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세계의 초월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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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6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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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화

DUMMY

탈레스는 언덕에 서서 강너머 도시를 바라보았다.

그곳은 한창 방어전을 치르는 중이었다.


성 근처 물가는 마치 악어처럼 헤엄을 치는 리자드맨이 땅으로 착각할 정도로, 그 정도로 가득 메웠고, 육지에선 중장갑을 껴입은 리자드맨이 성벽과 성문을 마구 때리고 있었다.

물가의 입구, 그러니까 도시와 강가를 연결하는, 배로 움직일 수 있는 그런 곳이 있었는데 리자드맨들은 그곳을 집중적으로 들어가는 듯했다.


이들의 덩치나 무장 정도, 그리고 수는 확실히 로우힐에서보다 월등히 좋아 보였다.

체격도 크고 중갑을 껴입은 놈이 여럿 되고.


대신 루시드의 방어도 로우힐보다 나아 보였다.

투석기와 화살, 뜨거운 기름인지 무언가도 붓고, 제일 중요한 마법사도 있었다.

그들은 얼음창을 비롯해 화염구, 번개 등을 던지며 리자드맨에 맞서고 있었다.


리자드맨 역시 마법사가 있는지, 물 폭탄과 벼락같은 걸 날렸고.

루시드는 필사적이었지만, 리자드맨의 위력은 그걸 압도하는 걸로 보였다.

로우힐 때와는 달리, 이들은 성벽을 맨몸으로 타고 올라갈 수 있었다.

접착제라도 붙여놓은 양, 벽을 타고.


성벽의 높이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다만 루시드 방어군이 필사적으로 돌을 던지고 화살과 마법, 그리고 끓는 기름까지 부어 간신히 막는 분위기였다.


리자드맨 놈들도 마법사가 있는지 물벼락 같은 걸 성벽 위에 쏘곤 했는데 위력이 상당했다.

그냥 물이 돌로 만들어진 성벽도 부수었으니까.

쉴 새 없이 이어지는 리자드맨의 창 투척도 위협적이었다.


궁수들이 높은 위치에 있음에도 투척용 창은 힘차게, 그리고 정확하게 날아가 그들을 죽이고 있었다.


“씁. 이거 강 건너는 게 문젠데. 이 근처에 건널 수 있는 다리가 있나?”


탈레스 본인은 문제가 안 되지만, 군대는 문제였다.

이들보고 헤엄쳐서 건너라고 하면 아마 수중에서 다 뜯어먹힐 참이니.


다행히 지리를 잘 아는 한 남자가 밑에 다리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고, 탈레스는 그 즉시 그곳을 지나 지원 해줄 것을 명했다.

본인은 바로 돌격할 것을 알렸고.


‘저놈들 도망칠 수도 있는데. 뭐 어쩌겠어. 음, 나도 목숨 걸 필욘 없는데.’

‘정 안되면 룬 두 개 쓰고 도망간다고 생각하고 싸우자.’


탈레스는 군대를 내려보내고 자신은 곧장 룬을 사용했다.

그리고 날아올랐고.

이 필살기는 강을 건너기 위한 헤엄을 필요 없게 했다.


‘도시의 나루터 쪽도 위험해 보이고 성문도 위태로운데.’


탈레스는 폭격 지점을 놓고 고민했다.

좀 더 위험한 곳을 지원할 생각이었는데 그 지점이 좀 많아 보여서.


잠깐 고민한 탈레스는 성문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물가 쪽에 루시드 마법사가 좀 더 많은 것 같았으니까.

그리고 큰 노포가 성벽 위에 있는데, 성문 측은 부서져 있었지만, 나루터 쪽은 아직 멀쩡했다.

탈레스는 너클 낀 주먹을 꽉 쥐고, 성문 앞으로 향했다.


쿠 – 웅


육중한 충돌음이 들리며 리자드맨 여럿이 날아갔다.

