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칼립스로 귀환했더니 생산 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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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마키나
작품등록일 :
2024.08.22 02:05
최근연재일 :
2024.09.13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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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3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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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5화 지하철(2)

DUMMY

최대한 빠르게 엄폐물을 찾아 몸을 숨긴다.


치이익······


애벌레가 뿜어낸 독에 묻은 곳이 곧장 녹아내린다.


“······끼릭.”


대부분의 골렘들은 독을 피했지만, 피하지 못한 녀석들도 있었다.


“빨리, 치료를······”

“기다려. 섣부르게 움직이지 마.”


감정적으로 움직이려는 정현상.

나는 손을 들어 그를 막았다.


“침착해. 저 정도 독으로 죽을 녀석들도 아니야.”


내 말을 증명하는 듯 독에 당한 골렘들이 일어섰다.

그리고.


쿵. 쿵. 쿵.


중형 골렘들이 애벌레를 향해 달렸다.

거대한 메이스를 휘두르는 중형 골렘들.


퍼억!


“키에엑!”


공격에 당한 거대 애벌레가 고통스러워한다.

그와 동시에 뿜어내는 독.


“끼릭.”


2호가 다른 녀석들의 앞을 막아섰다.


“저건······”


메이스의 형태를 띄던 왼팔이 달라진다.

이윽고 방패의 모습으로 변한 왼팔.

그것으로 애벌레가 뿜어낸 독을 막았다.


치이익-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인 것.

아주 훌륭한 판단이다.


“끼리릭.”


중형 골렘들의 뒤를 이어 소형 골렘들이 빠르게 움직였다.

녀석들은 애벌레의 몸 위로 올라탔고.

메이스를 무차별적으로 휘두르기 시작했다.


“끼에엑······ 끼에엑······”


괴로운 비명을 지르는 거대 애벌레.

녀석은 소형 골렘들이 휘두르는 공격을 버티지 못했다.

점점 살점이 떨어져 나가던 녀석은 머지않아 움직임을 멈췄다.


“죽은건가?”


나는 고개를 돌려 정현상을 바라보았다.


“왜, 왜 그렇게 보는데?”

“보통 그런 얘기 하면 다시 살아나는 거 알지?”

“······에이, 설마.”


다행히도 거대 애벌레는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중형 2호가 검으로 바꾼 왼팔로 확인 사살을 했기 때문이다.


“이제 얘들 좀 도와줘.”

“아, 알겠어!”


기둥 뒤에 있던 정현상이 다친 골렘들을 향해 다가갔다.

그리고 회복 스킬을 사용해 녀석들을 고치기 시작.

얼마 지나지 않아 골렘들은 멀끔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한······ 중간 정도 까지는 온 것 같은데?”

“저 녀석이 보스는 아니겠지?”

“그거야 모르지.”


선로 어딘가에 게이트가 열려있을 확률.

그리고 밖에서 몬스터들이 유입되었을 확률.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


“최대한 조심해서 한양대역 까지 가보는 수 밖에.”

“역시······ 그렇겠지······”


불안한 표정을 짓는 정현상.

나는 그의 등을 한 대 때린 뒤, 먼저 앞으로 걸어갔다.


“빨리 안오면 두고간다.”


그리고 몇 번의 전투 끝에 우리는 드디어 한양대역에 도달했다.


“여기도 처참하네.”

“그러게, 무슨 거미줄이 이렇게 많아.”


거미 몬스터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던 모양이다.

물론, 우리가 어느 정도 정리했다.

하지만, 개체 수만 조금 줄였을 뿐, 이대로 두면 금세 원래대로 돌아올 게 분명하다.


“바깥 상황은······”


우리는 발걸음을 옮겨 밖을 조심스레 살폈다.

역시, 다른 곳과 비슷한 상황.

모든 것이 무너진 폐허, 그리고 생존자는 없었다.


“아마, 이쪽 주변 일대 생존자는 거의 없을 거야.”

