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칼립스로 귀환했더니 생산 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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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마키나
작품등록일 :
2024.08.22 02:05
최근연재일 :
2024.09.13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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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2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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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화 난민(1)

DUMMY

첫 식사인 다이어 울프 고기를 한입 베어 물었다.


쩝쩝···


고기에서 누린내가 너무 많이 난다.

그리고 어느 부위를 씹어도 너무 질기다.

이런 거지 같은 식사를 지구에서 또 하게 되다니···


“이건 저주야!”


아르디페이아에서 마지막으로 사냥한 몬스터들의 왕.

베히모스가 나에게 건 저주는 아닐까?

집밥을 못 먹게 만드는 그런 끔찍한 저주.

분명, 고기를 뜯고 있음에도 눈물이 난다.


“끼릭-”


남은 다이어 울프 고기를 버리고 돌아온 1호와 친구들.

근데, 녀석들의 손이 무겁다.


“여자?”


나랑 비슷한 나이 또래 같다.

내가 지구 나이로 한 28살 정도 됐으니까······

물론, 아르디페이아 에서의 나이를 합치면 278살이다.

250년을 머물렀으니까.


“으윽······”


괴로워하는 여성.

겉으로 보기에 다친 것 같지는 않았다.

티가 나는 수준의 외상은 없으니 말이다.


“일단, 이쪽으로 눕혀줘.”

“끼릭!”


모닥불 가까이 여자를 내려놓는 골렘들.

나는 여자와 거리를 벌려 경과를 지켜봤다.

악몽이라도 꾸는 듯 몸을 떠는 그녀.


‘살려야 한다.’


그래야 내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지금이 대체 몇 년인지, 그리고 또 대한민국은 왜 이렇게 돼버렸는지.


그 모든 것을 알기 위해서는 이 여자가 살아야 한다.


“다이어 울프 가죽 좀 가져다줘.”


완벽하게 무두질 되지 않은 가죽.

하지만, 잠깐 덮고 있기엔 괜찮다.


스륵-


나는 여자에게 가죽을 덮어주었다.

한결 편해지는 표정.


“일단, 물이나 좀 모아둬야지.”


내리는 비를 그냥 마실 수는 없다.

아니 난 괜찮지만, 저 여자는 어떨지 모른다.

그렇기에 정화 장치가 필요하다.


“생산.”


번쩍-


재료가 적당하지 않아 조잡한 정화 장치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없는 것보다는 낫겠지.


똑··· 똑···


빗물이 정화 장치를 거쳐 떨어지는 모습.


‘일단, 깰 때까지 기다려보자.’


그리고 몇 시간이 흐른 뒤.


“끄윽······”


여자가 눈을 떴다.

나는 그녀와 거리를 벌렸다.


‘낯선 사람이 가까이 있으면 놀랄 테니까.’


그리고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 여자에게 차분히 물었다.


“괜찮으세요? 무슨 일이 있으셨나요?”

“······”


아무 대답 없이 나를 바라보는 여자.

그러다 그녀는 덮고 있던 가죽을 입까지 올렸다.


“누, 누구세요? 설마······ 제 몸을 노리고?”


그럴 생각 없다.

폐허에서 한참 굶주린 남자라면 모를까.

일단, 나는 귀환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참이다.


“그럴 생각은 없어요. 그리고 구해준 사람한테 태도가 좀······”

“아!”


그녀는 상황을 파악했는지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숙였다.


“고, 고맙습니다!”

“아닙니다. 저 얘들한테 고마워하세요.”


나는 손을 저은 뒤, 옆에 있는 골렘들을 가리켰다.


“끼릭!”

“······에? 로봇인가요?”


첫 번째 정보.

골렘이 뭔지 모른다는 것.


“마법 공학입니다.”

“마법······ 설마, 각성자?”


두 번째 정보.

마법을 사용하는 각성자라는 녀석들이 있다.


“뭐, 비슷합니다.”

“아무튼,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왜 혼자 쓰러져 계셨던 거죠?”

“그게······”


말을 머뭇거리는 그녀.

그런 그녀가 체념한 표정을 지었다.


“저는 난민 무리에 섞여 있었어요···”

“난민?”

“네······”


거기서 문제가 생겼다.

무리의 남자들이 여자를 노렸던 것.


“도망치다가 지쳐서 쓰러졌다?”


거짓말 같지는 않았다.

그 증거로 몰골이 상당히 좋지 않다.

얼마나 먹지 못했는지 몸은 상당히 말라 있었고.

피부는 한눈에 보기에도 푸석해 보였다.


“이거라도 드세요.”


나는 내가 먹다 남긴 다이어 울프 고기를 건넸다.


“맛은 썩 좋지 않은데, 배는 찰 겁니다.”

“어어······”


내가 주는 고기를 받아드는 그녀.


쩝쩝- 쩝-


그녀는 정신없이 고기를 먹기 시작했다.


“콜록··· 컥···”


사레가 들린 그녀에게 정화해 둔 물도 건넸다.


“고마스니다.”

“······천천히 드세요.”


입에 고기를 가득 머금은 채 말하는 그녀.

