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세계의 초월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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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7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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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화

DUMMY

탈레스는 찜찜한 마음과 함께 잠에 들었다.

나무에 기댄 채 선잠을 청했는데, 불침번이 없어 어쩔 수가 없었다.


‘하. 개 꼴통들만 붙여줬네. 아, 이거 골치 아픈데.’


앞으로의 여정을 생각하면 너무 막막한 나머지 잠도 잘 안 왔다.

뭐가 튀어나올지 알고 보초 하나 없이 그냥 잘 수 있단 말인가.

여긴 남부의 거대 생물들이 즐비한 울창한 숲이란 말이다.


아니나 다를까, 정체불명의 적이 야습을 가해왔다.

조잡한 무기를 지닌 무리였는데, 파충류를 닮은 외모와 울음소리는 작은 리자드맨으로 보였다.


“적 습격이다. 전원 기상! 반격 준비해!”


탈레스는 금속음을 듣자마자 빠르게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그리고 긴 칼을 뽑아 들었고.

그리고 처음 이야기 해둔 대로 위로우의 앞에 서며 적을 막아서려 했다.


계획대로 잘 안되었지만.


“이 꼴통 년들아! 뭐가 있는 줄 알고 막 튀어 나가냐! 자리 지키라고!”


탈레스는 자신에게 달려드는 작은 리자드맨 무리를 베며 말했다.

그 사이 이트사는 나무 사이를 날렵하게 밟고 뛰어다니며 그들을 사냥했고, 위로우는 탈레스에게 방해 된다고 말하며 돌벽 사이에 숨어 돌맹이 같은 걸 계속 날렸다.

그리고 바바라는 적을 부수고 죽이며 계속 어디론가 전진했고.


“이 시발, 정상이 없어. 정상이.”


탈레스는 분을 삼키며 말했다.

이트사는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도 않고, 바바라는 고함을 마구 치면서 적만 보고 쫓아다녔다.

남부의 거대 생물을 함부로 끌어들이지 않기 위해 큰 소리나 피 냄새는 조심 하는 게 상식인데.

마지막으로 위로우는 돌벽에 숨어 보조조차 안 했다.

그냥 자기 근처에 오는 적만 공격할 뿐.


탈레스는 일단 위로우 주변의 무리를 쓸어 버린 뒤, 바바라의 무지성 돌진을 막기 위해 그녀에게로 달렸다.

적 숫자도 상당하고 어두워서 시야도 좁은데, 너무 멀리 나가면 위험했다.

이미 보이지 않을 만큼 가긴 했지만.


“바바라! 같이 움직여야 해! 적이 얼마만큼 더 있는지, 어떤 적인지 모르는데 함부로 나가지 말라고!”


탈레스는 돌진 룬을 새기며 달렸고, 바바라에게 합세해서 적을 휩쓸었다.

얼마 되지 않아 작은 리자드맨들은 모조리 도망쳤는데, 바바라는 거대 망치를 들고 남김없이 쓸어버리기 위해 추격했다.

탈레스는 그걸 막느라 쓸데없이 힘을 소비했고.


“죽.인.다.”


바바라의 의지는 확고했고 탈레스 역시 마찬가지였다.


“불가. 쓸데없는 추격은 금지야. 지금 어두운 데다 피 냄새도 짙어서 이상한 게 꼬일 수도 있어. 빨리 이동해야 해.”


탈레스는 지극히 상식적이라 생각하고 말을 건넸지만 통하지 않았다.

바바라는 탈레스를 한 번 가리키고 자신을 한 번 가리키더니 들고 있던 무기를 던지고는 주먹을 들었다.


“하. 시발. 돌겠네.”


탈레스는 기가 찬 표정으로 바바라와 다시 한번 난투극을 벌였다.

맨주먹으로 피 튀기는 싸움을.


우선, 다행인 건 바바라가 생각보다 튼튼하단 거였다.

탈세스가 힘 조절 잘못하면 어지간한 인간은 머리통이 다 날아갈 텐데, 그녀는 좀 세게 때려도 멀쩡했다.

기절은 했지만.


“시발. 의견 안 맞을 때마다 이 지랄 해야 하는 거야?”


나쁜 건 서로 생각이 다를 때마다 주먹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거.

탈레스는 쓰러진 바바라를 업고, 무기 두 개를 다 챙겨서 캠프, 그렇게 부르기도 뭐할 정도로 휑한 원래 자리로 돌아왔다.

이트사도 돌아와 있었는데, 털에 피가 가득 묻어 있었다.

그리고 위로우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길도 위험한 곳으로 안내하고, 쓸모없는 짐승 새끼 같으니.”

“난쟁이 똥자루가 목청은 크네. 모가지를 뽑아버려야 자연의 고아함을 맛볼 수 있을 텐데.”


반박하는 이트사와 위로우는 이미 싸우기 직전이었다.

돌창이란 마법은 발사 준비가 완료되어 있었고, 이트사 역시 쌍 단검을 들고 도약하기 직전이었다.

탈레스가 바바라를 집어 던지고 가운데 뛰어들지만 않았다면.