“그걸 어떻게 알아?”

“우리 파티의 목적이 생존자 수색이었으니까.”

“······”


그걸 왜 이제 말하냐고 구박하고 싶지만 하지 않았다.

나도 묻지 않았으니 할 말은 없다.


‘좋은 일을 하려다가 전멸을 당했던거구나.’


그 사람을 보면, 주변이 보인다고 누군가 그랬다.

정현상 역시 나쁜 놈은 아닌 것 같았으니.

파티원들도 나쁜 놈들이 아니었을거다.


“그래도 몬스터 개체 수가 많이 줄었어. 이상한 일이지?”

“아, 그거 내가 게이트 하나를 닫아서 그런거야.”

“······네?”


뭐가 그렇게 놀랄 일이라고······

난 입을 다물지 못하는 그의 턱을 대신 올려줬다.


“턱 빠지겠다.”

“아니, 진짜 게이트를 닫았다고?”

“내가 뭐 하러 거짓말을 하냐.”

“그건 그렇지만···”


나를 보는 눈빛이 묘하게 달라진 것 같다.

뭐랄까 존경하는 사람을 보는 듯한 그런 느낌?


“원래 고등급 헌터였지? 무슨 등급이었어?”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애초에 헌터도 아니었을뿐더러.

등급 체계도 잘 모르니까.


“설마······ 게이트 브레이크 이후 각성한거야?”

“뭐, 비슷하지.”


내가 지구로 돌아온 게 최근이니까.

비슷하다고는 말할 수 있다.


“근데도 게이트를 닫을 정도로 강하다니······”

“너, 애초에 내 능력이 뭔지는 알고 있어?”

“골렘 술사······? 아니면, 엔지니어?”


짐작도 못하는 모양이다.

나는 옆으로 보이는 철근에 손을 가져다 댔다.


“생산.”


번쩍-


얇고 긴 송곳으로 변하는 철근.


“이런 능력이야. 들어 본 적 있어?”

“······처음 보는 능력인데.”


나처럼 생산 마법을 사용하는 각성자는 없는 모양이다.


“진짜, 대단하다. 뭐든지 만들 수 있는건가?”


정현상은 골렘들을 둘러 보았다.


‘내가 마법의 심연을 보고 와서 가능한거겠지’


생산 마법은 대중화 된 마법이 아니다.

하지만, 사용자가 나 혼자였던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장담할 수 있는 것은······

모두가 나처럼 무엇이든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거다.


“왜 대답이 없어?”

“글쎄 잘 모르겠네. 나도 아직 한계를 느껴본 적이 없으니까.”


굳이 따지자면, 거짓말도 아니다.

난 아직 내 한계를 모르니까.

이 생산 마법으로 어디까지 가능할지는 해봐야 안다.


“아무튼 대단한 스킬이야. 너였으면 8번째 S랭크가 되었을지도······”


S랭크라는 것은 헌터 등급을 이야기 하는 거겠지.

그리고 8번째라 함은 대단한 스킬을 가진 녀석이 7명이나 있다는 거다.


“8번째? 전 세계에서?”

“그렇지! 너 설마 세븐즈도 모르는거야?”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세븐즈고 나발이고 각성자라는 것을 지구에 와서 처음 알았다.


“최강의 능력을 가진 헌터들! 너도 그 정도로 대단하다는거야.”

“그러냐······”


들어볼 만한 이야기다.

하지만, 지금 내 시선이 향하는 곳엔 불청객이 있다.


“그건, 나중에 이야기하고. 가서 숨어.”

“······왜?”


대답을 하며, 내가 보는 방향으로 시선을 돌리는 그.

그는 놀라 소리치려다 자신의 입을 틀어 막았다.


“이블 스파이더. 저런 녀석이 여기 있다니······”


그래, 거미줄의 발생지는 저 녀석이었다.

이블 스파이더와 그리고 새끼 거미들의 합작품이겠지.


