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먹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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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3r
작품등록일 :
2024.08.24 13:54
최근연재일 :
2024.09.14 19:11
연재수 :
2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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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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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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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8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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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메인 퀘스트

DUMMY

****




“네리, 혹시 크레딧 많이 없어?”


“어? 아냐! 충분해.”



말로는 충분하다고 하는데...그러고 보니 같이 히든 퀘스트 할 사람을 구하느라 며칠 동안 퍼스트 타운에 머물렀다고 했었지?


그러면 자연스럽게 퀘스트를 깨거나 크레딧을 버는 행위를 제대로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어떤 상황인지 대충 그려진다.



‘이제부터라도 빠르게 진행하면 괜찮겠지.’



나는 네리에게 퀘스트를 어떤 방식으로 클리어해야 하는지 듣게 되었다. 메인 퀘스트의 시작인 정보 수집은 뉴트리아 단의 단원을 잡아야 한단다.


퍼스트 타운 곳곳에 흩어져 있으니 아무나 잡아도 상관없다고 한다. 그다음은 붙잡은 뉴트리아 단원을 심문해야 하는데 머리 위의 체력바를 보면서 딱 죽지 않을 만큼만 때려주면 된단다.



“쉽네.”


“일단 뉴트리아단의 단원 위치는 내가 알고 있어.”



원래라면 퍼스트 타운의 NPC들에게 수소문해가며 찾아야 하지만 네리는 이미 퀘스트를 클리어 해봤기 때문에 놈들의 위치를 알고 있었다.


네리가 안내한 장소는 퍼스트 타운의 상가 건물 뒤쪽 골목이었다. 골목에 들어서기 전까지만 해도 나름 깔끔한 이미지였는데 골목에 들어서자마자 담배꽁초나 각종 쓰레기가 여기저기 떨어져 있어 슬럼가의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이런 좁은 동네에도 슬럼가가 있구나..”


“응. 나도 처음 왔을 때 놀랐다니까?”



네리는 칙칙한 분위기의 골목을 성큼성큼 걸어 나갔다. 근데 워낙 네리가 화려한 외형을 하고 있어서 그런지 주변 풍경과 조금 괴리가 느껴졌다.



“아무도 안 보이는데?”


“조금만 더 가면 돼.”



그렇게 네리를 따라 조금 더 걷다 보니 골목길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크흠...”



고약한 냄새가 코를 찌르기 시작했다. 골목길 밖으로 나가자 눈에 들어온 풍경은 더러운 오수가 흐르는 커다란 하수구와 쓰레기들이 산처럼 쌓인 폐기물 처리장이었다.


확실히 범죄자들이 몰래 숨어들기엔 안성맞춤인 장소긴 했다.



“저기 보이지?”



네리가 가리킨 곳엔 덥수룩하게 수염을 기른 남성 한 명이 연신 하품을 하며 서 있었다.



“저게 뉴트리아단 이라고? 그렇게 안 보이는데.”


“잘 봐봐! 총을 차고 있을 테니까.”


“총이 있어?”



허름한 가죽 재킷에 청바지. 도무지 밀수 조직의 일원으로 보이지 않는 모습이었으나 네리의 말을 듣고 자세히 보니 허리춤에 권총의 손잡이가 삐쭉 튀어나와 있었다.



“정말이네.”


“당연하지! 나를 믿어.”



네리는 나를 힐끗 돌아본 뒤 따라오라는 듯 손짓했다. 그리고 인벤토리를 뒤적거리더니 총을 꺼내 들었다.



“네리, 총도 있었어?”


“그럼. 전직하면 총은 필수야.”



네리는 헤비슈터라는 직업에 걸맞게 샷건을 가지고 있었다. 네리의 샷건은 몸체가 상당히 짧은 형태였는데 여기저기 흠집이 나 있는 걸 보니 척 봐도 높은 등급의 물건은 아니었다.


그래도 이런 초반 구간의 적쯤은 우습겠지만.



“어이! 거기 누구야!!”



뉴트리아 단원이 나와 네리를 발견했다. 우리가 계속 접근하자 위협을 감지했는지, 허리춤에 걸려있던 총에 손을 가져갔다.


그러자 네리는 마치 미끄러지듯 바닥을 슬라이딩하더니 샷건을 뉴트리아 단원의 복부에 처박았다.



