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먹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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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3r
작품등록일 :
2024.08.24 13:54
최근연재일 :
2024.09.14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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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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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2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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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센트럴 시티

DUMMY

****




센트럴 시티의 방위권에 들어서자 통일된 장비와 무장을 갖춘 병력들이 보였다. 저들이 바로 센트럴 시티의 치안을 지키는 시티가드일 것이다.



‘강해 보이는군.’



퍼스트 타운의 자경단원들도 괜찮은 무장 수준이었지만 저들과 비교하면 한 수, 아니 세 수는 접어줘야 할 것이다. 확실히 대도시의 방위 병력이라 그런지 자경단과는 차원이 달랐다.



“정지, 신분증을 제시하십시오.”



참고로 우리가 탑승한 호송 차량은 적의 거친 공세를 뚫고 오느라 상태가 말이 아니었다. 그래서 그런지 시티가드 대원의 시선이 영 곱지 않았다.



“베어클로의 콜슨이오.”



하지만 5대 군수기업의 임원인 콜슨이 신분증을 내밀자 깐깐하던 시티가드 병사들의 검문은 순식간에 진행되었다.



“일행분과 함께 센트럴 시티의 역에 내려 드리겠습니다.”


“아, 그래 주시면 감사하죠.”



시티가드가 지키고 있는 검문소를 통과하자 도시로 진입하는 긴 도로에 진입할 수 있었다.


자연스럽게 센트럴 시티의 웅장한 풍경을 볼 수 있었는데 드높이 솟은 마천루는 하늘에 닿을 듯했고, 하늘 위를 날아다니는 헬리콥터와 여객기도 보였다.



‘저런 것들도 다 탈 수 있는 거겠지?’



나는 앞으로 경험하게 될 배틀월드의 방대한 컨텐츠가 기대되기 시작했다. 물론 당장은 성장하는 데에 전념해야겠지만 말이다.


얼마 뒤 센트럴 시티의 도심에 진입했다. 아직 시나리오 스테이지의 내부라 그런지 도시 내에 다른 유저들을 보이지 않았지만 그만큼 다양한 NPC들이 도시를 채우고 있었다.


그들은 모여서 수다를 떨거나 도시를 산책하고 차량을 운전하는 등, 말 그대로 도시에서 살아가는 시민과 같이 행동했다.


그렇게 창밖의 풍경을 넋 놓고 보고 있는 동안 호송 차량은 어느새 센트럴 시티의 역 입구에 도착했다.



“오늘 일은 정말 감사했습니다. 다음에 시간이 된다면 베어클로 본사에 꼭 한번 들르시죠.”


“네네.”



마지막으로 콜슨과 힘찬 악수를 나눈 후 차에서 내렸다.



─띠링!



[퀘스트를 완료하셨습니다!]


[레벨이 상승했습니다!]


[BC제 장비 뽑기권(수작~명품)을 획득하셨습니다!]


[5,000크레딧을 획득하셨습니다!]


[센트럴 스테이션 티켓(귀속)이 사용 불가능으로 변경되어 소멸되었습니다.]



히든 퀘스트라 그런지 경험치를 많이 주는 것 같았다. 레벨업을 한번 했음에도 경험치 게이지가 80퍼센트 후반까지 차올라 있었다.


그리고 메인 퀘스트의 보상으로 받았던 티켓이 소멸했다. 아마도 센트럴 시티에 도착하면 자동으로 사라지는 종류의 아이템이었던 것 같다.



─띠링!



[퀘스트가 종료됨에 따라 시나리오 스테이지에서 퇴장합니다!]



시나리오 스테이지에 진입할 때처럼 주변 배경이 하얗게 변했다가 돌아왔다.



“고생 많았어!”



네리가 내게 다가오며 손바닥을 내밀었다.



“어, 너도.”



─짝!



나와 네리는 히든 퀘스트 클리어를 자축하며 손바닥을 맞부딪쳤다.



“자 이제...”


“흐흐...”



보상으로 받은 BC제 장비 뽑기권(수작~명품)을 사용할 때가 되었다.



“휴...긴장되네.”



이번에 보상으로 받은 건 말 그대로 ‘장비’ 뽑기권이었다. 즉 결과물이 무기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 방어구, 장신구 등 모든 카테고리의 장비가 등장한다는 것이다.


웬만하면 무기나 장신구 종류를 뽑는 게 좋겠지만 그게 마음처럼 되는 일은 아니었다.



