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칼립스로 귀환했더니 생산 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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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마키나
작품등록일 :
2024.08.22 02:05
최근연재일 :
2024.09.13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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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2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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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화 귀환(1)

DUMMY

“주인님, 귀환 마법을 완성했습니다.”

“드디어······”


돌아갈 수 있다.

이 지긋지긋한 아르디페이아 대륙을 탈출할 수 있다는 거다.


저벅- 저벅-


걸음을 옮겨 도착한 곳.

그 앞에는 보라색으로 물든 거대한 마법진이 보인다.


“귀환 마법진, 확실한 거지?”

“확실합니다. 지구와 연결된 마법진입니다.”

“미네르바, 수고했다.”

“모든 것은 주인님의 뜻대로.”


인사를 건넨 뒤, 내 그림자 속으로 사라지는 여성.

그녀는 내 계약 정령 미네르바다.


스윽-


난 마법진을 향해 한 걸음 다가갔다.

그러곤 깊게 심호흡한다.


‘여기로 들어가면 그동안 쌓아둔 모든 것을 잃는다.’


마법과 마나, 내가 쌓아둔 모든 것을 말이다.

하지만, 그런데도 나는 가지 않을 수 없다.

왜냐?


‘어머니, 그립습니다······’


아빠한테는 미안하지만, 엄마가 더 그립다.

그리고 집밥이 너무너무 먹고 싶다.

뜨끈한 밥에 스팸 한 조각 그리고 김치와 계란 후라이.

그 간단한 식사조차 너무 그리워 죽겠단 말이다···!


“음식에 대한 기본 예의도 없는 이 거지 같은 세계는 안녕이다!”


번쩍!


이날, 아르디페이아 대륙을 구한 영웅 아니메스 미노스 글라디우스는 자기 세계로 돌아갔다.


“맛있는 집밥을 위하여!”


***


대한민국 상공에 여덟 번의 번개가 내려친 후.


“드디어 돌아왔다.”


나, 안민걸이 대한민국에 돌아왔다.

드디어 엄마도 만나고, 집밥도 먹고.

그리고 겸사겸사 아빠도 만날 수 있다.


쏴아아-


“좋네.”


날 반기듯 폭우가 내리는 하늘이 아주 인상적이다.


“키시싯······”

“이건 또 뭐야?”


정말 몰라서 하는 말은 아니다.

대체 왜 이게 여기 있냐 이거지······


“니가 왜 여기 있는 건데?”


그리고 몬스터 뿐이 아니다.

무너진 건물들의 잔해들.

마치, 멸망한 세계 같은 느낌.


“설마, 마법진이 잘못된 건가?”

“키릭!”


나를 향해 달려드는 고블린.

나는 차분하게 바닥에서 주먹 크기의 돌을 주워 들었다.

그리고.


퍼억!


“끼엑···”

“어딜, 고블린 따위가!”


돌팔매질 한 번에 피를 흘리며, 쓰러지는 고블린.

저런 최약체 몬스터 따위는 내 상대가 아니다.


치직-


“역시, 마나의 상당 부분을 소실한 것 같네.”


내 몸에 가득했던 마나는 느껴지지 않는다.

또한 마법을 시도해도 손끝에 스파크만 튀어댔다.


“하아, 결국 마법은 못 쓴다는 건가······”


알고는 있었다.

지구로 향하는 귀환으로 모든 것을 잃는다는 것을.


‘그래도 아쉽긴 아쉽네. 노력해서 얻은 게 한순간에 없어진다는 게’


난 생각을 정리하며 머리를 털었다.

그리고 주변을 천천히 살폈다.


‘언제 또 몬스터가 나올지 모르니까.’


무너진 건물들의 잔해.

그 틈에서 익숙한 간판이 나타났다.


“맛있는 감자탕······”


그래, 우리 동네 제일 맛없는 감자탕집 간판이다.

언제 망하나 싶었는데, 이제야 망했네.

여기저기 익숙한 흔적들이 보인다.

그렇다면, 여긴 내가 살던 동네가 맞단 말이다.


‘마법진이 잘못된 건 아니란 말이잖아?’


그래서 우리 부모님은?


“······시발.”


아직 섣부르게 판단할 수는 없다.

잘 대피해서 살아계실 확률도 높으니까.


