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칼립스로 귀환했더니 생산 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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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마키나
작품등록일 :
2024.08.22 02:05
최근연재일 :
2024.09.13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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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31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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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2화 확장(1)

DUMMY

다시 붙은 팔의 색은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문제는 모양이 조금 이상하다.

반대쪽인 오른쪽과 크기가 다르다.


“왼팔이 왜 이렇게 굵어?”

“끼릭?”


누워있던 중형 2호도 머리를 들어 자기 왼팔을 확인한다.


“끼······?”


녀석도 황당한 듯 이상한 소리를 낸다.


“아니, 이게 무슨······”


이런 모양을 의도한 적은 없다.

무언가 생산 마법을 쓰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게 분명할 터.


‘설마, 소재 중에 이상한 게 섞여 있던 건가?’


그런 게 아니라면, 설명할 방법이 없다.


“괘, 괜찮지?”

“······”


돌아오는 대답이 없다.

마음에 들지는 않는 모양.


“일어나서 한번 움직여봐.”

“···끼릭.”


중형 2호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굵은 왼팔을 이리저리 움직여 본다.


철컥-


“끼릭?”


갑작스럽게 들려오는 이상한 소리.

소리의 근원지는 왼팔이었다.


“뭐야?”


왼팔이 재조립되며, 모양이 변하기 시작.

이윽고, 그 모습은 거대한 칼처럼 변했다.


후웅. 후웅.


팔을 이리저리 흔드는 2호.

변한 팔이 어색한 모양이다.

근데, 이게 또 생각보다 멋있다?


“괜찮은데······?”

“끼릭.”


중형 2호도 마음에 드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다시 원래대로 돌려봐.”


철컥- 철컥-


원래대로 돌아오는 팔.

기능에는 문제가 없는 것 같다.


“자, 그럼 잘 고쳤고!”


처음엔 모양이 달라 살짝 놀랐지만······

아무튼 잘 해결된 거지.


“이제, 돌아가도 괜찮아.”

“끼릭.”


중형 2호를 돌려보낸 뒤, 나는 남은 소재들을 확인했다.

그리고.


“생산. 생산. 생산.”


가장 먼저 소형 골렘들을 더 생산한다.

이제는 숫자를 셀 의미가 없을 정도로 많아진 소형 골렘들.

나는 녀석들을 모두 불러 모았다.


“1호, 다 데리고 따라와,”

“끼릭!”


1호를 중심으로 소형 골렘들을 모두 데리고 역 밖으로 나간다.

그리고 난 일렬로 늘어선 녀석들의 앞에 섰다.


“이제 지상도 슬슬 재정비해야 해.”


게이트는 닫혔다.

그리고 슬슬 식량도 떨어진다.

그걸 해결할 방법은······


스윽.


나는 주머니에 들어있는 무언가를 꺼냈다.


“아마, 먹을 수 있겠지?”


게이트를 닫으러 갔을 때, 구한 씨앗.

분명 난 이걸 아르디페이아에서 본 적이 있다.


“가르니 라고 불렀던 것 같은데.”


감자와 고구마를 합친 그런 작물이다.

아무튼 먹을 수 있었다는 게 중요하지.


물론, 다른 작물들을 재배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런 녀석들을 이런 환경에서 쉽게 구할 수 없다는 게 문제지.

일단 뭐라도 심고, 뭐라도 먹어야 한다.


“인상이가 알아서 잘 요리해주겠지.”

“저 말입니까?”


팔짱을 끼고 고개를 끄덕이는 내 뒤로 들려오는 목소리.

하마터면 화들짝 놀랄 뻔했다.


“······언제 온 거야?”

“저, 처음부터 있었습니다. 형님.”

“무슨, 닌자도 아니고···”


난 다시 시선을 돌려 천천히 역 주변을 살핀다.


“다 무너졌네요. 진짜.”


그 말처럼 모든 것이 무너져 제대로 걸을 땅조차 없다.


“많이 나아진 거야, 사람들이 자재 수집을 계속해줬으니까.”

“그렇습니까.”


그런데도 농사를 지을만한 땅은 없다.


“일단, 주변에 쓸만한 것들 빼고는 좀 떨어진 곳으로 치우자.”

“끼릭!”


1호가 소형 골렘들을 이끌었다.

작업은 빠른 속도로 진행되었고.

녀석들이 쓸만한 소재를 가져올 때마다 나는 생산 마법을 사용했다.


“생산.”


번쩍.


또다시 만들어진 한 기의 소형 골렘.

녀석도 바로 작업에 합류한다.


“효율이 엄청난데요?”

“내가 힘든 것만 빼면 그렇지.”


골렘을 만들 때마다 빠져나가지는 마나.

그것을 보충하기 위해서 나는 역을 왔다 갔다 한다.

효율이 참 좋지 못하다. 이거지.


“그럼, 제가 뭐라도 만들어 오겠습니다!”

“기대하고 있을게.”


구인상이 떠나고.

그 자리를 대신하듯 누군가가 다가온다.