하늘에서 갑작스레 날아든 충격에 놀랐는지 이들의 대열은 잠시 흐트러졌다.

탈레스는 파인 구덩이에서 흩날리는 먼지를 털어내며 뛰쳐나왔다.

긴 검을 뽑으며.


“내가 왔다. 리자드맨 학살자, 리자드맨의 진정한 공포인 내가.”


탈레스는 검으로 크게 횡베기를 시전하며 외쳤다.

리자드맨 무리는 잠시 당황한 모양새였지만, 확실히 정예였는지 금방 대열을 갖추었다.

금빛 방패와 창을 든 무리가 여럿 달려와 탈레스를 포위하고, 희한한 장식을 든 리자드맨 몇이 탈레스에게 알 수 없는 기운을 내뿜었다.


탈레스는 몸이 무거워짐을 느낌과 동시에, 작은 돌풍이 자기를 때리는 느낌을 받았다.

아무래도 적 마법사가 뭔가 시전한 모양이었다.

뒤이어 리자드맨의 창병이 앞을 찔러왔고 그 위로는 펄쩍 뛰어오른 리자드맨 검병이 있었다.


탈레스는 일단 빠지려 했지만, 무거워진 몸은 그걸 방해했다.

어쩔 수 없이 또 룬을 다 휘갈긴 후에야, 높은 점프로 살짝 벗어났는데, 몸이 무거워진 탓인지 그리 멀리 가지도 못했다.


“좆됐네. 이건 생각지도 않았는데.”


탈레스는 좋지 않은 결말을 직감했다.

이번 상대는 만만치가 않았다.

점프하며 살짝 둘러본 성문엔 길쭉한 도마뱀을 탄 리자드맨 네 마리가 쇠사슬과 연결된 날카로운 나무를 가지고 성문을 뚫고 있었다.

공성 무기가 없으니, 기병이 충차 역할을 맡는 모양이었다.


성문은 곧 뚫렸고, 성벽 위도 점거당했다.

탈레스 주위도 적들이 에워쌌고.


“하. 이렇게 또 사망 엔딩각이냐. 그냥 로우힐에서 오지 말았어야 했나.”


탈레스는 한숨과 함께 검을 휘둘렀다.

검과 함께 날아드는 리자드맨 두 마리를 깔끔하게 잘라냈다.


뒤이어 오는 방패 창병들은 벅차게 느껴질 정도로 상대하기 어려웠는데, 그들은 방패 뒤에 숨어 창만 내지르며 돌진 해왔다.

아무리 좋은 검이라지만 한 방에 방패를 전부 가르지는 못했고, 횡으로 베는 중 세 번째 방패에서 걸리고야 말았다.

그때 긴 창날이 몸 곳곳을 찔렀고.


뒤이어 날아든 공중의 검병들이 탈레스 몸을 또 갈랐다.

탈레스는 걸린 검을 놔두고 너클 낀 주먹으로 리자드맨을 내던지며 싸우기 시작했다.


회복 룬을 새기고 리자드맨 무리를 좀 죽였지만, 돌파할 길은 보이지 않았다.

다른 것 보다 몸이 너무 무거웠다.

이상한 기운이 계속 움직임을 느리게 만들었고, 작은 바람 같은 것이 탈레스를 때리며 행동을 방해했다.

그 결과가 피투성이의 탈레스였다.


“시발! 개좆같은거! 이건 또 뭔 마법이야!”


탈레스는 울부짖으며 주먹을 휘둘렀다.

포위해 오는 방패 창병을 발로 차고 하늘에서 날아드는 리자드맨의 몸을 찢고.


리자드맨의 창날은 벌써 몇 번이고 몸을 관통했다.

탈레스는 점차 몸에 힘이 빠지는 게 느껴졌다.

이미 바닥엔 자기가 흘린 핏물이 가득했다.


그렇게 긴 창에 관통당하고 무릎 꿇린 탈레스가 최후를 기다릴 때였다.

