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칼립스로 귀환했더니 생산 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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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마키나
작품등록일 :
2024.08.22 02:05
최근연재일 :
2024.09.13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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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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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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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3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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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4화 인간의 적(1)

DUMMY

강하게 이야기했지만, 나쁜 의도는 없다.

확실하게 하려는 거지.


“저는 독재를 하려는 게 아닙니다.”


그저, 규칙을 성립하고 생활의 안정을 이끄는 거지.

그러기 위해서는 조금의 억압도 필요하다.

내가 이곳의 법 그 자체가 되는 거다.


“이곳이 안정화되고 체계가 잡힌 이후엔······”


보안관들을 선정해 사람들을 감시하고 통제한다.

그와 동시에 책임질 수 있는 한도 내의 자유를 준다.

그것이 내 계획.


“아시겠습니까? 법이 없기에 더 엄격해야 하는 겁니다.”


내 말에 사람들은 수긍하는 듯 보였다.

불만 가득했던 표정들이 한결 나아졌으니.


“자, 그럼 오늘은 푹 쉬시고. 떠나실 분은 떠나시고.”


그리고 나도 쉴 거다.


풀썩-


나는 바닥에 굴러다니는 박스를 깔고 누웠다.

잠시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기려던 그때.


“오빠.”


나를 이렇게 두근거리는 호칭으로 부르는 사람은 단 한 명.

난 눈을 뜨고 아연이를 올려다보았다.


“왜?”

“꼭 그렇게 쌀쌀맞게 이야기해야 해요?”


난 자세를 고쳐 앉았고.

그녀도 내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저 사람들이 나를 따르려는 이유가 뭔지 알아?”

“······믿음직스러워서?”


고맙긴 한데, 그건 아연이 너만 해당하는 거고.

저 사람들은 다를 거다.


“두려워서지.”

“뭐가요······?”


나라는 사람이 두려울 거다.

자신들을 억압했던 각성자를 없애버렸고.

그리고 힘없이 몬스터 소굴로 돌아가는 게 두려울 거다.


“나가는 것도 무섭고. 여기 있는 것도 무섭고······ 웃기네요.”

“그래도 대화가 통하는 나를 택한 거지.”


말만 잘 들으면 보호받을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하는 거다.


“그래도 쌀쌀맞게 이야기 하는 건 안 돼요!”


나는 아연이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움찔.


내가 눈을 바라보자 몸을 떨며, 시선을 피하는 그녀.


“법이 없는 곳에서 사람들은 힘에 굴복해.”


그렇기에 내가 아쉬운 것 없다는 태도를 보인 거다.

너희 따위 없어도 홀로 생존할 수 있다.

그러니까 선택해라.

이런 느낌으로 말이다.


“걱정하지 마, 그 돼지 새끼 같은 행동은 할 생각 없으니까.”

“······정말요?”

“당연하지. 그럴 이유도 없고, 나도 슬슬 기반을 다져야 하니까.”


밝아진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아연이.


‘귀엽다. 이게 손자를 보는 할아버지의 심정인가?’


그녀를 향해 욕정을 품을 생각은 없다.

하지만, 귀여워하는 정도는 괜찮잖아?


“크흠, 일단 쉬어둬. 내일부터 할 일이 많아질 테니까.”

“네! 알겠어요.”


그녀도 주변에서 박스를 끌어 오더니, 내 옆에 자리를 만들었다.


“······왜 여기에?”

“여기가 제일 편하고 안전하니까요!”


아는 사람도 없을뿐더러 안전한 것은 여기가 제일일 거다.


“끼릭!”


내 골렘 녀석들이 잠도 안 자고 나를 지켜주고 있으니 말이다.


“오빠, 잘 자요.”

“잘자.”


아연이가 눈을 감는 것을 보고 난 다시 생각에 잠겼다.


‘지금의 나는 너무 약하다.’


지구의 옅은 마나 농도.

그 때문에 마나 회복 속도가 느리다.

내 방대한 마나 통을 채우기엔 100년이 걸려도 모자랄 거다.


그래서 난 생각했다.

옅은 마나를 모을 수 있는 장치를 만들면 어떨까?


‘아르디페이아에는 마나의 샘이 있었어.’


정령의 숲 깊은 곳에 숨겨져 있던 마나의 샘.

그곳의 물을 마시면 마나가 급속도로 차올랐다.


‘그 원리를 이용하면······’


분명 가능할 거다.

그리고 그 확률을 높이기 위해 사람들이 필요한 것이다.


“자, 다들 모이셨으면 역할 분담을 할 겁니다.”


다음날 나는 사람들을 모두 모았다.

어제는 잘 쉬었을 테고.

오늘부터는 이곳을 확실히 정비할 거다.


“일단, 앞으로 몬스터 사냥은 없습니다.”


내 이야기에 수군거리는 사람들.

아마, 식량 확보에 대한 것 때문에 불안하겠지.


“1호와 친구들. 앞으로.”

“”“끼릭!!”“”


내 앞으로 나서는 소형 골렘들.