저 맛도 없는 걸 저렇게 맛있게 먹다니······

미각 세포가 망가진 게 틀림없다.


“후우, 오랜만에 먹은 음식이었어요!”

“맛은 괜찮았나요?”

“완전!”


그럴 리 없다.

그냥 개 맛없는 고기다.


“다행이네요······”

“혹시, 성함이?”


더 이상 나를 경계하지 않는 그녀.


“저는 아니메스 미노······ 아······”

“외국 분이세요?”


250년간 다른 이름을 쓰다 보니 헷갈렸다.


“아뇨, 안민걸입니다.”

“저는 조아연이에요!”


나는 먼저 손을 뻗어 악수를 청했다.

그러자 내 손을 살짝 잡는 조아연.

그녀는 웃음을 지었다.


‘아까보다 보기 좋네.’


반갑다는 말과 함께 손을 가볍게 흔들어줬다.


“저는 스물다섯이에요! 몇 살이세요?”


나는 278살이다.

그걸 말할 수는 없으니까 일단.


“스물여덟입니다.”

“아, 민걸이 오빠!”

“오, 오빠······?”


오빠라는 말을 참 오랜만에 듣는다.

저쪽 세상에서는 들을 일이 없었으니까.

뭔가 가슴에서 불꽃이 타오르는 느낌이 든달까?


“아, 죄송해요. 너무 친한 척했죠?”

“아닙니다. 조, 좋았습니다.”

“······에?”


난 머리를 마구 흔들었다.


“아, 아니 제대로 사람 대 사람으로 대화할 수 있는 것 같아서 좋았어요.”


내 이야기를 듣고 오해가 풀린 모양이다.

일단, 여러 가지 질문을 해야 하는데 말이지······


‘분명 이상하게 생각하겠지?’


지금이 몇 년인지도 모르는 인간.

심지어 대한민국이 왜 이렇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그걸 묻는 날 어떻게 생각할까 걱정이다.


“저, 아연씨.”

“말 편하게 하셔도 돼요!”

“그래, 아연아······”

“네!”


밝게 대답하는 그녀.

이제부터 니가 들을 이야기는 충격 그 자체일 거다.


“혹시, 지금이 몇 년이야?”

“몇 년······?”

“아, 간단한 심리 테스트 같은 거야.”


그래, 여자들은 심리 테스트를 좋아한다고 했으니까.


“지금은 2186년!”


2186년이면, 내가 아르디페이아로 소환된 2년 후다.

불과 2년 만에 폐허가 돼버린 건가?


“그럼, 지구가 이렇게 된 이유는?”

“게이트······”


게이트? 그건 또 뭐냐.


“세계 곳곳에 게이트가 열려서 몬스터들이······”


몸을 작게 떠는 그녀.

생각만으로도 불편한 감정을 느끼는 것이 분명하다.


“몬스터를 막지 못하고 균열이 생겨서 이렇게 된 거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게이트가 열렸고.

그 안에서 몬스터가 흘러나왔다.


그리고 몬스터들을 막지 못하자, 게이트에 균열이 생겼다.

균열이 생긴 게이트는 상시 오픈 상태!


‘몬스터 카니발 같은 거구나.’


아르디페이아 대륙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애초에 이미 아르디페이아 대륙이 유일한 인간 생존지였으니까.’


다른 곳들은 몬스터들에 의해 멸망한 상태였다.

그 이유는 몬스터 카니발.


자연발생 하는 몬스터들을 방치하자 개체 수가 점점 불었다.

개체 수가 많아진 녀석들이 인간들을 침공했고.

아르디페이아 대륙을 제외한 모든 곳은 멸망했다.


‘게이트를 못 막아서 이런 꼴이 났구나······’


상황 파악은 끝났다.

다른 나라 꼴이야 어떤지 상관없다.

지금 나한테 중요한 건 우리 부모님의 생존 여부니까.


“생존자들의 숫자는?”

“그건 잘 몰라요. 제 목숨 하나 붙잡기도 어려워서···”


더 이상 자세한 정보는 없었다.

그래, 그 말처럼 본인 목숨 챙기기도 급했을 테니까.


“안정운, 그리고 이정숙. 두 이름을 들어본 적 있어?”


내 부모님의 성함.

하지만, 내 물음에 조아연은 고개를 저었다.


“들어본 적 없어요.”

“그렇구나······”


별로 걱정하지 않았지만, 오히려 생존 여부를 묻자 걱정이 밀려온다.

아니야, 괜찮을 거야.


“내가 잘 몰라서 그러는데, 각성자는 흔한가?”

“흔하지는 않죠. 일반인들 숫자가 압도적으로 많으니까요.”


하긴, 강한 녀석들이 많았다면 몬스터들이 판을 칠 리가 없다.


“오빠는 강하고. 또 착한 분 같아요.”

“고, 고마워.”


칭찬 보다는 오빠라는 말이 더 가슴을 울린다.


“앞으로 어떻게 할 거야?”

“정착할만한 무리를 찾을 생각이긴 해요.”

“사람들이 있을 만한 곳을 알긴 해?”

“알긴 하는데······”


똑같은 상황이 반복될까 두려운지 말끝을 흐리는 그녀.