어디선가 비장하고 무거운 뿔피리 소리가 들려왔다.

주변은 더 어수선해졌고.


‘흐. 시발. 새로운 적이라도 나타났나.’


탈레스는 몸을 가누지도 못하고 얼굴을 바닥에 박았다.

그러나 리자드맨 다리 사이로 그것이 무슨 소리인지 알게 되었다.


“전차는 측면을 돌며 사격으로 보조하라! 기사단 전원, 정면으로 돌격!”


어디서 나타난 건진 모르겠는데, 지원군이었다.

중갑을 껴입은 네 마리의 말이 모는 철갑 마차, 거기선 화살과 화염구, 얼음창 등이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중무장한 기사들이 일제히 달려와 성문에 있던 리자드맨들을 날려버리기 시작했다.


또 어디서 나타난 건지, 하늘엔 둥그스름한, 원반 형태의 비행 물체가 있었는데, 거기서도 마법이 발사되었다.

강가에선 철갑으로 만들어진, 탄두처럼 생긴 작은 배가 들이박기 시작했고.


리자드맨도 기습 여파를 수습하며 재정비했는데, 그 사이 탈레스는 회복 룬과 함께 성벽에 기대어 쉴 수 있게 되었다.

새로운 군대의 돌진에도 불구하고 탈레스에게 창과 칼을 찔러댔지만, 뭐 어떻게 된 몸인지 죽질 않아서.

그래도 아마 이 기습이 아녔으면 심장도 찔리고, 뇌랑 눈도 찔리고 했으면 죽었을 거다.

혹시나 안 죽었어도 기절은 했겠지.


운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알 수 없는 지원군과 로우힐 군대가 지금 도착했다.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얻어터지던 루시드에서도 그걸 알아차린 건지 다시 반격에 나서는 것 같았고.


정체불명의 지원군도 강했지만, 리자드맨 무리 역시 만만치 않았다.

일차 돌격은 그냥 당했지만, 기사단의 이차 돌격엔 잘 대응했다.

방패 창병이 살짝 벌려서고, 사이엔 검병이 늘어선 형태, 그리고 뒤에선 주술사와 투척 창병이 마구 공격해서 기병의 돌진 속도를 줄였다.


기병 돌격은 대방패 창병이 막고, 멈칫한 기병을 경장비의 검병들이 끌어내려 싸우는 모습.

전쟁에 꽤 능숙한 놈들이었다.


거기에 긴 도마뱀을 탑승한 리자드맨들이 전쟁 마차를 쫓아 나섰다.

중장갑의 마차는 화력도 좋고 튼튼했지만, 큰 도마뱀이 몸통째로 들이받는 충돌엔 약했다.

한 번 엎어진 마차는 일어나지 못했고, 그 덕분에 전쟁 마차들은 리자드맨 기병의 몸통 부딪치기를 피하느라 바빴다.

결과로 지원 사격이 약해졌고.


비행 물체 역시 흔들리긴 마찬가지였다.

공중에서 쏘아대는 포격은 중력이 붙어 위력이 더 강해졌는데, 리자드맨 무리가 어떻게 한 건지, 마법이 튕겨 나갔다.

동시에 밑에서도 마법을 쏘아대서 하늘에서도 당황한 모양새였다.


지상 역시 마찬가지였다.

루시드가 힘을 얻고 반격에 나서며 나오려는 걸, 거대 도마뱀 하나가 뚜벅뚜벅 걸어가더니 입에서 불길을 내뿜었다.

사람 여럿을 한 번에 통구이로 만들며 그놈은 성문 안으로 전진했다.


‘운 좋게 사나 싶었더니. 그래도 이상한 마법은 다 풀렸네.’


탈레스는 다시 가벼워진 몸을 느끼며 검을 휘둘렀다.

아까와 달리 리자드맨 무리가 잘 베어졌다.

위치상 리자드맨 중진에 있어 혼란을 주기엔 좋았다.

