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칼립스로 귀환했더니 생산 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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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마키나
작품등록일 :
2024.08.22 02:05
최근연재일 :
2024.09.13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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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30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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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1화 게이트 브레이크(4)

DUMMY

콰앙!


거대한 화염에 휩싸인 엘리트 오크.

녀석은 괴로운 듯 몸을 마구 휘저었다.


“취, 취익!!”


녀석이 몸부림치며, 다른 녀석들에게 몸을 부딪쳤고.

화염은 다른 오크들에도 옮겨붙었다.


“취에엑!"

“꾸엑······”


더 이상 나서서 싸울 필요도 없을 것 같다.

서로의 몸에 화염을 옮기며, 자멸하고 있으니까.


쿵.


거대한 엘리트 오크의 몸이 무너진다.

녀석은 몸을 바닥에 눕히고 힘겹게 숨을 몰아쉬었다.


“후욱··· 후욱···”


피부가 불에 타 눌어붙은 모습.

보는 내가 다 아플 지경이다.


“취익.”


고통을 끝내주길 원하는 눈빛.

나는 검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


콰드득.


녀석의 목뼈를 끊었다.

힘없이 축 늘어지는 엘리트 오크의 몸.


“혀, 형님. 이 녀석 죽은 거 맞죠?”

“살아있었네.”

“왜, 왜 그렇게 아쉬운 듯 말씀하십니까!”


참 끈질긴 녀석이다.

그 많은 오크의 공격에도 살아남다니···

한편으론 대단하다는 생각도 든다.


“제대로 죽었어.”


검으로 아무리 찔러도 미동도 없다.

여기서 살아나면, 그건 오크가 아니라 좀비지.


“그럼······ 게이트는······?”


방법이 틀리지 않았다면, 게이트는 닫힐 거다.

혹은, 부서진 문이 원래대로 복구가 된다던가?


“정확한 건 확인해 봐야 아는 거지.”

“또 다른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니겠죠?”


확인된 게 아무것도 없으니, 불안하겠지.


“끼릭.”


중형 골렘들의 움직임이 느려진다.

충전해둔 마나가 거의 다 떨어진 모양이다.


“일단, 2호······”


나는 잘린 중형 2호의 팔을 찾았다.


“얘들아, 팔 잘 챙겨줘.”

“끼릭.”


골렘을 만든 방식은 생산 마법을 통한 것.

그렇기에 이미 생산된 것을 고칠 방법은 떠오르지 않는다.

하지만, 내버려 둘 수는 없기에 팔은 챙겨가자.

그리고 나는 소형 골렘들을 시켜 오크의 사체들을 뒤지기 시작했다.


“흐음, 아티팩트는 없네.”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

행운은 그렇게 쉽게 따라주는 게 아니니까.


“형님, 이제 돌아가실 거죠?”

“혹시 여기 더 있고 싶어서 그래?”

“저, 전혀 아닙니다! 얼른 가고 싶어요.”


그럴 만도 하지.

구인상은 스스로 몸을 지킬 힘이 없다.

그렇기에 상시 긴장 상태였을 터.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피로가 장난 아닐 거다.


“얼른 돌아가자”

“알겠습니다!”


내가 봤던 구인상의 모습 중 가장 기뻐 보인다.

우리는 왔던 길을 되돌아 게이트의 입구로 향했다.


“어, 문이?”


연결된 공간이 점점 작아지고 있다.

저건 차원 문이 닫히는 모양새와 비슷하다.


“······닫히고 있어? 얼른 뛰어!”


혼신의 힘을 다해 달린다.

지금 이곳에 갇히면, 언제 탈출할 수 있을지 모른다.


‘마법도 못 쓰는 데 갇히면, 영원히 탈출 못할지 몰라.’


방법도 찾지 못하고 이곳에서 죽을 거다.

그러지 않기 위해, 온 힘을 다해 게이트를 향해 뛴다.


