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칼립스로 귀환했더니 생산 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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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마키나
작품등록일 :
2024.08.22 02:05
최근연재일 :
2024.09.13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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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1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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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3화 놀이공원(2)

DUMMY

거대한 코끼리 베히모스.

그 크기는 놀이공원 천장에 닿을 듯이 컸다.


“저렇게 큰데 눈치를 못 채고 있었다고?”


정현상의 말은 틀렸다.

눈치를 못 챈 것이 아닌, 방해를 받은 것.

녀석은 인식 저해 마법을 사용하고 있는 거다.

하지만, 몬스터들이 베히모스에게 돌아갈 때 그 마법은 풀렸다.


‘그래서 지금 우리가 녀석을 인식하고 있는 거겠지.’


거대한 크기지만, 딱히 위협적이지는 않다.

웃기는 이야기지만, 베히모스는 온순한 몬스터다.

그저, 자신을 몬스터 배양지로 삼고 몬스터를 강화하며 키울 뿐.


‘그런 점이 무서운 거지.’


녀석의 몸 안에서 다시 탄생하는 몬스터들은 더욱 강해진다.

그리고 마치, 키메라처럼 서로 조합되는 일도 있다.

더더욱 오래 방치할 수 없는 녀석이라는 말이다.

우리는 녀석의 다리를 돌아, 뒤편에 있는 게이트로 향했다.


“바로 들어간다.”


지체할 시간이 없다.

녀석이 몬스터들을 더 생산하고 강화하기 전에 돌아와야 한다.


스으윽-


어지럼증을 느끼며 들어간 게이트안.

그 내부는 축축한 냄새가 가득했다.

그래, 이곳은 마치 늪지.


“악어라도 나오는 거 아니야?”

“차라리 악어면 다행이지.”


중급 몬스터 그 이상이 나오는 것이 더 두려운 법이다.


“크르륵.”

“봤지? 악어보다 더 무섭다니까.”

“······그러네.”


바실리스크.

악어보다 10배는 커 보이는 도마뱀처럼 생긴 몬스터.

그런 녀석이 우리에게 이빨을 보이며, 울고 있다.


콰앙!


나는 곧장 녀석을 향해 마나 건을 쏘아냈다.

내 뒤를 이어 달려드는 골렘들.


푸욱! 푸욱!


바실리스크의 거대한 몸체가 늪지로 무너져 내렸다.


“준비해, 이제 시작인 것 같으니까.”


전투중 생긴 소음으로 인해 몬스터가 몰려들기 시작했다.


“키엑! 키엑!”


코카트리스, 마치 닭과 같은 생김새지만 거대한 크기의 몬스터.


“한눈에 봐도 스무 마리는 넘겠는데?”

“······집에 가고 싶어.”

“다 잡으면, 돌아갈 수 있을걸?”

“······”


바실리스크와 코카트리스의 협동 공격.

녀석들은 집요하게 약한 정현상을 노렸다.


“왜, 나만 노리는데!”

“약자를 먼저 노리는 습성이 있는 것 같네.”


그 탓에 나는 정현상의 옆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저 마나 건으로 공격을 가세할 수 있을 뿐.

하지만 상관없다.


콰앙!


마나 건으로 공격하는 것뿐이어도, 그 위력은 상당하다.

내 공격 한 번에 중심을 잃고 쓰러지는 코카트리스.

그것을 놓치지 않고 공격을 퍼붓는 골렘들.

순식간에 녀석들의 숫자는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야야, 또 오는데?”

“역시······ 게이트 안쪽도 숫자가 많네.”


게이트 내부의 몬스터의 숫자도 상당하다.

그리고 언뜻 보이는 이상하게 생긴 녀석들.

그 생김새가 도마뱀과 닭을 섞어놓은 것 같았다.


“베히모스 때문에 생긴 키메라도 있군······”


코카트리스와 바실리스크의 합성 몬스터가 분명하다.

그리고 그 녀석들의 강함은······


콰직!


소형 골렘이 녀석의 발길질 한 번에 박살이 났다.


‘두 배 이상은 강한 모양이야.’


하지만, 녀석을 상대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에겐 미네르바가 있으니까.