법과 통제가 없는 이상 사람도 경계해야 할 대상인 거다.


“같이 가줄까?”

“정말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 정보가 부족하니까.’


또한 부모님의 생사도 모르니 주변을 둘러볼 필요가 있다.


“그럼, 준비를 좀 할까?”

“무슨 준비요?”


정체 모를 녀석들을 만나러 가는 거다.

그렇기에 대비는 선택 아닌 필수다.


“얘들아.”

“끼릭!”


난 곧장 소형 골렘들을 불러 모았다.


“철판이나 날붙이 같은 걸 모아줘.”

“끼리릭.”


녀석들은 각자 서로 다른 곳으로 흩어졌다.

그리고 얼마의 시간이 지난 후.


“흐음, 재료는 이 정도면 충분할 것 같고.”


일단, 몸을 지켜줄 수 있는 방어구다.

다이어 울프의 가죽과 뼈를 앞에 두고 손을 뻗었다.


“생산.”


마나가 손끝을 타고 빠져나간다.

그리고.


번쩍-


“대, 대단해요!”


내가 만든 가죽 갑옷을 들고 신기해하는 아연이.

어린아이 같은 모습이 귀엽게 보인다.


“옷 위에 걸쳐.”

“제 거예요?”


주변을 순찰해본 결과 고등급의 몬스터는 없었다.

한 마디로 나한테 위협이 될만한 녀석들은 없다는 거지.


“내가 못 지켜줬을 때 살아남을 확률을 조금이라도 높여야지.”

“······네.”


너무 무섭게 이야기했나?

창백해진 그녀의 얼굴에 공포가 서려 있는 것이 보인다.


“자, 다음.”


철제와 날붙이들을 잔뜩 쌓아둔 곳으로 걸어간다.

그리고 다시 손을 뻗어 생산 스킬을 사용.


번쩍-


“오, 창이네요?”

“위협하는 데도 좋고. 활용도도 좋지.”


가볍게 만든 창을 그녀에게 하나.

그리고 또 다른 공격력을 높인 창은 내가 든다.


“무기랑 방어구는 이 정도면 될 것 같고······”


그리고 가죽으로 물주머니를 만들고, 식수를 담는다.


“식량은 가면서 구하자.”

“네! 알겠어요.”


밝게 대답하는 모습에 괜스레 웃음이 나온다.


‘이거 뭐, 증손자 보는 기분인데?’


준비는 끝이 났다.

그리고 비가 조금 잠잠해진 때를 노려 우리는 밖으로 나섰다.


“어디로 가야 해?”

“지하철역에 사람들이 있다고 들었어요.”


입구를 막고 버티기 좋은 장소다.

사람들도 많이 몰려 있을 것이고.

통제만 잘되고 있다면, 아연이를 맡겨도 괜찮을 것 같다.


“움직이자.”


비를 계속 맞는다면, 몸이 무거워지고 체온이 낮아진다.

즉, 전투력이 떨어진다는 말이다.


“1호, 얘들 잘 데리고 따라와.”

“끼릭!”


열을 맞춰서 걷는 소형 골렘들.

그 모습이 참 귀엽다.


“장난감 병정들 같아요!”


녀석들에게 쥐여준 작은 창들이 그런 느낌을 더 낸다.

귀여운 녀석들을 보며, 감상에 젖은 그때.


“키릭······!”

“고, 고블린이에요.”


그래, 고블린이다.

문제는 한 마리가 아니라는 것.

얼추 여덟 마리 정도의 고블린이 건물 잔해 위에 올라서 있다.


“뭐가 그렇게 재밌길래 낄낄거리지?”


나와 아연이를 보며, 웃어대는 고블린 무리.

먹잇감을 발견한 게 신나는 걸까?

이거, 기분이 참 나쁘다.


“고블린한테 비웃음당할 레벨은 아닌데 내가.”


나는 고개를 돌려, 1호를 바라보았다.

자, 첫 출격이다.


“가서 전부 죽여버려.”

“”“끼릭!”“”


동시에 대답하는 5기의 골렘.

녀석들은 일제히 창을 앞으로 뻗고 고블린에게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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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1화 잠실역(3) 24.09.09 281 10 12쪽
20 20화 잠실역(2) 24.09.08 306 10 12쪽
19 19화 잠실역(1) 24.09.07 320 9 12쪽
18 18화 미네르바(2) 24.09.06 349 11 12쪽
17 17화 미네르바(1) 24.09.05 373 1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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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5화 지하철(2) 24.09.03 402 10 12쪽
14 14화 지하철(1) 24.09.02 420 1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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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2화 확장(1) 24.08.31 473 12 12쪽
11 11화 게이트 브레이크(4) 24.08.30 478 12 12쪽
10 10화 게이트 브레이크(3) 24.08.29 501 1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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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7화 약탈자(2) 24.08.26 596 1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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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5화 디펜스 타워(1) 24.08.24 690 15 12쪽
4 4화 인간의 적(1) 24.08.23 745 14 12쪽
3 3화 난민(2) 24.08.22 818 16 12쪽
» 2화 난민(1) 24.08.22 907 1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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