난 흔적을 더듬으며, 폐허를 걸었다.

하지만, 나는 아무것도 찾을 수 없었다.

내가 살던 집도, 그리고 사랑하는 내 가족도.


추적추적 내려 온몸을 적신 비.

그 덕에 마음도 더 무거운 느낌이 든다.


“개고생한 다음에 전부 포기하고 돌아왔더니··· 나한테 이러기야?”


검은 하늘을 보며 이야기해도 돌아오는 것은 없었다.


짝!


두 손을 쫙 펴, 뺨을 때려본다.

포기할 수는 없다.


‘집이 없는 것뿐이지, 살아계실 확률도 있잖아.’


그래, 섣부르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저벅- 저벅-


일단, 난 서둘러 비를 피할 수 있는 곳을 찾았다.

그리고 벽에 몸을 기댄 뒤, 생각을 정리했다.


‘근데, 마나도 전부 잃었을 게 분명하잖아?’


치직-


이거 봐라, 마나 전부를 잃었으면 스파크 따위가 튈 리 없다.

근데, 이건 아무리 봐도 마나의 흔적이다.


‘몬스터들이 지구에 있는 것과 관련이 있는 걸까.’


내가 몬스터를 처음 마주한 곳은 아르디페이아.

그 대륙은 몬스터가 득실거리는 아주 끔찍한 지옥이었다.

헬 모드의 세상이랄까?


그쪽 대륙 인간들은 마나를 기반으로 몬스터와 싸웠다.

덕분에 나도 마나와 마법에 대해 배울 수 있었고.

귀환 마법진을 완성해 지구로 귀환하게 된 것이다.


‘다시 마법을 쓸 수 있으면, 좋을 텐데······’


마나가 회복되고 있다는 가설은 거의 확실하다.

근데, 내가 마법을 쓸 수 있을까?


‘돌아오려면 어쩔 수 없었으니까.’


마법진의 가동조건은 내가 배운 마법들을 희생하는 것.

나는 일궈온 모든 것을 대가로 귀환에 성공한 거다.

그 때문에 쓸 수 있는 마법이 있을 리가 없다.


‘나도 무투계로 전향해버려?’


마나를 운용해서 싸우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그 방법은 쓰지 않는 게 좋다.

왜냐면 나 몸 쓰는 데엔 재능이 없거든···


“아니야, 포기하긴 일러!”


절망하지 말자.

아직 집밥은커녕 제대로 된 음식도 못 먹었다.

그러니까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은 하나다.


나는 눈을 감고 머릿속에 마법 수식들을 전부 떠올렸다.

그리고 그것을 전개해보는 것을 반복.


치직- 치직-


사용할 수 있는 마법이 하나라도 있을 수 있다.

그 희망을 놓지 않고 난 계속 마법을 사용했다.

그러길 한참.


파득!


“어?”


지금까지와는 다른 마법 반응.

수천 개의 마법 가운데 단 하나만이 다른 반응을 보였다.


“되는 거야?”


입이 찢어지게 웃을 정도로 기쁘다.

오류인지 뭔지는 모르지만, 하나의 마법만은 사용할 수 있었다.


“근데, 왜 하필이면?”


내가 사용할 수 있는 마법은 생산.

아르디페이아 대륙에서도 잘 사용하지 않던 마법이다.


마력과 재료를 사용해 무언가를 만드는 마법.

하지만, 그 대륙엔 재료가 마땅치 않아 사용을 거의 못 했다.


“아니, 잠깐만.”


여긴 널린 게 재료잖아······

뭐든지 만들 수 있다는 거 아닐까?

그래, 아무리 무너지고 부서졌어도 그 재료는 다르지 않다.


나는 주위에 널린 콘크리트와 철근을 모으기 시작했다.

더럽게 무겁고 힘들어서 땀이 줄줄 흘렀지만, 상관없다.

일단, 실험해 보는 게 먼저니까.


“생산!”


번쩍-


손끝을 타고 마나가 빠져나가는 것이 느껴진다.


‘으윽, 마나가···’


마나 회복이 덜 되어서 그런지 현기증이 느껴진다.

하지만 나는 정신을 잃지 않았다.

저 빛이 가라앉기를 기다린다.

그리고.


“서, 성공했다.”


성공했다.