“꼴통 년들아. 당장 이동한다. 피 냄새가 짙어서 괴상한 게 꼬이기 전에.”


탈레스는 기절한 바바라와 가방과 무기 두 개 모두 챙겨 발을 옮겼다.

뒤에 둘은 구시렁거리며 따랐고.


“이트사, 이 근방에 리자드맨이 많나? 앞으로도 이런 습격이 있을 확률이 어느 정도나 되지?”


탈레스는 질문을 던졌고 답을 한 건 위로우였다.


“멍청하긴. 저것들은 코볼트야. 리자드맨과는 다른 종족이라고.”

“저것들은 지하나 광산에 산다고. 재들이 여기에 나타난 건 더 강한 놈이 나타나서 쫓겨난 탓일 거야.”

“그렇다면 자잘한 집단이 여럿 있다는 결론이 나오지. 자주 마주치게 될 거야.”


탈레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성격은 나빠도 역시 제논이 말한 것처럼 지식은 뛰어난 모양이니까.


그렇게 모두가 일정 거리를 벗어난 후, 탈레스는 다시 캠프를 차렸다.

쉬라는 말도 하기 전에 알아서 퍼질러지는 녀석들을 보며 탈레스는 모닥불을 피우고 사냥에 나섰다.


아무래도 식료품이 모자랄 것 같아서.

행군 속도가 느려질수록 소비하는 것도 늘어나니까.

물론 그만 그렇게 생각한 거 같지만.


“아니! 잡아 온 걸로 먹자니까! 말린 음식을 왜 또 먹어. 아껴놔야지!”


깨어난 바바라와 이트사, 그리고 위로우는 탈레스 가방에서 아무렇지 않게 음식을 꺼내 먹고 있었다.

분명 뭘 잡아 올 테니 그거 구워 먹자고 말했음에도.


“돈 많다며? 충분히 준비해 온다고 들었는데.”

“너무 적게 준비한 것 아냐? 플라타이아까진 꽤 걸리는데.”

“적.다.”


셋 모두 한마디씩 거들었다.

탈레스는 황당했고.

팀에서 돈을 각출한 것도 아니고, 당연히 그가 모든 걸 해야 한다는 사고방식 자체가.


어쨌든 말린 음식은 대부분 동났고, 이제부턴 먹는 것도 현지 조달해야 하는 상황이 왔다.

계산 없이 마구 먹어버린 바람에.


탈레스는 화를 참으며 털을 뽑고 고기를 구웠다.

이트사는 자기는 생고기를 좋아한다며 굽기도 전에 반을 떼어가려 했고.

물론 제지당했지만.


“이 망할 놈들아. 3일치 식량 모조리 거덜 냈으면 닥치고 있어.”


탈레스는 화가 난 목소리로 외치고 고기를 구워 혼자 다 먹어버렸다.

뭐, 표정들을 보니 먹을 만큼 먹어 배불러서 끼지 않은 것 같지만.


식사까지 마친 후, 팀은 다시 출발했다.

이트사는 울창한 숲에도 불구하고 가야 할 길을 정확히 제시했고, 모두가 그녀를 따랐다.

그들이 멈춰선 건 야트막한 산 하나가 보일 때쯤이었다.


“자, 이제부턴 선택이야. 앞에 조금 높은 산이 하나 있어.”

“거기에 자연적으로 뚫린 굴이 하나 있는데, 그리 가면 거리는 단축되지, 다만 뭐가 튀어나올지 몰라.”

“또 하나는 산을 돌아가는 건데, 그러면 하루나 이틀 정도 더 걸릴 거야.”


이트사는 등산으로 가는 게 제일 미련하고 오래 걸린다는 말을 추가하며 탈레스를 바라보았다.


“횃불 같은 거 없이 갈 수 있어? 동굴 밝기는 어떤데?”


탈레스는 추가적인 정보를 요구했고, 이트사는 답했다.


“빛을 내는 괴상한 식물이 있어서 그리 어둡진 않아. 다만 일정치 않은 데다 그리 밝진 않아서 이 정도로 시야가 좋진 않아.”


탈레스가 고개를 끄덕이려 할 때, 위로우가 몇 마디 보탰다.


“짐승 새끼가 같은 짐승도 못 알아봐? 그건 동물이야. 식물이 아니라.”

“바다의 발광 해파리가 육지에 올라와서 그렇게 변한 거라고.”

“그러니까 제 자리에 있지 않고 슬금슬금 움직이고, 뭘 사냥해서 먹지.”

“하긴, 짐승 대가리로 뭘 알겠어.”


위로우의 말이 끝나자마자, 이트사는 쌍 단검을 꺼내어 들고 달렸고 탈레스는 앞을 막아서며 공격을 막았다.


깡 -


너클과 단검의 충돌음이 퍼지고, 이트사가 무릎 꿇렸다.

탈레스의 완력에 의해.


“어머. 머리도 없는 게 힘도 약하네. 이래서 고양이 새끼라 부르는가 봐.”


그걸 본 위로우가 조롱했고.

탈레스는 이트사를 놓으며 위로우 머리에 꿀밤을 약하게 먹였다.

세게 때리면 머리통이 날아갈지도 몰라서.