힘만 충분하다면.


‘이거 아무래도 체력이 달리는데, 괜찮으려나.’


탈레스는 베고 또 베며 필살기 사용에 대해 고민했다.

이미 두 번이나 쓴 데다, 회복 룬도 많이 써서 체력이 그리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너무 많이 다쳐 움직일 힘도 거의 없고.

한 번 쓰면 마지막일 것 같은데, 충분히 피해를 줄 수 있을지도 알 수 없었다.


보니까 예전에 보았던, 뱀과 접합한 놈과 싸울 때 구경했던 쉴드란 마법을 리자드맨들도 구사할 줄 알았다.

처음에만 몰라서 당해줬지, 충분히 대응할 가능성이 높았다.


‘시발, 지능도 높고, 싸움도 잘하고. 왜 이런 놈들이 구석에 박혀서 살았던 거야.’


탈레스는 날아든 검을 잘라내며 성벽에 발을 디뎠다.

뭐 되건 말건 해볼 생각이었다.

그냥 놔두면 인간 연합군이 밀릴 것 같았으니까.


리자드맨들은 놀랍도록 침착하고 강했다.

정체불명의 지원 군대의 보병과 궁수들도 뒤이어 왔는데 방패 창병의 벽에 막혀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었다.

반면 리자드맨은 루시드 방면에서 학살을 이어가면서도 지원군 역시 착실히 박살 내고 있었으니까.

로우힐 군대는 이미 반쯤 날아가고 도망가는 모양새였다.

제대로 싸웠는지나 의문이 들 정도로 빠른 퇴각이었다.


“몰라. 시발. 되건 말건. 어차피 뒤질 건데.”


탈레스는 강한 각력으로 성벽을 박차며 뛰어올랐다.

동시에 룬을 두 개 새겼고.

그리고 한번 흘깃하며 폭격할 지점을 살폈다.


“탈레스! 와 있었군!”


익숙한 목소리와 함께 몸에 무언가 기운이 깃들었다.

제논이었다.


가벼워진 발놀림과 갑자기 도는 활력은 탈레스를 주체할 수 없이 높게, 아주 높이 떠오르게 해주었다.

그리고 뒤이어 예전에 겪어봤던, 무거운 몸과 스톤 스킨이 걸리는 걸 느꼈고.


‘이 양반, 눈치 빠르네. 하긴, 날 인간 포탄으로 쓴 양반이니 당연한 건가.’


탈레스는 칼을 등에 묶고 두 손을 앞으로 향했다.

그리고 루시드의 성문 앞, 그리고 리자드맨 육지 부대의 가운데 지점을 노렸다.


“F=ma, 무거운 데다 가속도도 붙었다, 막을 수 있으면 막아봐라.”


크게 외친 탈레스가 지상으로 낙하했다.

일순간이었다.

리자드맨 무리가 고개를 돌리고 쉴드를 쳤지만, 큰 의미는 없었다.


콰 – 아 – 아 – 앙


거대한 폭발음과 함께 중진에 포진된 많은 적이 일부 인간과 날아갔다.

포격 지점의 루시드 성벽도 파괴되었고.

그곳 땅은 깊게 파였고 그 자리에 있던 리자드맨은 형체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박살 났다.


“진형이 무너졌다! 전군 돌격!”


인간 측에선 다시 기세를 얻고 공격해 왔다.

육지에 있던 리자드맨이 많이 죽고 진형이 아예 무너졌으니.


“이거 완전 전술핵 같네. 흐흐, 몸이 걸레짝이야.”


탈레스는 좀비처럼 뼈가 드러난 채로 회복 룬을 새겼다.

신경도 대부분 끊겨 간신히 할 수 있었다.

스톤 스킨이고 뭐고, 최대 출력의 충돌은 앞으로 좀 삼가야 할듯했다.


탈레스는 흙바닥에 기대어 잠깐 눈을 붙였다.

전투고 뭐고, 너무 피로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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