‘뭐, 어떤 걸 뽑게 되든 지금 내 아이템보단 좋으니까.’



만약 무기나 장신구를 뽑지 못하더라도 실망할 필요는 없긴 했다.



“네리, 네가 먼저 뽑을래?”


“음. 그럴까?”



네리는 인벤토리에서 보라색 티켓을 꺼냈다. 티켓에는 베어클로 사의 심볼인 곰 발톱 자국이 새겨져 있었다.



“뽑는다? 내가 먼저 명품 등급 아이템 뽑아도 질투하면 안 돼?”


“...그래.”



뽑기 직전에 설레발치면 높은 확률로 망하던데.



─화악!-



네리가 들고 있던 보라색 티켓에서 밝은 빛이 터져 나왔고 서서히 사그라들었다.



“...”



나는 네리의 표정을 잽싸게 확인했다. 하지만 네리는 뭔가 오묘한 표정을 짓고 있어서 좋은 게 나온 건지 아닌 건지 가늠하기 어려웠다.


대박은 아닌 것 같은데 망한 것 같지도 않은 느낌이랄까.



“좋은 거 떴어?”


“음...직접 볼래?”


“어. 한번 보자.”



네리는 인벤토리를 뒤적이더니 둥그렇게 말린 무언가를 꺼내 들었다.



“뭐야, 벨트네?”


“응.”



네리가 꺼낸 것은 허리에 착용하는 벨트였는데, 당연히 평범한 벨트는 아니었고 탄약을 수납할 수 있는 탄 벨트의 형태를 띠고 있었다.



[BC제 택티컬 쉘 벨트]


- 종류: 벨트


- 등급: 수작


- 옵션


>민첩+5


>빠른 장전: 수동 장전이 필요한 장비의 재장전 시간이 15%감소합니다.


- 설명: BC사에서 생산되는 전술 장비로 기업의 특수 공법이 적용되어 있진 않지만 인체 공학적으로 설계되어 상당히 편안합니다.(헤비슈터, 데몰리션 전용, 레벨 20 이상)



비록 명품 등급은 아니지만 네리의 직업과 딱 맞는 ‘유효 아이템’이었다.



“이 정도면 잘 뽑은 것 같은데? 너랑 딱 맞는 아이템이잖아.”


“그렇긴 해. 명품이 아닌 건 조금 아쉽지만...”


“쯧. 욕심은...”



내 중얼거림을 들은 네리가 도끼눈으로 나를 노려봤다. 그리고 한숨을 한번 푹 내쉬더니 아이템을 인벤토리에 다시 집어넣었다.


말은 저렇게 해도 뽑은 아이템에 나름대로 만족하는 듯했다.



“흐. 이제 내 차례군.”



나는 입꼬리를 비틀어 올리며 뽑기권을 꺼냈다.



“신이시여!...제발!!”



네리는 자신의 두 손을 부여잡고 기도하는 듯한 제스쳐를 취했다.



“...어째 망하라고 기도하는 거 같다?”


“흐흐. 오해야.”



표정을 보니 맞는 것 같은데.


물론 그녀의 기도가 이루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네리가 수작 등급을 뽑음으로써 제물을 바친 셈이 되었으니 나는 그걸 거름 삼아 명품 등급을 뽑게 될 테니 말이다.(물론 미신이다.)



“간다아아앗!!”



─띠링!



[BC제 장비 뽑기권(수작~명품)을 사용하시겠습니까? (예 / 아니오)]



“예에!”



예를 선택하자 이전처럼 내 눈앞에 뽑기창이 떠올랐고, 슬롯머신처럼 수많은 아이템들의 이름이 스쳐 지나가기 시작했다. 그중 대부분은 파랑색 이름을 가진 아이템이었는데 심심치 않게 보라색 아이템도 스쳐 지나갔다.


대충 비율을 본다면 7:3 정도일까.



“제에에에에바아아아알!!”


“제발!...수작...”



네리는 기도를 넘어 인디언식 기우제라도 하는지 정신없게 내 주위를 빙빙 돌기 시작했다.


건방진 녀석.


아이템들이 스쳐 지나가는 속도가 점차 느려지기 시작하더니 곧 멈춰 섰다.



[축하드립니다! ‘BC제 붉은 가죽 군화’를 획득하셨습니다!]



“명품 떴냐!!”



