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칼립스로 귀환했더니 생산 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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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마키나
작품등록일 :
2024.08.22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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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3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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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5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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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7화 미네르바(1)

DUMMY

나는 녀석의 멱살을 잡고 끌어당겼다.


“정보?”

“그, 그래! 생존자들이 모여있는 곳을 알아.”

“······”


생존자들이 모여있는 곳.

그곳에 가면 우리 부모님을 찾을 수도 있다.


“어딘데.”

“우, 우릴 살려주겠다고 약속해.”


영악한 녀석.

자기 목숨은 아까운 모양이다.

나는 녀석의 멱살을 놓아주었다.


“정보가 확실하면, 살려주지.”


거짓말일 확률도 배제할 수 없다.

뭐든 확실한 게 좋은 거니까.


“정보만 듣고 우릴 죽일지 어떻게 알아?”


나는 허리춤에 차고 있던 단검을 꺼내 녀석의 목에 겨눴다.


“누가 아쉬운 입장인지 다시 알려줄까?”

“마, 말할게······!”


그래, 그렇게 나와야지.

정보가 없어도 아쉬울 건 없다.

직접 발로 뛰어 찾으면 그만이다.


“잠실이야, 잠실역에 생존자들이 모여있다는 정보가 있어.”

“정보 출처는?”

“그쪽에서 넘어온 각성자를 만난 적이 있어.”


나는 눈을 얇게 뜬 채 남자를 바라봤다.


“정말이라고! 모든 걸 걸고 맹세할 수 있어.”


땀을 뻘뻘 흘리며, 대답하는 남자.

나는 그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살려주지.”

“저, 정말?”

“전부 끌고 와.”

“끼릭!”


승강장.

녀석들 모두를 끌고 이곳으로 왔다.


“여긴······”


나는 녀석의 등을 밀었다.


“쭉 가면, 한양대역이야. 선로를 따라서 가.”

“이런 시발! 우리를 속여?”

“그럴 리가.”


애초에 살려준다는 약속은 지킨 거다.


“생존은 너희한테 달린 거지.”

“······시발.”


남자는 나를 보며, 인상을 쓰곤 선로를 따라 걸었다.

다른 동료들과 함께 말이다.


“형님, 그냥 보내도 괜찮을까요?”


옆에 있던 구인상이 걱정되는 표정으로 내게 물었다.


“알아서 하겠지, 몬스터들 좀 정리해주면 좋고.”

“······형님은 역시, 악마십니다.”

“그러냐.”


죄책감은 느끼지 않는다.

애초에 녀석들이 먼저 우리를 노렸던 거니까.

그리고 후환은 남기지 않아야 한다.


“일단, 사건은 해결!”

“식사 좀 하시겠습니까?”

“······벌레 남은 거 아니지?”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하하하······”


멋쩍은 웃음을 짓는 구인상.

나는 녀석을 따라 식당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후르릅-


“슬슬 가르니도 질리는 것 같아.”


가르니 수프를 한동안 주식으로 먹었더니, 질리는 기분이다.


“이거라도 있는 게 어딥니까······ 아무튼, 이제 어떻게 하실 거예요?”


이미, 답은 정해져 있다.

생존자들이 모여있는 잠실역.

나는 그곳으로 가 부모님을 찾아볼 생각이다.


“바로 출발하시게요?”

“아니, 확실하게 준비해야지.”


전력이 부족하다.

다수의 골렘을 만들었지만, 아직 부족하다.


“꼭 골렘이어야 하는 거야?”


어느새 내 옆으로 다가온 정현상.


“굳이 골렘일 필요는 없지만······”


골렘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지금의 나는 생산 마법 외에 사용할 수 있는 게 없으니.


‘물론, 화염구의 반지도 있긴 하지.’


그렇다고 아티팩트를 생산할 수도 없는 노릇.

만들려면, 초고 등급의 소재가 필요할 거다.


“기계 갑옷 같은 걸 만들어 보는 건?”

“흐음······”


장비를 만든다.

그것도 괜찮은 생각이다.

직접 전투해도 괜찮고, 골렘한테 입혀도 될 일이니까.


“좋아, 일단 가자.”

“나, 나도?”

“말을 꺼냈으면 책임을 져야지.”

“어······ 어······”


나는 정현상을 데리고 소재 창고로 이동했다.


“한동안 사용을 안 해서 그런지 상당히 많이 쌓였네.”


창고 한가득 쌓인 소재들.

이 정도면, 장비를 만들기 충분할 거다.


“일단, 먼저 만들어야 하는 게······”


장비도 중요하지만, 먼저 만들고자 했던 것들이 있다.

그것은 바로······


“생산.”


번쩍-


작은 크기의 마나 저장장치.

이건, 중형 골렘들을 위한 장치다.


“휴대용 마나 저장장치?”

