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칼립스로 귀환했더니 생산 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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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마키나
작품등록일 :
2024.08.22 02:05
최근연재일 :
2024.09.13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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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4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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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6화 침략자(1)

DUMMY

내 이야기를 들은 아연이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괜찮겠어요?”


나는 그녀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이끌겠다고 이야기했으니까, 책임져야지.”

“하, 하지만······”


아연이가 무얼 걱정하는지 안다.


‘괜한 싸움이나, 희생이 생길까 걱정되는 거겠지.’


하지만, 내가 나서지 않으면······

결국 녀석들의 요구를 들어줘야 하겠지.


‘물자를 지원할 생각도, 순순히 점거당할 생각도 없어.’


나는 아연이를 안심시킨 뒤, 함께 발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도착한 식당.

그 안쪽이 소란스럽다.


“이봐, 먹을 건 더 없어?”

“이왕 도와줄 거 좀 더 도우라고!”


저게 도움받는 사람의 태도라고?

인간성은 개나 줘버린 말투다.


“저, 저희도 식량을 아끼는 중이라······”

“이런 시발, 각성자한테 대드는 일반인이 있다고?”

“······”


저런 걸 돕겠다고 생각한 것도 문제지만······

처음엔 몰랐겠지, 불쌍한 척을 해댔을 테니까.


‘내가 자리를 비운 것도 크다.’


자리를 비웠기에 역의 사람들은 스스로 판단했다.

그리고 그들을 돕겠다는 결론에 도달했을 거고.

그 선택이 이런 결과를 만들어 냈다.


‘내가 없는 동안 날 대신해줄 사람을 찾아야겠어.’


나는 마음속으로 다짐하고, 녀석들에게 다가갔다.

가장 먼저 50대 정도 되어 보이는 덩치 큰 남자.

저 녀석이 집단의 리더인 것 같다.


“넌 또 뭐야?”


내 짐작이 사실인 듯 그 남자가 나에게 물었다.


“뭐긴? 여기 책임자지.”

“아, 그 박사인지 뭔지 하는 녀석······?”


사람들에게 내 존재에 대해 이야기를 들은 모양.


“역시, 박사님인가? 똑똑하게 생겼네.”

“그러냐?”


내 대답에 헛웃음을 터트리는 남자.


“싸가지 않게 반말하네? 예의는 못 배우셨나?”

“배웠지. 너 같은 짐승한테 예의 차리지 말라고.”

“이······ 새끼가······”


화가 난 듯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는 남자.

그리고는 나에게 손가락질하며, 화를 냈다.


“너 우리가 누군지 모르지?”

“이런 세상에서 너희가 누군지 알아야 하냐?”

“이익······”


몸을 떠는 남성.

그 모습이 꼭, 폭발 직전의 화산 같다.


“뭘 원하는 거지? 식량을 내어주면 떠난 건가?”


내 이야기에 남자와 동료들은 코웃음을 쳤다.


“그래도 요구는 들어줄 생각인가 보네?”

“합당한 요구라면, 들어줄 생각은 있지.”


우리 쪽에 피해가 생기는 것 보다, 요구를 들어주는 편이 나을지 모른다.


‘이 새끼들이 인간의 탈을 쓴 짐승이 아니라면 말이지.’


남자는 손가락을 하나씩 올렸다.


“첫 번째, 우리가 먹을 식량을 내어준다.”


식량 정도야 내어줄 방법이 있지.


“두 번째, 정확히 3일간 이곳에 머물도록 해줘라.”


더 이상 말은 이어져 오지 않았다.

두 가지의 간단한 요구.

그 정도라면, 들어주지 못할 이유도 없지.


“그게 전부인가?”

“뭐, 일단 그렇지.”


일단이라는 말이 거슬린다.

하지만, 전면전보다 나을 것 같다는 게 내 판단.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식량과 머물 곳을 내어주지. 약속은 지켜라.”

“칫, 알아서 할 테니 걱정하지 마라.”


나는 다른 이들에게 안내를 부탁한 뒤, 자리에서 벗어났다.

그리고 발걸음을 옮겨 구인상을 만났다.


“어? 형님, 일은 잘 해결하셨습니까?”

“아니, 그것보다 해야 할 일이 생겼어.”

“그 사악한 표정은 뭡니까······?”


구인상과 함께 승강장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그곳에 있는 벌레의 사체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잘 요리해서 손님들 내어줘야지.”

“······형님, 악마가 따로 없네요.”


짐승한테는 짐승 밥이 어울리는 법.

굳이 우리가 가진 식량을 내어줄 필요는 없다.


‘여기 먹을 게 지천으로 널려있는데!’


벌레들을 요리해서 내어준다.

그거면 그들이 말한 첫 번째 요구를 들어줄 수 있다.


“얘들아, 최대한 모아와.”

“”“끼릭!”“”


골렘들이 구인상을 도와 벌레 사체를 모은다.