스슥. 스슥.


5미터는 되어 보이는 이블 스파이더의 다리 사이로, 작은 거미들이 기어 나온다.


“다들 공격해!”

“키에엑······!”


내 목소리에 반응하는 이블 스파이더.

공격은 거의 동시에 시작되었다.


“끼릭. 끼릭.”


소형 골렘들과 작은 거미들이 맞붙는다.

별거 아닌 녀석들처럼 보여도 이블 스파이더의 새끼.

결코 만만하게 볼 녀석들은 아니다.


그리고 중형 골렘 3기가 이블 스파이더를 공격했다.

거대한 메이스의 공격을 다리로 쳐내는 녀석.


‘대체 어떻게 도와야······’


내 시선으로 들어오는 기다란 송곳.

조금 전 정현상에게 생산 마법을 보여주려 만든 송곳이다.


“그래, 저거다.”


나는 송곳을 들어 올린 뒤, 그곳에 마나를 흘려 넣었다.

강도가 낮아 대량의 마나는 감당할 수 없을 터.

최대한 조심스럽게 마나를 주입해야 한다.


“뒤져!”


쐐액-


마나를 불어 넣은 송곳이 이블 스파이더를 향해 날아간다.

녀석의 몸통에 박혀 드는 송곳.


“끼아악!”


귀를 아프게 만드는 비명.

그 소리에 귀를 틀어막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


“생산!”


나는 계속 송곳을 생산해 던졌다.

그리고 외쳤다.


“박힌 곳을 때려!”


내 의도를 단번에 파악하는 골렘들.

녀석들이 송곳이 박힌 곳을 메이스로 가격했다.


까앙!


“키아아아아악!!”


고통에 몸부림치는 이블 스파이더.

녀석은 서둘러 몸을 틀어 도망치려 했다.


“얼른, 잡아!”


내 외침과 동시에 중형 골렘 3기가 녀석의 몸통을 붙잡았다.


“끼······ 릭······”


녀석들을 떼어 내기 위해 몸부림치는 이블 스파이더.

그런 녀석의 몸 위로 소형 골렘들이 올라탔다.

그 모습을 본 나는 녀석들을 향해 송곳들을 던졌다.


“생산. 생산. 생산······ 생산!”


깡! 까앙! 깡!


내가 던지는 송곳을 받아, 녀석의 몸에 박아넣는 소형 골렘들.


“키··· 에에에엑······!!”


지속되는 공격을 버티지 못한 이블 스파이더.

녀석의 육중한 몸이 지면으로 무너져 내린다.


푹. 푹.


혹시 모르니 확인 사살은 필수다.


“우리 쪽 피해는······”


소형 골렘 17기가 파괴되었다.

적지 않은 피해.


‘이 정도에 그쳐서 다행인거야.’


그리고 더 다행인 점은······


“힐!”


다친 녀석들을 정현상이 치료해 주었다는 것.

그 덕에 소형 골렘들을 마개조 하는 일은 없을거다.


“끼릭?”


내 시선을 눈치챈 중형 2호가 고개를 기울였다.


‘마개조도 나쁘지 않은 것 같은데······’


뭐,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이것저것 실험해 보도록 하자.


“돌아가기 전에 해야 할 일이 있어.”

“바리케이트를 만든다고 했던가?”

“맞아.”


쓸만한 자재들을 분류해서 모으기 시작하는 골렘들.

그리고 나는 손을 뻗어 생산 마법을 사용했다.


“생산.”


번쩍-


다음 역으로 통하는 통로를 막는 바리케이트.

그리고 구석으로 가 마력 저장장치 하나를 만들었다.


“중형 2호랑 소형 골렘 20기만 남아서 여길 지켜줘.”

“”“끼릭!!”“”


마음 같아서는 선로를 복구시키고 싶지만, 지금은 그럴 여유가 없다.

만약에 복구한다 해도 왕십리에서부터 시작이다.