“미네르바! 키메라 위주로 싸워줘!”

“알겠습니다.”


미네르바의 손에서 뿜어져 나오는 검은 그림자.

그것들은 날카로운 가시가 되어 몬스터를 꿰뚫었다.

저항 없이 무너져 내리는 몬스터들의 몸체.


‘언제봐도 감탄스럽네.’


정령왕의 자격을 얻었던 그녀.

이 정도의 몬스터들과는 격이 다르다는 이야기다.

오히려 마나의 농도 때문에 저게 약한 거지.

초고 등급의 정령 마법을 사용했다면, 이곳의 몬스터 정도야 순식간에 쓸어버렸을 게 분명하다.


스윽-


나도 손을 뻗어 녀석들을 향해 파이어볼을 사용했다.

후방에 있는 녀석들이 화염에 휩싸였다.


“파이어 볼. 파이어 볼. 파이어 볼.”


불이 붙어 괴로워 하는 녀석들.

서로 몸이 엉켜 불일 옮겨 붙기 시작한다.

그리고 바닥에 굴러 불을 끄려고 하면······


콰직!


골렘들이 녀석들을 공격해 목숨을 끊어낸다.

그렇게 한참의 시간이 흘러.

몬스터들의 공격이 잠잠해지기 시작했다.


“허억······ 허억······ 마나가······”


광휘의 목걸이 덕분에 버티던 마나가 거의 고갈되고 있다.

그 만큼 파이어 볼을 많이 사용했기 때문.

나는 늪지 바닥에 털썩 주저 앉았다.


“힐!”


지친 내게 힐을 사용하는 정현상.

나는 고개를 들어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겁은 많은데, 항상 할건 다 해준단 말이지.’


그게 내가 그를 항상 데리고 다니는 이유다.

말로는 겁이 많고 두려워해도 포기하지 않는다.

그런 사람이야말로 사람들을 구할 영웅이 되는 것이 아닐까?

나는 그가 내민 손을 맞잡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게이트 내부는 얼추 정리된 것 같은데?”

“서치!”


내 말이 끝남과 동시에 미네르바의 탐색 마법이 발동했다.

그리고 천천히 눈을 뜨는 그녀.


“몬스터의 개체가 확연히 줄긴 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남은 잔당이 있습니다.”


그 정도는 상관없다.

이곳의 개체를 상당히 줄였기에 베히모스도 약해졌을 것.

그렇다면, 이제는 녀석을 공략할 차례다.


“그 정도는 상관 없겠지.”

“처리하지 않으실 생각입니까?”

“베히모스가 먼저야, 귀찮아지기 전에 처리하자.”

“알겠습니다.”


녀석이 또 다른 키메라를 만들기 전에 처리해야 한다.

이미 개체 수가 늘어 머리가 아픈 상황을 악화할 생각은 없다.

우리는 다시 게이트가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게이트 밖으로 나가기 전.


“파이어 볼.”


늪지의 나무들을 향해 거대한 파이어 볼을 쏘아낸다.

나무에 옮겨붙어 점점 퍼져나가는 불씨.


“운이 좋으면, 남은 놈들도 다 죽일 수 있겠지.”

“좋은 생각이십니다.”


다시 우리는 거대한 베히모스의 앞에 섰다.

녀석의 털이 곤두 서 있는 모습을 보아하니, 화가난 모양.

몬스터의 개체 수를 계속 줄이는 우리에게 화난거다.

나는 녀석을 향해 마나 건을 쏘아댔다.


쾅! 쾅!


“야, 멀뚱히 서 있지 말고 몬스터 뱉어내.”


게이트에 들어가기 전과는 상황이 다르다.

마나 건으로 공격을 가할 때 마다 괴로워 하는 베히모스.

녀석은 몬스터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구어억!”


마치, 토를 하는 듯한 소리.

그와 함께 몬스터들이 녀석의 코에서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다들 긴장해!”


나는 바닥에 깔린 부서진 자재들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리고.


“생산!”


내가 생산을 외치자, 자재들이 뾰족한 가시로 변하기 시작했다.

허공에서 떨어져 내린 몬스터들은 가시에 찢겨 나갔고.

