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세계의 초월자가 되었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새글

서툰발걸음
작품등록일 :
2024.08.19 23:44
최근연재일 :
2024.09.18 12:15
연재수 :
51 회
조회수 :
3,730
추천수 :
72
글자수 :
279,810

작성
24.09.11 21:25
조회
51
추천
1
글자
12쪽

32화

DUMMY

이올린은 그 의문에 순순히 답해줬다.

미라클교에 원한이 깊은 만큼 들고 있는 정보도 많은 모양이었다.


“종교니까요. 각 종파는 자기들이 추구하는 것에 걸맞게 보상을 약속해요. 당신과 마주쳤던 세일럼파는 영생과 흑마법 능력의 촉진을 약속하죠.”


여기에 덧붙여 ‘새로운 세상’이란 것이 왔을 때 주인으로서, 신세계의 주인 자리도 약속받는다는 이야기를 덧붙였다.


“진짜 사이비 종교네. 그니까 저렇게 목숨 걸고 일하는 게 다음 세상의 삶을 위한 거야?”


탈레스의 질문에 이올린은 고개를 끄덕이며,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대다수가 그것에 휘둘린 것이라 말했다.

저들이 도망간 방법, 사주한 세력은 제논이 왔을 때 다시 의논하기로 하고 이올린은 칼과 탈레스를 이끌고 지하로 내려갔다.

약혼자를 대면하기 위해.


“오랜만이에요.”


이올린은 차갑게 인사했다.

그걸 받은 청년은 눈썹을 찌푸리고 의자에 앉아 있었고.

아담한 키에 작은 손과 발.

그리고 주근깨와 하얀 피부.

그냥 귀엽고 그럭저럭 좀 생긴 애였다.


“추레한 창녀가 출세했군. 명예라곤 없는, 여색만 밝히는 기사와 마법사도 거느리고.”


냉담한 목소리가 거침없이 흘러나왔다.

탈레스는 당황스러운 얼굴을 감추지 못했고, 이올린은 분노한 칼을 제지했다.


“여전하군요. 아직도 아틀란티카인만이 선택받은 인종이라 여기시나요? 당신들만이 유일하게 1시대 사람들의 후손이라고, 그래서 특별하다고 아직도 그렇게 생각하나요?”

“에드거 아틀라스. 당신은 실패했어요. 당신의 군대는, 꿈은 사라졌어요.”

“당신이 지휘해서 끌고 온 축복받은 함대라 불리던, 그 아틀란티카의 전함이 모두 가라앉았다고요.”


이올린은 차갑게 말을 내뱉었고, 에드거라 불린 인물은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옆의 부관으로 보이는 이들은 언제 얻어터졌는지 얼굴이 많이 부어있었고.

탈레스는 그저 멍하게 있었다.

약혼자라길래, 그래도 좀 따뜻한 사이인가 했더니만, 완전히 그냥 앙숙 같아서.


“헬리오스 포대를 장착한 갤리온 급 함선이 전부 침몰했어요. 이해가 잘 안되나 본데, 당신은 도제 자리는커녕, 가문과 도시의 존속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에요.”

“아틀란티카는 이제 평범한 도시가 되어버렸어요. 1시대 유적 위에 지어졌으니 먹고 살기도 좋고, 방어도 괜찮지만, 그게 다죠.”

“당신, 바로 당신이 아틀란티카의 군대를 모조리 몰살당하게 한 바람에. 아주 멋진 지휘였어요. 2시대 유물을 가지고도 하찮은 괴수, 그저 그런 실패작에 밀리다니.”


이올린은 쉴 새 없이 쏘아붙였다.

내막은 모르지만, 뭔가 원한이 있음은 확실했다.


에드거란 인물이 반박은커녕, 머리를 감싸고 부들거리는 모습을 보자, 이올린의 얼굴은 화난 모습 대신에, 평소로 돌아왔다.

그리곤 마지막으로 한 마디 더 던지며 자리를 떴다.


“꽤 많은 금을 싣고 왔더군요. 합당한 보상과 린벡 주민을 돌려받으면 우리의 협상과 만남은 끝이에요.”

“내게 말했었죠? 너 같은 창녀는 쓸만한 도구에 불과하다고. 이젠 내가 그에 대한 답을 해줄 차례네요.”