“우리는 돌아가자.”

“괜찮을까?”

“너도 남을래?”

“······아니.”


충분히 소득은 있었다.

한양대까지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길을 확보한 것.

그리고 제 2 거점으로 활용할 만한 곳이 생겼다는 거다.


“오, 형님 오셨습니까?”


왕십리역으로 돌아오자, 가장 먼저 구인상이 우리를 맞이했다.


“왜 여기 내려와 있어?”

“혹시 식자재로 쓸 수 있는 게 있을까 하고 말입니다.”


근데, 그걸 왜 승강장에서 찾는 거냐?


“너······ 설마, 벌레로 요리할 생각이냐?”

“맞습니다!”


당당하게 대답하는 구인상.

나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

그저, 멍하니 녀석을 바라볼 뿐.


“······왜 그러십니까? 미래 식량 아닙니까!”

“그래, 그럼 미래에 먹도록 하자.”

“에······? 그게 무슨 말······”


나는 녀석의 얼굴에 내 얼굴을 가까이 댔다.


“알았지? 미래에 먹자고.”

“미, 미래요?”

“그래, 너 먼저 미래로 보내줄까?”


고개를 젓는 구인상.

다른 건 다 괜찮은데, 벌레는 먹기 싫다.


“그래, 별다른 일은 없었고?”

“아, 다른 곳에서 사람들이 찾아왔습니다.”

“다른 곳?”


세 명의 각성자, 그리고 난민들.

그들은 이동 중 왕십리 역을 발견했다고 한다.


“하루만 쉬게 해달라 했다는거지?”

“그렇습니다. 별 특이 사항은 없는 것 같았어요.”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면 다행이지만.

그 속내는 모르는 거다.


‘그래도 타이밍 좋게 돌아와서 다행이네.’


나는 그들을 만나기 위해 승강장을 벗어나 위로 향했다.


“아, 오빠.”


나를 발견하고 달려오는 아연이.


“사람들이 찾아왔다면서?”

“맞아요······ 근데······”


아연이의 표정이 영 좋지 않다.


“문제라도 있는 거야?”

“이동에 필요한 물자를 계속 요구하고 있어서······”


녀석들은 왕십리에 들어오자, 태도를 바꿨다고 한다.

처음엔 호의에 감사하는 척.

그리고 이후엔 더욱 호의를 베풀어 달라고 요구했다.


“안된다고 이야기했는데도 대화가 통하지 않았어요.”

“그게 전부야?”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자기들이 이곳을 점거하겠다고······”


처음부터 이곳이 목적이었을까?

그건 아닐 거다.

내부가 이렇게 안정화 되어 있는 줄 몰랐을 테니까.


‘내부 상황을 본 뒤, 점거하기로 마음을 바꾼 거야.’


일단, 녀석들의 전력을 확인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전력 파악을 위해서라도 호의적인 척을 해야한다.


“내가 만나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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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1화 잠실역(3) 24.09.09 281 10 12쪽
20 20화 잠실역(2) 24.09.08 306 10 12쪽
19 19화 잠실역(1) 24.09.07 320 9 12쪽
18 18화 미네르바(2) 24.09.06 350 11 12쪽
17 17화 미네르바(1) 24.09.05 374 11 12쪽
16 16화 침략자(1) 24.09.04 371 10 12쪽
» 15화 지하철(2) 24.09.03 403 10 12쪽
14 14화 지하철(1) 24.09.02 421 11 12쪽
13 13화 확장(2) +1 24.09.01 439 13 12쪽
12 12화 확장(1) 24.08.31 473 1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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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0화 게이트 브레이크(3) 24.08.29 501 1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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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7화 약탈자(2) 24.08.26 596 1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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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5화 디펜스 타워(1) 24.08.24 690 15 12쪽
4 4화 인간의 적(1) 24.08.23 745 14 12쪽
3 3화 난민(2) 24.08.22 818 1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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