─터엉!!



“쿠에엑!!”



지근거리에서 복부에 샷건을 처맞은 뉴트리아 단원이 뒤로 튕겨 나가더니 곧 연기로 변해 흩어져 버렸다.



“어? 한 방에 죽었네...”


“죽이면 안 되는 거 아냐?”


“으응...여기서 총은 쓰면 안 되겠다.”



샷건을 다시 인벤토리에 집어넣은 네리는 잠시 고민하더니 못이 박힌 야구 배트를 꺼내 들었다.



“그냥 때려잡는 수밖에 없겠는걸?”


“그러게...”



다행히 네리는 다른 단원의 위치를 알고 있었다.



“근데 총소리가 크게 났는데 다른 애들은 안 와?”


“원래라면 오지. 근데 얘네들은 뉴트리아단 본대의 인식범위 밖에 있어서 괜찮아.”



솔로 플레이 유저인 네리가 이 퀘스트를 혼자 클리어하기 위해 꽤나 고생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거 깰 때 고생 좀 했겠네.”


“음? 그렇지는 않아. 나도 커뮤니티의 공략 글을 참고했거든.”



아. 그러고 보니 공략이라는 게 있었지.


나는 문득 네리가 젤딘이라는 유저에 대해 알고 있을지 궁금해졌다.



“네리, 혹시 젤딘이라고 알아?”


“알지. 커뮤니티에 공략 글 쓰는 사람 아니야?”



네리가 젤딘에 대해 알고 있는 걸 보면 그 사람이 작성한 공략을 본 걸지도 모르겠다.



“현시점으로는 배틀월드의 최상위 유저일 걸? 듣기로는 ‘엘카론 연대기’의 랭커 출신이라던데.”


“엘카론 연대기?”



오랜만에 듣는 이름이다.


내가 쌀먹 플레이어의 눈을 뜨기 전, 그야말로 순수하게 게임을 즐겼던 시절에 했었던 게임이었는데 한때 전 서버 랭킹 14위까지 찍어본 적도 있었다.



“나도 예전에 진짜 재밌게 했었는데...”


“흐응...그거 무지 옛날 게임 아니야?”



나를 바라보는 네리의 시선이 마치 나이 먹은 아저씨를 바라보는 느낌이 들었다.



“얘가 뭔 소리를 하는 거야? 그 정도는 아니야.”


“그치만 서버 종료한 지 한참 됐잖아.”



한참이라니!...아직 2년 밖에 안 지났다.



“하, 엘카론 연대기가 옛날 게임이라는 소리를 듣는 날이 오다니.. 말세다 말세야.”


“헹~윤호 방금 완전 아저씨 같았어.”



네리가 장난스럽게 혀를 삐죽 내밀었다.



“군대 갔다 오면 아저씨 맞는데? 그래서 뭐.”


“윤호 아죠씨~”



네리의 얄미운 표정과 쓸데없이 화려한 외형이 합쳐지자 정말 환장의 조합이 완성되었다. 마음 같아선 주먹 망치로 꿀밤 한 대 놔드리고 싶었지만 참을 인 세 번이면 살인을 면한다 했으니 한번 참기로 했다.


아, 물론 여기는 게임 속이니 PK가 되겠지만 말이다.



“됐고. 퀘스트나 진행하자.”


“알겠어!”



이후 금방 다른 뉴트리아 단원을 찾아냈고 퀘스트의 목표인 정보를 얻어낼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한가지 놀랐던 건 ‘병피삽’의 성능이었는데, 단원을 몇 대 때리지도 않았는데 싹싹 빌면서 정보를 토해냈다.


뭐 군대 시절이 떠오른다나 뭐라나.



‘군대 시절은 인정이지.’



─띠링!



[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


[‘자경단 인식표’를 획득했습니다!]


[400크레딧을 획득했습니다!]



“자경단 인식표는 어디에 쓰는 거지?”


“그거 장신구야. 장착하면 돼.”



나는 자경단 인식표의 정보를 확인했다.



[자경단 인식표]


- 종류: 목걸이


- 등급: 일반


- 옵션


>체력+2


- 설명: 퍼스트 타운의 자경단원들에게 주어지는 인식표입니다.



스탯이 붙어있는 장신구다. 어떤 게임이든 장신구가 있다면 무조건 장착하는 게 좋다.