“오빠, 근데 저 아저씨는 몇 살이에요?”

“아저씨······?”


아마, 구인상을 이야기하는 모양이다.


“인상이 스물일곱이야, 아저씨 아니야.”

“네? 농담하시는 거죠?”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싶지만, 농담이 아니다.


“진짜요······?”

“나도 처음엔 안 믿었는데, 본인이 맞다고 하니까.”


아연이는 말을 잇지 못했다.

그저 입을 가리고 놀란 토끼 눈을 하고 있을 뿐.


털썩.


내 옆으로 와 자재들 위에 앉는 아연이.


“앞으로 어떻게 하실 생각이에요?”

“내 목적은 변하지 않아.”

“떠나실 거예요?”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직은 그럴 생각이 없지만······”


굳이 이곳에 머물 필요는 없다.

이곳에 있는 모두를 지켜줄 의무 따위는 없으니까.

하지만.


“그래도, 이제 와서 알아서 살라고 할 수는 없지.”


아연이는 나를 보며, 웃었다.

원하는 답이라도 한 걸까?


“오빠는 정말 착하신 분 같아요.”

“착하기보다는, 책임감이 강한 거겠지.”


아무런 대답 없이 웃기만 하는 그녀.

한참을 날 보던 아연이는 다시 역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래도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은 맞아요!”


그녀가 떠난 뒤에도 많은 사람이 찾아왔다.

먼저 나서서 작업을 돕겠다는 사람.

그리고 근황을 전하는 이들도 있었다.


“박사님, 옆쪽 동네에도 저희 같은 사람들이 있다는 소문이······”

“그렇습니까?”


생존자들과 접선해 구역을 넓히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사실 방법도 이미 생각해뒀다.


“형님, 맛있는 거 해왔습니다!”

“오······”


남은 고기들을 갈아 만든 미트볼.

별거 아닌 것 같아도 맛있다.


“인상아.”

“······왜 그렇게 진지하게 부르십니까?”


내가 이름을 부르자 당황해하는 구인상.


“너 솔직히 말해 봐.”

“뭐, 뭘 말씀이십니까?”

“사실 오십 살은 넘은 거지?”

“······”


절대 아니란다.

뭐, 이렇게까지 아니라 하면 진짜 아닌 거지.


“아, 형님 그 역 안쪽으로 들어가 보셨습니까?”

“어디?”

“승강장이요!”


가본 적 있다.

부서진 지하철로 꽉 막혀있는 그곳.


“당연히 가봤지.”


그리고 난 그곳을 이용할 생각이다.

다른 역들과 통하는 안전한 길이니까.

물론, 몬스터들을 모두 정리할 수 있다면 말이다.


“그 정도의 지하철이면 괜찮은 자재가 되지 않을까요?”


그것도 맞다.

지하철을 구성하는 소재들을 상당히 상급일 테니까.


“그 정도면 소형 골렘 50기는 만들 수 있을걸?”

“역시! 그렇죠?”


무언가 할 말이 더 있는 모양이다.


“뭔데?”

“아, 그걸로 대형 골렘을 만드는 게 어떨지 해서요.”


그 생각을 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


“거기서 만들면 천장을 뚫고 나올걸?”

“아······”


이동할 수 없다.

그래서 역사 내부에서 제작은 불가능.


“그럼, 지하철을 밖으로 옮기거나?”


그것도 불가능에 가깝다.

언제 쪼개고 언제 옮기냐······


“그러면 골렘을 따로따로 만들어서 합치는 건요?”


새로운 방법이다.

한 기의 골렘을 분리해서 제작하는 것.


“나쁘지 않은데?”


2호 때와는 다르게 부위 교환도 가능할 거다.


“근데, 지금은 안돼.”

“에? 안 되는 겁니까?”


아쉬운 표정을 짓는 구인상.

나는 녀석에게 주머니에 있던 씨앗을 한 움큼 건넸다.


“자, 이거 들고 저기 가서 일정한 간격으로 심어.”

“제, 제가요?”

“그래, 여기 너 말고 누가 있냐.”


물론, 다른 사람들도 많다.

그냥 구인상한테 일을 시키고 싶었다.


“너도 여기 일원이니까, 일해야지.”

“······그렇긴 하죠.”


터덜터덜 걸어가는 뒷모습이 지친 노인 같아 보인다.

떠나는 구인상을 뒤로하고, 나는 다시 생산 마법을 사용했다.


“생산.”


첨단 시대에는 자동화가 중요하다.

일단, 난 먼저 일정 시간 간격으로 물을 주는 장치를 만들었다.

그리고 저장할 수 있는 창고를 만들고······


‘한번 내려가 볼까.’


지하철역 승강장으로 향했다.

일단, 사용이 가능한 곳은 2호선 한 군데.

나머지는 모두 무너져 접근조차 불가능하다.


“흐음······”


부서진 지하철이 승강장을 꽉 막고 있다.

그리고 뭔가 느낌이 쎄하다.