“아무런 가치가 없어진 당신은 내게 필요 없어요. 우리 약혼은 끝이에요. 아틀란티카에서 꼭 살아남길 바라요.”


탈레스는 이올린의 뒤를 졸졸 따랐다.

폭풍 같은 이야기가 휘몰아쳤지만, 탈레스는 대화를 따라갈 수가 없었다.

그냥 따라다닐 뿐.


“저쪽은 급할거에요. 사령관을 돌려받아야 하니까. 당장 위기는 수습했다지만, 지휘권자가 없어서 의견 대립이 심한 것 같더라고요.”

“키티아경에게 최대한 빠르게 날짜를 잡으라 했으니, 린벡 주민이 돌아오면 부상 치료와 휴식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미리 마련해야 해요.”


말을 마친 이올린은 칼과 탈레스를 이끌고 직접 마을 재건에 나섰다.

잘은 모르지만, 협상이 잘 된 모양이었다.

돌아올 주민에 대한 준비하는 거 보면.


탈레스가 할 일은 단순했다.

나무와 돌, 이 두 가지를 부수고 박고, 치우고.

비와 추위를 피할 공간을 다시 만드는 것이었다.

방어한다고 거점, 회관 주위의 건물을 죄다 돌격 방지용 말뚝으로 바꾸어버렸으니까.


이제 다시 주택으로 돌려야 할 차례였다.


“칼, 근데 약혼자라면서 둘이 사이가 안 좋아? 왜 저렇게 살벌해?”


탈레스는 이올린이 회관 안으로 들어가는 걸 보며, 옆에서 같이 작업 중인 칼에게 물었다.


“나도 잘 몰라. 왕족끼리 뭐 교류하는 게 있는데, 전하께서 어린 시절에 차별을 많이 받았던 것 같아.”

“전하의 모친이 돌아가시고 마녀의 딸이라고 불리며 수모를 많이 당하셨었던 것 같더라고.”


칼은 무심하게 내뱉으며 에드거란 놈의 혓바닥을 뽑지 못해 아쉽단 말을 덧붙였다.

그리고 탈레스가 묻지도 않은 이야기를 계속 늘어놓았다.

주로 도시국가에 대한 욕이었다.


“말만 정예병이니, 잘 싸우니, 전부 떨거지들이야. 시그나 연합은 그냥 오합지졸이란 걸 만천하에 알리게 된 셈이지.”


세일럼의 기괴한 골렘과 싸울 때, 도망간 셀레스티얼의 군대에 대한 품평이 주였다.

입만 살았지, 허접하기 짝이 없는 놈들이라고.


영양가 있는 이야긴 아니었지만, 이 세계에 대한 지식이 조금 더 느는 거니 나쁘진 않았다.

셀레스티얼과 아틀란티카, 이 도시국가가 벌인 최근의 사건으로 시그나 연합의 위상이 좀 내려가리란 것, 그건 확실해 보였다.


칼과 탈레스가 작업을 마치고 회관으로 복귀할 때쯤, 제논도 돌아왔다.

그는 곧장 이올린에게로 향했고, 다시 회의가 시작되었다.

내용은 거의 얼마 뜯을까에 관한 것이었다.

부가로 혹시 모를 사태에 대한 대비도.


“중소형 범선 5척에 갤리선만 좀 남았습니다. 예상 피해 인원만 오백이 넘어갑니다.”

“아틀라스 가문의 도제 자리 실각은 물론, 도시 내부 투쟁이 심각해지리라는 건 기정사실입니다.”

“아틀라스 가문의 핵심 인물이 대부분 사망해서, 분명히 그 빈자리를 노릴 겁니다.”


제논은 아틀란티카의 재참전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이야기하며 아틀라스 가문은 워낙 급하기에, 에드거가 내부 싸움에 당장 필요한 사람이니만큼 저자세로 나올 것이라 이야기했다.

그러니 인질에 대한 몸값을 높여도 충분히 받을 수 있다고.


“당분간 이곳에 둥지를 틀 예정이니, 든든하게 돈을 뜯어내는 게 좋겠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헬리오스포를 얻는 겁니다.”


제논의 말에 탈레스는 호기심이 일었다.