“제가 만든 골렘들입니다. 앞으로는 이 녀석들이 몬스터를 사냥해올 겁니다.”


그렇다면, 나머지 사람들은 무얼 하느냐?


“밖으로 나가 소재를 모아오시면 됩니다.”


그래야지. 생명의 샘도 만들 수 있고, 골렘 숫자도 늘릴 수 있다.

또한 생산으로 다른 것을 제조할 수 있을 거다.


“모두에게 밖으로 나가라는 강요는 하지 않겠습니다.”


몸이 약한 자들은 내부를 정비한다.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여긴 너무 더럽고 정리도 안 되어 있다.

고급 호텔 수준은 아니어도 모텔 정도는 되어야 해.


그래야 사람들이 병에 걸리지 않고 거주할 수 있다.

해가 들지 않는 지하라서 병에 더욱 취약하니 말이다.


“자, 왼쪽은 내부 정비팀 오른쪽은 정찰팀.”


사람들은 머뭇거렸다.

그래, 쉽게 정할 수 없겠지.


“함께 일하지 않으면 어차피 우리는 다 죽는 겁니다.”


내 말이 방아쇠를 당겼는지 사람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의외로 정찰팀에 지원하는 사람이 많네?’


그들의 시선을 보니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시선의 방향은 내부 정비팀.

그 무리 중 어린아이와 여자들에게 향하고 있었다.


‘지켜야 할 게 있는 사람들이구나.’


가족들을 위해서 몬스터 소굴로 발을 들이려는 사람들.

그들 모두가 지켜야 하는 가족들이 있었다.


물론, 아닌 사람들도 있다.

저기 저 녀석은 나사가 하나 빠져있는 표정을 하고 있으니까.

뭐가 그렇게 재밌는지 헤실거리며 웃는 남자.


‘고장 난 건가?’


그러던 그때.

웃던 남자가 손을 들었다.


“저, 저 무기는 받을 수 있나요?”

“무기 보급은 문제없을 겁니다.”


이 전부터 사용하던 무기들이 있으니까, 괜찮을 거다.

근데 표정이 참······


‘경계해야겠군.’


나는 1호를 불러, 남자를 감시할 것을 명령했다.

꼭 저렇게 눈이 맛 간 녀석들이 사고를 치니 말이다.


“끼릭.”

“그래, 잘 부탁할게.”


정찰팀에 지원한 인원들이 소형 골렘들과 함께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남은 내부 정비팀.


“솔직히 내부가 너무 더럽다고 생각합니다.”


내 말에 다들 공감하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쓸데없는 건 전부 버리고 청소부터 시작할 겁니다.”


그렇게 청소가 시작되고 나도 그들을 도왔다.


“저, 저희가 해도 괜찮은데.”


40대로 보이는 여성이 날 보며 이야기했다.

그래, 내가 있는 게 불편하겠지.

하지만 나도 놀 수는 없다.


“소재들을 확보할 때까지만 돕겠습니다.”

“아, 네······”


이거 뭐, 구해준 사람인데 이런 대우라니.

마음 한구석이 쓰려오는 것 같다.


“오빠!”

“아연이도 남았구나?”

“당연하죠. 저 힘도 없는데 나가서 뭐 해요······”

“그건 그래.”


퍽.


괜히 장난을 쳤다가 아연이에게 어깨를 한 대 맞았다.

아프진 않지만, 괜히 아픈 척을 해본다.


“너 혹시, 살골을 지닌 거 아니야?”

“사, 살골······? 그건 또 뭐예요.”

“그런 게 있어.”


그녀와 내 대화를 보고 사람들의 표정이 나아진다.

내가 인간적인 면을 보여줘서 그런 거겠지.

이건 의도한 바와 딱 들어맞는다.


“아연아, 잠깐 일어나봐.”


때는 어제.

나는 잠을 자던 아연이를 깨워 한 가지 부탁했다.


“오빠한테 장난을 쳐달라고요?”

“그래, 사람들이 있을 때 해줘. 몇 대 때려도 좋고.”

“대, 대체 왜요······?”


사람들의 경계심을 무너트리기 위해.

나를 계속 두려워한다면, 함께 지낼 수 없다.

그렇기에 내가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야 할 필요가 있다.


‘성공했군.’


내 작전은 성공했다.

일단, 가장 먼저 나에게 관심을 보인 것은 아줌마들.


“총각, 어디서 온 거야?”

“원래부터 이 근처에 살긴 했습니다.”

“어머, 동네 주민이었네?”


간단한 호구조사를 시작으로 나의 정보를 물었다.


‘사람들은 자신이 정보를 아는 사람을 덜 경계하는 심리가 있지.’


내 모든 것을 밝힐 수는 없지만, 지금은 상관없다.

어차피 나에게는 250년 전 일이니까.


‘내가 전부 기억하는 것도 놀랍군.’


마법사로서 오래 지낸 영향도 있을지 모른다.

내가 기억하고자 하는 일들은 모두 기억하고 있으니······

그리고.