후웅-


“후아······ 형님, 다 빠져나온 것 같은데요?”


난 시선을 돌려가며, 골렘들의 숫자를 센다.


“스물둘······ 스물셋.”


23기의 골렘들 전부의 생존이 확인되자,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


쿠웅.


마음을 놓은 그때, 들려오는 큰 소리.

중형 골렘들이 쓰러졌다.


“혀, 형님? 골렘들이 쓰러졌는데요?”


나는 손을 휘저으며, 괜찮다고 말했다.


“마나 고갈 상태여서 쓰러진 거야. 괜찮아.”

“그렇습니까? 괜히 걱정했네요.”


짐이 늘었다.

하지만, 괜찮을 거다.

나는 뒤를 돌아 게이트가 있던 곳을 바라보았다.


닫힌 게이트.

언제 다시 열릴지 모르지만, 당분간은 괜찮을 거다.

다수의 몬스터가 습격하는 경우는 거의 없을 테니까.


***


왔던 길을 되돌아, 우리는 다시 왕십리역에 도착했다.

야심한 시간이라 인기척이 느껴지지는 않았지만······


“어, 박사님?”


역의 입구를 지키고 있던 남자가 나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무사······ 한 것 같지는 않지만, 돌아오셨네요!”


그래, 누가 봐도 내 몰골이 좋지는 않을 거다.

온몸은 몬스터의 피로 범벅되어 있고.

그 위에 흙먼지가 달라붙어 더러웠으니까.


“사람들을 깨울까요?”

“아닙니다. 조용히 들어갈게요.”

“그렇습니까? 돌아오신 걸 알면 다들 좋아할 텐데요.”

“꿈속에서는 편해야죠.”


그래, 꿈속에서는 이 절망 같은 세상이 아닐 테니까.

그들이 꾸고 있는 달콤한 꿈까지 방해할 생각은 없다.


“알겠습니다. 푹 쉬십시오!”


남자는 내게 인사를 건넨 뒤, 다시 디펜스 타워로 올라갔다.


“혀, 형님? 박사셨습니까?”


아니다.

박사는 개뿔 난 대학교도 안 갔다.


“사람들이 그렇게 부르고 있을 뿐이야.”

“근데, 생각보다 더 대단하신 분이셨네요?”

“뭐가?”

“존경받고 있잖아요!”


별다른 생각은 없었는데, 그렇게 보이는 모양이다.

나는 구인상의 어깨를 한대 툭- 때렸다.


“일단, 들어가서 쉬자. 너도 피곤하지?”

“아주 죽겠습니다······!”


골렘들을 역사 밖에 두고 우리는 안으로 들어갔다.

중형 골렘들을 질질 끌고 가면, 시끄러울 수 있으니까.


쏴아아-


따뜻한 물에 몸을 녹일 수는 없지만 괜찮다.

깨끗한 물로 샤워를 할 수 있다는 게 행복한 거다.


“으아······ 좋다······”


이거 봐라, 얼마나 좋으면 저런 아저씨 같은 소리를 내지?


어푸르르- 어푸르르-


세수하는 것도 마치, 아저씨 같다.


“야, 솔직히 말해봐.”

“뭘 말입니까?”

“너 진짜, 27살이야?”

“······에? 당연하죠.”


하는 짓은 57살이라고 해도 믿을 것 같은데······

물론, 외적인 부분도 포함해서.


샤워가 끝난 뒤, 우리는 깊게 잠이 들었고.

나는 그날 꿈을 꾸었다.


***


“주인님 저희도 그쪽 세계로 함께하고 싶습니다.”


내 계약 정령 미네르바.

그리고 다른 몇몇 부하들이 내 앞에 서 있다.


“안돼. 나야 원래 그쪽 사람이지만, 너희는 진짜 전부를 포기해야 하잖아?”


난 가진 모든 것을 포기해도 돌아가야 할 이유가 있다.

하지만, 이 녀석들은 아르디페이아가 전부일 터.