‘저쪽은 몬스터들이 한가득할 것 같은데······’


막힌 승강장 뒤로 무언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온다.

합리적인 의심, 이건 몬스터가 아닐 수 없다.


“당분간은 보류!”


난 소름이 돋는 팔을 문지르며, 서둘러 자리를 벗어났다.


“저런 곳에 꼭 곤충형 몬스터가 산단 말이지.”


그리고 난 벌레가 싫다.

그런 녀석들과 싸우는 건 더더욱 싫다.


***


“형님! 자랐습니다.”

“머리가······?”

“······아뇨.”


시무룩한 표정의 구인상.

그런 표정까지 지을 필요는 없잖아.


“미안하다.”

“아닙니다. 일단, 나와보시죠.”


난 녀석을 따라 역 밖으로 나갔다.


“이거 말입니다. 뭐냐······ 가··· 가···”

“가르니.”

“예, 가르니요!”


녀석은 줄기에 매달린 가르니를 들어 보였다.


“근데, 이거 원래 이렇게 빨리 자라요?”


성인 남성 주먹 크기의 가르니.

고작 심은 지 며칠 만에 전부 자란 모습이다.


“지구의 작물들이랑 달라서 그런 거지.”

“그, 그렇습니까?”


지구의 것이 아니라는 말에 당황하는 구인상.

나는 녀석에게 가르니를 반으로 쪼개 건넸다.


“먹어봐.”

“······”


한발 물러서며, 나와 거리를 두는 녀석.

나는 그런 녀석의 입에 가르니를 밀어 넣었다.


“괜찮으니까, 먹어 보라고.”


아삭.


“오······?”


그래, 내가 너 못 먹을 거 주냐?


“이거 그냥은 못 먹겠는데요······?”


내가 못 먹을 걸 줬구나······

구인상은 다시 한번 가르니를 베어 물었다.


“흐음, 딱 찌거나 삶으면 괜찮을 것 같은 느낌이.”

“그렇지? 생으로 먹는 건 좀 아닌가 보다.”

“아닌 걸 저한테 주신 겁니까······”


그래, 미안하다.

나는 녀석의 어깨를 두드렸다.


“아무튼! 알아서 부탁한다.”

“이런 건 전문이니까, 맡겨두세요!”


자신감 있어 보이는 게 참 보기 좋다.

그리고 난 주위를 천천히 둘러봤다.


“고작 며칠인데······ 이 정도로 나아지다니.”


반복 작업.

그래, 나는 계속 생산을 외쳤다.

그리고 그 결과가 이것.


나름대로 정리 정돈되어 보이는 지상.

그게 모두 내 피, 땀, 마나의 결정체다.


‘사용할 수 있는 자재들은 전부 골렘으로 만들었으니까.’


지금 소형 골렘은 거의 100기에 달한다.

그 숫자가 많아져서 그런지, 어딜 가도 골렘들이 보인다.


“끼릭.”

“그래, 83호구나.”


녀석들의 이마에 쓰여있는 번호.

그것으로 골렘들을 구분한다.

여기서 가장 눈에 띄는 녀석은······


그래, 저기 빨간 모자를 쓴 1호다.

1호는 소형 골렘들의 대장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리고 어디서 난 줄 모를 저 빨간 모자를 애용 중이다.


“끼릭!”


1호가 나를 발견하고는 다가온다.


“그래, 별일 없지?”

“끼릭. 끼릭.”


어차피 무슨 말을 해도 못 알아듣는다.

대충 짐작할 뿐이지.


“그래, 별일 없다는 거지?”

“끼릭!”


그래, 별일 없으면 된 거다.

이제 그럼 식량도 해결했고.

남은 일은 수색 범위의 확장이다.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두 곳.

지하, 혹은 지상이다.

나는 눈을 감고 잠시 생각했다.

그리고.


“벌레는 죽어도 싫으니까.”


답은 지상이다.

아래에 뭐가 있을지도 모르니까.

일단, 지상을 공략하자!


“끼릭!”


이거 봐라, 1호도 내 의견에 동의한다.

역시, 골렘도 벌레는 싫은 거다.

어딜 가나 미움받는 녀석들······


“1호, 중형 애들이랑 소형 한 50기 정도만 모아줘.”

“끼릭!”


난 곧바로 골렘들을 소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골렘들이 내 앞에 일렬로 섰다.


“옆 동네까지 한번 스윽 가보자고.”

“”“끼릭!!”“”


녀석들을 이끌고 걷기 시작했다.


“뭐, 오우거라도 나오지 않는 이상은 괜찮겠는데?”


소형 골렘 50기, 그리고 중형 3기면 어지간한 몬스터는 문제 없다.


“크아악!”


그래, 저런 드레이크같은 녀석들만 아니면 말이지.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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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20화 잠실역(2) 24.09.08 306 10 12쪽
19 19화 잠실역(1) 24.09.07 320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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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6화 침략자(1) 24.09.04 371 1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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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4화 지하철(1) 24.09.02 421 1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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