내가 가장 먼저 만들어낸 것.


“끼릭.”


이상한 소리를 내며 움직이는 저것.


“니 이름은 1호다.”


인간형 골렘을 만들어냈다.

가능할까 싶었는데, 정말로 성공한 것이다.


‘마법 공학의 원리를 사용했는데 이게 가능하네?’


마법 공학자들이 직접 만든 골렘들과 별로 다르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크기가 보잘것없다는 점.


내 무릎 정도 오는 크기의 인간형 골렘.

실용성이 있을지 의심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겨우 첫술에 배부를 수 없는 법이다.


“1호, 주변에 불을 피울 수 있을 만한걸 모아 와줘.”


첫 번째 명령이다.


“끼릭.”


대답하듯 소리를 낸 뒤, 몸을 돌려 움직이는 1호.


‘시발, 무리했네.’


몸이 떨려온다.

비에 젖은 것도 있지만, 지금의 나는 마나 고갈상태.

언제 기절해도 이상하지 않다는 것이다.


“아······ 졸리다.”


눈이 감겨온다.

잠들지 않으려 별 노력을 해봐도 소용없다.

이대로 잠들면 죽을지도 모르는데···

뭐, 상관없나?


나는 그대로 눈을 감았다.


화륵-


몸이 따뜻해지는 기분.

기분이 나른해진다.

하지만, 이 불을 피워준 사람은 누굴까?


‘적이냐, 아니면 아군이냐.’


나는 천천히 눈을 떴다.


“끼릭?”

“아······ 너였구나.”


불을 피워준 녀석은 1호였다.

어떻게 했는지는 몰라도 나를 구해준 거다.


“벌써 밥값은 하는구나?”


물론 소형 골렘이라 마나가 많이 들지는 않는다.

그조차도 대기 중의 흩어진 마나로 회복하니까, 아마 연비는 최강이다.


몸이 따뜻해지니 생각할 여유가 생긴다.

내가 쉬는 동안에도 1호는 계속 움직였다.


“그래서, 지구가 이렇게 된 이유가 뭐냐.”


도시가 폐허가 된 이유는 아마 몬스터 때문일 터.

그렇다면 대한민국만의 문제는 아닐 거다.

다른 곳들도 전부 이런 모습을 하고 있을까?

일단, 생존자를 찾아야 한다.


그런데도 섣부르게 움직일 수는 없다.

운이 좋아 처음 만난 몬스터가 고블린인 거다.

만약 고등급의 몬스터를 만났다면······


‘귀환 첫날에 죽었겠지.’


목숨이 붙어있음을 다행으로 여겨야 한다는 것.

지금은 힘을 키워야 한다.

여기 있는 1호 그리고 내 생산마법으로.


“1호 계속 자재들을 모아줘.”


나도 자리에서 일어나 천천히 자재를 모았다.

일단, 최대한 많은 수의 골렘을 만든다.

그것이 내 첫 번째 목표.


그 목표를 시작으로 난 부모님을 찾을 거다.

그리고 맛있고 따뜻한 집밥.

꼭 먹을 거다!


“허억······ 허억······”


골렘을 하나씩 만들 때마다 현기증이 몰려온다.

그래도 자연 회복이 돼서 다행이지.


“아르디페이아였으면, 금방 회복됐을 텐데.”


확실히 그쪽과 비교하면 옅은 농도.

회복 또한 더디다.


“자, 너는 5호다.”

“끼릭.”


반복되는 노동 끝에 소형 골렘 5마리를 만들어냈다.

그래도 옅은 농도라도 마나가 있어서 다행이다.

녀석들한테 마나를 공급하지 않아도 되니까.


“대형 골렘을 만들 방법도 생각을 해봐야 해.”

“끼릭!”

“그래, 너도 기대되는구나?”


당장은 여유가 없다.

일단, 지금 가장 급한 것은 식량 조달이다.


“자, 가자.”

“”“끼릭!”“”


5마리의 소형 골렘들이 동시에 대답한다.

그리고 건물을 빠져나와 비가 내리는 폐허를 걷는다.


‘아르디페이아에서도 먹을 게 없던 경우가 많았지.’


그 동네도 몬스터 때문에 아주 개판이었다.

그렇기에 식량난에 시달리고 있었고.