[BC제 붉은 가죽 군화(100%)]


- 종류: 군화(신발)


- 등급: 명품


- 옵션


>방어력+15, 민첩+5


>BC 격투술: 스킬 ‘플라잉 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BC제 특수 공법: 발차기 계열 공격에 화속성을 부여합니다.


- 설명: BC사에서 생산되는 상품으로 가벼운 무게와 뛰어난 신축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수 공법이 적용되어 상황에 따라 적에게 강력한 일격을 먹일 수 있습니다.(공용, 레벨 20 이상)



진짜 떴다아아아!!!



“...뭐 나왔어?”



내 환희에 찬 표정을 본 네리가 긴장된 표정으로 물었다.



“맞춰봐.”


“아 재미없어...”



네리는 내 말을 듣자마자 자신의 기도가 하늘에 닿지 않았음을 깨달았는지 눈을 질끈 감았다.



“어이어이. 파티원이 좋은 걸 뽑았으면 축하를 해주라고?”


“으응. 축하해.”



내가 비틀린 웃음을 지으며 네리에게 이야기하자 그녀는 마지못해 한마디 툭 내뱉었다.



“그래. 고맙다.”


“...뽑은 거 봐도 돼?”


“얼마든지.”



나는 인벤토리에서 붉은 가죽 장화를 꺼내 네리에게 넘겨줬고 네리는 뾰로통한 표정으로 내 장화를 집어 들었다. 그리고 아이템의 정보를 확인한 뒤 두 눈이 확장되었다.



“와...지난번 행크 잡았을 때도 그렇고 넌 운이 왜 이리 좋아?”


“야야, 때 탄다. 조심히 만져라.”


“뭐라는 거야!”



내 호들갑에 네리는 빽 소리쳤다.


물론 네리의 표정은 곧 백화점에 전시된 명품 가방을 본 소녀의 얼굴로 변모했다.



‘명품 등급이면 행크의 방패 정도 하려나.’



행크의 합금 대방패가 1만5천 크레딧의 가격대에 거래되고 있는 상태니까 이 녀석도 얼추 비슷하지 않을까? 물론 장비의 분류가 방어구라 차이가 있긴 하겠다만.


대충 견적을 그 정도로 잡으면 이틀 만에 30만원을 번 거나 마찬가지였다. 진짜 겁나 달달하다...



“윤호야, 침 흐르겠다...”


“스으으읍.”



사실 게임이라 침은 안 흐른다.



“흐흐...경매장으로 바로 달려볼까~”


“어...잠깐만! 설마 이거 팔려고?”



네리는 당장 경매장에 달려가 목돈을 두둑이 마련하려던 나를 붙잡았다.



“어, 왜?”



내 물음에 네리가 시선을 피하며 손가락을 꼼지락거렸다.



“있잖아...괜찮으면...”


“괜찮으면?”


“혹시 그 아이템 대여...가능할까?”


“뭐라고!!!”



대애애애여어어어????



“깜짝이야! 당연히 대가는 지불할게!!”



사실 대여 해줘도 상관은 없다. 어차피 나는 레벨 때문에 당장 쓰지도 못하기 때문이다.



“대여해줄게.”


“그래?! 고마워!!”


“대가도 받는데 뭐.”


“그...그렇지!”



이제 얼마나 줄 수 있는지 알아가는 시간을 가져보자.



“제시.”


“일단 담보로 2만 크레딧. 그리고 대여료로 2천 크레딧 어때?”


“음...”



네리가 제시한 조건은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물론 담보는 물건을 돌려받을 때 다시 줘야 하는 돈이긴 했지만 2천 크레딧이라는 대여료까지 받으니 괜찮았다.



“좋아. 만족스럽네.”


“오케이! 그럼 거래 건다?”



이 게임에도 1대1 거래 시스템이 있나 보다.



─띠링!



[‘네리네리’님이 거래를 요청했습니다.(수락/거절)]



수락을 선택하자 나와 네리 앞에 각자 창이 떠올랐다. 나는 거래할 물건 탭에 ‘BC제 붉은 가죽 군화’를 올렸고 네리는 금액 창에 2만2천 크레딧을 올렸다.


그리고 각자 아래에 있는 거래 버튼을 누르자 거래가 성사되었다.



[거래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쿨거래 고마워~”


“내가 더 고맙지.”



내가 대여료로 받은 2천 크레딧을 현금으로 환산하면 2만원이다. 치킨 한 마리는 시켜 먹을 수 있는 돈이었기에 고맙다는 말은 진심이었다.