헬리오스포라는 게 도대체 뭐길래, 이렇게 호들갑인지.


“헬리오스포라는 게 도대체 뭐야? 2시대 유물이란 이야긴 들었는데.”


심각한 분위기라 안 껴들라고 했는데, 결국 호기심을 참지 못했다.

다행히 이올린이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다.


일종의 마력 대포라고.

마나만 주입하면 화염 폭탄 미사일이 동시에 여러 발 발사되는, 그것도 먼 거리에서 쓸 수 있는 아주 미친 무기라고.


“아틀란티카의 함대가 이 일대 최강인 이유에요. 한 번 포격으로 대략 8발 정도의 거대한 화염구가 멀리까지 날아가요.”

“조준만 잘하면, 포대 하나만 가지고도 대형 함선을 한 번에 부술 수 있죠.”

“지금 시대에 저 정도 위력을 내려면 숙련된 화염 학파 마법사가 적어도 스물은 있어야 할 걸요?”


자세히 이해가 가진 않았지만, 대포 하나와 마법사 스물을 비교하는 시점에서부터 엄청난 화력을 지녔다는 건 잘 알 수 있었다.

잠깐 삼천포로 빠진 이야기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고, 제논은 어떻게든 저들을 빨리 쫓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유물이란 게 바다에 잠긴 만큼, 지휘 체계가 복구되면 저것부터 찾으려 할 텐데, 우리가 선점해야 한다고.

저 마력 대포 하나만 가지고 있어도 어떤 세력도 무시하지 못할 거라나.


“그래서 2왕자와 접선해서 그의 군대가 저들을 압박하도록 하는 게 좋겠습니다. 저희는 숫자가 적어 지휘관이 복귀하면 우습게 볼 게 자명하니까요.”

“시간 계산만 잘하면, 아틀란티카가 가져온 금을 얻는 타이밍에 2왕자가 저들을 쫓아내게 만들 수 있습니다.”

“동시에 바다에 있는 걸 못 건지게 하고, 저희가 챙기는 거죠.”


제논은 탈레스의 수영과 잠수 실력을 말하며, 자신의 수중 호흡 마법과 함께라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보통 사람이라면 불가능하지만, 탈레스의 완력이라면 포대를 혼자서 옮기는 것도 충분하다고.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이 영감은 탈레스를 아주 잘 써먹는다.

지금도 이야기를 들어보니 여기 있는 인원 모두가 바다를 어려워해서 결국 탈레스 혼자 하란 말이었다.


칼은 이올린을 호위하기 때문에 안 되고.

제논은 마법을 걸고 적의 위치 탐색 등 할 일이 많아 안 되고.


“아니. 그니까 나 혼자 저 시꺼먼 바다에 들어가서 대포 찾아 주어오라는 거잖아.”

“나 바다 수영은 할 줄 모른다고. 난 그냥 수영장에서, 아무런 파도 없는 데서 해본 게 다야.”


물론 탈레스의 말은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제논이 거대 문어에게서 떨어진 뒤, 깊은 바다 한 가운데, 그것도 개구리 인간의 공격까지 받아 내며 육지로 헤엄쳐 왔다고 말했으니까.


“아르케경. 부탁드려요. 당신이 아니면 해낼 수 있는 사람이 없어요. 만약 저희가 이걸 해내면 그만큼 칼디아 왕국의 피가 덜 흐르겠죠.”

“당신은 우리의 영웅이 될 거고요.”


이올린은 또 애절한 목소리와 맑은 눈망울로 부탁했다.

이 여자는 분명히, 정말로 탈레스가 뭐에 약한지 아는 거다.


탈레스가 입을 꾹 다물고 아무 말 없자, 제논은 품에서 약도 하나를 건넸다.

간략하게 표기된 지도였는데, 남부 일대를 묘사한 것 같았다.


“자네의 이야기를 듣고 조사한 결과 중 하나일세. 유산의 계승자, 세일럼이 말한 의미는 잘 모르겠지만 2시대 유적에 가면 뭐라도 얻겠지.”

“2시대 유적이 위치한 지도라네. 그리고 차원문에 관한 연구 일지도 내가 한 개 얻은 게 있는데, 그것도 주겠네.”