‘지구에서의 기억도 잊고 싶지 않았던 거겠지.’


내 무의식이 지구에서의 기억을 온전히 보존시켰다.

그것이 250년이 지난 지금에 이르렀다.


“오, 많이 깨끗해졌는데요?”


아연이가 내 옆으로 다가왔다.

그녀의 말처럼 역사 내부는 상당해 깨끗해졌다.


“쓰레기가 너무 많았어.”


쓰레기는 태울 수 없다.

그래서 그 부분은 내가 처리했다.


“생산.”


우선 쓰레기들에서 사용할만한 것들을 골랐다.

그리고 그것들을 사용해서 생산마법을 사용.


‘그리고 나머지는 저쪽.’


남은 쓰레기는 공간을 만들어 모아두었다.

난 옆에 서 있는 아연이에게 무언가를 건넸다.


“자, 이거 받아.”

“형광등?”


나는 가장 먼저, 빛을 만들었다.


“마력등이야.”

“에······?”


아연이는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형광등 비슷한데, 동력이 마력이야.”

“아, 뭔지 모르겠네요······”


그래, 그거면 된 거다.

나도 설명하기 귀찮으니까 그냥 넘어가자.


“제일 필요한 곳들에 먼저 설치해놔.”


대기 중의 마력이 부족하기에 마력등의 출력이 낮다.

하지만, 빛이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게 훨씬 나으니 설치하자.


‘역시, 마나가 너무 부족해······’


고작 마력등 몇 개 만들었다고 고갈되지는 마나.

어서 마나 저장장치를 만들 필요가 있겠어.


“끼릭.”


나에게 다가와 소리를 내는 1호.

밖으로 나갔던 정찰팀이 돌아온 모양이다.


“별일 없었어?”

“끼릭!”


손을 엑스자로 만드는 1호.

대화가 불가능하기에 몸짓으로 상황을 전했다.


‘귀여운 녀석.’


몸을 움직이며, 나에게 상황을 전하는 녀석이 귀엽게 보인다.


“저 남자는 별문제 없고?”

“끼릭······”

“음?”


무언가 있는 모양이다.


“거기 그쪽.”

“예, 예? 저 말씀입니까?”

“그래, 이리 와 봐.”


남자들에게는 다소 강압적으로 군다.

서열은 확실히 해둬야 탈이 없다.


“저쪽에 저 남자가 밖에서 한 일에 대해서 이야기해.”

“아······”


머뭇거리는 남자.

난 그의 뒷목을 확 낚아챘다.


“뭐야, 말 못하겠어?”


무언가 두려운 표정이다.


“저쪽에서 이야기하지.”

“자, 잠깐······”


남자는 발버둥 쳤지만, 난 신경 쓰지 않았다.

그리고 골렘들에게 녀석을 던졌다.


“끌고 와.”


철컥.


이 전 리더인 돼지가 썼던 방이다.

혹시 몰라서 철거하지 않았다.


“유용하게 쓸 일이 많겠어.”


아주 감옥으로 개조해도 괜찮겠다.

난 시선을 내려 남자를 불렀다.


“야.”

“옙!”


무릎을 꿇고 있는 남자.

나는 녀석의 어깨를 두드렸다.


“묻는 말에 똑바로 대답하면, 아무 일 없을 거야. 난 좋은 사람이니까.”


그래, 난 좋은 사람이다.

그러니까 말만 잘 들어줘라 제발.


“말씀만 하십시오!”

“밖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해.”

“저희가 밖으로 나간 이후에······”


정찰을 시작한 직후엔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

아무말 없이 그저 묵묵히 소재를 모았을 뿐.

그러던 도중 몬스터가 나타났다.


“고블린 무리가?”

“예······”


당연하지만, 가장 먼저 골렘들이 나섰다.

고블린들과 골렘들은 전투를 벌였고.

남자들은 엄폐물 뒤에 숨어 상황을 지켜봤다.

그러던 그때.


엄폐물 뒤에서 뛰어나가는 한 남자.

남자는 낄낄거리며 고블린에게 달려들었고.

그대로 고블린의 목을 단검으로 난도질했다.


“하지만, 거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남자는 죽은 고블린을 갈기갈기 찢었다.

마치, 살육을 즐기는 듯 말이다.


“역시, 머리가 고장난 녀석이었구나···”

“맞습니다······”


그래서 섣부르게 말하지 못한 거다.

미친 남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들을까 봐.


“······저도, 그 고블린처럼 될까 무서웠습니다.”


서둘러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 미친놈이 사람들을 대상으로 어떤 짓을 벌일지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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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19화 잠실역(1) 24.09.07 320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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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5화 지하철(2) 24.09.03 403 10 12쪽
14 14화 지하철(1) 24.09.02 421 1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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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0화 게이트 브레이크(3) 24.08.29 502 1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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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7화 약탈자(2) 24.08.26 596 1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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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5화 디펜스 타워(1) 24.08.24 691 15 12쪽
» 4화 인간의 적(1) 24.08.23 746 1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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