그리고 녀석들의 외피를 벗겨, 먹을 수 있는 부위만을 남겼다.


“형님, 이 정도면 충분할 것 같은데요?”

“인상아, 다시 한번 말하는데. 나는 절대 안 먹는다.”

“에이, 알고 있습니다!”


굶을지언정 벌레로 만든 요리는 먹고 싶지 않다.


“일단, 올라가시죠.”


손질한 벌레들을 들고 식당으로 향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완성된 요리.


“이야, 푸대접이나 받을 줄 알았는데······”


리더인 남자가 나에게 다가와 어깨에 손을 얹었다.


툭-


나는 그 손을 털어낸 뒤, 그를 보았다.


“손님 대접 섭섭하게 하면 안 되잖아?”

“새끼······ 까칠하긴.”

“일단, 앉아서 먹어라.”


남자가 자리에 앉자, 녀석의 동료들도 따라 앉았다.


“뭐야, 우리만 먹는 거야?”

“너희 덕분에 먹을 식량이 부족해져서 말이야.”

“크하하, 그런가?”


내 이야기에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 남자.

당연하다는 듯 벌레로 만든 요리를 입에 쑤셔 넣기 시작했다.


쩝. 쩝.


“이게 뭐야, 이렇게 맛있다고?”

“입에는 좀 맞나?”

“무슨 고기로 만든 거지?”


벌레 튀김을 입안 가득 넣은 채, 날 바라보는 녀석.


“아, 그건 말이죠! 버······”


요리에 관한 질문에 신이 나 대답하려는 구인상.

난 곧바로 녀석의 말을 가로챘다.


“버팔로 고기다.”

“흐음, 그래서 생소했던 건가?”


의심 없이 식사를 계속하는 녀석들.

맛있게 먹는 모습에 괜히 구역질이 쏠린다.


‘그래, 많이 먹어라.’


그렇게 별문제 없이 하루가 흘렀다.


“녀석들 별다른 움직임은 없어?”

“끼릭.”


1호가 고개를 끄덕인다.

별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모양.


“여길 점거하겠다고 이야기한 것 치고는 조용하네.”

“······끼릭.”


모두가 잠든 틈을 타서 습격이라도 할 줄 알았다.

하지만, 아무런 행동도 보이지 않는 녀석들.


“일단, 계속 감시해줘.”

“끼릭!”


경계를 늦출 수 없다.

분명 무슨 꿍꿍이가 있을 거다.

그리고······


‘아직 녀석들의 스킬을 파악하지 못했어.’


그게 문제다.

그들 중 세 명은 각성자.

녀석들이 인질이라도 잡는다면, 곤란해진다.


‘확률로 따지면, 공격형 스킬을 가졌을 확률이 높다.’


그렇지 않고서는 지상을 통해, 여기까지 도달하지 못했을 거다.


“1호, 다른 얘들이랑 같이 사람들을 지켜줘.”

“끼릭!”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골렘들을 통해 사람들을 지키고.

피해가 발생하지 않게 만들 뿐.


그리고 다시 또 하루가 흘렀다.

드디어 녀석들이 떠나기로 한 날.

나는 먼저 일어나 있는 녀석들의 리더에게 향했다.


“약속대로 오늘 떠나는 건가?”

“······”


아무런 대답이 없는 남자.


“이거, 미안해서 어쩌지? 며칠 더 머물러야겠는데.”


이럴 줄 알았다.

녀석들은 순순히 떠날 생각이 없던 거다.


“거절하지, 우리 형편도 썩 좋지 않아서 말이야.”

“······그런 선택지는 없을 텐데?”


자리에서 일어나는 남자와 동료들.


“무력으로 빼앗을 생각인가?”

“뭐, 그것도 선택지에 있지.”

“하······”


결국 인간의 탈을 쓴 짐승이 맞았다.

나는 옆에 있던 구인상을 보며, 입을 열었다.


“식재료 남은 거 다 챙겨와 봐.”

“협상이라도 할 생각인가?”

“일단, 기다려 봐.”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골렘들과 함께 돌아온 구인상.


“형님, 전부 가져왔습니다.”

“저, 저게 뭐야······”


당황한 남자의 표정.


“뭐긴, 너희가 3일 내내 처먹었던 거지.”

“······”


승강장에서 손질하지 않은 사채들도 챙겨왔다.

한 눈으로 봐도 본인들이 뭘 먹었는지 알 수 있을 거다.


“우, 우웁······”

“저걸 내가 먹었다고?”

“웩······”


비위가 상했는지 구역질하고, 토를 하는 사람들도 보인다.


“식량은 얼마든지 내어줄 수 있는데, 어때?”

“이, 이 새끼가 그런 걸 우리한테 먹여?”

“짐승 새끼한테, 짐승 밥을 준 게 잘못인가?”


남자는 나를 보며, 화를 내기 시작했다.


“그러고도 무사할 줄 알아?”


남자를 필두로 녀석들은 각자 무기를 꺼내 들었다.