“용량은 적어도 중형 골렘 정도를 움직일 동력으로는 충분해.”


번거롭게 다시 마나를 채워줄 필요가 없어지는 셈.

일단, 중형 골렘 3기가 사용할 마나 저장장치를 만들었다.

그리고.


“생산!”

“응? 이건······”


총 모양의 무언가.

외관은 닮아있지만, 성능은 전혀 아니다.


“골렘들이 사용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마나를 사용해 탄을 발사하는 방식이라, 사용할 수 없을 거다.


지이잉······


내가 마나를 밀어 넣자 반응하는, 마나 건.

그리고 방아쇠를 당기자.


콰앙!


마나 탄에 맞은 벽면이 움푹 파여버렸다.


“이런 시발! 뭘 만든 거야.”

“마나 건이야. 당장은 나만 쓸 수 있겠지만······”


마나 저장장치를 소형으로 개량한다면, 골렘들이 들게 해 사용할 수도 있을 거다.


“잠깐만.”


나는 마나 저장장치로 이동해 빠져나간 마나를 보충했다.


“생산.”


먼저, 정현상이 사용할만한 장비.


“갑옷이네?”

“일단, 입어봐.”


철컥. 철컥.


전신 갑옷의 형태.

전투력이 부족한 정현상을 지켜주기에 충분할 거다.


“생산.”


그리고 이번엔 관절들을 보호하는 갑옷을 만들었다.


“생각보다 괜찮네.”


움직임을 보조해주는 기계 갑옷.

적은 양의 마나 소모가 있지만, 이 정도는 괜찮다.


쐐액!


다량의 마나를 불어 넣자, 3배는 빠른 움직임을 낼 수 있다.


“그게 무슨······”

“괜찮은 것 같지?”

“괜찮은 수준이 아니잖아!”


어지간한 몬스터들은 기계 갑옷을 입은 날 쫓아오지도 못할 수준.


“이제, 남은 거로······ 생산!”


남은 자재들 전부를 사용해 소형 골렘 50기를 더 생산.

일단, 마나 소모가 없는 녀석들을 만드는 게 더 효율적이니까.


“작은 녀석들은 얼마나 많이 만들려고?”

“아무리 만들어도 부족할걸?”


지금까지 만들어 낸 소형 골렘은 거의 300기에 달한다.

솔직히 얼굴에 번호를 써주는 것도 언젠가 귀찮아졌다.


“초장기 녀석들을 제외하고는 번호도 모르겠어.”

“끼릭?”

“그래, 1호. 너가 나랑 가장 오래 있었지.”


1호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일단, 다른 녀석들이랑 자재들을 더 모아와 줘.”

“끼릭!”


아직 준비가 더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문제가 남았으니까······

그리고 며칠 후, 자재 창고에는 차고 넘칠 정도의 소재가 모였다.


“이 정도면, 충분하려나?”


나는 소재들을 향해 손을 뻗었다.


‘마나는 충분해.’


엄청난 양의 마나 소모를 대비해 충전도 마친 상태.

나는 눈을 감고 마나를 끌어 올려 손으로 보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목에 있던 목걸이를 떼어 내 던지며 외쳤다.


“생산!”


번쩍!!


여태까지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빛이 터져 나온다.

마치, 초월 마법을 사용할 때와 같은 느낌.

몸속에 맴돌던 마나가 전부 빨려 나간다.


콰앙.


“허억······ 허억······”


가쁜 숨을 몰아쉰다.

꽉 차 있던 창고는 이미 텅 비어 버렸고.

나는 그 안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갔다.


“성공했네.”


광휘의 목걸이를 매개체로 만들어진 또 다른 아티팩트.

외관은 비슷해 보이지만, 명확히 다른 물건이다.


후우웅.


목걸이를 손에 들자, 주위의 마나가 소용돌이 치며 빨려 들어가는 것이 느껴진다.


‘역시, 내 예상이 맞았어.’


광휘의 목걸이는 마나 회복률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

거기에 내가 모은 소재를 추가해 새로운 아티팩트를 창조했다.


‘마나 회복률도 세배는 높아진 것 같고······ 남은 마나도 저장할 수 있게 된거야.’


이제 마나가 모자랄 일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솔직히 마법만 쓸 수 있다면······


“초월급 마법 두 번 정도는 사용할 수 있을텐데.”


운석을 떨어트리거나, 바다를 거꾸로 뒤집는 그런 마법 말이다.

뭐, 그것도 마법을 쓸 수 있어야 가능한 건데······


꿈틀.


“······에?”


움직였다.

분명 목걸이가 움직였다.


“잘못 본 건가?”


꿈틀.


잘못 본 게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듯, 다시 움직이는 목걸이.

나는 목걸이를 손에 올려 자세히 들여다봤다.

그러던 그때.


번쩍!