일단 팀 내분을 마무리 지은 탈레스는 갈 길을 골랐다.

가기 전 챙겨야 할 것도 확인했고.


“우린 최대한 짧은 길로 간다. 식량이 얼마 없어. 어떤 미친년들이 죄다 먹어버려서.”

“동굴 안에서 얻을 수 있는 식량, 거기서 사용할 수 있는 밝은 것, 마법이건 횃불이건 가능한 거 전부 나열해 봐.”


탈레스는 이트사와 위로우에게 번갈아 가며 물었고, 답을 들었다.

우선 동굴 안엔 끔찍하게 맛은 없지만 별의별 곤충과 동물이 나오기 때문에 조리만 하면 충분한 식량 조달은 가능했다.


그다음 불빛에 관한 것 역시 괜찮았다.

발광 해파리라 부르는, 원래 바다 생물이지만 육지에 올라와 군집체로 활동하는 것도 있고 옛날에 광산이 있던 곳이라 불만 붙이면 사용할 수 있는 횃불도 여러 개 있을 거라나.

마지막으로 위로우가 좀 약하긴 하지만 라이트란 빛을 내는 마법도 쓸 줄 알았고.


“아까 싸운 코볼트 무리가 저기서 쫓겨나온 애들이겠네. 굴 안에 재네를 쫓아낸 강한 생물이 있을 수도 있어.”

“깊이 파인 광산, 동굴은 위험한 거 알지?”


위로우는 말 몇 마디를 보탰다.

탈레스는 예상 위험을 대충 재어보면서도 빠른 길을 택했고.


“어차피 돌아가도 아까 코볼트 무리나 별 생물들을 다 만날 거야.”

“우리가 사람이 다니는 길로 가는 게 아니다 보니 어쩔 수 없지.”

“그냥 최대한 적게 싸우고 빠르게 간다.”


결정이 떨어지자, 팀원들은 다 같이 움직였다.

서로 불만도 많고, 신뢰도 없었지만, 보상을 위해서라면 뭐든 할 준비가 된 모양이었다.

그리고 탈레스가 꽤 강해서 말 거스르기도 어려웠고.


동굴 입구는 매우 컸다.

인공적으로 형성된 게 아니란 걸 증명하듯, 굴 모양은 일정하지 않고 삐죽삐죽 부서져 있었다.

위로우는 동의하지 않았지만.


“힘으로 부순 거야. 지각변동 같은, 자연현상으로 생긴 굴은 이런 식으로 되지 않아.”

“저기 입구 천장에서부터 일정 부분까지 파인 모양이 같지? 저건 거대용 같은 게 부수고 들어간 흔적이야.”

“모르긴 몰라도 깊은 지하에 건들면 좆될 생물이 잠자고 있을 수도 있어.”


탈레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위로우란 년은 성격이 더러워서 그렇지, 진짜 아는 건 많았다.

주의 깊게 들어 나쁠 건 없어 보였다.

이트사는 동의하지 않는 듯했지만.


“실전 경험은 있니, 아가야? 이 굴은 도적놈들부터 유물 도굴하는 놈들, 고고학자까지.”

“그 많은 인원이 다녀가도 별일 없던 곳이야.”

“머리통이 작아서 그런가, 생각이란 걸 할 줄 모르네. 난쟁이 똥자루다워.”


이트사는 갸르릉 거리며 말했고, 탈레스는 급히 위로우의 입을 막았다.

일단 임무부터 끝내자고, 싸움은 나중에 하라면서.


그리고 팀 전체가 굴 입구로 들어섰다.

탈레스는 깊이 가기 전에 주의를 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길 안내는 이트사가 해. 그리고 싸움이 벌어지면, 다시 한번 이야기하지만 자기 자리 지켜.”

“바바라와 내가 전위에서 적을 베면, 후위에서 위로우가 위험한 적 우선으로 공격, 이트사는 위로우 호위를 우선으로 두되, 가끔 전위 보조하고.”


뭐 말해도 듣는다고 확신할 순 없지만, 일단은 그렇게 다시 새긴 후 발을 옮겼다.

바깥에서 봤을 때 어둡다고 느낀 동굴은 생각보다 밝았다.

밖에서 비치는 빛이 옅어지는 순간에도 발광 해파리란 생물, 한 손에 잡히는 그런 군집체가 여러 개 있어 밝았다.


이끼를 먹고 사는지, 주로 습기 찬 쪽에 붙어 있었고 내는 빛 색깔은 다양했다.

다만 파란색은 파란색끼리, 초록색은 초록색끼리 무슨 종족이 있는 듯, 같은 색깔끼리 붙어 있었다.

다른 색의 발광 해파리와는 거리를 좀 둔 채.


탈레스는 생각보다 밝은 것에 안심하며 이트사의 안내를 따랐다.

사실 제일 걱정했던 게 어두워서 가는 것도 혹시나 벌어질 싸움에 아무것도 못 할 가능성이었으니까.


길도 높고 넓은 동굴이어서 불편한 것이 없었다.

그렇게 남자 하나에, 여자 셋으로 이루어진 팀은 조심스럽게 나아갔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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