“다음 퀘스트는 어디서 받아?”


“다시 돌아가야지.”


“그렇구만.”



나와 네리는 다시 자경단 본부로 이동했다.




***




[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


[레벨이 상승했습니다!]


[500크레딧을 획득했습니다!]



나는 네리와 함께 엄청난 기세로 메인 퀘스트를 클리어해나갔고 마침내 마지막 퀘스트만을 남겨놓은 상태였다.



[‘z윤호’ 의 정보]


- 레벨: 14


- 직업: 없음


- HP: 107/107 AP: 50/50 SP:107/107


- 능력치


>힘: 5 >체력: 5(+2)


>민첩: 5 >지능: 5


-잔여 포인트: 14



레벨은 14까지 올랐고 ‘조잡한 방탄복’을 획득해 추가 체력 개념인 AP가 50이나 올랐다.


그리고 레벨 10을 막 달성했을 무렵 스킬이라는 게 생겼다.



- 스프린트(액티브): 스태미너를 소비하여 빠르게 달립니다.



말 그대로 전력 질주 같은 개념인데 스킬 없이 평범하게 뛰는 것보다 훨씬 빠르다. 근데 원래 이런 스킬은 처음부터 줘야 하는 것 아닌가?


아무튼 이제 슬슬 퍼스트 타운도 끝이 보인다. 네리의 말에 따르면 마지막 퀘스트는 보스전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보스가 누군데?”


“뉴트리아단의 부두목 행크라는 녀석이야.”



부두목이라...나중에 스토리를 진행하다 보면 진짜 두목과 마주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 알아?”


“일단 자경단에게 지원을 요청해야지.”



퀘스트를 진행하는 동안 자리를 비웠던 퍼스트 타운의 자경단장이 다시 돌아온 상태였다. 자경단장은 뉴트리아단의 일을 이미 인지하고 있었고 언제든 병력을 동원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원래라면 부두목 행크는 우리끼리 절대 잡을 수 없는 녀석이야.”


“그건 무슨 말이야?”


“뉴트리아단이 이름 자체는 웃기게 느껴질지 몰라도 밀수 조직 중에서 위험도가 상급인 녀석들이야. 그런 조직의 부두목이니 당연히 강할 수밖에.”



제법 놀라운 이야기였다. 뉴트리아단이 그 정도라고?



“물론 우리는 자경단과 싸우느라 지친 행크를 잡으면 돼!”


“그래? 그건 다행이네.”


“그렇지. 배틀월드에서 접하는 첫 보스전이라 그런지 일부로 어렵게 만들진 않은 것 같아.”



그럼 딱히 걱정할 것은 없을 것 같다.



“그럼 바로 시작하자.”



퍼스트 시티의 마지막 메인 퀘스트는 복귀한 자경단장과의 대화로 시작되었다.



“행크의 위치를 알아냈다고?”


“예. 놈들을 잡기 위해 자경단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행크 같은 거물을 처치할 기회를 놓칠 수는 없지. 걱정 말게. 자경단의 모든 병력을 동원할 테니.”



아 그리고 한 가지 더 말해야 할 게 있다.



“그리고 뉴트리아단이 퍼스트 타운에 들어온 이유에 대해 아십니까?”


“이유라...밀수품 거래 때문이 아닌가?”


“놀랍게도 뉴트리아단이 퍼스트 타운에 기어들어온 이유는 거래 때문이 아닙니다.”



퀘스트를 진행하면서 알게 된 정보에 의하면 놈들의 목적은 거래가 아니었다. 단순히 거래를 목적으로 온 거라면 부두목인 행크가 직접 행차할 필요까지도 없었겠지.



“현재 퍼스트 타운에는 거대 군수업체에서 일했던 무기 기술자가 신분을 숨긴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뉴트리아단은 그를 납치하기 위해 퍼스트 타운에 직접 나타난 겁니다.”


“뭣!? 그런 사람이 있었다고?”



퍼스트 타운의 치안을 관리하는 자경단장이 몰랐을 정도니 꽤나 신분을 잘 숨긴 모양이었다. 물론 뉴트리아단 놈들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어지간히 대단한 기술자인가 보군. 그 행크가 직접 나타날 정도라니.”