“으윽······”


눈을 멀게 하는 섬광이 터져 나온다.

나는 반사적으로 눈을 감았고.

당황한 내 귀로 목소리가 들려왔다.


“주인님, 드디어 제가 돌아왔습니다.”


어디선가 들어본 적 있는 익숙한 목소리.

나는 이 존재와 200년가량을 함께 보냈다.

절대로 잊을 수 없는 목소리다. 이거지.


“미네르바······”

“맞습니다. 주인님.”


아르디페이아에서 내 계약 정령이었던 미네르바.


“어, 어떻게 여기······”


분명 그곳에서 작별했을 터.

그녀가 여기 있을 리 없다.

하지만······


스윽-


환각을 보는 것도 아니다.

이렇게 생생한 감촉이니 말이다.


“주인님, 제가 아무리 정령이라지만 그런 곳은 만지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나는 손을 떼고 목을 가다듬었다.


“어떻게 여기 있는거지, 미네르바.”

“저의 조각을 주인님의 그림자 속에 넣어뒀습니다.”

“조각?”


그림자 정령 미네르바.

그녀는 내가 아르디페이아에서 떠날 때, 자신의 조각을 내 그림자 속에 심어 두었다.


“그리고 내 마나가 회복되자, 그걸 매개체로 차원 이동했다고?”

“맞습니다.”


어쩐지, 넘쳐나야 할 마나가 텅 비어버렸다.


탁.


나는 이마를 때리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왜 온 거야.”


솔직히 반갑지 않다.

그녀는 정령왕으로서 아르디페이아에서 살아가야 했다.

그런 자리를 포기하고 나를 찾아온다?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이야기다.


“저의 모든 것은 주인님의 것입니다.”

“하지만······”

“당연히 제가 있을 곳도 주인님의 곁이지요.”

“······”


그렇게까지 말하니, 할 말이 없다.

화를 내고 싶기도 하지만······

정령왕의 자리를 버리고 나를 찾아온, 그녀에게 그럴 수도 없는 노릇.


“고마워.”

“당연한 일입니다.”


고맙다는 말에 최대한 많은 것을 녹여냈다.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답이니까.


“일단, 그림자로 돌아가 있을래?”

“그건 불가능합니다. 주인님.”

“······왜?”


그녀 또한 지구로 차원 이동하며, 많은 것이 소실된 모양.


“낮은 등급의 정령 마법은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림자 세계로 몸을 숨긴다던가, 형상을 변환한다든가 하는 고등급의 정령 마법은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흐음······”


나는 천천히 그녀의 외모를 훑어봤다.

170정도 되는 키에 긴 흑발과 구릿빛 피부.

그리고 아름다운 몸매와 이목구비······

흔히 말하는 연예인 뺨치고 후려치는 외관이다.


“어쩔 수 없지, 지금은 그냥 내 지인이라고 소개하자.”


계약 정령이라던가 그런 말을 이해할 사람들이 아니다.

그렇다면 가장 쉬운 방법인, 지인입니다! 를 쓸 생각이다.


“따라와.”

“알겠습니다. 주인님.”

“주인님이라 부르지 말고, 이름으로 불러줘.”

“네. 아니메스 미노스 글라디우스님.”

“······”


오랜만에 듣는 이름에 순간 정신이 혼미해진다.

그래, 그런 이름을 썼었지······


“그냥, 안민걸이라고 불러. 민걸이!”

“그렇게 하겠습니다. 안민걸님.”


나는 그녀를 데리고,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혀, 형님? 그 아름다운 분은 누구십니까!”

“미친······”

“······”


구인상은 호들갑을 떨었고, 정현상은 욕을 뱉었다.

그리고 아연이는 말을 잇지 못했지.

다른 사람들도 저마다의 반응으로 미네르바를 맞이했다.


“아, 이쪽은 미네르바. 오래전부터 알던 지인이야.”

“안녕하십니까, 미네르바입니다.”


고개를 숙이는 미네르바.

그 모습에 사람들이 감탄을 금치 못한다.


“외국에서 오신 분이에요?”


아연이가 그녀에게 다가가 손을 잡는다.


“외국······ 저는 아르디······”

“아르헨티나! 였지?”

“예, 맞습니다.”


순간 놀라 등줄기에 땀이 주룩 흘렀다.


“민걸이 오빠랑은 어떻게 아는 사이에요?”


이어지는 그녀의 질문.

미네르바는 손으로 입을 가리며, 얼굴을 붉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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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20화 잠실역(2) 24.09.08 306 10 12쪽
19 19화 잠실역(1) 24.09.07 320 9 12쪽
18 18화 미네르바(2) 24.09.06 349 11 12쪽
» 17화 미네르바(1) 24.09.05 374 1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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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5화 지하철(2) 24.09.03 402 10 12쪽
14 14화 지하철(1) 24.09.02 420 1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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