그런 선택을 존중해줄 수 없다.


“그렇다면, 방법을 찾아서 따라가겠습니다.”

“그러시던가.”


불가능할 거다.

아니, 불가능 해야만 해······

모든 것을 포기하고 날 찾아오는 일은 없어야 하니까.


“반드시······”


***


“허억!”

“혀, 형님?”


현실로 돌아왔지만, 생생하게 기억나는 꿈.

꿈이라기보다는 잠시 잊고 있던 기억이다.


“괜찮아. 별거 아니야.”

“조금 전에 사람들이 찾아왔었습니다.”


내가 돌아왔다는 이야기를 들은 모양이다.

그리고 내가 자고 있어서 돌아간 것 같고.


“슬슬 일어나야겠네.”


나를 대신해서 이불을 정리하는 구인상.

그럴 필요 없는데 괜한 짓을 한다.


“괜찮아. 내가 할 수 있는데?”

“형님, 원래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겁니다.”

“그, 그러냐?”


노인네 같은 소리에 당황해 말을 더듬어 버렸다.

뭐, 본인이 그렇다면 말릴 생각도 없고.


“그럼, 스킬 한번 써볼래?”

“요리 말입니까? 좋습니다!”


자신 있게 대답하는 구인상.

나는 녀석에게 식당의 위치를 알려주었다.

그리고 발걸음을 옮겨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향했다.


“오빠! 별일 없던 거 맞죠?”


아연이가 나를 발견하곤, 걱정되는 표정으로 물었다.


“게이트 하나를 닫고 온 거 빼면, 별일이 없긴 하지.”


······


정적이 흐른다.

내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의 눈이 점점 커졌고.

그들은 놀란 마음을 감추기 위해서 스스로 입을 가렸다.


“······정말 게이트를 닫은 거예요?”

“말했잖아?”

“아무리 그래도······”


이야기는 이미 해뒀다.

그런데도 정말 성공했다는 사실이 놀라운 모양.

사람들의 표정이 밝아지기 시작했다.


“설마, 박사님이 게이트를 완전히 닫고 올 줄은······”

“알고는 있었지만, 정말 범상치 않은 분이시네요.”

“이런 대단한 분이랑 함께 할 수 있다니!”


누군가에게 인정받는다는 것은 언제나 기쁘다.

그렇기에 나는 칭찬을 기쁘게 받아들였다.


“남아있는 몬스터가 없다고는 할 수 없으니, 계속 조심하셔야 합니다.”


게이트는 닫았지만, 먼저 나와 있던 몬스터들이 있을 수 있다.


‘그리고 다른 곳에서 넘어온 녀석들도 있을 것이고.’


솔직히 이번 싸움은 어렵지 않았다.

개체 수가 많이 늘어 고전한 것은 사실이지만······

몬스터들의 수준이 낮아서 공략할 수 있던 거다.


‘더 강해질 방법을 생각해야 해.’


고등급의 몬스터들을 상대하려면 강해져야 한다.

나뿐만 아닌 골렘들도 강해져야 해.

그리고 뜻이 맞는 동료들도 필요할 거다.


‘아르디페이아에서 만났던 녀석들처럼.’


스으읍-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던 내 코를 자극하는 냄새.

평범한 냄새가 아니다.

이건.


“맛있는 냄새가······”


식당에서 지구에 돌아와 처음 맡아보는 맛있는 냄새가 난다.

마치, 그것은 자석과 같이 나를 끌어들였다.


“가, 가볼까요?”


내 의견에 동의하는 사람들.

우리는 모두 냄새에 이끌려 식당으로 향했다.


“아, 형님! 마침 식사 준비가 거의 다 끝났습니다.”


오늘따라 구인상의 뒤편에서 빛이 뿜어져 나오는 것 같다.

냄새만 맡아도 이렇게 맛있는데, 그 맛은 어떨까?

우리는 아무 말 없이 식당에 앉았다.