가만히 있는 것만으로도 몬스터의 숫자가 상당히 줄어들었다.


“똑똑한데?”


감탄 어린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정현상.

그에게 엄지를 치켜 올려주었다.


“뭐, 별거 아니지.”


하지만, 그 효과는 얼마 가지 못했다.

죽어가는 몬스들의 이 산처럼 쌓이기 시작했고.

가시는 더 이상 효과를 내지 못했다.

몬스터들의 사체를 타고 넘어 오는 다른 몬스터들.


“파이어 볼!”


화륵-


역시, 대규모의 몬스터들을 상대할 때는 불 마법이 최고다.


“알아서 살살 녹는구나.”


퍼져나가는 불길을 보며, 나와 정현상은 몬스터들과의 거리를 벌렸다.


“생산.”


굴러다니는 자재로 벽을 만들어, 몸을 피했고.

고개를 돌려, 불안한 얼굴의 정현상을 보았다.


“괜찮아, 숫자만 많아진 것뿐이니까.”

“나, 또 불안한 얼굴 하고 있어?”

“그렇지?”


마른 손으로 얼굴을 벅벅 비비는 정현상.

스스로가 긴장했다는 사실이 마음에 안 드는 듯 보인다.


“잘 숨어있어. 이 근처로 넘어오지 못하게 할 테니까.”


고개를 끄덕이는 그를 보며, 나는 머리를 밖으로 빼냈다.


지이잉.


녀석들을 향해 죽음을 선고하는 마나 건.


쾅!


마나의 출력을 조절해 거대한 폭발이 이르게 만든다.

한 번의 공격에 수십의 몬스터들이 데미지를 입었다.


“진짜, 끝도 없긴 하네··· 이제 슬슬······”


결정적인 한 방이 필요하다.

그 완성의 역할을 해줄 이는 단 하나.


“미네르바!”


그녀뿐이다.


‘부탁한다.’


내가 외치는 소리에 고개를 끄덕이는 그녀.

그와 동시에 몸에서 거대한 마나가 소용돌이 치기 시작했다.


파지직. 파지직.


거대한 마나의 소용돌이에 온몸이 찢기고 뜯기는 몬스터들.

하지만, 그녀의 마나는 더욱더 커져만 갔다.


“검은 폭풍······ 검은 소용돌이······”


벽에서 머리만 내민 정현상.

그가 미네르바의 마법을 보며, 눈을 크게 뜨고 입을 막았다.


천천히 올라가는 그녀의 손.

그 끝이 향한 곳은 베히모스의 몸통.

미네르바의 입이 천천히 열리기 시작했다.


“섬멸.”


삐이이······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

공기조차 찢어 삼키는 그림자의 폭풍.

그리고 그 폭풍은 곧장 거대한 베히모스를 집어삼켰다.


모든 것이 파괴되어 무너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되기 마련.

하지만, 그림자의 폭풍은 정확히 몬스터들과 베히모스를 대상으로 지정했다.


팡!


공기가 주위로 터져나가는 소리.

그와 동시에 청각도 돌아왔다.


파스······ 파스슥······


한줌의 모래가 되어 사라지는 베히모스.

하늘에 닿을듯한 녀석이 결국 작은 알갱이가 되어 사라졌다.

정적만이 흐르는 놀이공원.

나는 시선을 내려 미네르바를 바라보았고.

그녀에게 달려갔다.


“미네르바!”


내가 이름을 부르자, 몸에 힘이 빠진 듯 그녀는 자리에 주저 앉았다.


“마나를 너무 많이 사용했습니다.”

“그래, 알고있어. 조금 쉬어.”

“······알겠습니다.”


힘 없이 기어들어가는 그녀의 목소리가 마음을 아프게 한다.

나를 위해 아르디페이아에서 이곳으로 와준 미네르바.

그런 그녀를 이런 고생만 시키다니······

미안한 감정이 든다.


나는 그녀의 이마에 손을 가져다 댔다.

그리고 내 체내에 있는 마나를 흘려보냈다.


“주인님은 이곳에서도 따뜻하신 분이십니다.”

“눈 감고 있어.”


다시 뜬 눈을 감는 그녀.