‘진짜 쌀먹계의 노다지긴 하네.’



네리는 군화를 인벤토리에 넣으면서 굉장히 즐거워하고 있었다.



“그나저나 네리. 너 2만 크레딧은 도대체 어떻게 모은 거야?”



그동안 퀘스트를 하면서 받은 크레딧을 한 푼도 쓰지 않았다고 가정해도 힘들텐데 네리는 분명 돈을 많이 썼다.



“모은 건 아니고 샀지!”


“과금?”


“맞아. 애초에 외형 아이템도 다 그렇게 산 건데 뭐.”



그러고 보니 네리는 과금을 하는데 전혀 거리낌이 없는 녀석이었다.



“그렇긴 하지.”



네리 같은 유저들은 아주 훌륭한 사람들이다. 나 같은 쌀먹 유저의 잠재적 고객이라고 해야 할까.



“아 맞다!”


“응??”


“내 친구랑 합류하러 가야지!”



아, 보상에 눈이 멀어서 잠시 까먹고 있었다.



“지금 어디 있대?”


“잠시만. 메시지 좀 보내볼게.”


“그래.”



네리가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동안 나는 지도를 열고 센트럴 시티의 맵을 확인했다.



“경매장이 어디있나...”



경매장은 생각보다 금방 찾을 수 있었다. 센트럴 시티 자체는 매우 넓고 복잡하게 보였지만 각각 구역이 역할에 따라 구분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상업 지구, 공업 지구, 행정 지구 이런 식으로 말이다. 당연하지만 경매장은 상업 지구에 대놓고 있었다.



“근데 좀 멀긴 하네.”



어디에 있는지는 아는 것과 그곳으로 이동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였다. 이렇게 큰 도시인데 택시 같은 건 없나 모르겠다.



“됐다!”


“뭐가?”


“내 친구 말이야! 마침 근처라고 하길래 이쪽으로 오라고 했어!”


“오 그래?”



잘됐네. 그냥 여기에 가만히 있으면 되는 거잖아.



“네리, 친구는 뭘로 전직했대?”


“걔는 헌터야.”



흐음...헌터라면 저격총이나 활을 쓰는 클래스로 알고 있는데. 그나마 우리끼리 겹치는 직업이 없으니 다행인 건가?


그렇게 잠시 기다리고 있으니 멀리서 한 여성 유저가 우리를 향해 다가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저 사람이야?”



나는 다가오는 여성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네리에게 물어봤다.



“맞아!”



네리의 친구는 흑발의 긴 머리에 보급형 장비들을 입고 있었고 활을 주무기로 쓰는지 등 뒤에는 큼지막한 활이 부착되어 있었다.



“안녕하세요...”


“아, 반가워요.”



네리와 다르게 예의가 바른 친구인지, 허리를 꾸벅 숙이며 인사를 했다.



“편하게 윤호라고 부르시면 됩니다.”


“네...전 세나에요.”



좋다. 일단 통성명을 끝냈으니 파티에 세나를 초대하도록 하자.



“닉네임이 어떻게 되죠?”


“이러다밤세나...요”



아~ 그래서 세나구나.


...어이가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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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무법자 소탕 작전 24.09.11 10 0 12쪽
19 에코 시티로 24.09.10 13 0 12쪽
18 에코 시티로 24.09.09 14 1 12쪽
17 준비 24.09.08 15 1 12쪽
16 정산 24.09.06 17 2 12쪽
15 불량 서클 24.09.05 19 2 12쪽
14 센트럴 시티 24.09.04 19 2 12쪽
13 센트럴 시티 24.09.03 19 2 12쪽
» 센트럴 시티 24.09.02 21 2 13쪽
11 습격 24.09.01 24 2 15쪽
10 히든 퀘스트 24.08.31 32 2 13쪽
9 히든 퀘스트 24.08.30 23 2 13쪽
8 전직 24.08.29 22 2 14쪽
7 부두목 행크 24.08.29 22 2 13쪽
6 메인 퀘스트 24.08.28 32 3 13쪽
5 네리 24.08.27 33 3 13쪽
4 퍼스트 타운 24.08.26 38 3 12쪽
3 퍼스트 타운 24.08.26 46 4 13쪽
2 퍼스트 타운 24.08.24 54 5 13쪽
1 프롤로그 +2 24.08.24 83 6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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