“그래서 말인데 경호 인력을 따로 배치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해야겠지. 그 기술자라는 사람은 지금 어디에 있나?”



그 기술자는 퍼스트 타운에서 가구점을 운영하고 있는 ‘미하일’이었다. 크레딧을 모으기 위해 일반 퀘스트 노가다를 할 때 그에게도 퀘스트를 받은 적이 있었다.



“기술자의 정체는 가구점의 미하일 씨입니다.”


“미하일?!”



자경단장이 깜짝 놀라며 소리쳤다.



“제기랄, 가끔 만나서 술도 먹는 양반인데 그런 비밀이 있었을 줄이야...”



놀라운 진실에 자경단장은 꽤나 충격을 받은 듯했지만, 곧 정신을 차리고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했다.



“...늦기 전에 빨리 움직여야겠군. 일단 미하일의 가구점에는 충분한 병력을 배치하도록 하겠다.”


“네.”


“그리고 행크 놈에겐 내가 직접 간다.”



─띠링!



[퀘스트가 갱신되었습니다. 퀘스트 창을 열어 확인하십시오.]



[부두목 행크(진행중)]


- 뉴트리아단의 부두목 행크와의 결전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행크를 잡으려면 자경단의 힘이 꼭 필요한 상황이다. 뉴트리아단의 납치 대상인 미하일의 신변 보호를 요청하고 자경단과 함께 행크를 처치하자.


- ‘기술자 미하일’의 신변 보호 요청하기(1/1), 부두목 행크 처치(0/1)


- 보상: 경험치, 1000크레딧, 명예 자경단원(칭호), 센트럴 스테이션 티켓(귀속), 자경단장의 추천서



자경단은 미하일 경호조와 행크 제압조 두 개로 나누어졌다. 당연하지만 구성은 3:7 정도로 전투 쪽에 더 많은 병력이 편성되었다.


이제 해야 할 일은 자경단 병력을 행크가 머물고 있는 은신처까지 안내하는 것이었다.



“밖으로 나가자.”


“그래.”



나와 네리는 자경단 본부의 바깥으로 나왔다.



─띠링!



[퀘스트 진행을 위해 시나리오 스테이지로 이동하시겠습니까?]



“네리, 시나리오 스테이지가 뭐야?”


“음...시나리오 스테이지는 말 그대로 스토리 연출을 위해 만들어진 ‘인스턴트 던전’이라고 생각하면 될 거야.”



이후 덧붙여진 네리의 설명에 의하면, 수많은 유저들이 이용하는 온라인 게임 특성상 각자 역할이 주어진 NPC들을 함부로 이동시킬 수 없다고 한다.


하지만 퀘스트와 스토리의 진행을 위해선 NPC들과의 각종 상호작용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차라리 인스턴트 던전 같은 독립적인 공간을 만들어 NPC들을 자유롭게 움직이는 것이라는 듯했다.



“오호...바로 이해가 됐어. 네리 똑똑한데?”


“크흠! 이 정도는 기본이지!”



내 머릿속에서 네리의 이미지가 조금은 상향되었다.



[시나리오 스테이지로 이동합니다.]



일단 입장부터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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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무법자 소탕 작전 24.09.11 9 0 12쪽
19 에코 시티로 24.09.10 12 0 12쪽
18 에코 시티로 24.09.09 13 1 12쪽
17 준비 24.09.08 14 1 12쪽
16 정산 24.09.06 17 2 12쪽
15 불량 서클 24.09.05 18 2 12쪽
14 센트럴 시티 24.09.04 18 2 12쪽
13 센트럴 시티 24.09.03 19 2 12쪽
12 센트럴 시티 24.09.02 20 2 13쪽
11 습격 24.09.01 23 2 15쪽
10 히든 퀘스트 24.08.31 31 2 13쪽
9 히든 퀘스트 24.08.30 22 2 13쪽
8 전직 24.08.29 21 2 14쪽
7 부두목 행크 24.08.29 21 2 13쪽
» 메인 퀘스트 24.08.28 32 3 13쪽
5 네리 24.08.27 32 3 13쪽
4 퍼스트 타운 24.08.26 37 3 12쪽
3 퍼스트 타운 24.08.26 45 4 13쪽
2 퍼스트 타운 24.08.24 53 5 13쪽
1 프롤로그 +2 24.08.24 83 6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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