제논은 탈레스를 보며 말했고, 탈레스의 손은 떨렸다.

뒤에 이어진 이올린의 말 때문에.


“김치란 음식이 그립다고 하셨죠? 말씀하신 걸 토대로 추정한 요리를 만들 수 있는지 알아봤어요.”

“똑같진 않겠지만, 이번에 협상에서 얻은 돈으로 요리사 고용과 함께 필요 재료를 살 생각이에요.”


우는 아이 먼저 달랜다고, 탈레스가 좀 삐질만하면 보상을 내놓는다.

지금도 검 하나 같이 주는데, 원래 서임식에서 주려 했단다.

하지만 소유주의 확실한 이전이 필요해서 시간이 걸렸다고.


“그니까 저 밑에 아틀란티카 놈들이 쓰던 칼이란 거잖아. 이거 강탈해서 주는 거야? 아니, 좀 그렇지 않나.”


탈레스의 항의에도 이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정당하게 건네받은 물품이라나.


“확실하게 끝냈네. 저들은 약탈에 대해 사죄하고 내게 그 보상으로 그걸 건넸어.”


칼의 말에서 탈레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아까 밑에서 봤던, 그 부관으로 같아 보이는 이들이 얼굴이 부었던 건 이 강탈 과정과 연관이 있다고.


“야, 이거 우리 그냥 도적 아니냐? 그냥 강도길드하지 그래? 이건 좀 아닌 것 같은데.”


탈레스는 약간 비꼬아서 말했지만, 이올린은 해맑게 웃으며, ‘그것도 좋네요’라고 화답했다.

탈레스는 그저 황당한 표정이었고.


“우리 세계엔 이런 말이 있지, 제국에 가면 제국의 법을 따라라.”

“다른 세계에 가면 그 세계의 법칙을 따를 필요가 있다네. 물론 우린 그걸 바꾸기 위해 싸우지만, 때론 이럴 필요도 있다네.”


제논은 탈레스의 등을 두들기며 말했다.

반짝이는 새 검은 그레이의 낡은 클로 검과 비교가 많이 되긴 했다.

당장 부러질 것처럼, 곳곳에 이가 나가고 쓰기도 불편한 클로검.

반면 적당한 길이에 착 감기는 손잡이, 그리고 예리한 검날.


어차피 칼은 잘 못 써서, 주력이 너클 격투긴 했지만.

그래도 새 걸 보니 탐나긴 했다.

역시 남자의 로망은 세계를 불문하고 같은 모양이었다.

새 칼을 보니, 또 가지고 싶은 맘이 드니까.

스파타 모양의 멋진 칼이 탈레스를 부르고 있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판타지 세계의 초월자가 되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제목 변경합니다. 24.09.10 36 0 -
51 51화 NEW 3시간 전 5 0 12쪽
50 50화 NEW 7시간 전 7 0 12쪽
49 49화 NEW 16시간 전 10 1 12쪽
48 48화 NEW 19시간 전 10 0 12쪽
47 47화 24.09.17 17 1 12쪽
46 46화 24.09.17 19 2 12쪽
45 45화 24.09.16 20 1 12쪽
44 44화 24.09.16 18 0 12쪽
43 43화 24.09.16 22 1 12쪽
42 42화 24.09.16 23 0 12쪽
41 41화 24.09.15 25 1 12쪽
40 40화 24.09.15 25 1 12쪽
39 39화 24.09.15 29 0 12쪽
38 38화 24.09.15 32 0 12쪽
37 37화 24.09.14 42 1 12쪽
36 36화 24.09.14 45 1 12쪽
35 35화 24.09.14 45 1 12쪽
34 34화 24.09.13 45 1 12쪽
33 33화 24.09.12 43 1 12쪽
» 32화 24.09.11 52 1 12쪽
31 31화 24.09.10 51 1 12쪽
30 30화 24.09.09 55 1 12쪽
29 29화 24.09.08 58 1 12쪽
28 28화 24.09.08 58 2 12쪽
27 27화 24.09.07 57 1 12쪽
26 26화 24.09.07 63 1 12쪽
25 25화 24.09.06 66 1 12쪽
24 24화 24.09.05 72 2 12쪽
23 23화 24.09.04 76 1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