스으윽-


나와 계약된 관계라 마나를 옮기기에 어려움은 없다.

하지만, 현저히 적어진 내 마나로 그녀를 채워주는 것은 무리.

어느 정도 미네르바의 호흡이 편안해지는 것이 느껴지자 난 손을 떼어냈다.


“이제 좀 나아진 것 같습니다.”

“다행이네, 고생많이 했어.”


웃는 얼굴로 나를 바라보는 그녀.

나는 괜히 부끄러워져 시선을 돌렸다.


“저, 저기 힐은 안 필요해?”


뒷 머리를 긁으며, 말을 걸어오는 정현상.


“너무 늦게 물어보는 거 아니야?”

“너, 너희가 그런 분위기로 있는데 어떻게 물어봐!”


달달한 분위기로 보인 모양이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의 어깨를 툭 쳤다.


“몸이 다친 건 아니라서 힐은 괜찮아.”

“그럼 다행이고······”

“부서진 골렘들이나 좀 치료해줘.”

“알겠어!”


주위를 둘러보니, 남은 몬스터는 없어 보인다.

있었어도 골렘들이 알아서 정리했을 테고.

큼직한 녀석들은 미네르바의 섬멸에 전부 죽었을 터.

혹시 모를 공격을 걱정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생산.”


나는 옆에 널브러진 자재에 생산 마법을 사용해 의자를 만들었다.


“게이트 쪽에서 기어 나오는 몬스터들은 없고.”

“마지막에 쓴 파이어 볼이 효과적이었던 모양입니다.”

“조금 더 누워있지?”

“괜찮습니다.”


그녀는 손을 공손히 모은 뒤, 내 옆에 섰다.


“생산. 여기 앉아.”

“감사합니다.”


나와 나란히 앉은 미네르바.

나는 다시금 게이트가 있는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바로 그때.


화아악!


게이트가 소용돌이치며, 작아진다.

그 모습이 꼭 가득 찬 물이 빠져나가는 싱크대 같달까?


“닫히는 모양이네.”

“베히모스가 게이트의 열쇠를 쥐고 있던 모양이군요.”


열쇠······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보스 몬스터를 처치해야만, 게이트를 닫을 수 있으니.

어떻게 보면 보스 몬스터가 게이트의 열쇠라고 할 수 있겠다.


“슬슬 또 움직여야겠네.”


몬스터는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모든 일이 끝난 것이 아니기에 움직여야 한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정현상과 골렘들의 곁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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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5화 트윈 헤드 오우거(2) 24.09.13 101 6 12쪽
24 24화 트윈 헤드 오우거(1) 24.09.12 184 4 12쪽
» 23화 놀이공원(2) 24.09.11 224 7 12쪽
22 22화 놀이공원(1) 24.09.10 250 6 12쪽
21 21화 잠실역(3) 24.09.09 281 10 12쪽
20 20화 잠실역(2) 24.09.08 306 10 12쪽
19 19화 잠실역(1) 24.09.07 320 9 12쪽
18 18화 미네르바(2) 24.09.06 350 11 12쪽
17 17화 미네르바(1) 24.09.05 374 11 12쪽
16 16화 침략자(1) 24.09.04 371 10 12쪽
15 15화 지하철(2) 24.09.03 403 10 12쪽
14 14화 지하철(1) 24.09.02 421 11 12쪽
13 13화 확장(2) +1 24.09.01 439 13 12쪽
12 12화 확장(1) 24.08.31 473 12 12쪽
11 11화 게이트 브레이크(4) 24.08.30 478 12 12쪽
10 10화 게이트 브레이크(3) 24.08.29 501 11 12쪽
9 9화 게이트 브레이크(2) 24.08.28 526 12 12쪽
8 8화 게이트 브레이크(1) 24.08.27 560 15 12쪽
7 7화 약탈자(2) 24.08.26 596 13 12쪽
6 6화 약탈자(1) 24.08.25 634 13 12쪽
5 5화 디펜스 타워(1) 24.08.24 690 15 12쪽
4 4화 인간의 적(1) 24.08.23 745 14 12쪽
3 3화 난민(2) 24.08.22 818 16 12쪽
2 2화 난민(1) 24.08.22 907 1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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