‘쇠몽둥이, 칼······ 조잡한 것투성이네.’


녀석들의 무기 상태는 썩 좋지 않다.

일단, 어디선가 주워 온 것들이 대부분이고.

굳이 경계하자면, 아무것도 들지 않은 저 둘.


‘리더를 포함한 저 둘이 각성자군’


누가 각성자인지 파악은 끝났다.

그래, 이제 어쩔 거냐?


“다 죽여버려!”


리더의 외침.

그리고 아무것도 들지 않고 있던 두 각성자의 손.

그 끝에서 마법이 발동되었다.


‘흙과 물 마법인가?’


날아드는 거대한 바위, 그리고 고압의 물.

나는 그걸 보며, 웃음을 지었다.


“이 새끼가 웃어?”


남자는 나를 보며 화를 냈고.

나는 그를 무시한 채, 손을 뻗었다.


“생산!”


번쩍-


벌레의 사체들에서 빛이 터져 나온다.

그리고 쿠궁- 하는 소리와 함께 위로 솟구치기 시작.


“이런 시발! 이게 뭐야······”


내 생산 마법과 동시에 벌레의 사체는 벽이 되었다.

그리고.


쾅······ 쾅······


녀석들의 스킬은 벽에 막혀 내가 있는 곳에 도달하지 못했다.


‘성공이군’


몬스터의 사체를 소재로 쓰는 것이 가능한가?

결론은 가능하다.

하지만, 그 품질이 매우 떨어지고.

만들 수 있는 물건의 한계가 있다.


하지만, 내가 사용한 것은 벌레의 사체.

단단한 외피를 가진 덕분에, 일반 사체보다 상급으로 분류되는 모양.


‘그리고 그 결과가 이거지.’


표면이 단단해 보이는 벌레 사체의 벽.

나는 녀석들이 당황한 틈을 타 외쳤다.


“골렘들 전부 소집해.”

“끼릭!”


쿠쿵-


얼마 지나지 않아 벽이 무너졌다.

예상은 하고 있었다.

단단하게 만들었어도, 내구도엔 한계가 있을 테니까.


“이 새끼 어딨어! 죽여버릴 거야.”


남자가 무너진 벽을 건너오며, 나를 찾는다.


“나 찾는 거야?”

“오호, 도망을 안 쳤다?”


도망칠 이유가 없다.

어차피 전력은 대충 확인했고.

절대로 질 거라는 생각이 안 든단 말이지?


“다 잡아 와.”

“”“끼릭!!”“”


무장한 골렘들이 녀석들을 향해 걸어간다.


“뭐, 뭐야! 이 새끼들, 전투용 로봇이었나?”


녀석들이 머무는 동안 골렘들은 무장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전투용이라 생각하지 못한 거겠지.


“저 새끼들 다 죽여버려!”


남자의 당찬 외침과는 다르게 결과는 처참했다.


“사, 살려줘.”


남자를 필두로 모든 이들이 제압당한 상황.

저항하는 녀석들은 모두, 사바세계와 안녕을 시켜줬다.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살려줄게.”


일단, 정보 수집이다.

녀석들이 거쳐온 곳들의 상황을 말이다.


“너넨 어디서 온 거지?”

“모른다······”


대답을 들은 즉시, 골렘들에게 눈짓을 보냈다.


푸욱.


녀석들의 동료 중 한 명을 더 처리했다.


“시, 시발! 진짜 몰라서 그러는 거라고.”

“왜 모르는데?”

“알잖아! 무너지고 부서졌는데, 어디가 어딘지 어떻게 알아!”


그 말도 틀린 말은 아니다.

실제로 이곳이 지하철역이기에 특정할 수 있는 거지.

밖이었으면, 어디가 어딘지 모를 거다.


“그럼, 어떻게 여기까지 살아서 왔지?”

“그······ 그건······”

“또?”


난 녀석을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그러자 몸을 떨며 입을 여는 남자.


“마, 말할게.”


남자의 이야기를 들을수록 마음이 불편해졌다.

녀석들은 이곳으로 오며, 난민들을 받아들였고.

그 녀석들을 몬스터에게 던져주며, 생존해왔다.


“여기 있는 모두가 그 행위에 동의했고?”

“······”


언제 자기 차례가 될지 모르는 상황.

그런데도 녀석들은 침묵했다.


“짐승 새끼들이 따로 없네.”


타인을 희생해서 생존해 온 녀석들.

그런 녀석들을 보니 구역질이 난다.


“더 들을 필요도 없을 것 같네.”


내가 골렘들에게 눈짓을 보내자, 남자가 다급히 외쳤다.


“조, 좋은 정보가 있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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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20화 잠실역(2) 24.09.08 307 10 12쪽
19 19화 잠실역(1) 24.09.07 320 9 12쪽
18 18화 미네르바(2) 24.09.06 350 11 12쪽
17 17화 미네르바(1) 24.09.05 374 1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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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5화 지하철(2) 24.09.03 403 1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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