“자, 다들 맛있게 드세요.”


고기를 얇게 썰어 구운 뒤, 양념을 뿌린 것.

겉으로 보기엔 대단한 것 하나 없는 음식.

근데, 냄새가 장난이 아니다.


“자, 잘 먹겠습니다.”


나는 고기를 입에 욱여넣었다.


쩝. 쩝. 쩝.


“너, 너······ 대체 무슨 짓을!”

“······에? 입에 안 맞으십니까?”


아니, 그 반대다.


“잘 맞아. 너무 잘 맞아! 대체 무슨 고기야?”

“다이어 울프 고기라고 그러던데요?”

“······!”


그 맛대가리 없는 고기가 이렇게 맛있다고?

코를 찌르던 누린내는 양념으로 제대로 잡았다.

그리고 부드러운 식감까지.

그야말로 고급 레스토랑 음식이 따로 없다.


“아, 여러분 저는 구인상입니다.”


녀석이 이제 생각난 듯 사람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짝짝짝.


박수가 터져 나온다.

그래, 사람들도 요리에 감동한 거지.


“그래도 각성한 보람이 있네요.”


난 오랜만에 먹는 만족스러운 식사에 눈물이 흘렀다.

그리고 또다시 부모님의 얼굴이 떠올랐다.


‘맛있는 집밥 그 한 끼를 위해서라도, 난 세상을 구할 거야.’


식사를 마친 후, 나는 소재 창고로 들어왔다.

내가 없는 와중에도 사람들이 소재를 모아둔 모양.

비었던 창고가 많이 차 있었다.


“끼릭?”

“그래, 여기 누워봐.”


충전이 끝난 중형 2호를 소재 창고로 데려왔다.

그리고 내 명령에 따라 걸음을 옮겨 바닥에 눕는 녀석.


“일반적인 방법으로 고칠 수 없을 거야.”

“끼릭······”


함께 온 1호가 걱정스러운 목소리를 냈다.

난 그런 녀석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래서 생각해 둔 방법이 있지.”


고민 끝에 난 결론에 도달할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생산 마법.


‘생산 마법으로 만든 골렘이니까, 같은 마법으로 해결한다!’


그게 바로 내가 생각한 방법이다.

나는 누워있는 중형 2호의 곁으로 다가갔다.


“옆에 잘린 팔을 두고···”


그리고 괜찮은 소재들을 골라 그 위를 덮었다.


“성공해야 할 텐데.”


나는 손을 앞으로 뻗은 뒤, 마나를 끌어 올려 외쳤다.


“생산!”


순식간에 빠져나가지는 마나.

그와 동시에.


번쩍-


밝은 빛이 중형 2호의 잘린 팔에서 터져 나온다.

마법은 성공적으로 발동했다.

그리고 결과는······


“성공이다!”


2호의 없어진 팔이 연결되었다.

제대로 연결된 건 맞는데.

뭔가 이상하다?


“······근데, 모양이 왜 저러냐?”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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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1화 잠실역(3) 24.09.09 281 10 12쪽
20 20화 잠실역(2) 24.09.08 306 10 12쪽
19 19화 잠실역(1) 24.09.07 320 9 12쪽
18 18화 미네르바(2) 24.09.06 350 11 12쪽
17 17화 미네르바(1) 24.09.05 374 11 12쪽
16 16화 침략자(1) 24.09.04 371 10 12쪽
15 15화 지하철(2) 24.09.03 403 10 12쪽
14 14화 지하철(1) 24.09.02 421 11 12쪽
13 13화 확장(2) +1 24.09.01 439 13 12쪽
12 12화 확장(1) 24.08.31 474 12 12쪽
» 11화 게이트 브레이크(4) 24.08.30 479 12 12쪽
10 10화 게이트 브레이크(3) 24.08.29 501 1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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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4화 인간의 적(1) 24.08.23 745 14 12쪽
3 3화 난민(2) 24.08.22 818 1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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