거기서 가장 밥 먹기 쉬운 방법이라 함은······


“크르르.”


그래, 저런 걸 먹으면 된다.

몬스터 말이지.


“똥개, 너 이리 와. 내 밥이 되어라!”


마치, 선한 권유를 하는 듯 다이어 울프에게 손을 내민다.


“크륵!”


녀석은 화가 났는지 컹컹거리며 울어댔다.

그리고 나를 향해 달려들었다.


“내가 마법사가 맞긴 한데······”


근데 말이지.

내가 너 같은 하급 마물한테는.


퍼억!


“마법도 쓸 필요가 없단 말이야.”


마나를 모아 뻗은 주먹.

그 한방에 다이어 울프의 머리가 터져 나간다.


“아오······ 진짜, 마나가 없다는 건 이렇게 힘들구나.”


다시 한번 마나의 중요함을 느낀다.


“끼릭, 끼릭.”


1호부터 5호가 다이어 울프의 사체로 다가갔다.

그리고 흩어진 뒤, 녀석을 들었다.


‘생각보다 많이 도움 되는 녀석들이란 말이지?’


그리고 난 다시 조금 전의 건물로 돌아왔다.


“흐음, 물은······”


깨끗한 물이 없으니, 빗물이라도 사용해야 한다.

이조차 귀중한 자원이니까 말이다.


‘정화 마법 쓰고 싶어지네.’


나는 생산마법으로 만들어낸 칼을 들었다.

그리고.


서걱-


다이어 울프의 가죽을 벗겨낸다.

일단, 가죽은 잘 손질해서 담요로 쓰자.

그리고 뼈를 분리하고 고기를 떼어낸다.


“뼈도 쓸 일 있겠지?”

“끼릭!”


생산 스킬을 쓰는데 자원이 돼줄 거다.

그러니까, 뼈도 일단 킵해두자.


“보관할 곳이 없다는 게 아쉽네.”


다이어 울프의 크기 때문에 고기가 참 많이 나왔다.

하지만, 냉장고 따위는 없다.

그런 걸 당장 생산 스킬로 만들 수도 없고.


“애들아, 고기 남은 거 조금 멀리 버리고 와줘.”

“끼리릭.”


일단, 몬스터의 눈을 피하자.

피 냄새 때문에 몰려드는 녀석들도 있을 테니까.

딱 나 먹을 것만 남기고 버린다.


치이익-


그리고, 깨끗이 닦은 철근에 끼워서 굽는다.

이건 내 귀환 첫 식사가 되었다.


“집밥······ 먹고 싶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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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4화 트윈 헤드 오우거(1) 24.09.12 184 4 12쪽
23 23화 놀이공원(2) 24.09.11 224 7 12쪽
22 22화 놀이공원(1) 24.09.10 250 6 12쪽
21 21화 잠실역(3) 24.09.09 281 10 12쪽
20 20화 잠실역(2) 24.09.08 306 10 12쪽
19 19화 잠실역(1) 24.09.07 320 9 12쪽
18 18화 미네르바(2) 24.09.06 350 11 12쪽
17 17화 미네르바(1) 24.09.05 374 11 12쪽
16 16화 침략자(1) 24.09.04 371 10 12쪽
15 15화 지하철(2) 24.09.03 403 10 12쪽
14 14화 지하철(1) 24.09.02 421 11 12쪽
13 13화 확장(2) +1 24.09.01 439 13 12쪽
12 12화 확장(1) 24.08.31 474 12 12쪽
11 11화 게이트 브레이크(4) 24.08.30 478 12 12쪽
10 10화 게이트 브레이크(3) 24.08.29 501 11 12쪽
9 9화 게이트 브레이크(2) 24.08.28 526 12 12쪽
8 8화 게이트 브레이크(1) 24.08.27 560 15 12쪽
7 7화 약탈자(2) 24.08.26 596 13 12쪽
6 6화 약탈자(1) 24.08.25 634 13 12쪽
5 5화 디펜스 타워(1) 24.08.24 690 15 12쪽
4 4화 인간의 적(1) 24.08.23 745 14 12쪽
3 3화 난민(2) 24.08.22 818 16 12쪽
2 2화 난민(1) 24.08.22 907 18 12쪽
» 1화 귀환(1) 24.08.22 1,086 2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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