥 손에 잡히는 걸 죄다 던지며 외쳤다.

작은 돌부터 적이 쓰던 도끼와 칼까지.

갖가지의 물건이 리자드맨, 저놈들 대장으로 보이는 놈에게 날아갔다.


리자드맨의 피부는 붉게 물들어 갔다.

정말로, 무협에 나오는 무공처럼 날아드는 모든 게 정밀하게 심장과 머리, 고간 이 세 부위만 노렸으니까.

아무리 방패로 막으려 들어도 비어있는 부위가 없을 순 없었고 탈레스의 완력은 강력한 리자드맨의 육체를 찢어버렸으니까.


“야, 시발. 역시 원거리가 좋은데. 뭘 고를 땐 짤짤이 캐를 해야 해. 무식하게 근접하니까 맨날 다치지.”


탈레스는 리자드맨의 공격을 또 멀리 피하며 외쳤다.

이번에 피하며 주운 건, 아까 거대 도마뱀이 부서지며 나온, 그놈의 뼈 파편이었다.


왼손에 두 개의 뼛조각을 끼우고 동시에 날렸다.

머리와 가랑이, 이 두 부위를 향해서.


깡 -


금속 마찰음과 함께 뼈 하나가 튕겨 날아올랐다.

하나는 머리에 깊게 박혔고.


“나라도...거길 막았을 거야. 이해해. 죽어도 그건 포기할 수 없지.”


탈레스는 손을 내리며 말했다.

머리에 깊숙이 박힌 파편, 멈추지 않고 흘러내리는 피.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 리자드맨 대장.

싸움은 끝났다.


끼루루룩 -


역시나 기괴한 소음이 펼쳐지며 중소형의 많은 리자드맨이 도주하는 게 보였다.

탈레스는 이제 서야 여유가 생겨 주변을 둘러봤는데, 자기 주위엔 포위를 한 채 접근도 하지 않던 리자드맨 무리가 잔뜩 보였다.

북서 방면의 2왕자 군대는 박살 나서 도망친 지 오래고, 린벡은 방어하기 여념 없었다.


‘이 새끼들. 1:1 하라고 일부러 넓게 퍼져서 구경하고 있었나. 싸움에 집중해서 몰랐네.’


탈레스는 침을 삼키며 식은땀을 흘렸다.

모르긴 모르지만, 싸움 중간에 이 많은 리자드맨 무리가 끼어들었으면 분명 필패였을 것이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놈들 싸움을 관전했다.


‘이 새끼들 말을 모르니 뭘 물어볼 수도 없고.’


탈레스는 차분하게 린벡으로 걸어갔다.

북동쪽에서 나타났던 리자드맨 무리가 죄다 도망을 쳤기에 여유는 넘쳤다.

탈레스는 추적하지도 않았다.


언덕에서 린벡을 수호하던 제논은 연신 감탄을 내뱉으며 환호했다.


“역시 초인이군! 전설에나 나올법한 괴물을 적 한복판에서 물리치다니!”

“모두 힘내라! 초인이 우리를 구원하러 온다!”


사방에 쉴 새 없이 마법을 난사하던 제논이 동쪽과 남쪽으로 집중하며 외쳤다.

북쪽과 서쪽은 아예 텅 비었다.


“와우! 진심으로 자넨 괴물일세. 홀로 리자드맨의 대군을 격파하다니. 덕택에 살았군.”


칼은 진심으로 감탄하며 북쪽에서 남쪽으로 달렸다.

전선이 널널해진 덕에 동쪽과 남쪽, 이 두 방면에 집중 가능해졌으니까.


여유가 생긴 제논 역시, 슬슬 입구 방어에 신경 쓰는 대신 헬리오스 포에 좀 더 힘을 쓰기 시작했다.

이들의 감탄과 달리 죽을 뻔한 탈레스는 식은땀을 훔쳤지만.


‘이 새끼들, 왜 그냥 싸우게 둔 거지. 뒤에서 투창만 했어도 위험했을 텐데. 이해가 안 되네.’


2:1은 되고, 다수가 덤비는 건 왜 안 한 건지, 의문을 품으며 탈레스는 나아갔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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